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치료 logotherapy'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0.03 <61호> 인생의 의미 (2)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 소식이 충격적입니다. 지난 번 안재환의 불행 이후로 너무 간격이 짧았던데다가 지독하다고 소문난 최진실이어서 더욱 놀라웠습니다. 싱글맘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그이, 아직 열 살이 안 된 두 아이에 대한 사랑도 불행한 선택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요. 한 아이의 이름이 ‘환희’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얼마 전 엄마의 성으로 바꾼 것이 떠올라 착잡합니다. 이제 또 다시 아빠의 성으로 바꿔야 하는 그 아이들의  유년이 가슴 아픕니다.


자꾸 고인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을 멈추려고 고개를 흔듭니다. 우울증이 외부로 드러나는 기질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성취보다도 마음의 평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린 나이에 최고 납세자 상을 받을 정도의 또순이였던 최진실, 청춘스타로 한 시절을 풍미하였으나 결혼실패로 인해 한달음에 추락하였지요. 이혼과정을 일일이 만천하에 공개할 때는 이해할 수 없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그것이 수십 억에 달하는 고급아파트의 소유권 때문이라는 분석기사도 있었지요.


인생의 함정에 빠져 그냥 잊혀질 것 같던 최진실은 TV 드라마로 화려하게 재기합니다. 워낙 소문난 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되어 오랜 공백 기간을 가진 터라 소속사도 없던 그이가 몸을 던진 연기로 부활에 성공한 것입니다.  최진실의 ‘악바리’ 근성에 세상이 손을 들었고, 그이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그 정점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많은 사람이 더욱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어렵게 탈환한 정상, 한창 손이 갈 아이들, 소문난 인맥도 그이의 절망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다시 한 번 인생의 의미를 짚어보게 됩니다. 재테크와 실용성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사람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 삽니다. 어떤 성공과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살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까요. 그리고 삶에의 의지는 인생의 의미에서 나옵니다.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만난 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명이 이렇게 엄청난 충격을 준 데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 나는 제멋대로였고 정신의 만족감 같은 것에 대해 진지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나도 같은 심정입니다. 나역시 제멋대로였고, 허전함을 충동구매로 달래며 정신의 깊이 같은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중년의 공백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책을 읽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생각을 합니다. 생활은 점점 단순해지고 생각은 점점 명료해지고 사람이 점점 다가 옵니다. 내가 시련을 겪지 않았더라면 결코 도달하지 못했을 성찰입니다.  시련의 이유를 알면 고통은 멈추고, 시야가 넓어집니다. 빅터 프랭클도 수용소라는 극한체험에서 의미치료 logotherapy에 눈뜹니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자살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살아가는 목표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한 연예인의 죽음에 접하여 다시 한 번 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스피닉스

    글에 언급하신 것처럼 "악바리", "또순이" 이미지였던 최씨였기에 죽음앞에 저도 잠시 제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ㅠㅠ

    2008.10.04 02:2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특히 중년 이후에 몰려오는 '극심한 피로'를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때로 사람의 마음이나 삶이라는 것이 '유리그릇'처럼 약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겠지요.

      2008.10.04 07:44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