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석의 writingsutra2010. 4. 13. 08:34
 

아들이 휴학을 했다.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1년 정도 쉬면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단다. 해 보고 싶은 일이라곤 한옥건축 밖에 없다는 소리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나도 그랬다. 79년 대학을 졸업하던 때, 농촌활동 말고는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나는 활동 다니던 지역으로 들어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농사꾼과 결혼까지 했다.

결혼은 15년 만에 거대한 오류로 판명되었다.  ‘불과’ 15년 만에 ‘어떻게 그런 결혼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들이 내 결혼처럼 황당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니지만, ‘한옥건축’에서 내 모습이 보였다. 비경쟁, 비주류, 비현실, 낭만, 자연... 인생이 아이러니한 농담처럼 반복된다더니 사실이었다. 다만 시간이 재주를 부려 이번에는 내가 부모 역할이었다. 순간적으로 장면이 바뀌어 30년 세월이 흐른 영화나 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아들이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답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살면서 깨달은 것을 아들에게 강요하게 될까봐 자제해야 했다. 그래도 알려주고 싶었다. 필요한 정보를 뇌에 입력하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란 참으로 더디고 미욱한 동물이다. 어찌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인생의 문제를 일일이 몸으로 부딪쳐가며 가장 어려운 방법으로 풀어가니 말이다. 그렇게 아프게 배운 것만이 내 것이 된다고 말하기엔 너무 안타깝다. 내가 유독 시간을 많이 낭비한 탓일 것이다. 그 많은 시간과 기회를 날려버린 생각을 하면 기운이 쫙 빠진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사람이 나처럼 어렵게 배우는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한 번 살아본 것처럼 야무지게 자기 갈 길을 간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전에 학원 할 때 자수성가한 동료원장들이 많았다. 그 사람들의 경우에는 삶의 가혹함을 미리 깨달은 것이 득이 되었을 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은 아직도 유효하다.  만일 돈 주고도 고생을 살 수 없었다면 미리 인생을 맛보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성장소설을 읽는 것이다.

러셀 베이커는 어린 시절, 자신의 존재가 어머니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싫었다. 자신이 어머니의 미래인 것도 못마땅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미래였던 시간들을 모두 과거로 치워 없애고 스스로 시간을 창조했다. 그리고나서 자신의 약동하던 미래가 자기 아이들에게 따분한 과거가 되고 마는 것을 줄곧 지켜보아야 했다. 인생이 소름끼치도록 반복되는 춤동작 같다는 생각을 했을 때, 그는 인생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여든이 되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모습에 정확하게 오버랩되는 자신을 보았을 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피와 뼈를 나눠준 한 세계가 사라져 가는 것을, 마치 자기 자신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통증으로 감지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의 자전소설 ‘성장’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 책은 자신을 키워준 시공간에 대한 읍소이며, 자기 하나를 키우기 위해 등장해 준 인물들에 대한 경배다. 그는 지나간 것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사라지는 것에 대한 뜨거운 연민으로 한 장면 한 장면을 되살려냈다. 자기 인생을 책 한 권에 완벽하게 재현하며,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마치 삶이 끝난 것처럼 바닥모를 허무에 젖지 않았을까. 그 정도로 이 책은 사람을 끌어 당긴다. 책을 다 읽고 삶이 두려워 펑펑 울어버렸을 정도이다. 

이 책의 여파는 컸다. 나는 친정어머니를 모시기로 결심했다. 엄마는 서걱거리는 며느리와의 생활을 힘들어하셔서 딸들 집을 오가고 계셨다. 이미 노화의 징조는 엄마를 점령해 버렸다. 솜씨 좋고 활달하던 장년의 엄마가 아니다. 이제 어디에도 자신이 주도할 세상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엄마는 빠른 속도로 자식들에게 순응해 왔다.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자꾸 한정된다. 엄마는 똑같은 이야기만을 하고 또 하신다. 일흔 여섯, 오래지않아  엄마의 총기가 불시에 흐려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기만 해도 무섭다.

