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05.17 조용한 가족
  2. 2010.04.04 게으른 토요일 (2)
  3. 2009.07.25 <92호> 일상에 예술을 끌어 당겨라 (4)
  4. 2009.07.22 아들의 사진놀이
  5. 2009.02.03 위해주고 위해받기^^ (18)
  6. 2009.01.11 오래된 일기의 정취 (18)
  7. 2008.12.15 낯설게 보기 (10)
  8. 2008.05.15 한명석의 Second Life 10호 - 자녀를 놓아주자 (2)
좋은 삶/새알심2010. 5. 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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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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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새알심2010. 4. 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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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창조성을 회복하는 방법은 그냥 탁 놓아버리는 것이다. 읽고 쓰는 것이 시들하고 신통치 않으면 한 이틀 그냥 놀아 버린다. 어제는 낮잠 실컷 자고 저녁에 영화 한 편 때리고^^ 잤다. 토요일 아침, 순한 아기처럼 열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재료라곤 고등어 밖에 없는데 간장이 없다. 수퍼다녀 오는데 깜짝 놀랄 만큼 환한 햇살이 천지에 가득하다. 한낮이 다 되었으니 그럴 수 밖에!^^

서둘러 밥을 해 먹고는 아들 DSLR을 들고 산책에 나선다. 사진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한 번도 그걸로 찍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저 디카가 편하다고 할까. 그런데 오늘 화사한 봄햇살이 나를 새로운 경험으로 이끈다. 카메라가 무거워서 손목이 욱신거리고, 떨어뜨릴까봐 엉거주춤한 사이사이 그림자에 빠져든다. 햇살이 워낙 좋으니 그림자가 일품이다.  평범한 사진에 그림자가 이야기를 드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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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인듯 리본인듯 그림자가 꽃보다 더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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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과 소나무, 그림자로 분할된 구도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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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오늘의 베스트.^^  배경에 어른거리는 봄햇살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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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TV 앞에 가서 앉는다. 마침 새로 시작한 드라마 '신데렐라언니' 재방송이 있어서 다행이다. 인물과 설정이 분명하고 캐스팅이 탄탄해서 눈여겨 보았었다.  이미숙의 열연이 받쳐주고, 서우도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낼 줄 알았다. 다만 많이 컸다고 해도 천정명이 문근영의 포스를 받쳐주기에 역부족인 것이 서운했다.

TV 보는 사이 아들이 계속 피자를 해서 나른다. 셋이 네 판을 먹었다. 풋고추에 김치까지 얹은 것이  내 입맛에 딱이다. 워낙 요리를 좋아하길래  조리사나 제빵사 자격증을 권했더니 적극 검토중인데, 그렇게 되면 내 허리둘레가 더 넉넉해 질 것 같아 걱정이다.

어느새 또 하루가 미망 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다. 실컷 놀았으니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책 좀 읽어 볼까나?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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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퀴리

    토욜 딸내미가 학교끝나고
    도서관으로 직행 (증말루 11시까정 열공을?.. 흐미.. 좋은 것...)한지라
    간. 밀. 홍. 김.새.라..
    마트가야하는데, 중얼거리기만하다
    걍, 엎드려 종일~ 책만 읽어댔어요. ㅎ ㅎ ㅎ ㅋ ㅋ
    (프랭키빌려와 울다웃다 하느라구요......필독서?)

    간장, 밀가루, 홍고추, 김, 새우, 라면 사러 가야해요.
    (간미홍은 지인 이름 비슷하고, 김새라 김새..안잊구요..)

    꽃보다 고운 나비인 듯 리본인 듯한 저 사진
    맘을 흔드네요, 살짝!
    강좌가 봄처럼 피어나시나봐요, 따스한 봄햇살같은 글들...

    2010.04.04 08:13 [ ADDR : EDIT/ DEL : REPLY ]
    • 간미홍 김새라...
      그렇게 시작하는 시가 한 편 떠오를듯.^^
      베란다의 감자, 호박, 양파에 머물다 가는 햇살에 비춰
      자신의 속내를 노래한 시가 생각나네요.

      푸른퀴리님께는 프랭키가 다가 선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고, 참고가 되기도 하네요.
      30대 중반의 수강생 두 명이
      프랭키가 영 아니라고 해서
      아차! 필독서를 연령을 고려해서 복수로 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2010.04.04 10:27 신고 [ ADDR : EDIT/ DEL ]

 

아들이 요즘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다. 주로 수원 화성을 찍는데 나는 생각도 하지 못할 관점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 온다. 덕분에 우리의 대화가 아주 예술적이 되었다. 서로가 좋아하는 사진이 일치할 때는 뿌듯한 동지의식을 느꼈다. 반면에 각자 좋아하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아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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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용이 십자가를 잡아먹는 것 같다며 이 사진을 좋아했다. 나는 너무 인위적인 설정같아서 첫 눈에는 별로였는데 자꾸 보니 좋아졌다. 흐릿하게 처리된 십자가와 교회 지붕이 아주 독특해 보였다. 그러면서 하나 또 깨달았다. 아! 내가 사진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고 있었구나. 사실적인 의미 혹은 스토리가 없이도 이미지 자체 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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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이런 사진들이다. 하나는 어둠 속에서 깃발이 휘날리는 사진이다.  얼핏 보아서는 발없는 유령이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든 부채꼴 모양으로 빛나는 영상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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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조명등을 살짝 위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람의 ‘안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사진을 무수하게 복사하여 벽면 하나를 다 채워 놓으면 살짝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 안에서 혹은 주위에서 끊임없이 나를 감시하는 눈, 눈, 눈!


