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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5 블로그순례 27 - 돼지꿈 스튜디오http://dj-dream.com/ (2)

그의 블로그는 환하다.  클릭하면 눈부시게 하얀 여백부터 눈에 들어  온다. 커다란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듯 눈을 찡그릴 정도로 환한 공간에 걸린 커다란 사진들도 참 환하다. 대청봉 운해사진부터 눈길을 빼앗긴 나는 아기고양이의 두 번째 사진에서  그만 반해 버렸다.  어찌 아기고양이가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단 말인가! 고고한 혈통과 거기 못지않은 성미를 타고 났지만, 촌티를 벗지 못한 ‘애기씨’가 거기 있었다. 무언가 도시의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라도 한 양 살짝 켕기는 표정에 상처받은 자존심이 안쓰럽다.


아기고양이의 이름을 정하고 있는 중 --> http://dj-dream.com/215


비 오는 날 고층빌딩에서 내려다 보며 찍은 사진도 좋다.  내가 각별하게 좋아하는 청보라빛을 비롯해서 세련된 색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거기 쓰인 말 때문에 더 좋아졌다.


“빨강버스와 녹색버스는 지나가고 파랑이들은 군데군데 있게 해 주시옵소서.

노랑버스도 한 대쯤 있어 주시면 더 감사하겠.사옵나이다.

혹은 운좋게 같은 칼라버스만 몽땅 보이도록 도와~ 쥬시옵소서어.”



비 오는 날 내려다 보기 --> http://dj-dream.com/204


카메라를 움켜쥐고 죽어라 내려다보고 있는, 빨강버스와 녹색버스를 기다리느라 한참을 보초서는, 무수한 시도 끝에 겨우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건지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이런 모습에 땡기곤 한다. 안 팔리는 책이나마 씀으로써 창조의 말석에 들어서기 한참 전부터, 무엇엔가 몰두하여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들에게 끌리곤 했다.  물론 그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사회적인 보상이 즉각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자동차와 로봇과 레고를 필수적으로 거치고, 게임과 여행과 카메라 그리고 진짜 자동차를 선택적으로 거쳐, 결국 창조라고 하는 저 거대한 블랙홀로 빠져드는 경로에 관심이 많은데,  이 블로거에게서 그 싹을 본다.


그는 아주 잘 큰 사람 같다. 돌산이나마 살 수 있는 아버지가 어디 그리 흔한가.^^ 대부분의 아버지는 성인이 된 아들의 포스트 ‘깜’이 되지 못한다. 아들이 저항하고, 분석하고, 종국에는 납득하게 되는 세계를 가진 아버지라면 현실적인 힘을 갖췄을 확률이 높다. 이건 내 아이들에게 전혀 존재감이 없는 아버지를 갖게 한 어미로서 아픈 술회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친구들과 화보를 방불케 하는 사진을 찍는 모습,대학친구들 --> http://dj-dream.com/21 여친과의 100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도 수영씨 -->http://dj-dream.com/128그가 사회성과 감정이입이 발달했음을 보여 준다. 그는 어떤 것이 여자를 감동시키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가서 좀 배우라고 우리 아들의 등을 떠밀어야겠다.


산행 한 번을 하고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줄만한 엑기스를 추출해내는 촉과 정리력과 표현력이 도처에 빛난다. 글쓰기는 이미 좋아하는 것 같고 이런 분이 책을 쓰면 참 성과가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다. 뿐만 아니라 내 블로그도 환하게 수리하고 싶어졌다. 이토록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나는 왜, 찍을 생각도 그릴 생각도 하지 않는 걸까. 아무튼 나로 하여금 3년 만에 블로그 순례기를 쓰게 해 주어서 고맙다. 이 블로거.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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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5.01.02 17:09 [ ADDR : EDIT/ DEL : REPLY ]
    • 아! 요즘은 카페 중심으로 활동하므로 내 블로그라도 오랜만에 왔다가 이런 선물을 받게 되네요. 연말연시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해 멍하던 상태에 번쩍 정신이 듭니다. 다시 확인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내가 언급한 포스트의 인상이 선명한데, 벌써 3년 전 일이군요. 그동안 겪은 일들이 '삶'이라는 이름으로 그대의 나이테에 새겨졌으리라 믿어요. 감각은 충분하니 취미든 동앗줄이든 꽉 움켜잡고 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도요. 그대의 새해를 축하합니다.

      2015.01.06 08:35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