그런데 엄마를 돌보는 것이 내 삶에 대한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껏 하고 싶은 일을 모조리 하며 살아 왔다. 한 번도 남을 위해 희생한 적이 없고, 뼈 빠지게 일한 적도 없다. 무엇엔가 열중하여 밤을 새워본 적도 거의 없고, 코피를 흘려 본 적도 없다. 심지어 연애다운 연애를 해 본 적도 없다. 이렇게 밋밋하고 데면데면한 삶에 치열함 하나를 더하고 싶었다. 이것은 노인을 모시는 일이 끔찍하고 처절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하고 하는 말이다.  엄마를 모시겠다고 결심한 순간, 나는 아이들보다 엄마 편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아이들이 힘들어 하거나 심지어 반대한다 해도 내 결정을 관철하겠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얼마든지 자기네 힘으로 살 수 있을 테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머물러야 하겠다.

나는 러셀 베이커의 ‘성장’을 읽고 이런 결심을 할 수 있었다. 그 책 속에서 미리 보아버린 소멸이 나를 비장하게 만들었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생생하게 느끼게 되었고, 아직 겪지 않은 일에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성장소설에는 삶이 들어 있다. 삶의 저 편에 미리 가 볼 때 우리는 부쩍 성장할 수 있다. 그것은 아들처럼 젊은 친구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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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0.08.02 22:29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혼자 생각만 벅찼을 뿐, 엄마가 허락하지를 않지요. 그러리라고 짐작하면서도 혼자 결심하기까지에도 그렇게 어려웠던 걸 생각하면, 인연의 허약함에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지는 것 같아요.

      삶이 단순하게 느껴지면, 많이 산 것이라더니
      요즘은 자꾸 삶이 단순하게 느껴지네요.
      -- 많이 살았으니 당연한 건가요?^^

      님처럼 차분하게 주변 사람의 글 속에서도 교훈을 얻는 분은, 지혜롭게 잘 살아갈 것 같아요. 너무 단순하여 결곡하게 느껴지는 삶의 정수를 알 것 같아요. 살아보지 않고도.^^

      2010.08.05 17:54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9. 5. 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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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전에 발매된 조용필 1집 앨범에 <한오백년>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소름끼칠 만큼 절창이었다고 평가받는 곡입니다.
당시 20대였던 한 주부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한오백년을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다시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작정 그 음반을 샀다네요. 그걸 들을 수 있는 전축도 없으면서요.

깊은 음악적 소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오디오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자기의 감으로 절창이다, 확신한 거지요.
그녀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며 아직도 그 LP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사람에 대해서도 그런 감(感)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바닷물을 모두 마셔봐야 짠 맛을 알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모든 사람을 다 만나봐야 진짜 이 사람인가 보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첫 사랑의 상대가, 심리적 이유에서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최상의 파트너인 경우가 있잖아요.

수많은 이들에게 운명처럼 그런 ‘감’을 주었던 한 사내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삶의 매순간이 절창(絶唱)같아서 전축도 없이 판을 산 주부처럼,
그를 받아들일 심리적 쿠션도 없이 많은 이들이 무작정 끌어안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노.무.현.은 아직도 ‘단 한 사람뿐’인가 봅니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함께 길고 깊게 손모으며...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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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여고생 조문객 하나가 나무에 매달린 노란 리본에
    "내 마음 속 단 한 분의 대통령"이라고 쓴 것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무어라 말을 보태지 못 하던 차에
    정혜신의 그림에세이가 그야말로 절창이라 옮겨 봅니다.

    그림에세이 블로그에 그에 대한 글을 옮겨놓은 부분에서, 각별한 추모의 자세를 배웁니다.
    http://blog.naver.com/mindprism/80069004024

    2009.05.27 1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햇살

    그분이 없으니 따뜻함이 조금 덜 합니다.
    계신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희망이였는지
    빈자리가 너무 크게 와 닿습니다.
    허전함에 계속 맴돌게 하는 그분의 글과 사진이네요~

    미탄님 잘 계시죠?
    너무 오랜만이네요~

    2009.06.01 12:4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 햇살님. 잘 지냈는지요?
      꿈벗 참여 이후 원하는 만큼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요? 지난 주말 전체 프로그램에는 다녀 왔구요?^^

      예, 누군가 없어져봐야 그 존재감을 확인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정치적 무관심이 얼마나 커다란 폭력과 비인간화를 가져 오는지, 슬픔과 무력감이 분노를 일으키네요.

