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6.21 <88호>창조는 최고의 생존방식이다 (6)
  2. 2008.09.20 <52호>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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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림판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낙서에 불과하지만 꽤 재미있습니다. 성격 급한 내게 딱입니다. 스케치를 잘하지 못하니 사진을 오려다 쓰면 되고, 색깔도 후딱후딱 바꿔서 칠할 수 있으니까요. 이것저것 응용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꽃이나 컵처럼 단순한 컷 몇 점 그려보고는 이내 동영상도 만들어보고 콜라주도 해 보았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습작인데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생각하고, 혼자 깨우쳐 나가는 과정도 좋았고, 결과물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사진 위에 덧그려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것도 신통했고, 인형사진을 오려다가 잡아 늘이고 회전시키면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림이 무언가 말하고 있다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ㅎㅎ 유치한 습작 하나 놓고 자뻑이 심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쁨을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창조’라는 단어가 가까이 다가오는데요, 글 한 편이든 낙서그림이든 나의 생각을 담은 대상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참 좋습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하나하나 실험해보고, 그 과정에 몰입하고 마침내 한 편을 완성해내는 것이 완전한 기쁨입니다. 물론 잘 풀리지 않아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즐길만 합니다.


글쓰기를 예로 들자면, 먼저 주제가 떠오르든 소재가 떠오르든 생각이 하나 생겨납니다. 당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감이 잡히질 않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계속 품고 있으면 무어가 되었든 결국 쓸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이럴 때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두 세 줄을 써 놓습니다. 그것을 무수히 소리 내어 읽으면서 생각을 굴려 봅니다.  2,3일 밀어 놓았다가 보기도 합니다. 평소에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주제별로 정리해놓았다면 큰 힘이 됩니다. 정리해놓은 것을 슬슬 읽어 내려가다 보면,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것들이 딱! 하고 연결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럴 때 기분 참 좋습니다. ^^


전에는 글을 쓸 때 필받아서 단숨에 써내려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바느질이라도 하듯 한 땀 한 땀 생각을 골라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후자의 기쁨이 결코 전자에 못하지 않습니다. 물흐르듯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 반복되는 연습을 거쳐 도달하게 되는 작은 성취도 역시 큰 기쁨이더라구요.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무언가를 보며 즐기고 있다면, 한 발 나아가 그것을 직접 만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수용하는 소비자와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생산자의 기쁨은 천양지차입니다. 창조의 기쁨은 내게 주도성과 자신감을 주어 계속 성장하게 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역량에 대한 인식, 내가 의도한 대로 잘 되어 나갈 때의 황홀감은 우리가 살면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절정경험이 아닐지요? 창조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생존방식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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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냐~~~'비가 오면 생각나는 우리 미탄언냐~~~

    인사만 남기러 왔답니다.
    비가오니 밭작물들이 너무 쪼아하고 있어요..^^

    근디 이 토댁인 마디가 쑤시고 몸이 무거버서리....ㅎㅎ

    비와 함꼐 행복한 하루 되셈~~~

    2009.06.22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에고, 어릴 적에 외가에 가면 주무시면서 끙끙 앓던 외숙모가 기억나네요.
      비오는 날이라도 조금 쉬시고, 원기충전하셨기 바래요~~

      2009.06.23 08:46 [ ADDR : EDIT/ DEL ]
  2. 앨리스

    오랜만에 들렸어요. 잘 지내시죠? 아...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 창조는 최고의 생존방식!
    그래서, 사람들이 블로그를 하나봐요..펀 글도 많지만, 나름 창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미탄님 블로그 외에는 잘 모르는데 아래 릴레이를 보니 신기하네요^^ 온라인으로 잘 소통을 안하는 저로서는 요즘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온라인으로 서로 통한다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당 ㅎㅎ 좋은 주말 되시구요, 또 들릴께요^^

    2009.06.26 21:15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앨리스님, 잘 지내시지요?
      말씀하신대로 블로그는 또 하나의 세상인 것 같아요.
      온라인상의 만남만으로도 기대이상의 교감이 가능하고,
      온오프 굳이 구분할 필요없이,
      블로그이웃끼리 직접 만나서 친분을 굳히는 경우도 많구요.
      나는 좀 변화가 필요해서 주춤한 상태지만요.
      블로그에도 친밀감으로나 개인적인 발전 측면에서
      막강한 기회가 숨어 있다고 봐요.
      함 연구해 보세요. 편안한 주말 누리시기를!

      2009.06.27 22:48 [ ADDR : EDIT/ DEL ]
  3. 몇줄짜리 포스트라도 가볍게 써 나갈 수 있었을 때가 그립습니다.
    미탄님의 블로그를 구독하다보면 배울 점도 많지만 여러 두려움을 얻기도 합니다.

