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9.20 <52호>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2)
  2. 2008.09.09 <45호> 실패를 인내하는 힘 (4)
  3. 2008.07.17 <37호> 직관을 직관답게 하는 것 (2)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나는 오랫동안 '창조'라는 말을 품고 살아 왔습니다. 크든 작든 창의적인 것을 만나면 참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용으로 사 준 책들을 내가 더 좋아한 적도 많습니다. '생각쟁이'라는 잡지가 생각나네요. 막 창간되었을 때 정기구독을 시켜주었는데, 컨셉이 참 좋았습니다. 잡다하게 구색을 맞춰놓은 기존의 잡지들과는 달리 '창의적인 위인'을 집중소개하는 내용이 참 실했습니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많이 읽었습니다.

이호철선생님이라고 계시지요, 초등학생들을 1년만 담임하면 글과 그림의 선수를 만들어놓는 분이신데요, 그 분이  가르치는 과정에 대해 쓴 책들도 참 좋아했습니다. 아니 지금 봐도 참 좋습니다.
있었던 일을 말하듯이 쓰도록 가르치고,  '아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대로' 그리도록 지도하는 노하우는 정말 강력해서,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글과 그림을 가지고 자기를 표현하게 되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랫동안 '창조'를 짝사랑만 했지, 내가 무엇을 창조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저 소비자에 머물렀지 직접 무엇을 생산할 생각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느닷없이 속에서 무언가 꺼내 달라고 칭얼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히 그것은 표현에 대한 의지였습니다. 낙서를 일삼다가 시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20여 편에 불과하지만 습작도 했습니다. 불경기로 꽉 막혀 우울하던 날에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하여 마음을 풀고 밥을 먹은 일이 기억납니다. 내 조그만 뜰에서 붓꽃과 모과나무를 보며 시를 쓰던 시절이 내 '창조'의 시작입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 때가 중년의 시작이었군요, 중년을 맞이하는 여자들 중에 이유없이 아픈 사람들도 있는데요, 어느 책에서 보니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기피하려는 노력이 신체로 가는 수도 있다고 나와 있더군요, 내 경우에는 그것이 '표현'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어쨌든 지금은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릴케가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다면 글을 쓰지 말라'고 했다는데, 나는 글쓰지 않고 못 살 것 같습니다. 그러니 써야겠지요.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천하에 나 혼자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자유이기도 하고 절대 고독이기도 하지요. 요즘은 거울만 보면 우울합니다. 말로만 듣던 '노화'가 시작된 탓입니다. 눈가의 주름을 시작으로 입 주변에 주름이 몰리더니, 이내 얼굴 피부가 늘어져 입 주변으로 골이 패였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시작인데 앞으로 그 무서운 일을 어찌 겪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늙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늙은 것처럼 대하는데,  이제 내가 늙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두렵고 떨리는 길을 가는 데 내가 나를 표현할 길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글 한 편, 사진 하나에 행복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창조'라는 키워드에 '인내'와 '공감'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실행력'과 '관계'를 확인한 것입니다. 

이것 아세요?   내가 정말 신봉하고 있는 가치라면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매일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한 두 번의 시도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가며,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것으로 해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하는 거지요.  

모든 키워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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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

    김나경입니다^^
    한 주일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읽을 글이 가득하네요~

    중년을 맞이하는 여자들중에 이유없이 아픈"
    대표적인 한 사람입니다.
    저는 고통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는 경향이 확실히 있는 편이지요.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지금 무지 헤매고 있습니다.
    친정언니 왈 "너는 욕심을 좀 버려라"
    한의사샘 왈 "생각을 단순히 하라"
    남편 왈 "이상한 책들 좀 읽지 마라"
    ...마음을 편하게 먹어라...너한테 달렸다
    는데 그게 모두 내 맘대로 안 되는걸 어째라는건지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지금은 그저 아무 것도 안하고, 못하고
    시간이 좀 훌쩍 지났으면 한답니다.

    2008.09.20 10: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남편 분 이야기 빼고는 다 맞네요 뭐. ^^
      우리가 왜 남의 일에는 똑소리 나게 처방이 가능하잖아요,
      남의 일이라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정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에는 '남의 일처럼 살아라'도 생각해봄직하지요.

