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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4 세련된 자기표현과 협상력이 필요하다면 - 이너서클 (8)

 게서린 K. 리어돈, 이너서클, 장혜정 역, 위즈덤하우스 2001


사회성이 떨어지는데다 과다하게 의미중심적인 나는 모임에 갈 때마다 자문하곤 했다. 오늘의 모임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나는 이 곳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그렇게 제껴 버린 모임이 얼마나 많았던가. 오랜 고립과 시행착오를 거친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의미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무엇을 얻기보다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장래를 망치곤 한다. 누구나 관심과 배려를 베풀 수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임은 즐거웠다. 젊은이들이 맞추지 못하는 넌센스 퀴즈를 노땅인 내가 맞출 때 즐거웠고, 모임을 마무리하는 허깅 타임이 그렇게 편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모임에 다녀온 뒤 막연한 불안이 이어진다. 이게 무얼까?  처음에는 사소한 자기검열인줄 알았다. 너무 심하게 뛰어논 것은 아닐까?  익숙한 사람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진 것도 아니다. 도대체 뭘 하고 온 것일까.

 



소중한 관계를 만들려면 상대에게 진정으로 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 특히 굳센 악수와 함께 눈을 마주치는 것은 관계를 맺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정치적으로 능숙한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흥미로운 뭔가를 발견한다.



불안한 심정이 이틀이나 계속된다. 그래서 아예 본격적으로 내 감정을 해부해 보기로 했다. 범인은 ‘촌스러움’이었다. 내 감정만 앞세우는 단순함이 내 부끄러움의 원천이었다. 혼자 편해진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직 주변 분위기를 살필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언어적인 또는 비언어적인 상징이나 행동이 모두 권력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누가 무엇을 입고 있고, 누가 눈도장을 더 찍는지, 누가 누구의 말을 듣고, 누가 지배를 하고, 누가 반대를 하며, 누가 늦게까지 남아 있고, 누가 일찍 떠나는지, 누가 크게 소리 지르고, 누가 누구의 옆에 서는지, 누가 누구를 접촉하는지... 이것은 권력이 상징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일 뿐이다.



근처에 앉은 서너 사람과 소곤거리다가 뛰어놀기에 바빠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놀고 있는지 전혀 살펴보지 못했다.  게서린 K. 리어돈이 말하는 조직 내의 파워 게임을 송년회 자리에 그대로 대입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심란한 가운데 읽은 책이  동시성으로 다가와 많은 것을 깨달았기에, 내면의 풍경과 연결 지어 보고 있을 뿐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든, 친밀감을 나누는 동호호이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한다. 소통과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 권력이 있는 곳이다. 권력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오면 영향력으로 바꿔서 이해하면 된다.



조직 내부의 활동을 의미하는 용어중 ‘비밀의 악수’란 말이 있다.  한 조직 안에서 힘을 지닌 소집단이 다른 사람을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이너 서클 - 소수의 핵심 권력 집단- 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그 집단의 차별성을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한다.



반드시 이너 서클에 소속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이너 서클의 존재와 흐름조차 알지 못했던 단순함이 부끄러웠다. 고도로 정치적인 사람도 피곤하겠지만 나처럼 단순무식한 사람도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도 “곰보다 여우가 낫다”지 않는가.



인간관계는 상호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상호 행동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모든 의사소통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뿐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 관한 암묵적 규칙이 있다. 이너 서클에 도달한 사람들은 이러한 규칙을 유리하게 이용할 줄 안다. 그들은 모든 대화에는 내용적 의미와 관계적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안다. 또 정보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안다.


내가 이제 와서 회사조직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그저 사람과 어울려 사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에도 이 책은 커다란 도움을 준다.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고 해서 무자비하거나 천박한 성공법칙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실력은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은 단지 기초일 뿐이다. 전문적인 능력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만약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정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정치란 결국 ‘일이 되도록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다.” 톰 피터스

 


지극히 현실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협상과 자기표현에 관한 책이다. 어찌나 섬세한지 그대로 현장에서 적용할 만하다. 이것을 보라.



사람은 쉽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존재이다. 날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런데 감정이 상할 때마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세상을 결코 평화롭지 못할 것이다.

우발적인 공격에 맞닥뜨렸을 때에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유머 감각을 잘 살릴 수도 있다.

우발적인 공격인지 고의적인 모욕인지 알고 싶다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고 알린다. 그가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면 당신은 모욕을 당한 것이다. 두 번째 응답에는 우발적 공격 이상의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욕을 받았을 때 모욕으로 맞서지 않는 방법을 택해 상대방에게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모욕을 받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당신이 승리한다.


사회인으로서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자기표현과 협상력을 정비하고 싶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 ‘권력’이나 ‘정치’라는 말에 낯가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용어들은 아주 광범위하게 쓰였다. 앞서도 나왔듯이, 권력이란 정보가 집결되게 하는 힘이고, 정치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 책에서는 어느 조직에나 있기 마련인 모든 술수와 함정이 망라되어 있다. 저자는 그것들을 ‘정치 댄스’나 ‘샘에 독 풀기’ 같은 재치있는 네이밍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치 댄스란 나와 반대 입장에 있는 대상을 칭찬하는 것이다. 당신이 공격할 거라고 예상하는 상대를 즉시,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칭찬하라. 그러면 몇 분 안에 상대방은 당신의 아이디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댄스는 시작된 것이다.

