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멘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12.15 CEO의 북멘토 (1)
  2. 2007.11.08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3. 2007.10.17 자기보살핌
좋은 책/책2007. 12. 15. 17:06
 

한근태,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 랜덤하우스중앙, 2005


■ 이 책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저자가 SERI. CEO에서 책을 소개한 강좌를 모아놓은 책이다. 책 한 권을 두 장 분량, 6분 정도 얘깃거리로 축약한 60편이 글이 실려있다. 3년 이상 그 일을 하면서 저자는 책을 요약하는 고통과 쾌감을 실컷 맛보았다고 한다. 좋은 책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아는 나로서는, 저자가 3년에 걸쳐 발굴한 도서목록을 보고, 창고가 가득 찬 것처럼 뿌듯하다.

게다가 저자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나의 강점찾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대인관계, 경영의 기본, 전설적인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나가는데,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에너지가 조용하게 뿜어져나온다. 경영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이 그득하다. 경영에 문외한인 나도 경영의 세계를 엿보고 동기유발이 될 정도였다.

규모가 크든 작든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필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품격있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자기학습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저자에게서 조용한 리더십을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드넓은 경영의 세계에 입문하게 될 것이다.
고도로 축약되고 엄선된 60편의 글이 모두 보석처럼 빛나지만, 각별하게 내 안에 들어온 내용을 옮겨 보았다.  소제목이 책제목이다.


■ 내 안에 들어 온 내용들


- 칼과 칼집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성공의 2가지 조건을 재능과 원만한 대인관계라고 한다면, 재능을 칼에 비유할 수 있다. 칼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칼집이 필요하다. 칼집에는 겸손, 균형, 부드러움, 끊임없는 학습이 들어가며, 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제어 장치이다.

하수일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딱딱하다. 대가일수록 움직임이 부드럽다. 춤을 추듯 부드럽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폭발력이 있다. 스포츠는 물론 자기 관리, 대인관계, 일을 처리하는 것 모두 마찬가지이다.

스포츠든 경영이든 일정 경지에 올라가면 거기서부터는 단순한 기교 싸움이 아니고 두뇌와 체력, 감성적 자기 통제 능력의 대결이다. 일정 수준의 성공, 한 상품의 우연한 대박 등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행운이다. 하지만 그것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인적인 인격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사람이 사람을 날카롭게 벼린다.


-잭 웰치를 움직인 세 개의 원

이 책은 도형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이다. 모든 과정을 도해로 생각함으로써 사고를 넓히고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생산성을 높이라는 것. 왜 도형커뮤니케이션인가.

첫째, 전달력이 커진다.

미 공군에서 '전달 형식과 기억의 양과의 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전달 형식에 따라 명령이 어떻게 기억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말로만 지시하는 경우, 도표로만 지시하는 경우, 도표와 말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로 나뉘어 실험을 한 것.

그 결과 말로만 하는 경우는 40퍼센트, 도표로만 하는 경우 70퍼센트, 그 둘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 90퍼센트가 정확하게 이해했고 기억도 오래 갔다고 한다. 말로만 정보를 받을 경우 전달 받는 과정에서 60퍼센트를 잊어버린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다.

둘째, 도형을 이용한 사고를 하면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려면 우선 나무를 보는 대신 숲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키워드를 찾아내는 것이다. 도해를 의식하면 키워드를 훨씬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평소에도 설명을 듣거나 책을 읽을 때 의식적으로 키워드를 찾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워드를 찾은 다음에는 원과 화살표를 이용해 상호 관계를 살펴본다. 주종 관계인지 독립 관계인지, 연속성인지 불연속성인지, 추측인지 아닌지, 대립 관계인지 쌍방향 관계인지, 문제점인지 문제점으로 인한 현상인지 등을 살펴보다 보면 부분적인 것들의 상호 관계를 파악하고 전체적인 매커니즘을 알 수 있다.