      나는 학원운영이 어렵기도 했지만, 40대 후반의 몇 년을 아무 것도 못하고 허비한 것이 제일 아까워요.
      나경씨는 나보다는 일찍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 무조건 덮어두기 보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고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기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모처럼 산에 갈 생각인데 날씨가 흐려서 더 좋네요.
      우비까지 가지고 갈 거에요.
      비가 왔으면 좋겠군요. ^^

      2008.09.20 11:28 [ ADDR : EDIT/ DEL ]

어제 아침에 컴퓨터를 하던 딸애가 놀란 목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엄마, 안재환이 죽었대. 정선희 남편 말이야"

TV를 통해 자주 보는 연예인은 마치 가까운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나이에 비해 생각이 많은 딸애는 인생의 문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라, 마치 잘 아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는 것처럼 비명을 지른 것입니다. 나역시 감정이입이 발달한 편이라 잠시 그들 부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봅니다. 특히 개그우먼 중에서도 남다른 재치를 가진 정선희의 불행에 가슴이 아픕니다. 그녀는 발랄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일어에 능통하여 일어공부에 대한 책을 펴낸 학구파이기도 합니다.

이제 고인이 된 안재환이 거쳐 간 경로와 절망을 섣불리 짐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한 지 1년이 안된 아내를 두고 그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서울대라는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으니  가정과 사회의 지지를 받을 만큼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또 36세의 나이에 겪으면 얼마나 겪었겠습니까. 절대로 고인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인간이 겪은 극심한 절망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과연 그 길 외에 다른 길은 없었을까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업의 실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업의 실패가 와신상담의 계기가 되어 기어이 성공하게 만드는 추진력이 됩니다. 딱히 사업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모든 과제의 실패에 대한 태도가 이렇게 나뉩니다.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 있다해도 그 삶의 의미는 대폭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성공을 꿈꿀 것이 아니라, 실패를 인내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완벽한 성격이고 수치심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실패를 용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전에 별로 실패의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커다란 절망에 빠졌을 때도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 같구요. 그러니 어려서부터 새로운 시도와 모험을 권장하고 실패를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도없이는 실패도 없을테니까요.

일본 혼다는 실패를 장려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혼다 창업주 혼다 노이치로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립니다.

“실패를 거듭하고 자신에 대한 성찰을 계속하면서 내가 성공에 이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나의 성공이란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성과입니다.”


심지어 혼다에는 해마다 가장 큰 실패를 한 연구원에게 100만엔 가량의 격려금을 주는 ‘실패왕’ 제도가 있다고 합니다.
사회의 모든 국면에 '빨리빨리'정신이 팽배하고 가시적인 성과만을 추구하는 우리 문화에서는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안재환을 겪으며 우리가 조금씩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않는 일이 없도록 창의적인 발상과 모험적인 시도를 적극 권장하는 일, 실패를 용인하고 격려하는 문화, 실패의 원인과 결과를 성찰하며 배움의 계기로 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사실 어떤 일이든 내게 일어난 일에서 배움을 얻고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실패란 없는 것이 아닌지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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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울 아들들이 넘어져도 당당히 일어 설 수 있는 힘이 있는 녀석들이 되었으면 하는 기도를 합니다. 부족한 애미라 힘이 듭니다만....저 부터 채워야 될까봐요..텅 비어 있으니 채우긴 쉽겠죠.^^

    잘 지내세요.

    2008.09.09 1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긍정적이고 발랄한 토마토새댁님의 생활철학과 기운이 아들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을 겁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아주 건강하고 힘찬 느낌이 좋던데요. ^^

      2008.09.09 17:37 신고 [ ADDR : EDIT/ DEL ]
  2. @햇살

    어제 오늘 만나는 사람마다 "안재환 자살했대" 라는 말을 합니다.
    요즘은 그렇네요 자살한 이에게 "왜 죽어 그래도 자살까지?"라는 말보다 "많이 힘들었겠다." 그렇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자살하는 사람이 원망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저 그의 힘든 마음을 이해 해주고 싶어요. 그래야 더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사채빚,사업실패 인생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안재환.
    식당아주머니께서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주머니 두분다 숨졌다는 소식.
    췌장암선고 시한부 인생을 죽는다는것을 인정하고도 마지막 강의를 하고 즐겁게 열심히 사는 인생을 선택한 랜디포시.