      2009.06.01 18:23 [ ADDR : EDIT/ DEL ]


짧은 시간에 전체를 꿰뚫는 사람을 천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도 체험을 통해 천천히 배울 수는 있습니다. 긴 인생을 통해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은 그만큼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삶에는 반드시 직접체험으로 배워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요. 내게 일어난 일을 통해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다면, 그 일은 무의미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나는 늘 나를 들여다봅니다. 어떤 일을 맞이하여 내 마음에 일어나는 반향을 들여다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분석해보면 반드시 원인이 있고, 그 일을 불러온 나의 기질이 있습니다. 아!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고 나면 그 일은 잊어버립니다. 계속해서 지나간 일에 붙들려 있지 않아도 됩니다. 그대신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앞뒤를 따져 깊이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됩니다.


아예 맘먹고 이제껏 살아온 것을 훑어볼 때도 있습니다. 미스토리를 쓰면 아주 좋습니다. 글로 쓰다 보면 생각지도 않던 기억이 꼬리를 물고 나타납니다. 사소한 습관이나 기호가 오랜 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과꽃이나 백일홍 같은 옛날 꽃을 보면 가슴이 환해질 정도로 반가운데, 어릴 적 외가 장독대 앞에 피어있던 꽃이었다는 기억을 떠올리는 식입니다.


유년시절 나의 뼈대와 살이 되어준 것은 세  가지입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외가에서의 자연친화적 경험, 그리고 동화책입니다. 그로 해서 나의 자존감과 정서적 안정감 그리고 창의성의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이십 대에는 농민에게 강한 일체감을 느껴 농사꾼과 결혼까지 하였지만, 지역활동에 진력하지 못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연민은 있지만 ‘사회적’이기 보다 ‘개인적’인 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육아기간은 정신없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살면서 그 중 바쁘고도 행복한 절정시기입니다. 그리고 마흔, 돌이켜보면 40대가 참 재미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거든요. 창업을 하고 술을 배웠으며, 폐업을 하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습니다. 멋모르고 ‘중년의 위기’를 관통한 셈입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를 찾아왔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기보다 혼자 일해야 더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온다는 것, 의례적인 좁은 울타리에 갇혀서는 숨쉴 수 없다는 것, 삶의 본질을 찾아 끝없는 탐구를 계속하리라는 것!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삶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수가 없었으면 내 삶도 없었을 테니까요. 다른 대안이 없다면 열 번을 망설이는 것 보다는 한 번 저지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체험이 생기고 하나의 옵션이 지워지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뒷심 없이 크게 창업해본 경험 때문에 골머리를 썩었어도 확실하게 배운 것이 있습니다. 창업이나 ‘커다란 것’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 것입니다.  될 일은 반드시 되게 되어 있다, 섣부른 투자를 하거나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작아도 실속 있는 일이 최고이며 구색 맞춘 하드웨어는 허깨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요?  어떤 경험도 의미 없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내 인생의 전문가입니다. 나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은 나입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나 멘토의 조언도 나와 맞아 떨어져야 힘이 됩니다. 그리고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내가 반복해서 저지르는 일 속에 내가 들어 있으니, 살아온 과정을 곰곰히 들여다보면 나의 기질과 강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강점은 살려주고 단점은 보완해 나가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내게 필요한 책과 멘토를 찾아 자기화하면 도움이 되겠지요. 이렇게 삶을 통해 배운 것은 그야말로 알짜배기 내 것입니다. 굽이굽이 길어진 인생을 따라 최선의 나를 찾아가는 일이 매혹적이지 않은가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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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게 배우고 갑니다. 공감 100%입니다. 제가 그동안 생각해 온 주제인데 멋지게 잘 풀어주신 것 같습니다. 포스트 제목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

    2008.10.04 13:5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하하, 이번에는 buckshot님이 너무 높이 띄워주셨네요. ^^ 말씀 감사합니다.