우리는 그 밖에도 피사체와 관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런 대화가 아주 마음에 든다. 다 큰 아들과 엄마가 나눌만한 대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들의 속마음이나 진로가 궁금해도 참견 같을까봐 별로 내색을 하지 않는다. 또 복학생 아들이 엄마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기란 쉽지 않다.^^ 이래저래  ‘밥 먹었니’ 하는 소리 밖에 할 말이 없을 때가 많다.  이런 대화는 지극히 의례적일 뿐만 아니라, 엄마라는 존재를 단순한 가사노동만을 수행하는 인물로 격하시킨다. 그런데 우리의 대화가 ‘밥’에서 일약 ‘사진예술’로 격상했으니 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


친구사이나 부부 사이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상적인 관계는 계속해서 물을 주고 뻗어 나가지 않으면 시들게 마련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키워나가고 창조해 나가는 공동관심이 중요해진다. 학문이나 종교, 성공 같은 것도 공동관심이 될 수 있지만 예술만큼 포괄적이고 강력하며 아름답지는 못하다. 예술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호기심만 있으면 우리는 얼마든지 일상 속에 예술을 끌어들일 수 있다.


낮에는 알바를 하니까 아들은 새벽과 저녁에 주로 사진을 찍는다. 엊그제는 새벽 4시 반에 나갔는데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한다. 저녁에는 또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놀란다. 사진작업을 통해 주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이다.  늦잠이나 빈둥대기로 허비했을 시간이 오롯이 살아나는 것도 알지다.


우리는 잘 놀기 위해 일하고, 일하기 위해 제대로 놀고 싶어 한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를 완전하게 방목시켜 본 사람이 치열한 집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하며 놀 것인가. 나는 예술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일상의 단면을 잡아채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러면 늘 주위에 대한 관찰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의미를 찾기 위해 예술가의 촉각은 늘 살아 있다. 좋은 것, 재미있는 것을 찾으면 예술가의 눈은 반짝인다.  예술은 우리에게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감탄을 되돌려 준다.  예술가들은 매력적인 것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살아간다. 니체는 현실에 짓눌려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술적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기술을 익히지 못해도 그럭저럭 살아가기는 하겠지만 알짜배기를 놓치는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은 것에 몰입하는 즐거움, 무언가를 생산해 낼 때의 만족감은 살면서 부딪치는 분노와 좌절을 극복할 힘을 준다.  또한 예술을 평생 배워서 이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라. 세상 만들기를 당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삼아라. 세상 만들기를 예술가에게 떠넘기지 말고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지도 말라. 아마추어도 꾸준히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기술을 발전시키고, 열정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분야라도 상관없다. 당신이 몰입할 수 있고 예술 행위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자극하며 꾸준히 보상을 안겨주는 것이라면 어떤 매개체라도 상관없다.


우리는 예술행위에 참여할수록 더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모든 예술은 작은 열망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해소되자마자  열망은 “또다시”라고 말한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나면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도록 재촉받는다. 이처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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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되어 사진에 심취한 지 일주일이나 되었나, 아들의 사진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볼록거울 속에 살짝 출렁이는 성곽과 도로의 모습이 상당히 함축적이다. 그저 그런 일상을 살짝 비틀어 보기를 권하는 것 같다.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맨홀 뚜껑 같기도 하다. ^^ 그 모든 것들이 예술 안에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빨간 글씨는  에릭 부스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에서 인용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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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부터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늘 그렇지만 미탄님의 글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무언가와
    생각하도록 강제하는 힘이 숨어있는 듯합니다.

    2009.07.25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어익후! 최고의 댓글이신데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입니다요.^^

      2009.07.26 13:36 [ ADDR : EDIT/ DEL ]
  2. 앨리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렸네요. 역시나 좋은 글로 가득하고, 또 역시나 딱 오늘 제 생각과 같은 글을 읽게 되서 넘 기쁘네요^^ 저도 동감이예요 - 한선생님글은 감동적이고 생각하게 합니다. 빈말아니예요 ㅎㅎ 오늘 우연히 읽은 구본형선생님 저서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에도 잘 놀아야 한다고 되어 있었어요. 저도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꼭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 등등 핑계를 대면서 계속 못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꼭 해보자 해서 예술의 전당에 미술프로그램에 등록했어요. 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마음은 신나네요^^ 예술에 대한 니체의 말은 정말 명언입니다. 미탄님 덕분에 알게됐네요. 또 들릴께요. 참, 책 나오게 되면 꼭 공지해 주세요. 싸인받으러 가게요 ㅎㅎㅎ

    2009.07.30 15:14 [ ADDR : EDIT/ DEL : REPLY ]
    • 앨리스님, 덕담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구선생님께서는 늘
      "일생을 잘 살려고 하지 말고 하루를 잘 살 생각을 하라, 그러다 보면 일생도 잘 살게 된다"고 말씀하시지요.

      예전의 내가 꼭 그랬지요.
      무언가 나다운 삶, 독특한 삶에 대한 갈증은 큰데,
      정작 매일매일은 권태와 무기력에 빠져 허비했었지요.
      이제 비로소 나는 구선생님의 말씀을 깨닫습니다.

      큰 목표는 있되 정말 중요한 것은 오늘이라는 것,
      목표 이전의 삶을 위해서도 그것은 정말 필수적인
      태도라는 것을 겨우 깨달았네요.
      실천으로 누리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니까요!