    오늘 하루 접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내게 많은 생각을 줬어요~
    그리고, 오늘 만나 이야기 한 언니는 "인생사 열심히도, 그렇다고 기운 없게도 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어요

    2008.09.10 00:3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매일 얼굴을 맞대던 식당아주머니께서 돌아 가셨군요.
      그럴 경우 다시 한 번 죽음을 가까이 느끼게 될 것 같아요.
      산다는 것의 허망함과 두려움도 함께 느끼구요.

      그런데 그런 사고사와 달리 사업 실패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은
      그만한 절망을 모르는 상태에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선의의 피해자에게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무의미하다고 봐요.

      검색에 보니 안의 매니저가 천 정도를 받지 못했는데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답니다.

      그 매니저에게 그 돈이 꼭 필요한 비중이었을 수도 있고
      매니저 외의 다수의 피해자에게도
      안의 선택은 극심한 불행이요 놀랍고 기가 막힌 일이긴 하지만
      조금만치의 해결도 되지 못했다는 거지요.

      내가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잖아요.
      살아야 할 이유가 단 한 가지만 있었어도 그런 선택까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사랑하는 아내에게조차 치부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자존심과 수치심이 발달한 성격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누구든 나와 세상에 대해 끝모를 피곤과 허무를 느낄 수 있다고 봐요.
      더우기 사방팔방 엮인 상태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 때 조차 포기가 훨씬 쉬운 일이 아닐까요.

      살아서 남아 있는 자산과 조건을 다시 모으고
      선의의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성의를 표시하고
      다시 일어서는 일이 훨씬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봐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던 일이라
      말이 길어졌네요.

      그 언니 분의 말씀이 옳다고 봐요.
      그런 유연성에서 삶의 여유와 끈질김이 나올테니까요. ^^

      2008.09.10 08:52 [ ADDR : EDIT/ DEL ]

 카이스트에 3백억을 기부하여 ‘바이오시스템학과’를 신설하게 만든 정문술을 아시지요? 그의 책 “아름다운 경영”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이런 것입니다. 그는 1983년, 46세의 나이에 반도체 분야에 뛰어드는데요, ‘반도체’가 가까운 미래에 크게 각광받을만한 사업이라는 상식 정도가 사전지식의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다짜고짜 반도체 공부를 시작하고, 가족동반자살을 결심할 정도의 극심한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둡니다. ‘벤처대부’요 ‘아름다운 부자’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깁니다.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도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그녀는 어느날 청소를 하던 중에, 스팀이 나오는 걸레가 달린 청소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MBA 출신이긴 해도 기술분야에는 문외한이었던 그녀는 그때부터 스팀청소기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시댁과 친정집을 저당잡힌 돈까지 연구비에 쏟아넣으면서 몇 년을 매달린 끝에 그녀역시 성공합니다. ‘한경희생활과학’,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내걸만 합니다.

이처럼 성공하는 사람들 중에는 순간적인 직관을 붙들고 늘어져 무언가 이루어낸 사람이 많습니다. 전구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찾기까지 10,000번이나 실험을 시도한 에디슨까지 가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사실 보통사람들도 정문술이나 한경희가 가졌던 것과 같은 정도의 직관을 수시로 맛보지 않습니까?  순간적인 예감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못하고 흘려버려서 탈이지만요.

어떤 직관이 가치있는 생각이었다고 증명되는 것은, 실천을 통해 세상에 드러날 때 뿐입니다. 끊임없는 인내와 실행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직관과 ‘지르기’를 판가름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이 직관적이라는 것은, 섬광같은 아이디어를 관철해내는 실행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인내를 따를 만한 것은 없다. 재능도 그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재능이 있음에도 실패한 사람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천재성도 대신할 수 없다. 써먹지 않은 천재성은 케케묵은 격언이나 진배없다.

교육만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세상은 고등교육을 받은 낙오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인내와 결단력만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 잭 D. 핫지, 습관의 힘--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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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퍼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ㅎ

    2008.07.22 06:2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내가 너무 늦게 깨달은 인생의 비밀 1호... ㅠ.ㅜ

      2008.07.22 08:41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