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후반부에 대한 구상은 ‘창조’와 ‘커뮤니티’로 축약된다. 이는 ‘혼자 놀기’와 ‘함께 놀기’라고 바꾸어 말해도 좋을 듯하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 삶에 실망할수는 있어도 너무 심각해지지는 말아라. 인생은 한 바탕 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잘 노는 사람들이 잘 사는 사람들이다. ‘창조’는 ‘자기표현’이다. 나는 자기표현을 위해 글을 쓰고, 블로깅을 하며, 그림이나 춤에도 관심이 있다. ^^  자기표현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꾸준히 훈련하여 기량을 키우고, 의미있는 성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이제 좋은 커뮤니티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자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지만,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


나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해 좋은 커뮤니티가 무엇인지를 알았다. 사람마다 관심분야에 따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택하겠지만, 좋은 커뮤니티를 이루는 요건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연구소에서 추려낸 좋은 커뮤니티의 요건을 적어본다.

좋은 커뮤니티가 되려면 우선 구성원의 자기실현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무의식중에 늘 나아지기를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소모적인 여흥에는 한계가 있다.  프로그램은 조금도 심오하거나 복잡할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의 제안자와 참가자간에, 선배와 후배 간에 진실된 방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

 연구소에서는 1년간의 자기학습을 통해 2년차에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 목표를 골간으로 한다.  단순할 정도로 명쾌한 이 목표를 위해서도 해마다 몇 십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1차 서류심사는 스무 페이지의 ‘나의 이야기’이다. 그 정도 분량을 꾸려낼 수 있는 기본적인 성찰능력을 본다고 할까. 그 다음 최종심사는 몇 주에 걸친 인턴기간이다. 약 한 달간 지원자들은 한 주에 한 권의 필독서를 읽고, 리뷰와 함께 그 책에서 건진 주제를 가지고 한 편의 컬럼을 써야 한다.

그런데 그 책들이라는 것이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한 철학, 경영서로 꽤 두껍고 딱딱하다. 책깨나 읽어왔다는 사람들도 재미가 없어서 ‘구토가 날 지경’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그렇게 어려운 책을 소화하기도 버거운데, 주제 하나를 채택하여 컬럼을 쓴다?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이론을 펼쳐놓느라 어깨에 힘이 바싹 들어가고, 마치 덜익은 밥처럼 문장이 서걱거린다. 대부분 직장인인지라 주말을 다 바치고도 모자라 밤을 새우기가 일쑤이다. 맘에 드는 문장 하나를 얻기위해 동네를 몇 바퀴 돌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기 안에 이런 열정이 남아있는 것을 감탄하고 무한한 몰입과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그런데 지원자들은 결코 다른 지원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바로 ‘어제의 나’와 경쟁을 한다.  따라서 현재 도달한 수준보다도 얼마나 변화에 절실한가가 당락기준이 되기도 한다.


2007년 제 3기 연구원의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다. 더러 얇은 시집이나 가독성이 높은 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어려운 사회과학 서적이다. 직장과 병행하며 1주일에 한 권 이런 책을 읽으려면, 거의 여유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책에서 읽은 주제를 어떻게 일상생활과 연결시켜 글감을 찾을까 끊임없이 궁리해야 한다. 그런 후에 또 쓰기연습. 연구원들은 이렇게 1년간 읽고 쓰는 훈련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훌쩍 크게 된다. 이제 어지간한 책은 조금도 겁나지 않는다. 뚝딱 읽고 리뷰 한 편, 컬럼 한 편을 써 낼 수 있게 된다. 연구근육이 강화된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좁혀온 자신의 관심사를 확정짓고, 자신의 책을 갖기 위한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2007년 2월부터 연구원 출신 저자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소에서는 누군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지 않는다. 연구원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통해 스스로 커 나가며, 평생 혼자 갈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된다. 자기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의 자기학습을 통해 자기실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실현 프로그램은 어렵거나 대단할 필요는 없지만, 자체적으로 완결적이며 지속적일 필요가 있다. 연구소의 ‘매년 책 한 권씩 출간하기’ 처럼 분명하고 지속적인 성장목표가 필요하다.