      일반 학원이 아니고 예술의 전당 프로그램이라니 감이
      잡히지 않네요. 관람과 습작을 동시에 하는 걸까요?
      마음이 땡기는 일이라면 한 번 끝까지 가 보시기를!
      도구 하나를 갖고 놀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훈련이 필요한데,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고서는 그 과정이 너무 고되겠더라구요.
      내가 그림을 훈련은 않고서 누리려고만 하는 것처럼요.
      취미는 사는 것이 팍팍할 때 언제고 찾아갈 수 있는 성소요, 제2의 직업의 실마리가 되기도 하지요.
      재미난 탐구과정 되기 바래요~~

      2009.07.31 09:21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삶/사진의 힘2009. 7. 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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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진을 찍겠다고 새벽 어스름에 나갔다 왔다. 오늘 잠결에 들으니 집 뒤 야산에서 새벽 4시에도 야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던데, 사진으로나마 새벽정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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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막 날아가려는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듯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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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한 놈의 사진도 아주 마음에 든다. 비둘기 눈이 저렇게 동그랗고 저렇게 인공적으로 생겼는지 처음 알았다. 또 놈이 은근히 전투적이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도 의외이다. 두상이 독수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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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등에 수북히 쌓여있는 날것들의 시체도 인상적이었다.  조명등 모양과 무늬도 독특하다. 나는 한 번도 조명등을 자세히 들어다본 적이 없었다. 불빛에 이끌려 왔다 죽어간 놈들 중에는 달팽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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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냥꾼 '거미'도 초대되었다. 몸통 색깔이 특이하고 다리가 아주 길다. 거미줄에  흰 색으로 굵게 나 있는 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관찰력을 기르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 다양한 표현방식을 체계적인 경험할 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 절실해질 때 내게 가장 알맞는 표현방식을 찾아 가기가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온 나라는 사교육 때문에 난리인데, 공교육 사교육 통털어 교육 생각만 하면 왜 '거대한 비효율'이라는 생각만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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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뻗어나가고 있어야 할 시기에 남아있는 세월의 자취는 무언가 생각하게 한다. 지금 초록이 지나쳐 검게 보일 정도로 강렬하게 너울대고 있는 담쟁이도 언젠가는 이렇게 말라 비틀어진다는 것, 그러나 수분이 빠져나가고 말라비틀어진 몸으로도 아직도 어딘가 향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마치 자벌레 같다.  더구나 이것이 끝은 아니리라. 해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처럼, 다시 그 뿌리에서 돋아나는 담쟁이.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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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새알심2009. 2. 3. 08:56


내일 아들애가 제대를 합니다. 엊그제 입대한 것 같은데 정말 세월이 빠르군요.
물론 아들의 전역은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 생활에 중대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아들이 대학에 갔을 때는 내가 충청도에 살 때라 서울의 외가에서 2년간 대학에 다니다가
입대했거든요. 그러니 4년 만에 다시 한 집에 살게 된 것이지요.

그동안 딸도 성인기에 진입했습니다. 무조건 엄마의 결정과 권위에 따르던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나는 스스로 합리적이고 자유방임형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는 나름대로 억압과 차별의 기억이
있는지 치받고 올라오는 기운이 장난이 아닙니다.^^
워낙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내가 아이에게 책잡힐 일도 많이 하구요.
딸과 나의 기질의 차이는 거의 '적과의 동침'수준인데요,
이제 와서 내가 나를 바꿀 수도 없고, 딸애 시집살이를 할 수도 없고해서 깨닫는 바가 많습니다.

성인이 된 자녀들과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해봐야겠습니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모든 것을 수용하며 자녀들과 도무지 '분리'가 되지 않았던 친정엄마 세대와
똑같을 수는 없겠다 싶은데,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관계의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우선 아이들을 독립된 성인으로 대하는 연습을 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기질을 절묘하게 나누어 가졌지만,
분명히 독립적인 개체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의견이 다른 것이 정상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을 뿐 나에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또 아이들의 정면 반대에 부딪치더라도 나의 결정을 따라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세상이 점차 넓어지고, 언젠가는 자신의 가정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형편없이 축소된 내 세상에서 아이들이 돌아봐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더욱 가열차게^^  내 세계를 키워야겠다는 생각,
애착과 분리의 균형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야겠구나 하는 생각,
이제 절대육아기간은 끝났지만 사회적인 부모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
무엇보다도 우리가 함께 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 기간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집니다.

우선 재미있는 구상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서로 위해주고 위해받는 훈련을 충분히 해 보자는 생각입니다.
무조건 보살피고 희생하는 것만 해 왔을 뿐,
대접받는 것을 배우지 못한 친정엄마를 보면서 느낀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핵심도 give & take 라는 생각이 들구요,
막 자의식이 생겨서 주변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며  모조리 적으로 만들 기세인
딸에게도 필요하고,
누가 위해 준 사람도 없는데 다분히  유아적인 자기중심성을 갖고 있는  아들에게도 필요하고,
전통적인 엄마 자리에 새로운 엄마 상을 놓고 싶어하는 내게도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귀족놀이'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는데요,
일 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한 사람을 최상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요리를 비롯한 모든 잡무에서 해방시켜주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훈련을 하는 거지요.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에게 행하고,
또 적절한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자존감을 키우는 데 유용할 것 같지 않으세요?

그 밖에도 성장한 자녀들과의 생활을 무슨 프로젝트처럼 해 볼 생각입니다.
이 과정을 언제고 책으로 펴 낼 수 있을지 누가  압니까?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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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귀족놀이'... 재미있는 발상인 듯 합니다. 나중에 꼭 성과를 알려 주시길 바랍니다. ^^
    가끔 우리 아버님도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교육자로 한평생을 살아 오셨기에 아마도 상대적으로 친구들의 부모님들보다는 덜 하리라 짐작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게 생각만으로는 쉽지가 않은 법이지요. 머리가 커질 수록 함께 식사를 할 시간이 줄어들어 더 심한 것 같기도 하고. ^^
    온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저녁식사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

    2009.02.03 13:49 [ ADDR : EDIT/ DEL : REPLY ]
    • 한때 분신이었던 만큼 ^^ 독립된 개체임을 인정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거에요.
      또 자녀들이 늘 부모에게는 소홀하잖아요?
      무심함, 시쿤둥함, 면종복배, 무례함... 나도 그랬으면서도 - 아직 그러고 있으면서도 --
      막상 그런 대우를 받으면 망연자실해지지요.