셋째, 도형을 이용해 생각하면 사고력이 증진되고, 실수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도형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대표적인 예는 일본 세콤의 창업자인 이이다 전 회장.

“도형을 이용하면 우선 순위를 알 수 있고, 사건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해결책을 찾는 경우도 있다. 도형을 그리는 것은 또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전략은 생존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객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선택의 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지나친 자극에 대해 무관심으로 자신을 방어하려는 성향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택 산업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초점이 명확해야 한다.

다른 회사 제품을 제쳐 두고 당신 회사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은 인식이다. 이 물건이 어떠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물건이 고객의 마음 속에 어떻게 인지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단순해야 한다. 복잡하면 헷갈리고 아예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

인지의 최고 단계는 하나의 용어가 일반화하는 것이다. 복사기 제조회사 이름인 제록스는 복사를 의미, 배송 업체 이름인 페덱스는 야간 배송을 의미. 스카치테이프는 셀로판 접착 테이프의 보통 명사가 되었다.

브랜드 네임을 일반 용어로 인식시킬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


-창의와 혁신의 핵심전략

혁신적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어야 할까?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문제 해결이나 고객 만족의 기회를 얻기 위한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연구의 산물이다. 선도적인 이용자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자동차 브레이크의 경우, 트럭 운전자, 레이싱 팀, 군항공 장비 생산 업체 등이 선도적 이용자이다. 관련 제품을 가장 먼저, 많이, 가혹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들에게서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을 관찰하는 것도 좋다. 할리 데이비슨은 할리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Harley Owners Groups' 행사에 엔지니어, 마케팅 직원, 심지어 사회인류학자까지 파견한다. 오토바이의 개조, 문제 대처 방법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이를 상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의 시장 가치를 인식하는 일이다. 마프코니는 라디오를 발명한 뒤 항만과 배 사이의 무선 통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 이를 통해 1912년 타이타닉 호 침몰시 700명이나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음악이나 오락을 위한 최초의 무선 송신이 이루어지면서 오락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송 매체로서의 잠재력을 알게되었다. 학회나 과학 집단의 신속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생각했던 인터넷의 폭발력도 마찬가지이다.


-꿈을 볶는 커피집 비미남경 이야기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이 원두커피보다 높은 나라이다.

인스턴트 커피의 첫 시험 무대가 한국전쟁이었다.

이대앞의 작은 커피집 ‘비미남경’의 슬로건은 ‘느낌을 녹여 만든 커피’이다.

그에 걸맞은 메뉴판을 보자,

‘순수한 처녀림의 비밀을 닮은 파푸아뉴기니 내추럴’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영혼이 담긴 케냐AA’

‘화가 고흐가 사랑했던 에멘 마타리’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사연을 마신다는 느낌을 준다

이곳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커피 한 잔을 시켜도 거기에 담긴 사연을 설명하고 어떻게 끓여야 맛이 좋은지 그것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까지 설명을 해 준다.


이곳은 커피를 팔기보다는 지식을 판다. 오전에는 가게에서 커피에 대한 유료교육 실시, 잡지에 커피에 관한 글을 싣는다. ‘커피앤티’라는 잡지에 ‘이 달의 커피’라는 제목의 컬럼을 싣고 있으며 ‘월간 커피’에 한국 최초의 커피 만화를 연재 중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업이 이루어져. 또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AMC, 리앤펑 등 외국인 회사에 원두커피를 직접 공급하기도 한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고객에게 전염시켜라, 당신이 가진 자부심과 열정이 진짜라면 그것은 애써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사업을 움직이는 두 바퀴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보통의 커피집은 하드웨어만 파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비미남경은 커피라는 하드웨어에 전문성, 스토리, 역사, 교육 등 소프트웨어를 더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비미남경 이야기는 내게 최고의 영감을 주었다. 내가 선택한 아이템에 쏟아지는 뜨거운 열정, 아이템 하나를 둘러싼 다각적인 시도들, 그로 해서 형성되는 이야기, 이윽고 완성되는 작은 왕국...  나는 어떤 아이템에 나의 전부를 걸 수 있을까.  나의 꿈을 향해 가는 길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행운이다. 작으면서도 열정적이고 문화적 파급력이 큰 사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파십시오.