연구소가 뛰어난 점은 단지 지적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이는 구본형의 철학에서 시작되어 일거수일투족에서 완성되는 알짜배기 생활원칙이다. 어떤 목표, 어떤 활동도 그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것. 이 때의 사람중심이란 추상적인 인본주의가 아니라, 바로 눈 앞에 서 있는 구체적인 인간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절대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구본형의 생활철학은 그대로 연구원들에게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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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연구원 몽골연수 중, by 김도윤

그 결과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연구소에 포진하게 되었다. 어떨 때는 인종전시장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령과 경험, 관심과 기질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특이한 것은, 지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이 제각기, 개방적이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 제각기, 20대의 휴학생과 환갑의 역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존귀함을 증명받으며 제 목소리를 내고있다는 사실이다. 적지않은 나이에 흔치않은 경험을 한 나역시 이 곳에서 부딪치고 깨지며 나의 고질적인 습관을 버릴 수 있었다. 사람을 평가하고 분류하고 좋은 사람만 좋아하는 버릇을 놓고 비로소 사람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 구본형의 라이프스타일 덕분이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재료로 실험하며, 그 결과를 프로그램화한다.  시처럼 살고싶다는 신조를 조용히 전파한다. 요컨대 종이 위에는 아름다운 싯귀를 쓰고, 거리에 침을 뱉는 류의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써 나를 항복시켰다.


이렇게 해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커뮤니티란, 자기실현을 위한 방향성과 관계맺기의 훈련이 되는 시공간이다.


관련 글 바로가기 2008/01/29 - [좋은 삶/잘 노는 사람들] - 구본형, 그의 메시지 2006.12.20

 

■ 2007년 연구원 커리큘럼 ■

3월 - 시작하는 달

에릭 홉스봄, 미완의 시대

구본형, 코리아니티 경영

조안, B, 시울라, 일의 발견

알랜, B, 치넨,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4 월 - 무엇이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 ?


저자들에 대한 서치를 단단히 할 것. 적어도 2 페이지 이상 준비할 것.

책방에서 아래 저자의 책 중 본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골라 읽고 정리할 것.


제레미 리프킨의 책 한 권

엘빈 토플러의 책 한 권

페이스 팝콘의 책 한 권

자크 아탈리의 책 한 권


5월- 지나간 것의 의미 : 묶어 매는가 ? 아니면 찾게 해 주는가 ?


‘역사란 무엇인가’, E.H.카, (길현모 역 - 역자가 중요함)

‘가자, 아메리카로’, 리오 휴버만

‘역사속의 영웅들’, 윌 듀란트

‘한국사 신론’, 이기백


6월 - 그들은 누구일까 ?


'난중일기‘, 이순신

‘백범일지’, 김구

(나머지 세 권 미정: 추사, 다산, 처칠, 일연, 루즈벨트, 간디등 고려 혹은 하워드 가드너의 책들 중 )


7 월 - 나는 누구일까 ?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마커스 버킹엄등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폴 티저외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나머지 한 주) * 20 페이지의 개인사를 50 페이지의 개인사로 만들 것


8월- 경영자를 만나다


‘위대한 승리’, 잭 웰치

‘영적인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혹은 ‘영혼이 있는 승부' , 안철수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 칼리 피오리나


9월 - 경영학의 세계


피터 드러커의 책 한 권

톰 피터스의 책 한 권

찰스 핸디의 책 한 권

짐 콜린스의 책 한 권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 구본형


10 월 생각 - 삶을 비추는 빛 1


‘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 고병권

‘호모 루덴스’ J. 호이징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집 한 권 혹은 신동엽의 시집 한 권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갬벨


11 월 생각 - 삶을 비추는 빛 2


‘강의’, 신영복

‘관자’, 관중

‘동방 견문록’ 마르코 폴로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장파


12월 문화를 찾아서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컬처 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 4권중 각자의 취향에 맞는 시대 1권 선택)

‘금빛 기쁨의 기억’, 강영희

(나머지 한 주 ; 내가 생각하는 Coreanity 10 가지와 이를 증명하는 사례)



2008년 1월 -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1)