      예, 제대날 포함 사흘동안은 왕자대접해 주기로
      했으니, 맛있는 것도 먹어 주어야겠지요. ^^

      2009.02.03 21:27 신고 [ ADDR : EDIT/ DEL ]
  2. 푸른퀴리

    오늘은 더 따뜻해졌어요.

    모든 이 (기억이....)를 사랑하되,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거든
    나의 (그)사랑하는 방법에 문제가 없는 가 늘 살펴보고, 되돌아보라!
    맹자님말씀이었던가,
    이 말에 꽂혀 맘에 품은 스무살시절무렵이 아련~합니다.

    `프로그램` 이 단어 , 참 힘?있다 좋아?하는데....
    디테일할수록 생동감있을테고요....
    요즘 젊은 남성, 아빠, 들은 한달에 요리 1가지 마스터하기는 필수라던데요?
    1년이면 자랑할 레시피가 12가지!

    점점 세상은 부드러움을 요구한다죠, 섬세하구...
    미탄님! 아드님의 제대, 새로운 생활에 윤이 돋길 바랩니다.^^

    2009.02.03 15:58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다시 읽어보다가 '프로그램'이라는 단어를
      '프로젝트'와 '실험'이라는 단어 중 하나로 고치고 싶은 거에요. 결국 프로젝트 낙찰! 어느 쪽이든 명확한 계획과 책임의식, 최선의 진행, 냉정한 평가...가 필수라는 생각이네요.

      이제 와서 내가 깨닫는 것 하나는,
      나 정도로 데면데면하게 살아서 될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지요. 성장한 자녀와의 관계조차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고, 남 대하듯 인내하며 가지 않고는 쉽지 않으리라는 예감이에요.

      아들은 요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약속을 지키게 하는 방법이 더 문제일 거에요.

      정말 봄이 저만치 오고 있는 느낌이에요.
      이 죽일 놈의 빠른 세월 ㅜ.ㅜ
      푸른 퀴리님의 일상에도 풋풋함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2009.02.03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3. 우와, 이런 마음이 멋지십니다. 미탄님...^^
    저도 저희엄마랑 적과의 동침수준입니다. ㅎㅎㅎㅎ
    같이 있음 내내 서로 싫은소리만 하지만..!! 떨어져있으면 또 죽고못살게 걱정하기도 하고요..(주로 엄마만..-_- 전 나쁜딸인듯..ㅠ)

    그나저나 아드님 전역 축하드려요~ 제 둘째동생도 올해말에 전역이지 말입니다. ㅎㅎ

    2009.02.03 19: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통적인 부모님들은 자녀와 완전히 한 몸이시니까,
      자녀의 일상을 자신의 문제보다 더 생생하게 걱정하시지요.
      내 친정어머니께서 같이 늙어가는 나를 다섯 살 배기 취급하시는 것처럼요.
      그 영원한 짝사랑, 돌봄으로 일관된 역할은 아니다 싶은데, 어느 정도의 거리와 배려를 해야할 지는 아직도 막막한 거에요. 그래서 은근 헷갈린답니다.
      명이님, 축하 고마워요. ^^

      2009.02.03 21:39 신고 [ ADDR : EDIT/ DEL ]
  4. 푸른퀴리

    프로그램, 프로젝트, 프로그램, 프로젝트.....Project, 좋아요!
    그렇네요! 이래서 뭐가 안된거군..음...했답니다. 너무 개성을 존중?하는 말랑하고 보드라운 힘<?>이라니, 군기가 빠졌군. ㅋ ㅋ
    임무완수하고 놀앗,하면 어릴땐 ~넵~하고 말도 잘 듣더니.....

    좋은 성과 내시리라 믿습니다. 봄이 왔잖아요.^^ 입춘이라네요.

    2009.02.04 16:3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친정어머니께서는 전형적인 희생파이시거든요.
      주는 것에 자동화가 되어 있을 정도이면서
      받지 못하는 것에도 자동화가 되어 있으니까,
      비교적 삶에 대해 생각하는 편인 나조차
      짜증이 나고, 불손하게 되고,
      이어서 죄책감을 갖게 하시거든요.

      여기에도 틈새가 있다 ~~ 싶어요.
      자녀를 떠나보내는 시기의 어머니들에게
      새롭게 다시 자기로 서는 훈련이 필요해요.

      도처에 기회이고 도처에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자신의 열정과 직관을 믿고 따라가며
      필요한 기술을 연마해 나간다면요.

      2009.02.05 09:38 [ ADDR : EDIT/ DEL ]
  5. 귀족 놀이라...저도 해보고 싶기는 한데,
    저희집의 귀족놀이는 당분간은 일방적이 될 것 같습니다. 누가 혜린이를 이기겠습니까..ㅎㅎ

    이 말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을 뿐 나에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가끔씩 그 조그만 아이에게도 화를 내려 하는 저에게 딱 필요한 충고네요 ^^;;

    2009.02.05 04:0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내 자존감의 근원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있지요.
      지금도 마음이 약해지려고 하면 마음 속으로 아버지에게 기도를 합니다. 이미 돌아가셨을지라도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핑 돌면서 다시 새 마음이 되지요.

      그러니 아낌없이 사랑해 줄 밖에요.

      "나는 언제까지, 항상 옳은가?"
      이 질문을 어디에선가 보았어요.
      그 후로는 내게 정면 반대하는 사람을 접해도 그다지
      힘들지 않게 되었지요.
      도가 트려나, 자꾸 넓어져서리...^^

      2009.02.05 09:42 [ ADDR : EDIT/ DEL ]
  6. 미탄님, 아드님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군대라는 곳이.. 안가봤지만.. 참 무섭고 힘든 곳이잖아요..
    그런곳을 몸 건강히 무사히 잘 견디고 나왔으니..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그래도 마음에 혹 상처는 안남았는지 미탄님이 잘 살펴 혹여 있다면 함께 풀어가실줄 압니다.

