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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매튜스 글 그림, 관계의 달인 - 인생의 99%는 관계가 만든다. 북라인 2008


인생의 행복은 삶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 책의 머리말 첫 줄을 읽으며 캬아~~  하는 소리가 튀어 나왔다. 이제껏 살아온 내 경험에 비추어 이 말은 사실이다. 인생의 행복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일과 목표, 실패와 고통 같은 것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태도라는 말은 가치관이나 철학과도 비슷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이나 철학보다도 태도라는 말이 훨씬 실제적이다. 머리 속에 얼마나 복잡하고 체계 잡힌 철학이 들었는지 몰라도 세상에 드러나는 것은 그 사람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에  ‘삶의 태도’ 말고도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한다. 바로 ‘사람들’이 그것이다. 이 말을 들으며 나는 가슴 속이 아리다. 내가 정말 늦게 깨달은 만고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좋은 줄을 몰랐던 탓에 인생의 기쁨을 많이 놓쳤을 뿐 아니라 성장기회도 놓쳤다. 독립적인 삶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야 한다. 이제껏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봐도 그 대답은 자명하다. 아이들이 크면서 말 배울 때, 내 말을 잘 받아주는 친구와 한 잔 할 때,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동호회와 함께 할 때 나는 행복했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삶의 목표가 우정이라고 했던 연암을 닮고 싶어진다.


이 책은 그토록 중요한 관계에 대한 책이다. 원제는 Making Friends 이지만 딱히 친구 사이가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 통용되는 책이다. 친구는 물론 부모와 자식, 부부,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모두에게 해당된다. 그처럼 사람사이를 결정하는 원칙은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놀랍도록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간단하고 쉬운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 관계의 바깥에 머물러 온 내 눈으로 볼 때 이 책은 모두 옳다!


다른 사람들도 당신만큼 두려워하고 있다

사랑은 살아서 성장하는 존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함께 설 수 있다

아무도 당신만 바라보지 않는다

달콤한 인생은 더불어 사는 인생이다

솔직해지면 문제도 단순해진다

당신의 행동을 일일이 설명하지 마라

사람들에게 ‘네가 틀렸다’고 말하지 마라

예절이 친구를 만든다


눈에 띄는 목차를 옮겨 본 것이다. 명백한 사실 아닌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지는 못하는 사실로 꽉 차 있지 않은가? 


한 고독한 여인이 레오 버스카글리아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 남편이 친절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 집 개한테 바로 그렇게 대하니까.”


우리도 언제고 이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나는 대학생이 된 아이들을 대할 때 자주 혼란스럽다. 어떻게 엄마역할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확신이 안 선다. 그래서 가끔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주저할 때도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의존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이 확대된다면, 나 역시 아이들 대신 애완견에게서 사랑의 결핍을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딸을 껴안으며 이렇게 말해 주었다.


“사람과 사람이 껴안을 때는 핏 속에 헤모글로빈이 증가한대. 헤모글로빈은 온 몸에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니 정말 중요하지. 그러니 우리 자주 껴안으면서 살자. 만일 서로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걸 저지하는 암호를 정하자. 헤모글로빈! 이라고 말하는 거야”


바로 이 책에서 배운 것이다. 딸은 일부러 ‘헤모로빈!’ 이라고 잘 못 말하며 한 번 더 웃겨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일방적으로 관계 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에 함몰되지 않는 주체성에 대해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너무나 쉬운 문체로 어려운 관계의 비밀을 파헤친다. 가령 남편의 폭력을 용인하는 것은 아내라고 말한다. 나의 중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경고하고, 그 경고대로 행동한다면 계속해서 아내를 무시할 남편은 없다. 그런데 남편의 폭력을 용인하는 아내는, 모든 핑계를 남편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개척하는 위험을 피하는 대신 남편의 폭력 속에 숨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자신의 태도로써 자기가 받는 대접을 결정한다.


이 책은 놀라울 정도로 쉽고 간단하다. 그런데 중요한 말을 다 하고 있다. 책 전체를 통해 거의 인용을 하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아래의 구절들을 읽어보라. 좋은 삶을 가져오는 원칙은 그렇게 어려울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네 살짜리 아이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서른 다섯의 다 큰 어른이 되었다면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나 본연의 모습을 갖추어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지성과 재치로 상대방을 압도해야 할 필요는 없다. 공통점을 찾아내거나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인간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상대방이 누구든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말은 행동의 대용물이 될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행동도 말의 대용물이 될 수 없다.



인생은 자신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무례하게 굴어서도 안 되지만,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는 사업과 같다. 아무런 변화 없이 정체해 있는 게 아니라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는 것이다. 관계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 그것은 당신이 살아가면서 아무것도 깨닫는 바가 없음을 의미한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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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오랜만예요. 미탄님.
    그 넘의 '관계'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 저같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네요.
    우리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하는 실수 중에
    '관계'에 가하는 해가 가장 치명적인 것 같아요.
    그건 인간살이가 서로 연걸린 관계에 다름아니기에.
    어떤 인간도 홀로 서서 아무에게 선함도 해악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죽음이겠죠.
    마지막 인용문에 끄덕입니다.
    올해 많은 '관계의 재산'을 놓거나, 잃어버리면서 받은 아픔이 있었는데,
    그게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이겠거니 싶습니다.
    아무 갈등없는 좋은 벗이 많았다는 것이나,
    갈등을 가질 벗이 없었다는 것이나 '사업'에 있어서는 정체 그 자체로군요.^^

    2008.09.04 11:41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이쿠! 제비꽃님의 댓글이 이 책보다 더 내공이 쌓인 것 같은데요. 이 두 문장 너무 좋아요!

      어떤 인간도 홀로 서서 아무에게 선함도 해악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죽음이겠죠.


      아무 갈등없는 좋은 벗이 많았다는 것이나,
      갈등을 가질 벗이 없었다는 것이나 '사업'에 있어서는 정체 그 자체로군요.^^

      2008.09.04 11:5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