열정이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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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

    검색을 해 보니, 커피집 '비미남경'은 책의 저자인 이동진씨에게서 주인이 한 번 바뀌었다가, 아예 문을 닫은 지 한 두 달이 된 것 같다. '비미남경'의 철학과 아이디어에서 받은 영감이 어디로 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많이 서운하다. 의미를 더욱 의미있게 하는 것은 '현존'이기 때문이다.

    2007.12.16 11:37 [ ADDR : EDIT/ DEL : REPLY ]

고든 리빙스턴,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리더스북 2005

넘쳐나는 자기계발서 중에서 깊이가 남다른 책을 발견했다. 이 깊이와 절실함은 저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어온 데서 비롯된 것 같다.

서른 네 살, 레지던트 수련의로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있던 때, 저자는 자신이 입양아였음을 우연히 알게된다. 이미 어머니는 돌아가신 뒤였고, 아버지와의 힘든 대화로 얻어낸 실마리를 가지고 그는 친어머니를 찾아낸다. 미혼모였던 그녀는 입양기관에 아기를 맡긴 후 스스로 결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독신으로 지내고 있었다. 이미 사망한 생부를 사진으로 접하며, 저자는 생부를 사랑할수는 없겠지만 평화를 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용서한 것이다.

저자의 시련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13개월 차이로 두 아들을 잃은 것이다. 큰 아들은 스물 두 살에 조울증으로 자살하였으며, 막내아들은 불과 여섯 살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하였다. 그 때부터 저자는 슬픔과 함께 살아갈수밖에 없었다. 이런 극심한 고통이 저자를 신중하고 지혜로우며 따뜻한 사람으로 깊어지게 했다.

“슬픔보다 나에게 익숙한 주제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내 삶의 주제였습니다. 나는 슬픔에 관한 책을 쓰면서 슬픔을 우회해서 가는 길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습니다. 슬픔을 똑바로 통과해서 가는 길밖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절망에 빠졌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어떠한 말로도 위로를 받지 못했지만, 결국 말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절망 속에서 아직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결국 말이 있어 그 과정을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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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랑이 죽음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추억과 헌신을 통해서입니다. 추억과 헌신이 함께 한다면, 우리의 마음이 깊숙이 파이는 일이 생긴다 해도 다시 충만해질 것이고,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156-8쪽

저자는 극심한 불행의 늪을 건너온 사람답지 않게 의연하고, 낙관적인 인생관을 피력하고 있다. 30가지 주제로 쓰여진 글이 모두 주옥같다. 직업적인 전문성에, 인간에 대한 연민이 더해져 지극하고 극진하다. 번역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운 문체도 돋보인다.

젊은 고든 리빙스턴은 참된 용기를 아는 사람이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을 때, 악마적인 전의를 다지는 연대장의 기도에 항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군대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저자가 진짜임을 가려낼 수 있었다. 세상에 널려있는 그 숱한 선언적이고 계몽적인 자기계발서와 다르다! 오직 시련 속에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처연한 경지... 나는 몸가짐을 다시 하고 정색을 한 채로 계속 읽어내려갔다.

‘비상한 용기없이는 불행의 늪을 건널 수 없다.’
‘가장 견고한 감옥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의 대부분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열 번의 변명을 하느니 한 번의 모험을 하는 것이 낫다.’
‘세상에 실망할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살 필요는 없다.’

참된 용기를 가진 한 인간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인간에게 갖게된 애정과 지혜를, 저자는 간곡하게 우리에게 말해준다.