Off-line 과제물 ‘나의 관심사, 책의 주제’ , 주제들과 관련된 3개의 꼭지글


'뼈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각자가 고른 관심영역 좋은 책 3권


2월 -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2)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연결)

Off-line 과제물 ‘나의 책 서문과 목차, 그리고 4 개의 꼭지글


* 각자가 고른 관심영역 책 3 권



3월-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3)


Off-line 과제물 ‘ 나의 책 서문 수정, 목차 수정, 그리고 다시 4개의 꼭지글’



* 각자가 고른 관심 영역 책 4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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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1. 27. 08:50
<북리뷰>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드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 서재

생각의 탄생은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창의력의 고수들이 구사했던 생각의 기술을 13가지로 정리해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물 흐르듯 술술 설명해 나간다.

13가지 생각의 도구는 아래와 같다.

  1. 관찰 (Observing):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은 결국 관찰을 통해 습득되기 마련이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 모두 관찰의 영역이다.
  2. 형상화 (Imaging): 관찰을 통해 얻은 느낌과 감각을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
  3. 추상화 (Abstracting): 복잡한 감각적 경험/형상을 단순화 시키는 것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둘 이상의 구조적 요소나 기능적 작용을 결합하는 것
  6. 유추 (Analoging): 다른 두 사물이 중요한 특질과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생각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을 떠올리는 것
  8. 감정이입 (Empathizing): 나를 잊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사물을 3차원 이상의 세계로 옮길 수 있는 상상력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시공간 변형을 통해 만들기
  11. 놀이 (Playing): 관습적 절차, 목표, 게임의 법칙을 벗어나 그저 즐겁게 작업하기
  12. 변형 (Transforming): 생각도구들을 연속적/동시적으로 사용하여 도구 간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기
  13. 통합 (Synthesizing):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기억이 다양하고 통합적 방법으로 결합하는 것
난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엔 이 책은 목차에도 나와 있듯이 Rethinking thinking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생각의 기술) 에 관한 책이고 이 책을 'Rethinking thinking' 이란 말로 압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에 나오는 생각의 고수들은 나에게 생각의 도구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기 보단 자신의 분야에서 어디까지 열정을 펼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가 차오르기 보단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더 강해졌고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고수들의 열정에 숙연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보면 13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잘 활용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숙련된 도구 활용 능력의 기저에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관찰을 한다. 가끔 형상화/추상화도 하고 패턴도 찾아보고 유추도 해보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과 비교할 때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결국 일에 대한 몰입,열정의 차이가 도구 활용 능력의 차이를 낳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생각의 기술'에 대한 책이라기 보단 '프로페셔널의 열정'에 대한 책인 것 같다.  내가 구사하고 있는 생각의 기술을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나의 열정이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의 열정과 얼마만큼의 gap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내겐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1. 관찰 (Observing)
    •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 - 외젠 들라크루아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는 자신을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한 바 있다. 커밍스는 산책을 할 때마다 종잇조각에 뭔가를 적고 스케치를 하곤 했다.
    • 사람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은 작가의 필수적인 자세다. 사람의 외관 뿐만 아니라 대화,행동까지 관찰해야 한다.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얘기라도 몇 시간 동안 들어줄 수 있어야 무심결에 새어나오는 중요한 단서를 포착해낼 수 있다.  - 서머셋 몸
  2. 형상화 (Imaging)
    • 직경이 2인치인 쇠막대기에 드릴로 2인치짜리 구멍을 내서 반으로 자른다고 할 때, 깎여나가는 쇠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찰스 스타인메츠는 동료들이 담배 몇 모금 피우는 사이에 정확한 답(5.33세제곱인치)을 말했다.  놀랍게도 그는 쇠막대기의 구멍에서 빠져 나온 쇠뭉치의 모양, 그것의 입체형, 그리고 이어지는 계산식까지 머릿속으로 보았던 것이다.
    • 니콜라 테슬라는 자서전에서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그것의 기본모양을 상상으로 그려본다. 상상 속에서 그것의 구조를 바꿔보기도 하고 한번 작동을 시켜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물이나 형체 없이 그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한다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3. 추상화 (Abstracting)
    • 피카소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거듭 언급하고 있다.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의 창작노트를 보면 단순성을 획득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본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 패턴인식의 대가인 화가 모리츠 에셔는 이 기술을 매일 연습했다. 그의 아들은 훗날 아버지의 작품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래측에 있던 작은 욕실 벽은 녹색과, 노랑,빨강,갈색의 소용돌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 아버지는 연필로 강조선을 그려넣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에는 음영을 넣기도 하셨다. 나중에 보니 그것은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또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한 얼굴들이 나타났다."  몇 달간의 작업 끝에 그 벽은 많은 얼굴들로 살아 숨쉬게 되었다고 한다.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 음악학자인 심하 아롬은 아프리카 음악의 리듬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중앙 아프리카의 多리듬음악을 기록한 수백 편의 오디오 및 영상기록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의외로 간단한 원칙 하나를 찾아냈다. 아프리카 음악에는 beats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데 그 주기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악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었다.  그들 음악의 복잡성은 이러판 패턴을 여러 개 병치시킨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6. 유추 (Analoging)
