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23 <86호> 자아는 궁극적인 현실이다 (12)
  2. 2008.12.20 여자의 진짜 성공론 (5)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고 하는 존재이다. 내가 있기 때문에 ‘너’를 알아볼 수 있고, ‘세상’ 속에 존재할 수 있다. 우선 내가 있어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줄 것도 있다. 비행기에 탔을 때 비상시에 대비하여 승무원이 알려주는 주의사항을 떠올려보라. 기내의 압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내’가 먼저 마스크를 쓰고 그 다음에 아이에게 씌워주라고 한다. 아이가 아무리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라도 아이에게 먼저 씌워 주라고 하지는 않는다. 내가 기운이 남아 있어야 아이를 보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바로 서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여자들이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배우지 못한다. 어려서는 ‘여자답다’는 명분아래, 성장해서는 다른 사람을 돌보아야 하는 역할배정으로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할 것을 강요받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자기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죄책감을 갖기도 하고, 남다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자기를 잃어버린 여자에 대한 상징은 영화 ‘런어웨이 브라이드Runaway Bride’에 잘 나와 있다. 줄리아 로버츠는 결혼식장에서 도망침으로 해서 유명인사가 된 여자이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채로 도망치는 그녀, 이번 결혼식에서도 그녀가 도망칠 것인지 세상은 그녀를 주목하는데... 그녀를 취재하러 나온 기자 리처드 기어는 계란요리에서 그녀가 도망치는 이유의 단서를 발견한다.


운동선수인 약혼자가 계란 흰자로만 오믈렛을 해달라고 주문하자 그녀도 똑같은 것을 주문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 핵심을 간파한 것이다.  리처드 기어는 버림받은 신랑들을 찾아가 그녀가 어떤 계란요리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과연 그들은 하나같이 그녀가 자신과 같은 요리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나처럼 계란 프라이를 좋아하죠.”

누군가는 “나랑 똑같이 소금, 후추, 회양잎 가루를 뿌린 스크램블드 에그를 좋아하죠.”

누군가는 “나처럼 계란찜을 좋아하죠.” 라고 대답한 것이다.


그녀는 만나는 남자에게 자신을 맞추려 노력하다 보니, 계란요리 하나도 자기 취향대로 고르지 못했다. 그리고는 막상 결혼식장에 서면, 자기가 없다는 사실이 두렵고 자기 감정이 진짜인지 의심스러워 도망을 치곤 한 것이다.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계란요리 여덟 가지를 늘어놓고 하나하나 시식해보며,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본다.

우리도 그녀처럼 내가 좋아하는 계란요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알아야 한다. 상대가 소중하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에게 맞추다 보면 자기가 없어진다. 아마 상대방도 자기가 없는 사람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우선 나를 세워야 너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생긴다. 내가 없으면 상대방에게 집착하거나 흡수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만남이 건강할 리가 없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알지 못한다. 중년을 넘은 나이까지도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관련 워크샵을 찾아 다닌다. 2000년 전 델포이 신전에 ‘너 자신을 알라’는 신탁이 새겨진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중요한 문제인가 보다.

내 생각에는 자기탐구와 자기사랑은 어떤 학과목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 자기를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함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뻗어갈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여, 죽어라 공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가정이나 학교에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 스스로 나를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할 수밖에 없다.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삶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수명연장시대, 변화무쌍한 사회,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스스로 삶을 주도하지 않는다면, 누구의 등에 업혀 그 먼 길을 갈 것인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 칭찬을 들으면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격려에서 아무런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므로 밑빠진 독과 같다.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기도 어렵거니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엔진없는 자동차와 같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끈 떨어진 연과 같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채워주어야만 하는 빈 가슴을 안고 살아가려면 평생 타인의 관심에 의존해야 할 지도 모른다.


주위를 둘러보라.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모두 자기 세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독자성으로 우뚝 선 단독자들이다. 조셉 켐벨에서 조한혜정까지, 법정스님부터 박진영까지, 조지아 오키프에서 권윤주까지 모두 그렇다.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의 정원으로 놀러가 꽃구경을 하고 샘물을 마시며 즐거워한다. 내가 있어야 다른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다.


나의 생각이 세계를 창조한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의 태도가 다른 사람의 태도를 결정한다. 모든 관계는 쌍방향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믿는 만큼 다른 사람도 나를 믿어준다. 내가 나를 믿고 존중하지 않는데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 나의 에너지가 모든 기회를 잡아 당긴다. 원래 기회는 거기 그 자리에 있었다. 늘 긴장하고 깨어있다가 기회를 알아보고 나꿔채는 것은 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가 궁극적 현실이다. 다시 개인으로 우뚝 서라.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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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만의 세계에서 벽을 깨지 못하는 나...
    조금더 성숙해져야 겠어요^^
    설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고, 복 마아니~~ 받으세요 미탄님~!!!

