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락'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8.16 차가운 불꽃 (2)
  2. 2009.07.25 <92호> 일상에 예술을 끌어 당겨라 (4)
  3. 2009.07.22 아들의 사진놀이
좋은 삶/사진의 힘2009. 8. 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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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주홍락
                      
어젯밤에 화성에서 불꽃놀이가 있었는데,
같이 산책을 나갔다가 아들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
사진을 보다 제목 붙이는 놀이에 빠져 들었습니다.
ㅎㅎ 이 사진은  보편 입니다.  지극히 보편적인  불꽃놀이의 정석이라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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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보편'이라면 이것은 '파격'으로 느껴집니다. 제게는.
얼마 되지 않는 저 청보라빛 꼬불이가 강하게 다가왔는데
자꾸 들여다보니 덜 파격적이군요.^^
그렇다면 '브릿지'는 어떨까요.
머리카락을 일부분 염색하는 그 브릿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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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는 들꽃이 아주 많군요.
아주 오래 전에 근무하던 중학교 주변에 심어져있던 미니해바라기 같던 꽃들,
민들레 홀씨와 꽃무릇.
들꽃!  당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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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터져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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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불꽃'

나는 '차가운 불꽃'이 제일 좋군요.
전에 '뜨거움, 그 뜨거움 속의 차가움'이라는 평을 들은 것이 떠올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요?
Posted by 미탄
TAG 주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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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만에 뵙는군요.
    차가운 불꽃. 어감이 참 좋습니다. 냉정한 사랑이라는 느낌이 드는 듯합니다.

    2009.08.16 1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마틴님의 내면에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이라서 공감이 가능한 것은 아닐지요?
      블로깅에 변화가 필요해서 요즘 좀 쉬어가는 중인데, 댓글 감사합니다.^^

      2009.08.17 17:52 [ ADDR : EDIT/ DEL ]

 

아들이 요즘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다. 주로 수원 화성을 찍는데 나는 생각도 하지 못할 관점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 온다. 덕분에 우리의 대화가 아주 예술적이 되었다. 서로가 좋아하는 사진이 일치할 때는 뿌듯한 동지의식을 느꼈다. 반면에 각자 좋아하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아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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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용이 십자가를 잡아먹는 것 같다며 이 사진을 좋아했다. 나는 너무 인위적인 설정같아서 첫 눈에는 별로였는데 자꾸 보니 좋아졌다. 흐릿하게 처리된 십자가와 교회 지붕이 아주 독특해 보였다. 그러면서 하나 또 깨달았다. 아! 내가 사진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고 있었구나. 사실적인 의미 혹은 스토리가 없이도 이미지 자체 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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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이런 사진들이다. 하나는 어둠 속에서 깃발이 휘날리는 사진이다.  얼핏 보아서는 발없는 유령이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든 부채꼴 모양으로 빛나는 영상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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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조명등을 살짝 위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람의 ‘안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사진을 무수하게 복사하여 벽면 하나를 다 채워 놓으면 살짝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 안에서 혹은 주위에서 끊임없이 나를 감시하는 눈, 눈, 눈!


우리는 그 밖에도 피사체와 관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런 대화가 아주 마음에 든다. 다 큰 아들과 엄마가 나눌만한 대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들의 속마음이나 진로가 궁금해도 참견 같을까봐 별로 내색을 하지 않는다. 또 복학생 아들이 엄마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기란 쉽지 않다.^^ 이래저래  ‘밥 먹었니’ 하는 소리 밖에 할 말이 없을 때가 많다.  이런 대화는 지극히 의례적일 뿐만 아니라, 엄마라는 존재를 단순한 가사노동만을 수행하는 인물로 격하시킨다. 그런데 우리의 대화가 ‘밥’에서 일약 ‘사진예술’로 격상했으니 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


친구사이나 부부 사이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상적인 관계는 계속해서 물을 주고 뻗어 나가지 않으면 시들게 마련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키워나가고 창조해 나가는 공동관심이 중요해진다. 학문이나 종교, 성공 같은 것도 공동관심이 될 수 있지만 예술만큼 포괄적이고 강력하며 아름답지는 못하다. 예술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호기심만 있으면 우리는 얼마든지 일상 속에 예술을 끌어들일 수 있다.


낮에는 알바를 하니까 아들은 새벽과 저녁에 주로 사진을 찍는다. 엊그제는 새벽 4시 반에 나갔는데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한다. 저녁에는 또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놀란다. 사진작업을 통해 주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이다.  늦잠이나 빈둥대기로 허비했을 시간이 오롯이 살아나는 것도 알지다.


우리는 잘 놀기 위해 일하고, 일하기 위해 제대로 놀고 싶어 한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를 완전하게 방목시켜 본 사람이 치열한 집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하며 놀 것인가. 나는 예술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일상의 단면을 잡아채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러면 늘 주위에 대한 관찰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의미를 찾기 위해 예술가의 촉각은 늘 살아 있다. 좋은 것, 재미있는 것을 찾으면 예술가의 눈은 반짝인다.  예술은 우리에게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감탄을 되돌려 준다.  예술가들은 매력적인 것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살아간다. 니체는 현실에 짓눌려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술적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기술을 익히지 못해도 그럭저럭 살아가기는 하겠지만 알짜배기를 놓치는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은 것에 몰입하는 즐거움, 무언가를 생산해 낼 때의 만족감은 살면서 부딪치는 분노와 좌절을 극복할 힘을 준다.  또한 예술을 평생 배워서 이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라. 세상 만들기를 당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삼아라. 세상 만들기를 예술가에게 떠넘기지 말고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지도 말라. 아마추어도 꾸준히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기술을 발전시키고, 열정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분야라도 상관없다. 당신이 몰입할 수 있고 예술 행위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자극하며 꾸준히 보상을 안겨주는 것이라면 어떤 매개체라도 상관없다.