“누구나 살면서 시련을 겪습니다. 하지만 시련에 대처하는 방식은 각기 다릅니다. 두려움으로 도망가는 사람도 있을테고, 가슴속에 쌓아둔 채 묵묵히 견디는 사람도 있을테고, 적극적으로 상황을 변화시켜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는 나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또한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회피하면 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더 나아지기 위한 선택의 폭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그 두려움의 실체를 직시하고, 두려움에 굴복당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져야만 합니다. 결국 행복해지는 것도 불행해지는 것도 나의 의지가 결정해줍니다.” 227쪽


이것이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저자가 연구와 사색과 고통을 거치며 평생걸려 도달한 산봉우리를, 독자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다. 당사자는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것을 통탄하지만, 독자는 그 회한마저 내 것으로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성숙한 영혼들이 도달하는 지점은 비슷하다. 고든 리빙스턴 역시 빅터 프랭클이 한 말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기꺼이 그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간곡한 전언을 내면화한다. 내가 너무 늦지않게 깨달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좋은 저자들이 책을 쓰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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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D 도마/헨리 드레허 지음, 자기보살핌, 한문화, 2002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세상에 달랑 혼자 내던져진 것같고, 주변에는 온통 내가 보살펴주어야 할 사람 뿐이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도 꼬이고, 한 마디로 말해서 사는 일이 ‘개떡같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럴 때 다음과 같은 일을 해 보라고 시시콜콜 친절한 조언을 모아놓은 책이 있다.  어디 한 번 그 리스트를 보자.


- 해먹이나 푹신한 소파에 조용히 누워 기분이 상쾌해질 때까지 푹 쉰다.

-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거품 목욕제나 향기나는 오일을 풀어 넣은 욕조 목욕을 한다. 욕조 가장자리에는 촛불을 켜자. 오일을 이용하면 목욕이 일종의 아로마 요법이 될 수 있으므로 가장 편안한 감각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을 고른다.

- 뜨거운 닭고기 수프나 상큼한 야채 수프를 마음 보살피기 상태에서 즐긴다.

-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등과 같이 녹초가 되었음을 말해 주는 징후가 나타날 때마다 무조건 낮잠을 잔다.

- 배우자나 애인 혹은 친구에게 향기 나는 오일로 당신의 등을 문질러 달라고 부탁한다.

-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이 나오는 비디오를 빌려다 본다.

- 자신의 몸을 마사지한다. 이마, 가슴, 목과 어깨가 이어지는 부위의 두툼한 근육, 팔, 복부, 허벅지를 문지른다.

- 좋아하는 허브 티를 고른다. 머그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당신의 목구멍과 뱃속을 따뜻하게 하는 차의 맛과 향을 느끼며 천천히 마신다. 쓸데없는 생각은 꺼 버리고, 오직 차를 마시는 간단한 행위의 연속적이고 우아한 움직임과 그 순간, 순간에만 집중한다.


마치 어린 아이를 돌보듯,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풀듯 자기 자신을 정성스럽게 보살피라는 지침이다. 맛있는 음식, 정신적 지지, 자신을 지켜주는 따뜻함, 유용한 도움, 현명한 가르침을 누구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에게 제공하라는 것이다. 왜 그래야만 할까? 모든 감정, 모든 관계의 기본은 자기표현, 자기사랑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기애가 있어야만 내 일을 주도해 나갈 수 있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 칭찬을 들으면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격려에서 아무런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므로 밑빠진 독과 같다.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기도 어렵거니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엔진없는 자동차와 같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끈 떨어진 연과 같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보살펴라. 그것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바람직한 존재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이다. 저자는 자기보살핌으로 심신을 치료하는 임상경험을 토대로 자기를 보살피는 방법에 대해 상세한 저술을 해 놓았다.


