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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5 책 뜯어보기 8 - 마흔의 심리학 (4)
좋은 책/책2008. 8. 5. 22:49
이경수, 김진세 지음, 마흔의 심리학, 위즈덤하우스 2007

 

1. 구성

이 책은 심하게 마흔앓이를 한 이경수와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의 대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섬세한 심성을 지닌 기자출신 이경수는 우울증에 빠질 정도로 호된 2차 성장통을 앓는다. 지하철로 뛰어들고 싶을 정도이니, 만성적인 무기력과 대상없는 분노에 대해서는 말해 무엇하랴.

그런 저자를 보다못한 후배가 지인인 정신과의사를 소개하여 매 주 수요일 열 번에 걸쳐 둘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그 결과물을, 이경수의 스토리텔링에 김진세의 심리처방을 붙이는 식으로 엮어놓았다.

출판사의 기획물임에 분명하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이경수의 여성성이 시킨 일인지, 구체적인 날자나 인물을 강조하여 사실성을 확보하려고 애썼다.


2. 내용

이경수가 마흔에 처한 상황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주를 이룬다. 나, 관계, 고민 이라는 세 章으로 나누어있다. ‘관계’의 내용은 많이 보던 것들인데 ‘나’에서 다룬 정체성과 변화, 일탈이나, ‘고민’에서 다룬 性, 나이, 자녀교육, 비자금 같은 내용은 흔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투적인 외피에서 한걸음 내면으로 들어간 느낌이랄까. 너무 일상적이어서 사소해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주제를 잘 끄집어내 주었다.

중년이 되면 남성의 아니마가 두드러져 당황한다고 하는데, 남들에게 의논도 못하고 힘들어하는 마흔이 있다면 조용히 집어들어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대장부의 방어를 풀고 감성을 표현하라! 강요된 남성성의 위압에서 벗어나 감정을 해방시켜라! 조촐하지만 중요한 관점의 진보가 이루어졌다.


대단한 해법은 없다. 그러나 다소곳한 상식의 확인이 도움이 될듯하다. 가령 입시제도에 밝아 사교육을 장악한 아내에게 자녀교육을 떠맡기고 말 것인가.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성역할은 분명히 있고 아버지는 자녀의 인성과 감성교육을 책임지라고 한다.


사십 대 남성들의 심리를 딱 집어낼 단어는 ‘바람’이라고도 한다. 못다 이룬 꿈에 대한 태풍같은 바람! 그 바람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육체적 일탈 -운동, 지적 호기심 채우기, 수다떨기를 제시한다. 대화를 시도할 때는 갈등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무거운 주제는 처음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란다. 스포츠나 아침 드라마 등 서로의 감정이 큰 부하가 걸리지 않는 주제를 선택할 것.


3. 그밖에

김진세의 편안한 수다체가 돋보인다. 포기하지 말고 집에서 키우는<!> 여자를 활용하라거나, 발렌타인데이라 사방팔방 연놈들이라는 등 실실 웃기기도 한다. 전문가 티를 내지 않으면서 전문가의 식견을 전달할 수 있다니 참 부럽다.

신경을 많이 썼다곤 해도 인위적인 스토리텔링이 살짝 어색하다. 차라리 대놓고 진지한 편지글 교환은 어땠을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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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나경

    안녕하세요.
    김나경입니다. 오랜만이지요.
    내년이면 저도 마흔인데,
    쉽지 않네요.
    이렇게 독하게 몸과 마음이 함께 아프고서야
    마흔이 되려나 봅니다.
    어제는 문득 "나한테 얼마나 큰 깨달음을 주려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주는 들르지 못하고 가끔 들러 글 읽고 갑니다.
    그리고 가끔 궁금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2008.08.06 22:3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너무 뭘 몰랐던 나에 비하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마흔을 통과하는 분들은 모두 대단해 보여요.

      구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하지만,
      지금 하는 결정이 모여 내 삶이 된다는 것,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길고 큰 관점에서 일을 처리해 나가기를 바래요.

      나경씨, 혹시 속내를 털어놓고 싶을 때는 메일주세요. 성심껏 들어줄게요. ^^
      dschool7@hanmail.net

      2008.08.06 23:55 [ ADDR : EDIT/ DEL ]
  2. 연말까지 월별로 주제를 정해서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마흔'도 그 주제 중의 하나이긴 합니다만, 어쨋거나 제 블로그에서 한번 보시고 미탄님께서 좋은 책 추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2008.08.07 17:3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