    2009.01.23 11: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해피아름드리님의 섬세한 감수성에서 선량함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저절로 뻗쳐나오던데
      별 말씀 다 하십니다. ^^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행복한 설 되시기
      바랍니다.

      2009.01.23 20:55 [ ADDR : EDIT/ DEL ]
  2. 내가 나를 믿기엔 아직 너무나도 미숙하다는 반성이 앞서는군요.^^
    날이 다시 차가워지는게 가슴이 시립니다.
    따듯한 식사로 온기보존하시길....^^&

    2009.01.23 13:1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정말이지 올들어 처음으로 겨울다운 날씨였지요.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짧은 산책을 했는데,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어요.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답니다. ^^

      아직은 조금 미숙해도 되는 때랍니다.
      괜찮아... 하고 자신을 보듬어 주시기를!

      2009.01.23 21:03 [ ADDR : EDIT/ DEL ]
  3. lunayoo

    기다리던 새로운 글이 올라와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
    읽으면서 남편이 '나를 나이게끔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ㅎㅎ

    시작도 안했는데 글을 쓰는 것에 두려움이 생깁니다. 블로그에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을 올린다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어떤 내용을 담아야하나 겁부터 나니 시작도 못하고 있네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기도해봐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글 항상 감사드려요. ^^

    2009.01.23 15:58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lunayoo님의 응원에 기분이 쓔~~웅~~ 날아가네요.^^
      행복의 정점에 있는 모습이 참 보기좋아요.

      블로그의 최대 특징은 일상성과 개별성인 것 같아요.
      수시로 캐쥬얼한 글을 올리는 공간이니,
      저만 해도 너무
      틀잡힌 글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좀 더 짧고 편한 글을 자주 올리는 분들 보면
      보기 좋던데요.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으신 분이라면 자꾸 돌아보기도 할
      것 같은데요, 블로깅의 특성인 '속도'와 '개방성'에
      곧 익숙해지실 거에요.
      의외로 따뜻한 분들이 숨어 있는 공간이네요. 님께서
      제게 보여준 공감만 해도 작은 것이 아니구요, 마음편하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2009.01.23 21:41 [ ADDR : EDIT/ DEL ]
  4. 블로그를 시작할 때엔 '고료받고 의무적으로 그림을 올리는 곳이 아니니 내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그리고 싶을 것을 그려서 올릴꺼야!' 라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알게모르게 3, 4일 안에는 한번 포스팅을 해야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겨버렸어요.
    다른 일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을 때는 이게 스트레스가 되더라구요...
    마음이 급해서 마무리를 하다보니 실수도 좀 많아지고...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탄님의 글을 보니 날짜에 연연하지 않고 저 스스로 자신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서네요. 말씀하신데로 제가 질려버리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정말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미탄님 전에 댓글로 아이디어를 주셨던 블로그를 소재로한 연속물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연속물을 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나서 대략적인 구상으로 시작을 했어요. ^ܫ^;;;
    스티븐 킹이 추천하는 방식대로 스스로 공부하고 발견하면서 내용을 꾸려가 볼려구요.
    미탄님의 블로그 순례를 하나 하나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제대로 마무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구상하고있어요. 히히~!
    너무 감사드리구요. 다음에 한부분이 마무리가 되면 정식으로 또 감사인사드릴께요. 아직은 좀 불안해서...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복 많이 받으시구요~!

    2009.01.24 0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와~~ 내가 그림판에서 놀고 있는 사이에
      해바라기C님이 댓글을 달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좋네요.
      사실은 사람들에 대해 조금 썰렁한 생각이 들어서
      그걸 꼬집는 포스팅을 하고 있는 그 순간에,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아도 하나의 울림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역시 사람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건가요? ㅎㅎ

      만화로 하는 블로그 탐방기라~~
      너무 기대가 되요.
      이미 이누잇님에 대한 만화를 재미있게 본 터라
      해바라기C님의 감성은 익히 알고 있구요.
      기대만땅~~
      꼼꼼하게 보고 열심히 피드백할게요.
      -- 부담갖지는 말고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분좋은 시선만 느껴봐요!!