    사진속에 오누이가 참 다정하고 예쁘네요^^
    어느새 저렇게 훌쩍 커서 멋진 어른들이 되었단 말이지요?
    다큰 아이들과 새로운 관계맺기, 잘 되시길 빕니다.
    저는 똑순이가 크면 함께 여행을 많이 하고싶은데요... 자기가 가보고싶은 곳을 찾아서, 준비해서.. 함께 떠났다 돌아오면 각자 조금씩 더 성장해있는.. 그런 여행.
    과연 엄마랑 그렇게 친구처럼 다녀줄지 벌써 조금 걱정이지만요~^^;;

    2009.02.05 16: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중3된 아이에게 엄마가 외식 같이 하자고 사정하는 것을본 적이 있어요. ^^
      '부모팔아 친구산다'는 그런 시기도 있겠지요.

      그런가하면 언젠가 떠나게 되어있는 자녀들 자리를
      무엇인가로 채워야 하는 때도 있구요.
      이래저래 '공부'와 '성장'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를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몰입하는 기쁨을 누리고, 삶을 주도하는 강단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길어진 인생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이요.

      물론 똑순맘에게는 아직 아득한 이야기지요.
      십오년 정도 '품 안의 자식' 시기를 맘껏 즐기시기
      바래요~~ ^^

      2009.02.06 20:42 [ ADDR : EDIT/ DEL ]
  7. 축하드립니다. 이전과는 많이 다를텐데 앞으로 생활이 기대되시기도 하고 걱정되시기도 하고 그럴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을 뿐 나에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이 말씀이 가슴에 확 와닿네요. 저희 큰 아이가 커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9.02.06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오오~~ 아직 자제분이 그다지 성장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아버지들도 그런 갈등을 겪으시는군요. ^^
      한참 쉐아르님 힘들어 하실 때, 자제분 진학문제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잘 진행되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잘 마무리하셨겠지요.

      2009.02.06 20:45 [ ADDR : EDIT/ DEL ]
  8. 제비꽃

    조.......사진 속의 아드님, 참 귀여운 인상이예요.^^;;
    가끔 출현하는 사진 속의 따님도 톡 쏘는, 상큼한 레몬향이~
    미탄님과 자녀분들, 세 사람의 공동생활이 마치 영화처럼 기대됩니다.
    '위해주고 위해받기'라면 곧 '사랑하고 사랑받기' 겠지요?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 다큐를 제작했으면....아니 제가 좀 부지런하다면 직접 찍고 싶네요. 청년기 자녀와 함께 하는 이런 발상이 얼마나 신선한 지요. 세상에 좀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예요.

    2009.02.06 18:4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다큐제작이라~~ 재미있는 발상을 했네요.
      하긴 가능할 것 같아요.
      책의 소재로 충분하다는 직감을 받았으니,
      영상물도 가능하겠지요.

      갈수록 부모자식관계를 포함해서 모든 인간관계에 좀 더 조심스럽게, 한 번 더 생각하며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일치지 않고 깨달으면 더 좋으련만. ㅜ.ㅜ

      2009.02.06 20:53 [ ADDR : EDIT/ DEL ]
  9. 안녕하세요, 미탄님! 2008 올블로그 어워드 최종 후보에 선정되셨다는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정식 후보 등록 확인은 오는 16일 오후, 어워드 페이지에(http://award.allblog.net)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각 부문별 투표를 진행하는 별도의 페이지 이외에 투표 위젯을 배포할 예정입니다. 투표는 16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됩니다. 기타 궁금하신 사항은 올블로그 운영팀 메일(ace@blogcocktail.com)이나 운영팀 블로그(http://mindlog.kr/ace)로 문의해 주시면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8 올블로그 어워드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_ _)

    2009.02.13 16:3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예, 수고많으십니다.
      방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02.19 00:51 [ ADDR : EDIT/ DEL ]

좋은 삶/새알심2009. 1. 11. 12:10

블로그이웃 토마토새댁님의 아들이 블로그를 시작했다길래 가 보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명석이가 -- 이 친구 이름이 나와 똑같다^^--  참 성숙해 보인다.  문장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의젓하기가 거의 중학생 수준이다.

'내가 나를 알아보는 장소'라는 카테고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에 대한 관심과 성찰이 모든 삶의 기본인 것을 생각할 때, 벌써 독립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작은 일에서도 자신의 기질을 발견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부쩍부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생각난 김에 아들애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쓴 일기장을 들쳐 보았다. 학교에서 반강제로 시켜서 쓴 일기이지만, 이제 와서 보니 이보다 더 귀할 수가 없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그 자체가 세월인 오래된 공책들, 우리 가족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기록들... 아날로그적 정취가 가슴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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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때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쓴 일기, 이 일기에 담임선생님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하는 댓글을 적어 주셨다. 어린 아이가 너무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셨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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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5학년 때 쓴 일기. 많이 서툴지만 산문시같은 느낌이 든다.
초월과 비범의 상징인 새가 '아무 생각도 마음도 없이 오직 살기 위해 먹이를 먹고 있는' 데 대한 연민이 담겨있고, 그런 새의 모습과 인간이 오버랩되고 있다면 내가 너무  앞서 가는 걸까.^^

"언제나 나는 날고 싶었다."
아들이 언제까지나 이처럼 비약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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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요렇게 감칠맛나는 기록도 있다. 6학년 화이트데이에 같은 반 여학생에게 사탕을 준 일. ㅎㅎ 1997년 시골 면단위 학교에서 처음으로 화이트데이를 챙긴 사건이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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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때 일기. 채변을 하면서 비위약한 내가 '윽, 윽' 거렸다는 거지. ㅎㅎ 덕분에 나도 그 옛날로 날아가 본다.

