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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3 블로그순례20 - 역마살 낀 성배씨 http://blog.naver.com/ksb9087 (2)
 

그는 사진으로 말한다. 타일 바닥에 내동이쳐있는 빈 페인트 통은 착실하게 녹슬어져 간다. 야구장에서 혼자 ‘전설적인 응원’을 하는, 몸집 큰 관객의 뒷모습도 많은 이야기를 해 준다.

20대의 IT 종사자인 이 블로거는 사진을 아주 잘 찍는다. 길상사, 압구정동, 당인동 등 서울의 곳곳, 인천, 부천, 오산, 시흥 등 서울근교로 부지런히 출사를 다닌다.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재개발이 확정된 오래된 아파트- 창신동 동대문아파트나 정릉3동의 스카이아파트를 찍은 그의 사진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http://blog.naver.com/ksb9087?Redirect=Log&logNo=120051560972


http://blog.naver.com/ksb9087?Redirect=Log&logNo=120051560972


오래되고 낡은 것,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틋함,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대, 거기에서 나오는 세심한 관찰력이 사진의 기본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의 공감능력은 사진에 붙이는 글에서도 돋보인다.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압축의 묘미가 있다. 가령 ‘스카이아파트는 4층 밖에 되지 않는 곳인데, 이 곳에 남아있는 분들의 절망은 높기만 하다’. 석가탄신일에 그 곳을 방문하면서, ‘석가의 자비가 있다면 가장 먼저 베풀고 싶은 곳’이라고 말한다.


세련된 사진과 압축된 감성이 어울어진 그의 재능은 ‘감성 - 포토에세이’에서 더욱 빛난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의 ‘미로정원’ 사진에 “한 걸음만 멈춰주면 내가 달려갈텐데 어디 있나요? 사랑의 숲에서 난 길을 잃었죠” 임창정의 노랫말을 매치시키는 센스!


줄타기를 하다 잠시 줄 위에 앉아있는 남사당패의 뒷모습에 덧붙인, “편견 - 모두가 나를 위태롭게 바라보겠지만, 지금의 나는 세상 누구보다 편안합니다” 는 일품이다.


서 너 살 되어보이는 아이의 맑은 눈을 찍은 사진에는, ‘아주 어릴 적,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의심없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한번쯤 의심하고 머리로 계산해보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슬프구나’


남산의 한 쓰레기통에 담배꽁초가 무성하다. 어둠 속에 하얀 스텐레스 쓰레기통이 대비된다. 이 블로거는 누렇게 변색된 꽁초도 놓치지 않는다.


“아주 가끔 나에 대한 평가가 남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매순간마다 그른 것보다 옳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

내가 쓰레기통의 꽁초가 되는 순간, 내 주변의 죄없는 사람들도 덩달아 꽁초 인생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때론 냉철한 이성을 때론 따뜻한 감성을 달라고 무언으로 소리친다.”


담배꽁초에 자신을 감정이입하는 블로거의 감성 덕분에, 담배꽁초들이 무언으로 소리치는 듯한 환상에 빠진다. 사람은 물론 이 세상 어떤 사물도 이야기를 지니지 않은 것은 없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봐주고 쓰다듬어주고 대변해 주는 것이 모든 아티스트의 몫이 아닐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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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감사합니다 ^^
    저도 모르는 저에 대한 평가에 너무 놀랐답니다..
    이런 쉽지 않은 내용들을 차곡차곡 쌓으셨다니 실로 대단하시다는 말 밖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자주 들러서 처음부터 포스트를 하나하나 정독해야겠네요..
    모쪼록 건강하시고 계속 좋은 포스트 기대하겠습니다

    2008.06.03 18:53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오산 물향기수목원 검색하다가, 성배씨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지요. 갈수록 블로그가 꽤 괜찮은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

      2008.06.04 08:51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