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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6 <48호> 당신의 세계를 많이 만들어라
 

한 사람이 필요한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당신은 자기 일이 있어야 하고 가정이 있어야 한다. 당신이 독신을 선택했다면 그에 맞는 사생활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취미가 있어야 한다. 한 방면의 특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독서하고 수집하고 소장하며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 마땅히 자기만의 꿈과 환상과 내면세계가 있어야 한다.

-- 왕멍, 나는 학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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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에 심취한 이후로 무엇을 보든 포스팅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거리를 지나다가 간판에서 송혜교의 사진을 찍는 식입니다. 평소의 이미지와 조금 다르게 연출된 송혜교의 사진을 보자마자 언제고 써 먹을 데가 있을 것 같아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이렇게 찍어놓은 사진과 글을 매치시키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전에는 글부터 쓰고 글에 사진을 끼워 맞추는 식이었는데, 요즘은 사진부터 잡아놓고 글을 쓰기도 합니다. 사진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거지요. 조지아 오키프에 관한 포스트를 쓸 때, 사진을 먼저 골라놓고 글을 갖다 맞추는 재미가 최고였습니다. 써 놓은 글을 박스로 잡아 해당 사진 옆에 척척 갖다 놓는데, 아주 특이한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공작을 하는 듯한 재미, 글쓰기가 거의 도구적인 혹은 신체적인 재미까지 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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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에서 컷을 몇 개 그려보았습니다. 유치찬란한 수준이지만 가끔 글에 어울리는 컷을 배치해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컷을 그리겠다고 생각하니 따라 그려보면 좋을 그림이 눈에 띕니다. 강동허브공원 입구에 있는 벽화 타일도 유심히 보게 됩니다.






낮에 엄마 집에서 눈에 익은 양은냄비를 보았습니다. 그 냄비가 무척 오래된 것 같다고 여쭤보니, 놀랍게도 오십 년이 넘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한 쪽 손잡이가 떨어졌을 뿐 아직도 짱짱한 그 냄비는 참깨 볶는데 적격입니다. 언제고 그 냄비에 대한 이야기가 엮어질 것 같아 사진을 찍어온다는 것이 그만 깜박 잊어 버렸군요.


이처럼 블로깅 하나에서도 수많은 가지치기가 생깁니다. 사진과 그림이 점점 다가오고 있거니와 좀 더 많은 기회와 경험과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관심쏟는 것이 있는  사람의 생활은 탄력 있어지고, 시간을 활용하며 일상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 합니다.

왕멍은 16년간 유배생활을 할 때 창작을 금지 당했습니다. 작가에게 창작을 하지 말라는 것은 최고의 극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왕멍은 신세한탄을 일삼으며 좌절하지 않고 위그르어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그 세월 동안 자살하거나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위그르 언어 포스트닥터 과정까지 거쳤지. 준비 2년, 대학 5년, 석사 3년, 박사 과정 3년 그리고 포스트닥터 3년이면 딱 16년이니까 말이야” 라고 대답합니다.


왕멍은 계속해서 말합니다. 한 두 가지 취미가 있어 자기의 세계가 몇 개쯤 있게 되면 당신은 영원히 즐거운 왕자가 될 것이며 불패의 위치에 서게 된다구요 정력을 집중하지만 한 나무에만 매달리지 않는 비결을 실제 생활에서 모색해야 한다구요.

 

길어진 인생에서는 더욱 다양한 세계에 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살면서 고비에 처했을 때 다른 세계에 의지하여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새롭게 일어설 근거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전력투구하되 한 가지에만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라.  이로써 길이 막히면 돌아가고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체화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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