아이들의 옛날 일기장을 훑다 보면,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은 일이 많다.  살짝 잊고 있던 일을 일기가 생생하게 살려 주는 것이다. 나도 묵은 일기에서 중요한 선택의 단초를 발견한 일이 있다. 기록은 기억을 보존하고 보완함으로써 완성시켜 준다.

나도 요즘 컴퓨터로 일기를 쓴다.  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어, 어쩌다 엽서라도 쓸라치면 글씨가 낯설고 안써질 정도이다. 요즘 아이들은 아예 손글씨로 쓰는 일기장의 정취를 모른다고 생각하니, 변해가는 세태에 아련한 그리움과 어이없음이 겹쳐진다.
디지털 시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이미지와 음향과 댓글까지 멀티풀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아쉬움을 달래야 하려나?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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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옛날로 돌아가보신다구요?
    전 까마득해뵈는 미래를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똥오줌이라도 가릴 줄 알면 참 편하겠다 싶습니다...
    ㅎ..ㅎ..ㅎ..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역시 웃어야겠죠?
    ㅎㅎㅎ

    2009.01.11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지나고 나면 그 시절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절정시기의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우.
      '겨으니'가 볼일 본 쉬통은 즉각즉각 비우면?
      아니 그랬다면 '데자뷰' 의 빛 좋은 사진은 잡을 수가 없었겠지요? ^^

      2009.01.11 20:25 [ ADDR : EDIT/ DEL ]
  2. 자녀분의 일기를 간직하고 계시네요. 저는 아직 어린데도 일기장들이 어디 가있는지 모르겠어요. 늦기 전에 잘 간직해놔야 겠습니다.

    저는 요즘 일기장에 일기를 씁니다. 디지탈의 장점이 자꾸 머리속에 떠오르지만 아날로그의 감성을 버릴 수는 없어서요 ^^

    2009.01.12 16: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저야 외곽에 사니까 자주 흙을 밟고 살지만,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전혀 흙을 밟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것에
      가끔 진저리가 쳐질 때가 있는데요 ^^
      손글씨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저부터도 글씨 못 쓰겠던데, 쉐아르님이 대단하시네요. ^^

      2009.01.12 23:25 [ ADDR : EDIT/ DEL ]
  3. 우앙, 미탄님의 본명을 알아버렸습니다...!? ㅎㅎ
    안그래도 명석이가 블로그를 한단 이야기를 토댁언니 글을 통해 보고서 참...후훗, 하고 있었더랬지 말입니다.
    예전 미탄님 아드님의 일기를 보면서.. 제 기억이야기는 어디에 적어놨나 주섬주섬 찾아봐야지 하고 있습니다.
    이제 블로그가 일기장이(?) 되어버렸지만, 말이죠...^^

    2009.01.13 1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내게도 블로그가 일기장이 되었지만, 한번씩은 하도 매만져서 종이끝이 나풀거리는 오래된 일기장과 손글씨가 그리워진다지요~~

      2009.01.14 08:13 [ ADDR : EDIT/ DEL ]
  4. 미탄 언냐 정말 감사해요.
    이렇듯 따듯하게 봐 주셔서...
    아직 글도 생각도 정리되지 않아 솔직 그 자체이기에 어른의 시선으로 보시기에 언짢은 일이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예쁘게 봐 주세요.
    이 애미 보기에는 해나가는 그 것으로도 대견스럽긴 하지만 잘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주신 책들은 잘 받았답니다.
    어제 녀석이 포스팅을 하더라구요..ㅎㅎ
    사진도 찍어 넣고 뭐라고 쓰기도 하고...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09.01.14 09:10 [ ADDR : EDIT/ DEL : REPLY ]
    • 의젓하기만 하던데 언짢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장남은 장남답고,
      둘째는 둘째답고,
      막내는 막내답고,
      보기 좋기만 하네요. ^^

      2009.01.14 20:24 신고 [ ADDR : EDIT/ DEL ]
  5. 화이트데이 일기가 참 좋네요~ ///^ܫ^/// 아릿한 추억도 떠오르고...
    모아놨던 연습장들을 이사할 때 짐 줄인다고 싹 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일기장도 같이 버렸죠.
    워낙에 허접 문장력이라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아서 망설이지 않고 버리긴 했지만...
    자녀분의 일기를 보고있으니 좀 후회가 되네요. -ܫ- ;;;

    2009.01.14 19:1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정말 그렇지요?
      신00 라고 시골학교에서 눈에 확 띄는 여학생이었어요. 운동회 때 구령대 위에 올라가서 전체 학생 체조를 지도하는... 그럭저럭 아들애도 자꾸 추억이 쌓이는 나이가 되어 가네요.

      해바라기C님, 요즘 쓰는 일기는 버리지 마세요.
      또 예전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다시 복원하는 작업을 하셔도 좋구요. 얼마나 애틋한 에피소드가 되살아나는지, 또 내가 반복하는 행위의 패턴이 드러나는지 몰라요. 일기는 가장 좋은 자기계발서요, 아이디어의 보물창고로 보이니까요. /// -ܫ- ;;; <----- 얘 너무 이뻐요.

      2009.01.15 07:45 [ ADDR : EDIT/ DEL ]
  6. 주홍락

    이게 정말 내가 쓴 일기란 말야?
    몇개는 전에도 봤지만 몇개는 거의 일기 쓴뒤로 처음 보는걸.
    짧게나마 얼마 안남은 군생활을 기록하고 있는데 ...
    끝을 향해 힘겹게 버티고 있지. 하루마다 알고싶지 않은 것들을 알아가며.

    2009.01.14 19:15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끝이라고 어영부영 한 달 이상을 허비하고ㅡ, 또 사회나와서 시작이라고 또 적응하는 데 두 어 달 걸리면 시간이 너무 아깝지.