      2008.10.04 19:12 [ ADDR : EDIT/ DEL ]

웨인 다이어, 행복한 이기주의자, 21세기북스 2006


이 책이 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몇 번을 스쳐지나가면서도  읽지 않은 것은, 나는 이미 ‘행복한 이기주의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어쩌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첫째,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던 사실들을 ‘확실하게’ 복습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비교적 저자의 주장을 실현하고 있는 편이다. 타고난 성격에 독서력으로 보강이 된 것 같은데, 오죽하면 ‘진정한 개인주의자’라는 평을 들었을 정도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내가 체득하고 있는 관점이라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저자의 철학은 깊이가 있고, 문장은 명료했다. 내 안에 들어온 문장을 몇 개 소개한다.



감정은 단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정서가 아니다. 감정은 선택 의지가 들어있는 반응이다.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으면 제 무덤을 스스로 파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택하지 않게 된다.

내가 내 생각을 통제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하는가?

배우자가? 직장 상사가? 아니면 어머니가? 만에 하나 그들이 당신의 생각을 통제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행복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태다. 그 증거는 어린아이들에게서 꾸밈없이 드러난다.


살아 있는 꽃과 죽은 꽃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다. 생명의 유일한 증거는 성장이다!


성장을 동기로 삼는다는 것은 내가 인생의 모든 현재의 순간들을 직접 지휘한다는 의미다. 지휘를 한다는 것은 내가 나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나는 그때 그때 대처에 급급하거나 세상을 그저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를 외부의 힘에 내맡기는 사람은 결코 자기실현을 구할 수 없다.

제대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란, 인생의 문제란 문제는 모두 제거하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 마음의 심지를 자신의 외부에서 내부로 돌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분이 좋건 안 좋건, 그 기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떠맡는 사람이다.



요즘 비즈니스로나 개인적으로 ‘코치’ 개념이 부상하고 있는데, 코칭의 궁극적인 목표는 셀프-코칭일 것이다. 더 이상 코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의 감정과 선택을 들여다보고, 배움을 이끌어내어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이 책은 셀프-코칭의 자습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나도 라이프코치를 직업화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접근할 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둘째, ‘행복한 이기주의자’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하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첫걸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건강한 자존감을 기본으로 자신의 기질과 강점을 발견하고, 인생을 헌신할 목표를 발견하여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본무대가 될 것이다.


삶을 전체로 조망하지 못하여 어영부영 시간을 허비하다가 프리랜서로 살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진 지 2년 정도 되었다. 시간은 갈수록 빨리 흐르는데, 나는 별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 사실 말뿐이지 전략적으로 시간관리, 목표관리를 하고 있지도 못하다. 가다 못가도 그것이 인생이리라... 짐작은 하고 있지만, 때로 의기소침해지는 기분을 이 책의 인용구절 하나에서 위로받는다. 살아갈 인생을 가졌다면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이다. 가슴벅차게 살자. ^^


있는 힘껏 살아라.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살아갈 인생이 있는 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인생을 가졌거늘 도대체 무엇을 더 ‘가지려 하는가?’... 잃게 되어 있는 것은 잃는 법이다. 이 점을 명심하라..... 아직 운이 좋아 인생을 더 살아갈 수 있다면 모든 순간이 기회다.... 살아라!


-- 헨리 제임스 소설, 사절들 The ambassadors  1903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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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코칭에 관심이 있어서, 한달전쯤에 짧은 교육을 다녀왔었는데 강사가 이런말을 하더군요. '코치가 되려는 사람은 많은데, 코칭을 받으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점이 코치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다' 공감이 가더군요...ㅎ

    열흘간 휴가를 보냈습니다. 아무런 공부도 하기가 싫어서 여행간셈 치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래봤자 애업고 놀았지만.ㅋ
    그리고 나서 오늘 아침부터 다시 뭔가를 써보려 하니 잘 안잡히네요. 그래서 여기서 한시간째 놀고 있습니다. 뭐 좀 건져갈거 없나...싶어서.

    2008.08.26 06:0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여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책은 성인발달에 관한 독보적인 연구인 것 같아요.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고, 전체적인 흐름을 짚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요.