      설이라도
      창작하는 사람은 창작이 최고이지요!^^

      2009.01.24 09:26 신고 [ ADDR : EDIT/ DEL ]
  5. 참 멋진 글입니다.
    내가 바로 서지 못하는데, 어찌 타인을 기대게 할 수 있으랴..
    건강한 만남은 자신의 두 발을 땅에 굳게 버티고 있음으로 가능한 것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두 발로 땅에 굳게 서려면,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데요.
    자신을 알려고 노력하기에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쁜 것' 같습니다.
    우선순위를 잘 두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2009.01.27 1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애착과 분리 의 균형 만큼 어려운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성장한 자녀들에게도 의지와 의존의 경계를 정하기가 어렵네요.
      삶의 의미는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기에도 바쁜 현대인,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이 생각나네요.
      지장보리님, 섬세한 댓글 감사합니다.

      2009.01.28 08:20 [ ADDR : EDIT/ DEL ]
  6. 비밀댓글입니다

    2009.02.11 14:59 [ ADDR : EDIT/ DEL : REPLY ]
    • 절대로 횡설수설 아니구요, 잘 알아들었답니다.^^
      설령 남들의 피드백에 신경이 쓰이더라도, 뭔가 쓰려는 노력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그걸 버리지 않는 한 사람은 바로 설 수 있다~~ 는 것이 제 지론이거든요.

      겉으로 자신감에 차 보이고 씩씩해 보이는 사람도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으면 날아갈 듯이 기쁘고, 반대 경우에는 의기소침해지고 언잖아져요. 사람은 그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단지 '나'보다 다른 사람을 우위에 놓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생기고,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커 온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존재인 나, 내가 나를 보듬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아직은 조금 미비할지라도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그리며 꾸준히 걸어가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해 있을 거에요.

      안 하면 뭐 하고 살 건데요? ^^
      '나'가 없이 나이들면 더 힘들고 초라해진답니다. 모든 것을 자식에게 주고 자식의 관심만 해바라기하는 내 친정어머니, 나 정도로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조차 엄마의 시간을 모조리 책임져 줄 수는 없어요. 짜증만 안 내면 다행이지요.

      '자기보살핌'이라는 책 강추하구요,
      자신감을 북돋는 만트라를 정해서 수시로 되뇌이는 것도 도움이 되요.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난 나야, 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나야.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어?"

      혹은 내가 원하는 모습과 현재의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그 갭을 메울 수 있는 일을 매일 해 나가세요. 시간은 정말 충분하답니다. 내 삶을 일구어 나가겠다는 의지와 적절한 훈련만 있다면 그 누구도 자기가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09.02.11 15:27 신고 [ ADDR : EDIT/ DEL ]

김효선, 당당하고 진실하게 여자의 이름으로 성공하라, 푸른 숲 2003


조직생활 경험이 없어서 남들 사는 것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를 쓰다 보니 글쓰기도 한계에 부딪친 느낌이 든다. 안되겠다 싶어 여자의 사회생활에 대한 책을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무엇에 대해 고민하고 사는지, 어떤 조언들이 나와 있는지 궁금해졌다.


도서관에서 무심히 빼어든 이 책은 월척이었다. 몇 년 전에 나온 책인데도 조금도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문체와 단호한 조언이 돋보인다. 단 제목은 저게 뭐꼬? ^^


이 책은 직장생활에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회사 내의 파워게임에 눈뜨기 시작한 중간관리자 급에 아주 유효한 책이다. 사회학과 여성학을 공부하고, 여성신문사에서 일했으며, 2002년 여성부의 사이버 멘토링 사업을 수행했다는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빼어나다. 조직의 생리를 꿰뚫지 못하는 여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오랜 경험에서 나온 성찰은 실용서의 범주를 넘는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여자들의 사회 생활에는 몇 단계의 교과서가 있다. 초급자는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를 그대로 들고 있다. 이들은 겸손과 헌신, 정의와 도덕 같은 보편적 진리와 합치되지 않는 현실을 못마땅해 하고 불평하고 회피한다.


