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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0 여자의 진짜 성공론 (5)

김효선, 당당하고 진실하게 여자의 이름으로 성공하라, 푸른 숲 2003


조직생활 경험이 없어서 남들 사는 것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를 쓰다 보니 글쓰기도 한계에 부딪친 느낌이 든다. 안되겠다 싶어 여자의 사회생활에 대한 책을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무엇에 대해 고민하고 사는지, 어떤 조언들이 나와 있는지 궁금해졌다.


도서관에서 무심히 빼어든 이 책은 월척이었다. 몇 년 전에 나온 책인데도 조금도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문체와 단호한 조언이 돋보인다. 단 제목은 저게 뭐꼬? ^^


이 책은 직장생활에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회사 내의 파워게임에 눈뜨기 시작한 중간관리자 급에 아주 유효한 책이다. 사회학과 여성학을 공부하고, 여성신문사에서 일했으며, 2002년 여성부의 사이버 멘토링 사업을 수행했다는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빼어나다. 조직의 생리를 꿰뚫지 못하는 여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오랜 경험에서 나온 성찰은 실용서의 범주를 넘는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여자들의 사회 생활에는 몇 단계의 교과서가 있다. 초급자는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를 그대로 들고 있다. 이들은 겸손과 헌신, 정의와 도덕 같은 보편적 진리와 합치되지 않는 현실을 못마땅해 하고 불평하고 회피한다.


중급자는 학교 때 배운 교과서가 사회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현장에서 발행된 새로운 교과서를 펼친 사람들이다. 새 교과서에는 상황적, 실리적, 경쟁적 지식과 파워게임에 대처하는 능력과 융통성이 실려있다. 이런 현장 교과서는 비공식적인 인간관계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수되고 소통되는 까닭에 학습할 곳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마지막 고급 교과서는 다시 초급과 일맥상통하는 논지를 가진다. 초급은 중급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고급은 같은 얘기를 해도 중급과 연관되는 설득 구조를 갖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교과서는 고급 교과서이다. 중급은 돈을 벌고 파워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 수는 있지만 총체적인 인생에서 성공하고 신뢰와 존경을 주고받는 법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관계맺는 습관에 대한 지적도 인상적이다. 여자들은 인간관계를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맺는 습관이 있다. 마음에 쏙 드는 소수의 사람하고만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습관이 있으면 조직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지 못한다. 보물 창고에 들어갔는데 보물을 알아보는 눈이 없어서 구리 몇 조각 집어오는 사람처럼 실속 없는 것이 여자들의 짝궁 의식이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을 움직이는 네트워크 속의 구성원으로서 사람을 만나고, 사회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협력자로서 만날 줄 알아야 한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되 반드시 남을 도우면서 만나라. 도울 수 있는 것도 기회이므로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돕자.


이 책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알아야 할 기본도 있고, 특히 여자가 알아야할 소중한 팁도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것은 실력은 기본이라는 것, 실험 모험 경험의 세 가지 험을 사랑하기, 영업력에 대한 강조 등이 있다. 후자에는 부하직원에게 일 시키는 기술, 적절하게 화 내기, 상대방에게 나의 파워를 확인시키기 등이 있다.


이런 내용들을 어찌나 간곡하고도 박력있게 써내려갔는지, 맞아! 맞아! 감탄하며 읽었다. 조직생활 경험이 전무한 내가 보기에도 이렇게 재미있고 유용하니, 현장에서 일일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워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지 않을까?


여성을 받아들이고 키워줄 생각이 없는 조직에서는 지체없이 떠나라, 야만의 집에서 문화의 집을 짓겠다는 것은 무모한 시도다. 하극상은 단 1초도 참지 마라! 여성들이 권력 감성이 낮기 때문에 과민한 젠더 센서티비티를 표출한다. 커피와 생존을 바꾸지 말라.

 나는 저자의 강력한 자신감에 반했다.


자신이 다른 여자들이 알지 못하는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아무에게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현주소가 알고 싶어질 정도였다. 과연 저자의 결론도 나의 평소 생각과 부합했다.


성공과 리더십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 이 질문은 쉽지 않다.  전면적인 자기 탐구 작업이 필요하다. 저마다 자신의 독특함에 기초하여 자유롭게 성공을 정의하고, 주도성을 가지고 그 고지를 탈환하기! 이것이 좋은 삶이 아니든가? 그래서 이 책은 흔한 성공론이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좋은 책이 되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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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각해보니 진정 '나는 어떨 때 행복한지' 명확하지 않군요.
    '좋은 삶'이라... 어렵습니다. ^^
    근데 커피와 생존을 바꾸지 말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요. 사실 이게 궁금해서 댓글 남깁니다. ^^*
    맛있는 주말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2008.12.20 0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조 위에 걸려있는 저희 공저를 읽어보시면,
      나의 행복과 좋은 삶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에요. ///^ܫ^///

      여직원과 커피! 하면 떠오르는 상황이 없다니
      역시 남자 맞군요. ^^
      커피심부름으로 상징되는 사소하고도 엄연하고 열불나는 남녀차별적인 현실 때문에 섣불리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 말라는 거지요.

      사소한 것을 뛰어넘어 살아남아야 그때부터 게임이든 성공이든 시작될 테니까요.
      저자는 선후배 여직원들의 질시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커피를 타다주는 쪽을 택했다네요. 그랬더니 나중에 남자후배직원들이 커피를 타가지고 오더래요.

      사소한 것과 일할 현장을 맞바꾸지 말고, 본질적인 권력감성을 키워라~~ 이런 얘기지요.

      2008.12.20 09:09 [ ADDR : EDIT/ DEL ]
    • 아하..^^ 제주위에는 무서운 누님들만 계셔서 ㅎㅎ
      가끔은 여성의 성공 전술이 너무 남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일정 성공을 거둔 여성분들이 얘기할 때 살짝 거부감이 드는 면도 있습니다. '권력'이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0=
      연말이라 시내가 너무나도 복잡하더군요.
      잦은 술자리에도 끼니 거르지 마시길...^^

      2008.12.20 14:12 신고 [ ADDR : EDIT/ DEL ]
  2. 유레카

    정말 좋은 글 입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제 홈페이지에 좀 퍼가겠습니다.

    2008.12.23 11:59 [ ADDR : EDIT/ DEL : REPLY ]
    • 거의 인용한 내용이고, 제 생각은 얼마 되지 않는 글이라 , 이 책을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군요.

      2008.12.24 01:2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