    • 접근할 수 없는 유추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증명한 인물이 바로 헬렌 켈러이다. 어떻게 이 여인은 오로지 감촉과 맛, 냄새에만 의지해서 보는 것과 듣는 것의 세계를 배울 수 있었을까?  헬렌 켈러가 장애인이면서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맛, 냄새, 느낌으로 알았던 것들 사이에서 수많은 연상과 유사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지각할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의 유사성을 만들어내는 일은 켈러가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하는 주요한 도구가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는 향기의 종류와 농도를 관찰한다. 이것은 다양한 색의 종류와 색조에 내 눈이 어떻게 매혹당하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 다음 나는 생각의 빛과 한낮의 빛 사이의 유사성을 추적한다. 그러고 나면 인간의 삶에서 빛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예전보다 더 뚜렷하게 인식하게 된다."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 클래스 올덴버그는 조각에 끌린 이유가 작업에 수반되는 몸의 느낌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원래 화가로 출발했지만 곧 회화의 평면성이 싫어졌다. 나는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찰스 시몬스가 조각가가 된 것도 어린 시절 공작용 점토를 가지고 놀았던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날 밤 나는 흙덩이의 일부를 뗴어내어 근육질의 레슬러가 드러누운 모양을 만들었다. 점토를 주무르면서 내가 느낀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점토의 느낌, 그것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감각, 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8. 감정이입 (Empathizing)
    • 시인으로 알려진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의사이기도 했는데,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환자들의 복잡다단한 마음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들이 되었던 것이다. 그게 누구이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로부터 떨어져나왔을 때, 나는 잠에서 다시 깬 것 같은 느낌이었다."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 조지아 오키프의 커다른 꽃그림은 그 그림이 실제 꽃만큼 작았으면 전달하지 못했을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오키프는 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내가 꽃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면, 아무도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꽃이 작은 만큼 그림도 작게 그려야 했을테니까. 나는 그 꽃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을 그려내려고 했다. 나는 꽃을 아주 크게 그렸다. 사람들은 놀라서 그림을 바라보았고, 그걸 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내가 꽃 속에서 본 것을 아무리 바쁜 뉴요커들이라 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보게 만들었다."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 바이러스 구조 전문가인 생물학자 존 존슨은 마이클 베일리에게 폴리머클레이를 이용해 바이러스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 성분을 모형으로 직접 만들도록 했다. 이 실물모형을 넘겨받자마자 존슨은 단백질 간의 접면에  그래픽 이미지로는 식별할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왜냐하면 약을 그 구멍에 맞춰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 합성을 막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일으킨 감염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얘기해 주었다. 이런 식으로 모형을 가지고 서브유닛 합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앞으로는 꽤나 일반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슨은 회고한다.
  11. 놀이 (Playing)
    •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화가 모리츠 에셔
    •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고 나서 그 규칙을 깨뜨려보면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한 새로운 것을 알아낼 수 있지. -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12. 변형 (Transforming)
    • 라에톨리 원인 발자국의 발견과 해석의 과정은 창조적 상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인류학자 메리 리키와 그녀의 팀원들은 놀았고, 관찰했고, 패턴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 차원적 사고를 했으며, 몸의 움직임을 상상했고, 역할을 연기했고, 패턴을 만들고, 유추하고, 모형을 만들었다.
  13. 통합 (Synthesizing)
    •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 또한 이처럼 제어할 수 없는 감각교차현상을 경험했다. 리처드 파인먼은 글자들이 다양한 색을 띤 수학기호처럼 보인다고도 말했다. 그는 "방정식을 볼 때면 그 글자들이 색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말을 할 때마다 얀케나 엠데의 책에서 본 베셀함수가 희미한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j는 밝은 황갈색, n은 엷은 자청색, x는 흑갈색을 띤 채 내 주위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대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 리처드 파인먼은 세계를 전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특히 시인들)을 힐난한다. "시인들은 과학이 별의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고 말을 한다. 별을 단지 가스원자 덩어리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밤의 사막에서 별을 볼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다. 나라고 해서 뭔가를 덜 보거나 더 보겠는가? 하늘의 광대함은 나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회전목마 위에 앉아서 이 작은 눈으로 백만년이나 된 별빛을 본다. 별이 만들어내는 저 방대한 무늬, 나는 그 일부가 된다. 저 무늬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왜 저렇게 보이는가? 별들에 대해 과학적 지식이 있다 한들 그것은 저 신비로움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는다. 진리야말로 과거의 어떤 예술가들이 상상한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기 때문이다. 왜 오늘날의 시인들은 그런 것들을 말하지 않는가? 목성이 마치 인간인 것처럼 말하는 시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그게 메탄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거대한 자전체라면 그들은 침묵해야 하는가?"