중급자는 학교 때 배운 교과서가 사회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현장에서 발행된 새로운 교과서를 펼친 사람들이다. 새 교과서에는 상황적, 실리적, 경쟁적 지식과 파워게임에 대처하는 능력과 융통성이 실려있다. 이런 현장 교과서는 비공식적인 인간관계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수되고 소통되는 까닭에 학습할 곳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마지막 고급 교과서는 다시 초급과 일맥상통하는 논지를 가진다. 초급은 중급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고급은 같은 얘기를 해도 중급과 연관되는 설득 구조를 갖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교과서는 고급 교과서이다. 중급은 돈을 벌고 파워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 수는 있지만 총체적인 인생에서 성공하고 신뢰와 존경을 주고받는 법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관계맺는 습관에 대한 지적도 인상적이다. 여자들은 인간관계를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맺는 습관이 있다. 마음에 쏙 드는 소수의 사람하고만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습관이 있으면 조직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지 못한다. 보물 창고에 들어갔는데 보물을 알아보는 눈이 없어서 구리 몇 조각 집어오는 사람처럼 실속 없는 것이 여자들의 짝궁 의식이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을 움직이는 네트워크 속의 구성원으로서 사람을 만나고, 사회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협력자로서 만날 줄 알아야 한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되 반드시 남을 도우면서 만나라. 도울 수 있는 것도 기회이므로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돕자.


이 책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알아야 할 기본도 있고, 특히 여자가 알아야할 소중한 팁도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것은 실력은 기본이라는 것, 실험 모험 경험의 세 가지 험을 사랑하기, 영업력에 대한 강조 등이 있다. 후자에는 부하직원에게 일 시키는 기술, 적절하게 화 내기, 상대방에게 나의 파워를 확인시키기 등이 있다.


이런 내용들을 어찌나 간곡하고도 박력있게 써내려갔는지, 맞아! 맞아! 감탄하며 읽었다. 조직생활 경험이 전무한 내가 보기에도 이렇게 재미있고 유용하니, 현장에서 일일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워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지 않을까?


여성을 받아들이고 키워줄 생각이 없는 조직에서는 지체없이 떠나라, 야만의 집에서 문화의 집을 짓겠다는 것은 무모한 시도다. 하극상은 단 1초도 참지 마라! 여성들이 권력 감성이 낮기 때문에 과민한 젠더 센서티비티를 표출한다. 커피와 생존을 바꾸지 말라.

 나는 저자의 강력한 자신감에 반했다.


자신이 다른 여자들이 알지 못하는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아무에게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현주소가 알고 싶어질 정도였다. 과연 저자의 결론도 나의 평소 생각과 부합했다.


성공과 리더십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 이 질문은 쉽지 않다.  전면적인 자기 탐구 작업이 필요하다. 저마다 자신의 독특함에 기초하여 자유롭게 성공을 정의하고, 주도성을 가지고 그 고지를 탈환하기! 이것이 좋은 삶이 아니든가? 그래서 이 책은 흔한 성공론이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좋은 책이 되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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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각해보니 진정 '나는 어떨 때 행복한지' 명확하지 않군요.
    '좋은 삶'이라... 어렵습니다. ^^
    근데 커피와 생존을 바꾸지 말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요. 사실 이게 궁금해서 댓글 남깁니다. ^^*
    맛있는 주말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2008.12.20 0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조 위에 걸려있는 저희 공저를 읽어보시면,
      나의 행복과 좋은 삶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에요. ///^ܫ^///

      여직원과 커피! 하면 떠오르는 상황이 없다니
      역시 남자 맞군요. ^^
      커피심부름으로 상징되는 사소하고도 엄연하고 열불나는 남녀차별적인 현실 때문에 섣불리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 말라는 거지요.

      사소한 것을 뛰어넘어 살아남아야 그때부터 게임이든 성공이든 시작될 테니까요.
      저자는 선후배 여직원들의 질시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커피를 타다주는 쪽을 택했다네요. 그랬더니 나중에 남자후배직원들이 커피를 타가지고 오더래요.

      사소한 것과 일할 현장을 맞바꾸지 말고, 본질적인 권력감성을 키워라~~ 이런 얘기지요.

      2008.12.20 09:09 [ ADDR : EDIT/ DEL ]
    • 아하..^^ 제주위에는 무서운 누님들만 계셔서 ㅎㅎ
      가끔은 여성의 성공 전술이 너무 남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일정 성공을 거둔 여성분들이 얘기할 때 살짝 거부감이 드는 면도 있습니다. '권력'이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0=
      연말이라 시내가 너무나도 복잡하더군요.
      잦은 술자리에도 끼니 거르지 마시길...^^

      2008.12.20 14:12 신고 [ ADDR : EDIT/ DEL ]
  2. 유레카

    정말 좋은 글 입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제 홈페이지에 좀 퍼가겠습니다.

    2008.12.23 11:59 [ ADDR : EDIT/ DEL : REPLY ]
    • 거의 인용한 내용이고, 제 생각은 얼마 되지 않는 글이라 , 이 책을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군요.

      2008.12.24 01:2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