우리는 예술행위에 참여할수록 더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모든 예술은 작은 열망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해소되자마자  열망은 “또다시”라고 말한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나면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도록 재촉받는다. 이처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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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되어 사진에 심취한 지 일주일이나 되었나, 아들의 사진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볼록거울 속에 살짝 출렁이는 성곽과 도로의 모습이 상당히 함축적이다. 그저 그런 일상을 살짝 비틀어 보기를 권하는 것 같다.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맨홀 뚜껑 같기도 하다. ^^ 그 모든 것들이 예술 안에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빨간 글씨는  에릭 부스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에서 인용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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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부터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늘 그렇지만 미탄님의 글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무언가와
    생각하도록 강제하는 힘이 숨어있는 듯합니다.

    2009.07.25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어익후! 최고의 댓글이신데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입니다요.^^

      2009.07.26 13:36 [ ADDR : EDIT/ DEL ]
  2. 앨리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렸네요. 역시나 좋은 글로 가득하고, 또 역시나 딱 오늘 제 생각과 같은 글을 읽게 되서 넘 기쁘네요^^ 저도 동감이예요 - 한선생님글은 감동적이고 생각하게 합니다. 빈말아니예요 ㅎㅎ 오늘 우연히 읽은 구본형선생님 저서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에도 잘 놀아야 한다고 되어 있었어요. 저도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꼭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 등등 핑계를 대면서 계속 못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꼭 해보자 해서 예술의 전당에 미술프로그램에 등록했어요. 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마음은 신나네요^^ 예술에 대한 니체의 말은 정말 명언입니다. 미탄님 덕분에 알게됐네요. 또 들릴께요. 참, 책 나오게 되면 꼭 공지해 주세요. 싸인받으러 가게요 ㅎㅎㅎ

    2009.07.30 15:14 [ ADDR : EDIT/ DEL : REPLY ]
    • 앨리스님, 덕담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구선생님께서는 늘
      "일생을 잘 살려고 하지 말고 하루를 잘 살 생각을 하라, 그러다 보면 일생도 잘 살게 된다"고 말씀하시지요.

      예전의 내가 꼭 그랬지요.
      무언가 나다운 삶, 독특한 삶에 대한 갈증은 큰데,
      정작 매일매일은 권태와 무기력에 빠져 허비했었지요.
      이제 비로소 나는 구선생님의 말씀을 깨닫습니다.

      큰 목표는 있되 정말 중요한 것은 오늘이라는 것,
      목표 이전의 삶을 위해서도 그것은 정말 필수적인
      태도라는 것을 겨우 깨달았네요.
      실천으로 누리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니까요!

      일반 학원이 아니고 예술의 전당 프로그램이라니 감이
      잡히지 않네요. 관람과 습작을 동시에 하는 걸까요?
      마음이 땡기는 일이라면 한 번 끝까지 가 보시기를!
      도구 하나를 갖고 놀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훈련이 필요한데,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고서는 그 과정이 너무 고되겠더라구요.
      내가 그림을 훈련은 않고서 누리려고만 하는 것처럼요.
      취미는 사는 것이 팍팍할 때 언제고 찾아갈 수 있는 성소요, 제2의 직업의 실마리가 되기도 하지요.
      재미난 탐구과정 되기 바래요~~

      2009.07.31 09:21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삶/사진의 힘2009. 7. 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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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진을 찍겠다고 새벽 어스름에 나갔다 왔다. 오늘 잠결에 들으니 집 뒤 야산에서 새벽 4시에도 야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던데, 사진으로나마 새벽정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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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막 날아가려는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듯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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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한 놈의 사진도 아주 마음에 든다. 비둘기 눈이 저렇게 동그랗고 저렇게 인공적으로 생겼는지 처음 알았다. 또 놈이 은근히 전투적이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도 의외이다. 두상이 독수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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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등에 수북히 쌓여있는 날것들의 시체도 인상적이었다.  조명등 모양과 무늬도 독특하다. 나는 한 번도 조명등을 자세히 들어다본 적이 없었다. 불빛에 이끌려 왔다 죽어간 놈들 중에는 달팽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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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냥꾼 '거미'도 초대되었다. 몸통 색깔이 특이하고 다리가 아주 길다. 거미줄에  흰 색으로 굵게 나 있는 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관찰력을 기르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 다양한 표현방식을 체계적인 경험할 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 절실해질 때 내게 가장 알맞는 표현방식을 찾아 가기가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온 나라는 사교육 때문에 난리인데, 공교육 사교육 통털어 교육 생각만 하면 왜 '거대한 비효율'이라는 생각만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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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뻗어나가고 있어야 할 시기에 남아있는 세월의 자취는 무언가 생각하게 한다. 지금 초록이 지나쳐 검게 보일 정도로 강렬하게 너울대고 있는 담쟁이도 언젠가는 이렇게 말라 비틀어진다는 것, 그러나 수분이 빠져나가고 말라비틀어진 몸으로도 아직도 어딘가 향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마치 자벌레 같다.  더구나 이것이 끝은 아니리라. 해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처럼, 다시 그 뿌리에서 돋아나는 담쟁이.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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