Posted by 미탄
TAG 좋은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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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이 책 '생각의 탄생'을 읽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강추하는 서평 속의 문항을 '감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원칙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에는, 그 책이 너무
    두꺼웠다. ^^

    오늘 발견한 이 리뷰의 인용구절 두 군데에서 쓰러진다.-빨간 글씨 부분-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압권이다.

    나는 당분간 블로그를 가지고 논다.

    2008.01.27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도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에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지고 노는 사람이 결국 창의적 혁신을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인용해 주셔서 저도 다시 한 번 필을 강화시킬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8.01.27 16:27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미탄통신2008. 1. 23. 08:36
 

미래에셋증권의 박현주사장은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을 19번 읽었다고 한다. 그로써 인터넷사업에 대한 혜안을 가질 수 있었고, 다음Daum이 출범할 때 24억을 투자하여 1000억의 차익을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나도 책에서 얻는 것이 아주 많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서 나의 기본적인 감수성이 형성되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외롭지 않았고, 진보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인생의 구체적인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나는 서점에 가서, 누군가 유사한 문제에 관해 고심하고 해답을 마련해 놓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책을 뒤졌다.


무슨 일엔가 치여 힘이 들 때 좋은 싯귀를 발견하면 마음을 풀고 밥을 먹었다. 빅터 프랭클과 장 도미니크 보비를 읽으며, 겨우 요만한 상황에 어렵다고 징징댄 것이 부끄러웠다. 구본형과 고미숙은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역할모델이 되어주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은 열정적인 내 스타일에 이론적 근거가 됨으로써, 더욱 나답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다니엘 핑크와 톰 피터스, 정진홍을 읽으면, 나도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고싶어 가슴이 뛰었다.


책은 속깊은 친구요, 절대 배신하지 않는 연인이요, 최고의 스승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보다 든든한 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고 자기 길을 찾아 걸어갈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좋은 책을 찾는 것은 아주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나 매체에서 추천하는 책은 왜 그렇게 딱딱하고 이론적인지, 나는 내가 발견한 좋은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졌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이런 것이다. 문체가 쉽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으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할 것, 한 마디로 말해서 진정성이 있는 책이다. 나는 두껍고 어려운 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저자가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훨씬 쉬운 표현으로 독자에게 다가설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신영복님도 ‘깊어지지 않으면 쉬워질 수 없다’고 했을 것이다.


