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11.13 거리에서의 말.말.말 (13)
  2. 2008.08.13 어처구니없는 죽음
  3. 2008.05.30 <19호> 인생은 팀스포츠다 (2)
  4. 2008.05.21 '사람'이라는 말을 배우다
좋은 삶/새알심2008. 11.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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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언제까지 여자랑 같이 영화를 봐야 하는걸까?”

“그것도 여자형제랑”


-- 신촌 메가박스에서 뒤에서 들려온 말 --


“아무개는 집을 판대, 팔아서 다 쓰고 죽는대”

“..... ”


-- 산책로에서 어느 부부가 나누는 말 --


“엄마... 저 위에 가면... , 저 위에 가며언... 음, 저 위에 도착하면...

음... 뭐가 있어?”


-- 등산길에서 한 꼬맹이가 한 말 --


“한 번 하고 싶습니닷!”


-- 거리에서 커플 중 남자애가 소리친 말 --



최근에 거리에서 들은 말들이다. 이상하게 서로 연결되면서 그냥 묻어버리기엔 아까워서 기록해 본다. 영화관 뒷 좌석에서 들려온 목소리, 차마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 경쾌한 푸념에 웃음이 큭! 터져나왔다. 몇 살 터울이길래  그렇게 친한지, 살다보면 남자보다 자매가 더 좋을 때도 있을꺼구만. ^^


등산복 차림을 한  부부 중 여자가 한 말이다. 50대 후반 정도로 보인다. 그들이 아는 누군가의 결정을 지지한다. 모든 것을 자식에게 베풀고, 도대체 자신을 위해서는 돈 만원도 쓸 줄 모르는 친정엄마가 떠오른다. 아들을 애인처럼 대하고, 딸들과 말섞고 싶어 애타는 엄마에게는 ‘나’라는 영역이 없다. 엄마가 다녀가고 나면 언제나 내 마음에 죄책감이 남는다.


2주 전인가, 광교산에 올라가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길이 좁다보니 거의 집회에 참여하려는 사람들 처럼 몰려가는 형국이었다. 다섯 살이나 되었을까 아주 작은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가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려는데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지 아이는 자꾸 말을 멈추었다. 무슨 말이 나오려나 일부러 걸음을 늦추며 아이의 말을 들어보았다. 과연!  아이다운 천진한 물음이었다. 무작정 위로만 올라가고있는 애벌레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아이 같았다. 아이가 ‘도착’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놀라웠다. 엄마가 책을 많이 읽어주는 아이인가 보다.


어제 치과에 가는데 앞에 한 커플이 거의 붙어서 걸어가고 있었다. 유독 가랑가랑해 보이는 몸매와 허술한 차림에서 이상하게 결핍이 느껴졌다. 아주 앳되 보이기도 하고. 느릿느릿 운동화를 끌며 걷는 그 애들을 스쳐 빨리 지나가는데 남자아이가 소리치는 말이 들렸다.  드라마에서 ‘나는 아무개를 사랑합니다!’ 공개선언 하듯이 결연하고 높은 음성이었다.


한 줄의 문장에서 스토리를 느낄 정도로 오래 산 탓일까, 사람이 점점 친근하게 느껴지는 탓일까, 한 문장만 듣고도 ‘60초 소설’을 쓴 아무개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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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코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2008.11.13 08: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저는 당최 주변머리가 없어서 블코에도 가 본 적이 없네요. 제 rss 구독자가 몇 명인지도 모른다는... ㅠ.ㅜ

      2008.11.13 10:26 [ ADDR : EDIT/ DEL ]
  2. "일본 사람들은 라면을 사랑하나봐"
    대학로 골목길에서 어떤 아가씨가 지나가면서 한 말이였는데 정말 의외이지 않냐는 듯한 그 말투가 어쩐지 웃음이 나와서 같이 가던 동행과 똑같이 따라하면서 웃었어요. 동행이 "우리나라 사람만 하겠어?"라고 했고 제가 "서로 종류는 다르지만 말이지."하고 답했지요.

    2008.11.13 09: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전해들어도 그 아가씨의 4차원적인 말투가 느껴지는듯하네요. 이렇게 스쳐가는 말이 정겹게 들리는 날은, 어느 정도의 여유와 평화가 있는 날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기도 하구요.

      2008.11.13 10:30 [ ADDR : EDIT/ DEL ]
  3. 말 잘 못하는 저 왔어요^^
    건강하시죠?