      한 개인의 삶에서 '스승'이 있느냐를 중요한 변수로 다루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남자가 겪는~~'에서는 좀 더 자주 나오구요. 나는 이 부분에서 스승겸 친구로서 코치의 시장성을 확인했지요.

      징후는 징후고, 시장이 확산되는 속도도 있을꺼고, 현황은 짐작이 가네요.

      나는 요즘 내가 책쓰기를 너무 엄숙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지요. 경빈씨도 생활의 모든 것, 가령 육아일기도 세세하게 기록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2008.08.26 07:30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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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수원화성 길을 걸었습니다. 4월에 찍은 사진이지만 바로 저 길입니다. ^^
밝음과 어두움이 반씩 섞인, 길~~게 뻗은 길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조금은 숙연해지며 저절로 인생을 떠올리게 하던 걸요.

마냥 뛰어놀며 그저 존재하면 되었던 성장기,
조금씩 자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하던 학창시절,
농활밖에 몰랐던 20대, 농민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보름치 식량을 짊어지고
서너시간 씩 걸어들어가던 평창군 미탄면의 신작로.
도대체 그런 시절이 내게 존재했었는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나의 뼈와 살을 채워나가는 생성기였다고 할까요.

그런가하면 30대는 온통 육아에 매달려야 했지요.
육아기는  삶에서 가장 행복하고 의미있는 프로젝트이지만
아이들이 내 키를 훌쩍 넘은 지금에 와서는 역시 추억으로 갈무리되는군요.
삶의 의무에 복무하는 시기였다는 생각도 들구요.

40대에는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학원을 확장했습니다.
책상이 모자랄 정도로 원생이 몰려든 적도 있었고,
학원을 관두기만 하면 날아갈 수 있을 것처럼 힘들고 지겨운 때도 있었습니다.

아하! 바로 그 때였군요.
성장기, 생성기, 육아기를 거쳐, 비로소 삶다운 삶이 시작된 것은.
개인으로서의 내가 처음으로 결단하고, '내 일'을 갖고 사회적인 존재가 된 때였으니까요.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그 시기에 좀 더 치열하게 살았어야 하는 거였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속담처럼,
기회를 맞이했을 때, 있는 힘을 다 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물적 인적 자원을 쟁여놓았어야 하는 거였는데,
자만과 나태와 낭비를 일삼은 내가 한 일은,
가히 '물 들어올 때 물을 빼는' 행태에 다름아니었던 겁니다. ㅠ.ㅜ

이제와 생각하니 40대초에 1차 도약을 시도했던 것이었군요.
지금처럼 삶 전체에 대한 성찰이나 중년에 대한 문제의식없이도
본능적으로 변화와 도약을 꾀했던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그 시기에 비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관리했을 것입니다.
나처럼 늦되고 철들지 않은 사람은 또 한 번의 교훈이 필요했던 거구요.

지금 나는 여러모로 나아졌습니다.
삶을 전체적으로 생각하는 통찰력이 생겼고,
난생 처음 마음을 다해 도달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고,
그 무엇보다 인내와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인생의 전반전을 살아낸 체험을 총동원하여, 이제부터는
모든 발걸음을 '의도적으로' 주시하고 조직해야 하겠습니다.
그것만이 본게임에 임하는 선수의 자세입니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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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간 일들을 돌이켜보면 늘 그런 후회를 하게 돼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하는. 저 역시 물 들어올때 노젓기는커녕 물빼고 있는 거나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2008.07.05 16:08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야 정말 세상을 몰랐지만,
      산나님처럼 명민한 분들 중에는 기준이 너무 높아 완벽주의로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분도 없지 않더라는... ^^

      2008.07.05 22:36 신고 [ ADDR : EDIT/ DEL ]
  2. @햇살

    아~~~ 저 곳~~

    의도적으로 사는 삶
    행동과 생각은 항상 따로도는 요즘이지만
    핵심은 잃지 않을려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2008.07.05 16:51 [ ADDR : EDIT/ DEL : REPLY ]
    • 햇살님도 더러 산책나오는 곳인가 보군요. ^^
      스무 살 딸애가 내 현실감각을 능가하는 것으로 보아, 햇살님도 잘 해 나가리라 여겨져요. 글에서 아주 성숙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분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2008.07.05 22:40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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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두 장의 간격에는 18년 6개월의 세월이 있습니다.
딸애 돐날 찍은 사진인데, 못난이 인형같던 아이가 이렇게 예뻐졌네요.
볼이 터질듯 탱글탱글하던 아들은 지금도 얼굴 큰 것이 제일 불만이구요. ^^