체험이나 학문을 통해 자신이 알게 된 것을 간곡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는 책을 읽으면, 우리의 자아가 확장된다. 머리맡에 두고 힘들 때마다 펼쳐 읽으면, 내가 처한 문제에 해답을 준다. 그로써 우리는 전체적인 큰 그림 안에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계속해서 나의 스토리를 써 나갈 수 있게 된다. 그 문제에 관한 한 치유되는 동시에 든든한 원군 하나를 얻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은 삶과 따로 놀지 않는다. 내 삶 속으로 침투하여, 위로가 되고 가치관이 되고 지향점이 된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당신이 좋은 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책의 도움을 받아,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Posted by 미탄
TAG 좋은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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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동안 써놓은 북리뷰를 모아 출판사에 접촉해보려고, 써 본 프롤로그입니다.
    요즘 독서경영이니 자기학습이 강조되는 추세로 보아, 기회를 얻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만,
    지금의 나에게서 나올 것은 이것 뿐이야,
    시장의 검증을 한 번 받아보자... 차분한 심정입니다.

    기획서를 쓰면서 내 독서방법을 '몰입독서'로 정리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없이 몰입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칙센트미하이가 평생에 걸쳐 연구해 놓았구요. ^^

    2008.01.23 08: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몰입독서라...저도 책이나 뭘 볼때는 항상 집중하려고 합니다만 저의 집중력이 유한한 시간이 좀 짧다보니 그리 많은 책을 못 읽는것 같네요...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귀로는 TV뉴스까지 들어가며 쓰고 있습니다.ㅡㅡ;...미탄님의 리뷰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저에게 많은 길을 제시해 주시더군요...오늘도 좋은 글을 읽고 갑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세요...^^

    2008.01.23 19: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포스팅의 양과 질이 엄청난 분이시더라구요.
      아이디도 재미있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집니다. ^^

      2008.01.23 20:49 [ ADDR : EDIT/ DEL ]
  3. 제비꽃

    안녕하세요? 선생님.
    잠시 들어와서 최신글을 훑어보니
    "좋은 책은 삶과 따로 놀지"라고 써있는 거예요.
    아주 찰나에 '내가 읽은 책들은 참 현실과는 동떨어진 좋은 책들이었어'라며
    이 글을 클릭하니...."좋은 책은 삶과 따로 놀지 않는다"네요.
    하하하 그럼 그렇지. 내가 삶과 연결을 못시켜서 그렇지.

    "책은 속깊은 친구요, 절대 배신하지 않는 연인이요, 최고의 스승이다."에
    동감 보탭니다. 쭉~ 힘있는 글쓰기로 정진하소서.

    2008.01.24 13:24 [ ADDR : EDIT/ DEL : REPLY ]
    • 잘 지내지요, 제비꽃님.
      요즘 내 책읽기가 전환기이거든요.
      이제 관념적인 개론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것 같네요.
      저자가 시간과 노력을 다하여 검증해낸 '사실'이 땡기네요.
      그래서 철지난 스타벅스에서부터, 손정의, 김영모, 민토, 야채가게...
      잔뜩 빌려다놓았어요. 좋은 '진짜 성공사례' 추천 부탁해요.
      한 시절을 마감하며, 성과물 하나 나오면 참 좋으련만...
      ㅠㅠ

      2008.01.24 13:50 신고 [ ADDR : EDIT/ DEL ]
  4. 제비꽃

    하하, 우시면 안되시지요.
    며칠 전에 라디오를 듣다가 만난 여성이 있어요. 서진규(정확한가?)라고.
    한 십년 전쯤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라는 책을 쓴 분인데 아실른지요?
    라디오 토크프로에 나와서 본인의 희망을 다시 말하는데,
    미 국방장관 콘디의 자리를 꿈꾸시더라구요.
    올해 나이가 61세. 지금 잭 캔필드에게 코칭을 받는다구요.
    그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삶이 꿈꾸는 자의 희망이며 곧 성공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책을 냈는지는 모르지만 그분의 삶을 "진짜 성공사례"로 추천하고 싶네요.