    방금 저 책 세 권이상 엮어 문장 만들기를 해 보았어요.
    미탄님께서도 한 번 해 보실래요.

    inuit님(inuit.co.kr)께서 제안하신 건데 재미도 있고 새로움이 느껴지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08.11.13 23: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새댁님 덕분에 오늘 아침 포스팅 한 번 더 하네요.
      걍 넘어갈려구 그랬거든요. ^^

      2008.11.14 10:10 신고 [ ADDR : EDIT/ DEL ]
  4. 길에서 언뜻 귀에 들어오는 한마디가 정말 '살아있는' 얘기처럼 오래 남는 경우가 있지요. 문득 예전 경험 생각나서 초면에, 실례아닐까... 걱정하면서 트랙백 하나 걸어봅니다.
    글속의 어머니.. 많이 찡합니다. 저는 어떤 엄마가 될까.. 이제 겨우 갓난아이 하나 낳아놓고 할 걱정이 아닌 것도 같지만..
    '내 삶'이 있는 엄마가 되고싶다는 생각, 요즘 많이 하거든요.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2008.11.14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실례라니요, 아는 척을 안해주셔야 실례지요. ^^
      아!
      정말 좋은 시절을 관통하고 계시는군요.
      부러버라~~

      2008.11.15 08:18 [ ADDR : EDIT/ DEL ]
    • ㅎㅎ 그런거지요?
      정말 '좋은 시절을 관통하고' 있는 거겠지요?
      때때로 '참 행복하다' 절감하면서도
      실은 얼마나 자주, 쉽게 힘들어하는지 몰라요...
      다시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탄님의 이 날들도 아름다운 날들.. 이실거예요, 그죠?)

      2008.11.15 11:05 신고 [ ADDR : EDIT/ DEL ]
  5. ㅎㅎ 엉겹결에 대충 스토리가 나오는군요 ㅋ

    2008.11.16 1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그렇지요? 말 한 마디에 그 사람의 인생과 상황이 묻어나네요.

      2008.11.16 22:11 [ ADDR : EDIT/ DEL ]
  6. 몇년전 버스에서 친구끼리 한말
    한 아가씨가 친구에게 "요즘은 지방도 살만하더라 대구 갔는데 그런대로 괜찮더라구."
    다른 아가씨의 대답 "시골도 괜찮아 포천정도 살면 살만 하겠더라."
    이소리를 들을때 어찌나 황당하던지... ;;;
    진짜 시골에 살다보니 가끔 이 아가씨들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2008.11.17 0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하하, 나도 그 기분 알 것 같네요.
      지방과 시골이 받고 있는 대접이 고스란히 나타나네요.
      제 경우에는 반대로 2년 전에 대도시로 올라올 때,
      "내가 대도시에서 살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거든요.
      의외로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거 있지요.
      아마, 농촌에 20여년 살다보니 내심 변화가 필요했었나봐요.

      2008.11.17 07:35 [ ADDR : EDIT/ DEL ]

좋은 삶/새알심2008. 8. 13. 12:08

'죽음'은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마지막 편지라서 그럴까요, 저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접하면 잠시 망연자실해 집니다. 방금 전까지 살아 움직이던 '고도의 지능적 복합물'이, 잠깐 사이에 무기질로 돌아가는 죽음치고 통탄스럽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정말 어떤 죽음은 제3자의 가슴에도 잊지못할 기억을 남깁니다. 죽음에 민감한 나의 습관은 그만큼 잘 살고 싶다는 갈망이겠지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기막힌' 죽음들입니다.

1.
아마 80년대 초 였을 것이다.
어느 날 신문에 서울대 여학생의 유서가 실렸다.
"치열하게 살 자신없는 자, 부끄럽게 죽을 것..."
맙소사! 당시 군부독재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대중의 각성을 촉구하며
꽃다운 젊은이들이 속속 제 목숨을 버리던 때였고,
그것을 보다못한 또 한 명의 젊은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당사자들은 명확한 자기확신과 명분이라도 있지,
이 무슨....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선택이었다.


2.
농촌에서는 심심찮게 제초제를 이용한 자살사건이 일어난다.
내가 20대에 처음으로 농사를 짓던 미탄면의 한 노총각도 자살을 했는데,
30대 중반으로 나이야 좀 많았지만
평소에 워낙 익살도 잘 떨고 낙천적인 편이라 충격이 더했던 일이 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전혀 죽을 생각이 없이,
술김에 실수로 혹은 여자들의 관심을 환기하려는 포즈 끝에
얼결에 제초제를 입에 댄 경우이다.
제초제는 맹독성이라, 혀 끝에 닿기만 해도
온 몸이 타면서 죽어간다고 한다.
나는 농촌에 살 때 이런 경우를 두 번 보았다.
정말 죽으려고 결심에 결심을 더 한 경우에도
막상 죽어가는 시점에는 돌이킬 수 없는 회한에 피눈물이 날텐데,
실수로 죽어가는 사람이라니,
1주일 정도 남은 시간에 서서히 죽어간 그 사람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가 막힌다.