돌이켜보니 그 18년 6개월의 세월은 나의 '전반생'이었군요.
독립된 성인으로서 살기 시작한 핵심 시기였으니 말입니다. 정말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만 가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만 저지르며 사는
철없는 행진의 연속이었지요. ^^

그렇다면 지금부터의 18년 6개월이 나의 '후반생'이 될 것입니다.
그 많은 시행착오와 좌충우돌의 경험으로 조금은 철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삶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내 인생을 봐줄만한 드라마로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시간의 위력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승부근성도 조금은 보강이 되었네요.

삶에 관한 아무런 지식없이, 겁없이 저지르며 산 전반생에도
그토록 많은 경험과 교훈을 얻었는데
내 걸음걸이를 계획하고 의식하고 점검하며 걷는 18년 6개월은
그 두 배 정도의 밀도와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남아있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이렇게 인생이 길 줄 알았더라면, 진작 시작할걸"
칠십이 넘어 '선마을'을 건립하며 이시형박사가 토로한 것을 보십시오.
'오늘'은 당신이 후반생을 위해 첫 삽을 떼는 날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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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리스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어느새 명석님 홈피가 오랜만에 찾아와 마음 편하게 놀다갈 수 있는 곳으로 제게 자리매김한 것 같습니다^^. 회사일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픈 의도는 절대 없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네요..남은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말씀에 자극받아 기운차게 오후 업무 시작할께요.ㅎㅎ
    더불어 위에 올리신 사진과 이야기를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늘 얼굴 보면서 잘 못느끼고 살았는데요, 커가는(아니 이미 커서 거의 늙어가는^^) 제 모습에 본인들의 지나온 삶을 떠올리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 합니다.

    2008.06.10 13:05 [ ADDR : EDIT/ DEL : REPLY ]
    • 잊지않고 방문해주니 고마워요.
      어쩌다 들러도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좋은 놀이터가 되어야 할텐데요. ^^
      맞아요. 내 글이 젊은 사람들에게 기성세대를 이해하는 통로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나도 막 했답니다.
      건강하기만 하면, 몇 번을 고쳐 살아도 될 만한 시간이 주어졌어요. 인생을 총괄적으로 보고, 계획하고 주도할 수 있는 힘을 키우면서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바라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2008.06.10 16:12 신고 [ ADDR : EDIT/ DEL ]
  2. 소정

    한선생님~~ 못뵌지 백만년입니다 ㅎ 오랫만에 왔어요~
    이번주에 사부님 댁에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했는데..오실 수 있는지~
    사실 저희 2기끼리 사부님댁 습격...계획이었는데, 3기가 선수쳐버렸어요..

    ㅋㅋ 굳이 이 사진에 댓글을 다는 이유는..말씀만 듣던 자녀분들 얼굴이 반가워서~
    든든하시겠어요!!!

    2008.06.19 08:31 [ ADDR : EDIT/ DEL : REPLY ]
    • 시리즈 중에서 이 글이 인기가 좋았다우. ^^
      읽는 사람의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것이 있긴 있을텐데, 그걸 어떻게 찾느냐구 ㅠ.ㅜ

      벌써 장마라~~ 정말 세월 빠르지요.
      장마 지나 폭염, 가을 넘어 백설,
      두루두루 행복하기를!