    2008.01.24 17:5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말씀하신 책 전에 읽어보았어요. 하버드 입학을 비롯해서 여러 성취를 너무 간단하게 처리해서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나요. 또 두 번 째 남편인가의 파렴치한 행위도...^^

      잭 캔필드에게서 코칭이라~~ 멘탈과 업무를 아우르는 '라이프코치'도 유망한 분야일 것 같아요.

      2008.01.24 20:42 [ ADDR : EDIT/ DEL ]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바움 2004



 인도출신의 영문학교수로 미국에 건너가 블루마운틴 명상센터를 설립, 30년 넘게 영적 자유를 설파하고 있는 저자의 책. 진솔하고 극진한 문체가 최고이다. 자신이 꾸준히 힘써왔고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얻은 방법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고 애쓰는 간절함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군데군데 시치미뗀 유머감각까지 곁들여져, 아주 읽기 쉬우면서도 우리들 마음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놓치는 법이 없다.



먼저 마음의 속도에 대한 저자의 처방은 ‘늦추기’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잠 속에서 생각하고 말하며 살고있다고 진단한다. 우리가 영위하는 파편화된 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을 생각한다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우리의 생각들이 우리를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무슨 일을 하든 깨인 마음으로 mindfully 행한다면, 갖가지 긴장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마음이라고 하는 엔진을 우리 스스로 통제할 정도로 천천히 가라. 그러면 자극과 반응 사이에 숨쉴 틈이 생긴다. 사별, 파산, 질병 같은 극단적인 자극도 우리를 흔들지 못한다. 그 틈에 가서 쉬면서 나를 회복하고 나오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수칙들은 모두 금과옥조이다. 딱히 새로워서가 아니라, 저자의 간곡함 덕분이다.

일찍 일어나라 -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시계로 재는 시간을 조금 더 버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 침착하고 격하지 않은 속도에 행동을 맞춰놓는다면 그날의 가속을 잡을수있다.

하루를 꽉 채우지 말라 - 칼라일이 말했듯 ‘좋은 책은 인간 영혼의 가장 순수한 정수’ 이다. 저자가 그 안에 쏟아부은 모든 것을 흡수하기 위해 천천히 정신을 집중해서 양서를 읽어라.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라.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거나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져라 -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목록을 만들어라. 만약 당신이 목록을 직접 작성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의 압력이 어렵잖게 당신 대신 만들어 줄 것이다.

관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라 -고속생활에서 제일 먼저 희생되는 것이 이 시간, 우리는 시간을 내어 혹은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작은 오아시스를 창조함으로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숙고할 시간을 확보하라 -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시간은 바로 우리의 삶을 만드는 소재이다. 우리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했듯, 시간을 허비하면 반드시 영원을 해치게 된다.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게 하라 - 참을성있게 반응하라, 인내야말로 사랑의 핵심.

마음을 늦추어라 - 빠른 마음은 병들어있다. 느린 마음은 건강하다. 고요한 마음은 거룩하다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 옛 시절의 언잖은 기억에 사로잡힌 사람을 위로할 때 묻는다

“이 싸움이 언제 일어났습니까?”

“7년전 미니애폴리스에서요.”

“당신은 이제 미니에폴리스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여기 캘리포니아에 있어요. 게다가

지금은 1995년이에요. 이런 식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지금 그 사건에 대해 우리가 기울이는 주의입니다. 주의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그 사건도 더 커 보입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거의 허깨비에 불과합니다. ”



저자는 마음의 질량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요가철학에 따르면 인성은 무기력, 활력, 조화의 항구적인 상호작용이다.

무기력 상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원기왕성한 상태는 그보다 바람직하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시간만 허비하여 우리를 곤경에 빠뜨린다. 조화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삶의 상태.

무분별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분별력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떤 일에 뛰어들어야 할 때와 거기 얽히지 않아야 할 때를 알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에너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에너지로 인하여 벗어나기 어렵고 고통스런, 곤란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상황에 말려들기 쉽다.



통제되지 않는 에너지는 서두름과 걱정을 불러온다. 걱정은 서두름과 잘 어울린다. 서두르는 사람은 분명하게 생각하고 명석하게 판단할 시간이 없어서 늘 결과를 걱정하기 때문. 서두르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의 결과에 전혀 자신이 없기 쉽다.