3.
최근에 동해 시청 민원실에 근무하던 38세의 여성이,
돌연 사무실로 뛰어든 '묻지마' 살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쯤 되면, 차라리 교통사고는 정상적이다.
직장에서 그것도 대한민국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이,
멀쩡하게 내 사무실에 앉아있던 중에 당한 이 참사는,
나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살아있다는 것의 허망함과 무기력함에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왜 하필 그이였을까
평소에는 편리했을지도 모를, 출입구와의 동선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정말 운명이라도 있는 걸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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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미디어랩에는 ‘리트머스’라고 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해 산, 염기를 판별하듯, 새로운 인터넷서비스를 발굴, 지원, 투자까지 해 주는 프로젝트인데요. ‘리트머스’를 주관하는 류한석소장의 ‘사람’에 대한 강조가 돋보입니다.

이는 오랜 IT업계의 경험에서 나온 것인데요, 아이디어, 기획력, 기술력, 마케팅력 그런 각각의 요소들보다도 유기적인 팀구성이 더 중요하더랍니다. 팀이 잘 구성되어 있으면 기획, 개발, 마케팅이 어떤 식으로든 향상되고 실제로 구현이 되지만, 팀이 잘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구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거지요.  단지 생각으로 그칠 뿐, 실행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류한석소장은 인적자원을 이렇게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째, ‘챔피언(또는 스폰서)’은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고 새로운(어쩌면 파격적인)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자신보다 경험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손윗사람이다. 챔피언이 없는 사람은 모든 문제를 자신의 얕은 경험으로 판단해야 하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둘째, ‘파트너’는 자신의 결점을 보완해주고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을 맡아주는 동료이다.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사람인 소울메이트(soul mate)가 있다면, 특별한 업무적 동반자로서 파트너가 있는 것이다.

셋째, ‘스탭(staff)’은 정해진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역할을 담당하여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내는 사람이다. 대개의 경우 업무적 지시를 할 수 있는 손아랫사람이다. 부하직원이라는 표현을 일부러 쓰지 않은 이유는, 필자가 역할 중심의 표현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조직에서 그냥 주어진 임시 관계가 아니라 의기투합한 관계를 뜻하기 때문이다.

류소장의 지론을 고스란히 인생에 적용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난관에 부딪칠 때 의논상대가 되어주고 인생의 방향을 밝혀주는 멘토가 있다면 우리 인생은 좀 더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소울메이트와 가족을 포함해서 희로애락을 나눌 사람들이 없다면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핵심인자를 둘러싸는 지지집단 혹은 친교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어찌보면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이 사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함께 빚어내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배웠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 내 초라한 시기를 버텨나갑니다. 그들에게서 제대로 배웠는지 한 번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팀이 되고 싶습니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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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 참신한 사례..ㅎ 살짝 퍼갈께요^^*

    2008.06.07 08:26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참고가 될만한 자료가 있다니, 내가 더 고맙지~~ ^^

      2008.06.07 10:06 [ ADDR : EDIT/ DEL ]

좋은 삶/새알심2008. 5. 21. 08:40
중요한 일을 처리할 것이 있어 살던 곳에 내려왔습니다. 내게는 시급하고 중요하기 그지 없지만, 남들에게는 그럴 리가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시골 친구들이 내 일처럼 고심하여 의논상대가 되어 주었습니다. 밥 사 주고, 차 사 주고, 재워주고, 무엇보다도 시간과 관심을 내어 주었습니다. 생업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이렇게 남의 일에 신경 써 주는 사람들은 처음 보았습니다.

아, 조금은 민망합니다. 나는 까칠하고 재수없을 정도로 나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거든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거부하는 데 선수였고, 가고 싶지 않은 자리 제끼기 일쑤였고, 대소사도 챙길 줄모르는, 관계지능이 젬병인 사람이었거든요.

그러면서도 내가 갖고 있는 로망 중에, 이심전심의 소울메이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TV 드라마에서 '선배...' 하며 술주정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부러워했으니까요. 남의 고충을 들어줄 자세도 되어있지 않으면서요.

어제오늘, 사람에게로 성큼 다가 간 것 같습니다. 대학동창을 세 명이나<!> 거부함으로써 상처를 준 일이 늘 걸렸는데, 그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심삼일이 될 지 어떨지, 오늘의 깨달음을 간간히 보고해야 하겠군요. ^^
Posted by 미탄
TAG 사람, ,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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