      왜 시험공부할 때도 준비하느라 시간 왕창 쓰는 애 있잖아. 그런 식이 되지 않게 늘 자문해봐.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내게 도움이 되고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인가?"

      2009.01.15 07:44 [ ADDR : EDIT/ DEL ]
  7. 미탄님~!!!
    덕분에 어린 블로그 친구 한 분 얻고 갑니다..
    어일 적 일기와 연애편지 ..지금보면 얼굴이 화끈거리지요^^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2009.01.15 1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예, 저는 특히 똑같은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제일 민망했답니다.
      덕분에 '아! 내가 이렇구나'하고 깨닫기도 했지만요.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2009.01.15 19:43 [ ADDR : EDIT/ DEL ]
  8. 1997년은 제가 대학교에 입학한 해입니다. 그 해 시골 면단위 '그' 학교에서는 그런 중대하고도 애틋한 사건이 벌어졌었군요-^^
    1997년이, 제가 스무살이던 그 해가 벌써 이렇게 아련하게 그리워해야하는 시절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 해 초등학생이던 소년이 어느새 군대를 다녀온 청년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정말로..^^. 휴.

    2009.01.16 19: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그야말로
      Time Oh Good Good Time, Where did you go?
      가 되는 거지요.

      2009.01.17 09:48 [ ADDR : EDIT/ DEL ]
  9. ㅋㅋ 이거 되게 재밌는데요?
    저도 초등학교때 쓴 여러권의 일기장이 있는데 결혼하면서 모두 두고와 당장 꺼내 볼 수 없는게 아쉽네요. 언젠가 한번 온 식구가 모여 형의 25년된 일기장을 꺼내 본적이 있었는데, 다들 훌쩍 그시절로 날아간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기적으로 한번씩 해야할 행사일 듯^^

    2009.01.21 06:2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불과 몇 년 있으면 아이가 경빈씨 일기를 보게 될 테니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지요?
      근데 아이 모습하고 육아일기를 보관하는 블로그는
      따로 있는지?

      2009.01.21 10:10 [ ADDR : EDIT/ DEL ]

좋은 삶/새알심2008. 12. 15. 09:27

0123


춘천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을 면회하고 왔습니다.  벌써 네 번 째 가는지라 소양댐이며 청평사, 공지천 모두 둘러 보아  갈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북카페에서 죽치고 있었습니다. ^^ 어째 보고 싶은 영화도 없더라구요. 쇼핑도 하고 먹고 난 과일 껍질로 꾸미기도 하며 놀다가, PC방에 나란히 앉아 각자 자기 할 일을 할 때는 아주 신기하고 낯선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성장한 아이들과 지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니까요. 품 안에 있을 때의 기억은 생생하지만, 입시, 대학, 군대로 이어지는 기간은 단절이기도 했으니까요.

돌 날 흰 고무신을 신고 마당에서 제 장난감자동차를 닦던 그 아이가 아닙니다. ^^ 중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자꾸 영어단어를 물어보길래, 왜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 내게 물어보느냐고 했지요. 아이의 대답인즉, 내게 물어보는 것이 더 빠르다는 거였지요.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었지요. 아직은 내가 아는 단어가 더 많을지 몰라도 오래지 않아 우리의 입장이 바뀔 거야. 너는 더 넓은 세상으로 훨훨 날아 갈 거야... 라구요.  

바로 그 시점이 된 것입니다. 아들은 한 달 반만 있으면 제대입니다.  아들의 전역은 감격스럽지만, 우리 생활에 중대한 변화가 오는 것이 살짝 긴장되기도 합니다. 성인이 된 아이들과의 관계정립에 내가 자주 헷갈려 하고 있거든요. ^^  애착과 분리의 균형잡기일 수도 있고, 역할변화에 대한 적응일 수도 있구요.

아들은 제 할 일을 알아서 하는 편이라 이제껏 싫은 말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습니다. 내가 아이를 키운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월은 그렇게 빠르군요. 이제 완연하게 의젓해 보이는 아이를 보며 내가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지요. 갈수록 우리의 역할은 변화할 것입니다. 아이가 내게 영어단어를 물어 보았듯이, 나는 좀 더 많은 것을 아이에게 물어보아야 할 지도 모릅니다.

갈수록 나는 나이가 들고, 아이들은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 사이에 주도적인 역할이 바뀌고, 나는 점차 보조가 되거나 배경으로 밀려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미리 걱정하지 말고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 처럼 호기심을 갖고 부딪쳐 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모든 것을 배려하며 자식만 해바라기하는 전통적인 모성보다, 따로 또 같이 성장하며 낯선 것은 낯설다고 말하면서요. 나는 전통적인 엄마 역할보다 그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지나친 밀착이 아닌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없는 관계란 그 때부터 죽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인간관계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다, 성장도 후퇴도 없이 고정된 인간관계란 없다는 것은 모자 관계에도 성립할 지도 모릅니다. 굽이굽이 새롭게 펼쳐질 국면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의 모자가 되어갈 지, 조심스럽게 그 첫 장을 엽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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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요..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을 보며 '내가 얘를 키운 적이 있었나' 낯설어하게 되는-
    돌날 신었던 하얀 고무신을 기억하는 엄마, 아들도 어린시절 바라보던 젊은 엄마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있겠지요..
    두분의 새로운 관계정립은 꼭 잘 되리라 믿어요.
    미탄님, 화이팅!

