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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새알심2008. 8. 10. 10:21

산나님이 최근 포스트 http://bookino.net/246 에서 이런 말을 했네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낱낱이 아는 상태에서 자기자신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내가 어떤 인간인지는 아는 경우와, 나 자신을 좋아하지만 내가 어떤 인간인지는 모르는 경우 중에서 어떤 쪽이 더 나쁜 것 같냐는,  질문을 인용한 끝이었지요.

그 책을 읽지 않았지만, 그 질문을 한 인물도 상당히 특이합니다.
우선 자기 자신을 안다는 자기도취가 코끝에 걸려 있는데다가,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묻지않고, 더 나쁘냐고 물은 것도 그렇구요.
자신을 좋아하지만 자신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 자기 자식들에 대해 은근한 조롱이 깔려있으니 말이죠.

어쨌든 내 흥미를 끈 것은 저 질문입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낱낱이 아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체험에 의해 속속들이 드러난 나의 못된 성격, 빈약한 자원, 그 많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구요?

나의 단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장점에 주목하는 겁니다.

가령 나의 경우, 한정치산자에 가까운 경제관념에다가 승부근성이라고는 약에 쓰려도 없습니다.
내 발등을 찍는 시행착오 속에 세월을 얼추 허비했습니다.
게다가 관계지능이 아주 떨어져서, 세상 사람을 모두 낯설어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지요. ㅠ.ㅜ

열거하기에도 숨찰 정도로 단점이 많은 반면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그것은 '마음이 가는대로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세상의 잣대나 세상사람의 의견에 아랑곳없이,
나는 내가 필받으면 그냥 갑니다. ^^
아무리 커다란 현안에 짓눌려 있어도, 뭉게구름에 감탄할 수 있고
나만 납득할 수 있으면, 아무리 엉뚱해보이는 일도 할 수 있습니다.
살아보니, 이런 기질이 행복한 인생의 요점이던걸요?

'열정' 혹은 '영원한 철부지'의 속성,
이 하나 만으로도 나는 나를 좋아합니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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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쪽이 더 나쁘냐는 질문에 저도 '참 특이하군' 생각했어요.^^
    불행한 사람은 세상의 불쾌한 특징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아요.
    그나저나 '장점'을 명쾌하게 정리하실 수 있는 게 부럽고 멋집니다. 단점을 꼽자면 100개도 넘게 들이대지만 장점은 하나도 못대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거든요.

    2008.08.10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 더위에, 안그래도 원고쓰느라 땀빼고 있을 산나님에게 자꾸 치대는 것 같아서 망설이다 올린 포스트인데, 시원하게 받아주어서 고맙습니다. ^^

      2008.08.11 00:0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