      2008.06.20 09:21 신고 [ ADDR : EDIT/ DEL ]

012


나는 20대의 나보다 편안합니다.
세상은 넓고 가능성은 온통 열려있는데, '나'라고 하는 존재는 불명확해서 늘 출렁대던 젊음이 사라졌거든요.
나는 30대의 나보다 만족합니다.
행복은 얼마나 가졌느냐에 달려있지 않고,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느냐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40대의 나보다 지혜롭습니다.
이제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짚어볼 만합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참 오래도록 내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내 생각, 내 관심, 내 기호가 아니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이제 겨우 껍질을 깨고 세상을 내다 봅니다.
'너'의 모습, '그'의 생각, '그녀'의 스타일이 보입니다.
손내밀어 그 손을 잡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주앉아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를 재잘대고 싶기도 합니다.
나는 이제 겨우 '왕재수'에서 사람같아졌습니다. ^^

지금의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체험을 가지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치닫는 맛, 추락하는 맛을 골고루 알게 되었고,
왜 사람과 어울려살아야 하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의 내가 제일 좋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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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08.06.05 12:00 [ ADDR : EDIT/ DEL : REPLY ]
    • 앨범정리하다 발견한 사진으로 이렇게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해본 건데, 딸애도 그러더니,
      용감한건가요? ^^

      누군가의 '평가'라는 것, 참 미묘하고도 이중적이고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너무 마음쓸 수도 없고
      무시할 수도 없고...
      그냥 참고만 하고, "나는 나다!" 하는 마음으로
      털어버리기 바랄게요.

      2008.06.05 22:54 신고 [ ADDR : EDIT/ DEL ]
  2. 제가 아는 미탄님은 사진찍기도 좀처럼 내켜 하시지 않던 분이었는데, 이렇게 밝은 사진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왜 이렇게 기분이 좋죠?

    2008.06.07 08:1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혼자 발산하는 건 잘한다우,
      누군가와 같이 보조맞춰가며 조절해가며 함께 나아가는데 서툰거지 ^^

      2008.06.07 10:12 [ ADDR : EDIT/ DEL ]
  3. @햇살

    어떤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모든 면에서 더 나아졌다라고 느끼는 미탄님의 모습이 좋으네요~
    미탄님은 지금이 "좋을 때"이니깐요~

    2008.06.07 15:5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철들지 않는 사람들이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면은 있지요. 이런 나를 긍정하고 장점을 살리려고 생각한 것도, 한 시절 다 지난 다음의 일이라 문제이지만요. ^^

      2008.06.07 20:36 [ ADDR : EDIT/ DEL ]
  4.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뿌듯한 순간도 많지요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치닫는 맛, 추락하는 맛을 골고루 알게 되었으니까요 (본문 글귀인용^^)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나이를 핑계로 거절당하는 일 이외엔
    저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즐겁습니다.
    아이들은 지들 인생 사는 것이고요. ^^

    어울려 사는 인생에서
    저도 함께 어울린 것인가요?

    제 블로그를 한동안 바빠서 관리를 소홍히 하다가
    미탄님 지난번 트랙백을 타고 넘어왔어요.

    2008.06.09 10:38 [ ADDR : EDIT/ DEL : REPLY ]
    • 젊은이 위주의 세상에서 일할 기회를 박탈당할 때,
      그 때부터 서서히 '나이듦'에 대한 자의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수명 60세 시대의 관습이라고 울화통을 터뜨릴 데도 없고, ㅠ.ㅠ
      여성경제인협회, 중소기업청... 정부 차원에서 창업강좌도 있고,
      소자본이나마 창업대출도 해 주고 하더라구요.
      그간의 경험을 살려서 1인기업이라도 자영업을 하면서 보다 폭넓은 연대작업도 모색하고
      그래야 할 것 같아요.

      2008.06.09 19:03 신고 [ ADDR : EDIT/ DEL ]

 

소프트뱅크미디어랩에는 ‘리트머스’라고 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해 산, 염기를 판별하듯, 새로운 인터넷서비스를 발굴, 지원, 투자까지 해 주는 프로젝트인데요. ‘리트머스’를 주관하는 류한석소장의 ‘사람’에 대한 강조가 돋보입니다.