자기를 보살피는 방법을 크게 나누어보면, 이완과 명상,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재구성, 신체보살피기, 글쓰기, 대화 대면하는 요령익히기, 기도, 체념 등이 있다. 이완과 명상은 ‘마음 바라보기’ 훈련이다. 모든 걱정과 불안, 두려움, 희망과 환상같은 생각을 벗어놓고, 조용히 앉아 호흡에만 집중한다. 들고나는 생각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말고, 자신을 나무라지도 말고 서서히 호흡을 자각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그로해서 무슨 일을 하든지 전념할 수 있는 능력, 현재에 머무는 능력을 터득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부정적인 생각의 재구성이란,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외부에 의해 주입된 부정적인 생각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한 두 번의 실수를 일반화해서 자신감이 없어졌다든지, 남들이 무심히 던진 부정적인 평가를 내면화해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긍정적이고 새로운 자아상을 갖게 된다.


예> 부정적인 생각: 나는 예술가가 될 자격이 없어

    재구성된 생각: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모차르트나 렘브란트처럼 하느님으로부터 비범한 재능을 부여받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러나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예술적 표현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내 자긍심이 낮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했던 거야. 내게도 그림을 그릴 권리가 있어. 그리고 창조성을 개발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은 내 책임이야.


신체를 보살피는 요령에 대해서는 글의 앞부분에 자세한 예시를 들었다. 몸의 영혼!>을 숭배할 수 있는 행동이나 물건이라면 무엇이든지 그대에게 행동으로 옮겨주어라. 일상의 스트레스에 찌들려 잊혀진 감각적 자아를 보살피기 위해,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천천히 하는 것이다. 오감을 열어놓고 청량한 공기와 대지를 느끼며 천천히 산책하고, 미각을 개발하듯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내 몸의 독특한 관능적 특질을 탐색하며 천천히 섹스하라. 최종결과인 오르가즘에만 중시하지 말고 매순간 쾌락을 찾는 일에 집중하라.


또한 저자가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실행하는 방법으로 끈질기게 강조하는 것은 바로 ‘글쓰기’이다. 내게 일어난 모든 사건과 감정을 글로 쓰라. 그럼으로써 슬픔과 불안과 분노를 흘려보내라. 누군가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에게 보낼 편지와 보내지 않을 편지를 나누어서 써 보라. 보낼 편지를 쓸 때는 정직하되 너무 자기 감정에 빠지지 말라.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당신의 입장과 감정을 분명히 밝혀라. 보내지 않을 편지를 쓰면서 당신이 발산시키지 못한 분노와 원한의 어두운 면을 탐색하는 기회로 삼아라. 글로 씀으로써 당신은 감정을 내려놓게 된다. 과거에 덜 매달리게 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훨씬 자유롭게 된다.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자신을 보살핌으로써,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감각을 활짝 열고, 삶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되찾으라는 것이다. 누군가 내게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을 스스로에게 해줌으로써, 모든 삶의 출발이 나 자신임을 명확하게 한다. 그런데 아주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까지 보이는 저자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체념’에 대해 이야기할 때이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추구하며 저자는 말한다. 체념은 힘들지만 보람있는 기술이라고. 그것은 초점이 있는 항복이며, 포기가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다해 열심히 노력한 후에 보다 높은 권능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나는 이 부분에서 저자의 지혜에 탄복한다. 이러한 통찰 덕분에 저자의 자기보살핌이 더욱 빛난다. 인생을 살아가며 집중과 체념을 반복해, 의도적인 행동과 평온한 수용 간의 균형을 잡는 훈련을 하고 싶다.


이제 자기보살핌의 최종목표에 대해 말할 때가 되었다. 자기보살핌은 아주 커다랗고 완성된 그 무엇이다. 당신의 이미지, 당신의 소명, 당신의 운명을 찾아내라. 찾아내기만 하면 당신자신을 그 이미지와 조화시키고, 그 소명을 완수하고, 당신만의 운명을 실현시키는 일이야말로 자기보살핌의 극치이다. 어떤가, 아로마요법이나 발맛사지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멋진 결론을 이끌어내다니, 정말 멋진 책이 아닌가?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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