    2008.12.15 16:45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주로 사진과 일기를 통해 기억이 새롭게 살아나곤 하지요. 아이들이 초딩 때 쓴 일기장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어요. 아이들은 모두 시인인 것이 맞더라구요. 언제 한 번 포스팅해야겠네요. 똑순맘이 열심히 기록하는 것도 좋구요, 특히 똑순이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을 보관하면 좋지요.
      지금으로선 살짝 아득하겠지만요. ^^

      2008.12.16 07:12 [ ADDR : EDIT/ DEL ]
  2. 앨리사

    "따로 또 같이 성장" 이란 말 참 좋습니다.
    저는 여자이지만 어머니이지는 않기 때문에, 모성애를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감히 자식들로부터 한 걸음정도 떨어질 수 없겠느냐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지만
    그런 어머니들을 볼 때면 존경심이 우러나오기도 합니다.
    미탄님. 멋진 아드님이 참 든든하시겠습니다.^^**
    그런 아드님과 늘 성장하는 미탄님의 더 멋진 미래를 그려봅니다. 화이팅!

    2008.12.16 08:5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짧은 글이지만 너무 자식들에게 매여있는 여자들에 대한 평소의 느낌이 살짝 묻어날 듯도 하군요. ^^
      수명연장시대의 새로운 부모자식관계~~ 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분명한 성과물은 없어도, 매일의 삶과 매일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앨리사님의 덕담 고맙습니다. 아주 청명하고도 살짝 쌀쌀한 날씨가 좋네요. 좋은 하루 되시기를!!

      2008.12.16 10:52 [ ADDR : EDIT/ DEL ]
  3. 울 엄마는 늘
    "엄마는 자식에 대한 짝사랑을 빨리 버려야한다"고 하시는데
    그녀는 짝사랑을 버렸을까요??? ?^^
    한번 물어봐야 겠어요.ㅎㅎ

    아드님이 언냐를 닮으셨나요?

    살짝 웃는 미소의 분위기가 언냐를 닮은 것 같아요~~~
    건강하게 제대하시길...

    언냐 건강하세요^^

    2008.12.16 2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 토댁님 어머니께서 나랑 생각이 잘 맞네요.
      성인이 된 자녀에게는 물리적인 부모가 필요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거든요.
      그 자리에 어떤 신 모성을 놓아야 할 지가 내 숙제이구요.

      아들이 어려서는 '이래서 분신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지요. 딸은 아빠를 닮고! 유전자가 나뉘는 것도 참 신기하지요?

      2008.12.17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4. 미탄님 아드님이 벌써 제대할 나이군요.
    그런데 아직도 돌 모습이 오버랩되나요.
    제 꼬맹이도 곧 군대갈거란게 머리론 이해되는데 마음으로 실감이 안나네요.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는 아들분과, 또 달리 새로운 삶 벅차게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

    2008.12.16 22: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얼굴보기도 어려웠던 고딩,
      외가에서 지낸 2년간의 대학생활에 이어
      군대에 가서 그런가봐요.
      아들이 너무 갑자기 커 버린 것 같아요.
      모든 어머니가 품 안의 자식이었던 때를 기억하느라
      성장한 자녀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지도 모르지요.
      덕담 감사합니다.

      2008.12.17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왓 미탄님 벌써 아들이 제대할 나이라면..흠흠.
    전 이제 시작이지 싶어지네요.
    녀석이 군대갈때도 제가 블로그를 계속 하고 있을까요?
    기록으로 잘 남기고 있을까요?

    분발해야겠습니다. 작심 3개월 작심 3년이 되지 않도록.

    2008.12.22 23: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이만이 중요한 변수이던 시대는 점점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블로깅에서는 돌이아빠님과 별 차이없는 시작단계랍니다. 저는 1년 정도에 12만 막 넘겼네요. ^^

      2008.12.23 11:00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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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군대 간 아들이 여자친구 주려고 만든 보석함입니다. 군대에서 만든 것을 휴가나와서 마무리 작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옆구리 쿡쿡 찔러서 내 것도 하나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  빠른 속도로 성장해가는 아들을 보며, 감개가 무량합니다.


“나는 내가 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이제 난 그의 인생을 지켜보기만 할 뿐, 이제부터는 삶이 그를 다듬어 나갈 차례였어.”, ‘중년의 위기를 맞은 로미오와 줄리엣’  저자의 표현이 참 정확합니다.


역사적으로 부모와 자녀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적은 없습니다. 1900년 경에는 두 세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20년 정도에 불과했는데, 오늘날 남성은 50년, 여성은 55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중에서 부모 대 아이로 있는 것은 20년에 불과합니다. 성인 대 성인으로 지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새로운 관계를 맺지 못하면, 만만치 않은 갈등이 빚어질 염려가 있습니다.


성인이 된 자녀들의 세계는 계속해서 확장됩니다. 반면에 부모의 세계는 점점 축소됩니다. 부모와 자녀가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역전됩니다. 그런데도 품 안의 자식 취급을 하면, 점점 물정모르는 ‘꼰대’가 되어갈 뿐입니다.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맺을 것인가, 그것은 내게도 커다란 숙제입니다만, 이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자녀를 놓아주자, 부모 노릇은 60세가 되기 전에 끝내자, 그 자리에서 다시 고민해보자는 것 하나 말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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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많이 공감되는 글입니다. 자식은 슬하에 있을 때 기쁨을 누린 것이 전부라는 말처럼.
    무릎에 앉히고 사랑해주던 그 시기는 얼마나 짧은지요. 아이를 늦도록 업어주던 것은 그 기쁨을 연장하고 싶은 저의 마음이었죠.
    자녀와 분리된 인생 2막을 시작하려면 우리 나이 40정도부터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성년이 되어 독립할 때, 잘 떠나보내려면 나의 놀이나 일이 확실해야 서로 부담없이 분리가 될 것 같아요.

    2008.05.21 00:5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우리 부모님 세대가 무조건적인 헌신으로 해서 짜증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인정과 회귀는 보장받았잖아요. 우리 세대 특히 나처럼 자기중심적인 엄마의 정체성에 고민이 많아요. 아~~ 이 부분에도 직업적인 틈새가 있을 수 있겠어요. ^^

      2008.05.21 07:42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