이는 오랜 IT업계의 경험에서 나온 것인데요, 아이디어, 기획력, 기술력, 마케팅력 그런 각각의 요소들보다도 유기적인 팀구성이 더 중요하더랍니다. 팀이 잘 구성되어 있으면 기획, 개발, 마케팅이 어떤 식으로든 향상되고 실제로 구현이 되지만, 팀이 잘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구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거지요.  단지 생각으로 그칠 뿐, 실행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류한석소장은 인적자원을 이렇게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째, ‘챔피언(또는 스폰서)’은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고 새로운(어쩌면 파격적인)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자신보다 경험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손윗사람이다. 챔피언이 없는 사람은 모든 문제를 자신의 얕은 경험으로 판단해야 하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둘째, ‘파트너’는 자신의 결점을 보완해주고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을 맡아주는 동료이다.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사람인 소울메이트(soul mate)가 있다면, 특별한 업무적 동반자로서 파트너가 있는 것이다.

셋째, ‘스탭(staff)’은 정해진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역할을 담당하여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내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업무적 지시를 할 수 있는 손아랫사람이다. 부하직원이라는 표현을 일부러 쓰지 않은 이유는, 필자가 역할 중심의 표현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조직에서 그냥 주어진 임시 관계가 아니라 의기투합한 관계를 뜻하기 때문이다.

류소장의 지론을 고스란히 인생에 적용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난관에 부딪칠 때 의논상대가 되어주고 인생의 방향을 밝혀주는 멘토가 있다면 우리 인생은 좀 더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소울메이트와 가족을 포함해서 희로애락을 나눌 사람들이 없다면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핵심인자를 둘러싸는 지지집단 혹은 친교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어찌보면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이 사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함께 빚어내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배웠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 내 초라한 시기를 버텨나갑니다. 그들에게서 제대로 배웠는지 한 번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팀이 되고 싶습니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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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 참신한 사례..ㅎ 살짝 퍼갈께요^^*

    2008.06.07 08:2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참고가 될만한 자료가 있다니, 내가 더 고맙지~~ ^^

      2008.06.07 10:06 [ ADDR : EDIT/ DEL ]

좋은 삶/새알심2008. 5. 29. 21:00
어제 심심해서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었습니다.  못보던 드라마들이 지천이었습니다. 잠깐만 보아도 스토리를 대강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전문드라마를 표방하고 직업의 세계를 파헤치는 것도 있고, 구태의연한 출생의 비밀과 선악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워낙 심심하기도 했고, 선남선녀 구경하는 재미에 이 쪽 저 쪽 돌려가며 한 회분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의도하는 것은 알겠는데 전혀 시청자를 빨아들이지 못하는 허황된 몸짓들이 참 기이하게 느껴졌습니다. 대본이 연기자를 몰입시키지 못하고, 연출자가 연기자를 장악하지 못하며, 연기자가 시청자를 잡아당기지 못하는 드라마가 눈 앞에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있을법한 이야기에 드라마틱한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혼이 들어간 연기로 시청자가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엉성한 구성과 시늉만 내는 연기가 씁슬했습니다.

그 순간 이제껏 내가 살아온 모습이 꼭 그런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면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가치를 갖지 못했고, 일관되고 긴장된 생활자세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저 부딪치는대로 즉흥적으로 반응하며 세월만 허비했습니다. 생활이 아귀맞는 조각처럼 딱딱 맞춰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푸석거리고 삐걱거리기 일쑤였습니다.

드라마 흉 볼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내 삶 자체가 허접하기 그지없는 드라마였으니까요. 맙소사!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이렇게 늦게 배우는 사람이 고쳐 살아도 될 만큼 시간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라면 연장방영이라도 할텐데 말이지요.
Posted by 미탄
TAG , 인생, 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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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입니다.
정말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그대로 생을 마감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난생처음
삶이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사람이 그다지 강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일입니다.
그저 스쳐가는 사람이 건네준 짧은 격려와 댓글로도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되는 것을 들여다 봅니다.
그래서 나역시 그저 잠시 뿐이라 해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격려를 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 앞에 있는 한 사람이 소중한 것을 알게 되는 일입니다.
'나'를 되쏘아주는 '너'가 없이는
나다움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일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일의 의미를 깨닫는 일입니다.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나, 마지못해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일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고
외부와 소통하는 통로입니다.
일은 곧 '나'입니다.
Posted by 미탄
TAG ,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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