    2009.07.07 0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앗! 반갑습니다. 외계인 마틴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그동안 제 블로그를 구독해주셨다니, 영광입니다.
      그런데 두려움이라니, 이해가 안되어서 많이 궁금한데요?

      2009.07.08 18:00 [ ADDR : EDIT/ DEL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나는 오랫동안 '창조'라는 말을 품고 살아 왔습니다. 크든 작든 창의적인 것을 만나면 참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용으로 사 준 책들을 내가 더 좋아한 적도 많습니다. '생각쟁이'라는 잡지가 생각나네요. 막 창간되었을 때 정기구독을 시켜주었는데, 컨셉이 참 좋았습니다. 잡다하게 구색을 맞춰놓은 기존의 잡지들과는 달리 '창의적인 위인'을 집중소개하는 내용이 참 실했습니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많이 읽었습니다.

이호철선생님이라고 계시지요, 초등학생들을 1년만 담임하면 글과 그림의 선수를 만들어놓는 분이신데요, 그 분이  가르치는 과정에 대해 쓴 책들도 참 좋아했습니다. 아니 지금 봐도 참 좋습니다.
있었던 일을 말하듯이 쓰도록 가르치고,  '아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대로' 그리도록 지도하는 노하우는 정말 강력해서,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글과 그림을 가지고 자기를 표현하게 되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랫동안 '창조'를 짝사랑만 했지, 내가 무엇을 창조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저 소비자에 머물렀지 직접 무엇을 생산할 생각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느닷없이 속에서 무언가 꺼내 달라고 칭얼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히 그것은 표현에 대한 의지였습니다. 낙서를 일삼다가 시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20여 편에 불과하지만 습작도 했습니다. 불경기로 꽉 막혀 우울하던 날에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하여 마음을 풀고 밥을 먹은 일이 기억납니다. 내 조그만 뜰에서 붓꽃과 모과나무를 보며 시를 쓰던 시절이 내 '창조'의 시작입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 때가 중년의 시작이었군요, 중년을 맞이하는 여자들 중에 이유없이 아픈 사람들도 있는데요, 어느 책에서 보니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기피하려는 노력이 신체로 가는 수도 있다고 나와 있더군요, 내 경우에는 그것이 '표현'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어쨌든 지금은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릴케가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다면 글을 쓰지 말라'고 했다는데, 나는 글쓰지 않고 못 살 것 같습니다. 그러니 써야겠지요.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천하에 나 혼자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자유이기도 하고 절대 고독이기도 하지요. 요즘은 거울만 보면 우울합니다. 말로만 듣던 '노화'가 시작된 탓입니다. 눈가의 주름을 시작으로 입 주변에 주름이 몰리더니, 이내 얼굴 피부가 늘어져 입 주변으로 골이 패였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시작인데 앞으로 그 무서운 일을 어찌 겪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늙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늙은 것처럼 대하는데,  이제 내가 늙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두렵고 떨리는 길을 가는 데 내가 나를 표현할 길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글 한 편, 사진 하나에 행복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창조'라는 키워드에 '인내'와 '공감'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실행력'과 '관계'를 확인한 것입니다. 

이것 아세요?   내가 정말 신봉하고 있는 가치라면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매일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한 두 번의 시도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가며,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것으로 해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하는 거지요.  

모든 키워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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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

    김나경입니다^^
    한 주일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읽을 글이 가득하네요~

    중년을 맞이하는 여자들중에 이유없이 아픈"
    대표적인 한 사람입니다.
    저는 고통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는 경향이 확실히 있는 편이지요.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지금 무지 헤매고 있습니다.
    친정언니 왈 "너는 욕심을 좀 버려라"
    한의사샘 왈 "생각을 단순히 하라"
    남편 왈 "이상한 책들 좀 읽지 마라"
    ...마음을 편하게 먹어라...너한테 달렸다
    는데 그게 모두 내 맘대로 안 되는걸 어째라는건지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지금은 그저 아무 것도 안하고, 못하고
    시간이 좀 훌쩍 지났으면 한답니다.

    2008.09.20 10: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남편 분 이야기 빼고는 다 맞네요 뭐. ^^
      우리가 왜 남의 일에는 똑소리 나게 처방이 가능하잖아요,
      남의 일이라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정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에는 '남의 일처럼 살아라'도 생각해봄직하지요.

      나는 학원운영이 어렵기도 했지만, 40대 후반의 몇 년을 아무 것도 못하고 허비한 것이 제일 아까워요.
      나경씨는 나보다는 일찍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 무조건 덮어두기 보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고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기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모처럼 산에 갈 생각인데 날씨가 흐려서 더 좋네요.
      우비까지 가지고 갈 거에요.
      비가 왔으면 좋겠군요. ^^

      2008.09.20 11:28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