그에 비해 조화상태는 당신의 욕망을 잃는 것이 아니고 당신의 의지가 항상 통제권을 쥐고 있는 것을 뜻한다. 욕망이 통제권을 쥐고 의지는 뒤처져 있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감정장애, 정신신체, 질환, 인간관계의 불화, 이들은 에너지가 통제를 벗어난데서 생기는 문제이다. 그러나 의지와 욕망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완벽한 운전상태에 들어간다. 파워 스티어링, 파워브레이크...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삶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남을 앞세우기’ 전략은, 마음의 방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숱한 기복을 훌륭히 헤쳐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인간관계를 통해서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간적 접촉이 필요하며, 모두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를 우연에 맡겨두는 경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저절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대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늘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자기방어수단을 갖추게 된다. 의심이라는 해자, 소심이라는 조교, 아집이라는 성벽, 몇 가지 드러나지 않은 함정문들, 이 모든 것을 갖추어두고  방해받지 않고, 성안에 앉아 자기 땅의 군주 노릇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이다.  방어수단이 많을수록 불안감은 더 커진다. 이들 방어수단이 우리가 남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가로막기 때문.

우리가 상대의 태도와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에게 우리가 가진 최상의 것을 줄 때, 그들도 자신의 방어벽을 낮추기 시작한다. 조금씩 한 치 한 치, 성벽들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그들도 염려나 불안 없이 최선을 다 해 관계에 임하게 된다.

어떤 관계에서도 경쟁compete하지 말라.

반대로 서로를 완성complete하는 길을 찾으라.


의견차이가 생기면 반드시 반대할만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여유를 갖고 전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들어보라. 반대하는 이유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크지 않을지 모른다.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저자의 또 하나의 처방은 ‘기호뒤집기’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엄밀히 가리지 않도록 훈련하라. 호불호의 감정은 돌에 새겨진 것이 아니고 물에 새겨진 것이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대신 그들에게 더 가까워지기 위해 자신의 기호를 뒤집는 것.

호불호는 단지 마음의 문제에 불과. 어떤 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도록 길들여져서 자기만의 습벽을 갖게 되면 거기서 놓여날 생각을 못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습벽에 매달리는 사람을 만나면 마찰이 일어난다.


대체로 우리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멀어져간다. 하지만 우리의 기호를 가볍게 처리하는 법을 배워, 이 기술이 가져다주는 자유를 맛보고 나면 정말 즐거워진다.

우리가 자신의 기호라는 옷을 헐겁게 입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은 많다. 우리가 영화나 음식을 선택할 때 덜 완고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다른 분야들에서도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직장에서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해야하는 일을 감당하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고,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쉽게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게 될 것이며,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더 쉬워질 것이다.

결국 기호의 문제이지 가치의 문제가 아니다. 이 처방은 내게 눈이 번쩍 뜨이는 영감을 주었다. 아무도 이런 측면에 대해 언급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관계의 핵심이다. 이 부분 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명상에 대해서도 좋은 소개를 받았다. 오늘 한 걸음을 딛었으므로, 다음에 다시 기회가 되면 친근하게 명상에 입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의 주옥같은 문장을 몇 가지 옮기며, 글을 맺는다. 세상에는 좋은 저자도 많고 좋은 책도 많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 우리는 비둘기처럼 빵 부스러기나 쪼며 돌아다니려고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니라고 람다스가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날아오르는 것. 운 좋은 몇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비상하기 위해 태어났다.

 - 인생은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인생살이의 핵심.

- 우리가 일념집중을 실천하고 좋고 싫은 것에 대한 고집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생활의 속도를 늦추어왔다면 우리는 모든 관계에서 지금쯤 새로운 유형들의 혜택을 보기 시작했을 것.

- 자비심, 친절, 호의, 용서야말로 진정한 생활필수품. 

 - 나는 날아가는 기쁨에 흔쾌히 입맞추며 이렇게 말한다.

그래, 이 순간이 아름다워. 하지만 붙잡진 않을거야. 가게 내버려둘거야

그러고는 평온한 마음으로 여여하게 살아갑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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