 



상대방이 방어 태세를 갖출 때 사과를 하는 만큼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방법도 없다. 상대방의 존경을 얻어내기 위해서 모든 해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생사를 결정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사람들은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보다 실수 할 것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존경은 노력하여 얻을 수 있다. 항상 정확한 답을 제시하여 존경을 얻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가끔씩은 우아하게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존경받는다.

지나치게 자기 비하만 하지 않는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설득력을 가진다.



‘샘에 독 풀기’는 누군가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당신에 대해 교묘한 가십을 퍼뜨린 경우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네이밍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사태에 대응하는 여유가 생길 것 같지 않은가? 


사람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과 영향력! 그렇다면 조금은 세련되게 갈고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처세론과 성공론을 넘어 인생론에 가까운 내공을 뿜어낸다. 게다가 너무너무 재미있기까지 하다. 일독을 권한다. 



이너 서클은 계속 움직인다. 오늘은 그 안에 있지만 내일은 아닐 수 있다. 진정한 플레이어는 이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의 삶의 새로운 장을 내다보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포트폴리오를 넘기며 흐뭇해 하고, 다음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능숙하게 무대를 훑어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정치란 가장 높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운송수단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만나는 구불구불하고 꺾이는 길, 오르막길 그리고 갑작스레 나타나는 낭떠러지 등은, 지금도 가고 있고 앞으로도 가야 할 황홀한 여행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 박스처리한 부분은 책에서 인용했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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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nayoo

    저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한 것 같아 기쁩니다. ^^
    고민거리가 있을 때 사건의 기승전결, 감정변화, 대처방안 등을 정리하다보면 현명한 솔루션이 머리 위에 느낌표를 띄우며 나타나곤 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좋은 분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번에 제 블로그를 소개해달라 하셨었는데 =ㅅ=
    안그래도 내년에는 가족에 대한 얘기를 담는 블로그나 까페를 만들려고 계획 중입니다. 내년 2월에 첫 아이가 태어나거든요. ^^
    제 이야기를 올리게 되면 제일 처음으로 소개시켜 드릴께요.

    가족들과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2008.12.24 17:3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표현에 걸맞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공감'이란 얼마나 귀하고 좋은 것일지요!

      첫 출산을 앞두고 계시니 긴장되시겠어요.
      몸조리 잘 하시구요, 순산을 기원합니다.
      블로그 소식 꼭 전해 주시구요~~

      2008.12.24 23:38 [ ADDR : EDIT/ DEL ]
  2. 좋은 성탄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은 지으세요..라고 인사한다던데..전 걍 받으세요 할랍니다..ㅎㅎ

    우와~~~~움직이는 녀석 넘 맘에 듭니다
    언냐한테 배울 것이 또 하나 생겼넹..^^

    좋은 날, 즐거운 날 되세요^^

    2008.12.25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더욱 아기자기하고 의미있는 성탄절 보냈지요?

      나는 뭐~~ 굳이 성탄절 인사를 하기도 머쓱한
      나이가 되었지만요.^^

      그래요,
      우리 모두가 고른 사자성어를 가슴에 품고,
      한 땀 한 땀 수놓듯,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가는 새해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2008.12.25 20:30 [ ADDR : EDIT/ DEL ]
  3. 소통과 정보의 중심에 권력이 있다는 말이 참 공감이 가네요..문제는 제 주변에 소통과 정보가 모이지 않는다는 거죠..ㅎㅎ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그렇잖아도 협상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설득의 심리학>을 읽을까 하던 차였거든요. 메리 크리스마스~ ^^

    2008.12.25 14:23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책은 너무 고루하거나 어렵고
      어떤 책은 너무 가볍고 베낀 티가 역력한데,
      이 책은 현장중심이면서도 무게가 있고,
      실용서이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강추입니다!

      예쁜 딸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지요? ^^

      2008.12.25 20:35 [ ADDR : EDIT/ DEL ]
  4. 정보와 권력, 상처와 유머, 그리고 사과 등등
    인간관계에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테크니션이 되어야 함을 느끼고는 합니다.
    개인적 고집과 집단의 이데올로기 사이의 쇼부치기랄까=0=

    독특한 호명법, 적절한 유머, 함께하는 식사 등은 쇼부치기를 적절하게 도와주는 듯 합니다. ^^ 고로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누군가와 재밌는 유머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근데 저런 이모콘티는 어떻게 만든신거에요? +0+ 참 재밌네요 ㅎㅎ)

    2008.12.26 0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잔머리 굴리거나 나를 조종하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정말 세련된 정치력은
      피해갈 수가 없겠다,
      혹은 필요하겠다~~ 싶어지는 시점이 있네요.

      ㅎㅎ 저걸 내가 어떻게 만들었겠어요?
      어디서 보고 복사해 온 거지요.

      2008.12.26 08:44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