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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2 <펌글> 봉하는 이미 작은 마을이 아니다 (4)
  2. 2009.05.27 (펌글) 정혜신그림에세이 -- 절창 (3)
좋은 삶/펌글창고2009. 6. 12. 12:15

봉하는 이미 작은 마을이 아니다
--정토암을 다녀온 촌노인의 단상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society:001016&uid=69117


--  중략 --

세상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은커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간 못하고, 수모를 당하면서도 수모인줄을 모르는 인간들이 많다. 수치심이 없기에 절망도 모르고, 내일이 있음을 모르기에 희망도 없는 인간들도 많다. 오직 물질에 대한 욕망을 선으로 여기며 가진 돈을 지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 민족도 안중에 없고 역사도 모르면서 이 나라의 지식인이요 지도자인체 하는 인간들, 염치없이 살면서도 그것을 꿋꿋한 삶이라고 우기는 인간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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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 받은 민주 권력의 정도(正道)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새로운 권력의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했음에도 나는 그를 알기는커녕 이해조차 못했던 것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상식에서 벗어나 대통령을 조롱하고 그 정부를 좌파정부라고 내리찍는 언론조차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며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나는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소신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권력 기관을 떡 주무르듯 해서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의 본심을 못 읽은 채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사이비 언론이나 권력의 주구 노릇에 익숙한 검찰, 그리고 한나라당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다른지 못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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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은 줄줄이 잡혀가고, 가까웠던 사람들의 계좌는 물론 그가 생전에 찾았던 식당마저 권력의 촉수가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보통사람도 그 모멸감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방궁” “논고랑으로 사라진 1억짜리 시계” 등의 근거 없는 말을 여과 없이 흘리고 그것을 사실인양 보도하는 언론의 작태가 자신과 관계있다면 보통사람들도 절망감을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배후에 전임자에 대한 예우를 운운했던 인물과 그 주변 사람들이 버티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죽고 싶었을 것이다. 더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길에서 그는 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 말대로 “꿋꿋하게” 사는 것이 더 구차하기만 했을 것이다.

-- 중략 --

그래서 나는 디지털 시대에 삽질이나 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묻고 또 묻는다. 과연 당신은 전임 대통령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당신이 믿는 신의 이름으로 맹세할 수 있는가?그러면서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을 한 사람의 국민으로 강력하게 요구한다.

-- 하략 --

 

Posted by 미탄
TAG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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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경

    오랜만이지요? 잘 지내시죠? 이 글에 댓글이 없어서 인사하고 가려구요~^^
    봉하, 그 작은 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죠...
    그날 이후로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함을 어찌할 수 없어요.
    무언가를 향해 줄곳 달려왔는데 한 순간에 내가 어디를 향해 이렇게 정신없이 뛰고 있었나 싶어졌습니다...

    건강하시구요, 좋은 글 많이 쓰셔서
    빨리 선생님 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멀리서 응원할께요!!

    2009.06.17 10:17 [ ADDR : EDIT/ DEL : REPLY ]
    • 나경씨,
      지난 주 5기 연구원 모임에 꼽싸리 끼었을 때,
      수업주제가 '나와 관련있는 역사 3가지'였던 만큼
      노통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왔는데요,
      그 때마다 눈물이 흘러서 아직 낯선 사람들 앞에서
      너무 민망했답니다.
      그 날 하도 울어서 이제 눈물이 덜 나오는군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밤샘 발표와 토론 끝에 새벽 5시에 벌어지는 가무에서,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축제를 보는듯 했어요.
      문턱까지 왔다가 되돌아간 나경씨,
      언제라도 다시 이 곳의 구성원으로 들어오기를 권할게요.

      2009.06.17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2. @햇살

    시간이 지나도 그 분이 잊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미탄님~ 잘 계시죠? 여전히 글 쓰고 행복한 분이시겠지요?
    요즘 전..
    작은 일들이긴 하지만, (회사)
    이겨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 힘을 내야 할 것 같아요~ ^^

    2009.06.18 19:3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음... 햇살님.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나봐요.
      생각깊은 저자들이 하는 말에는 일련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모든 일에는 메시지가 있다'
      '자극과 반응 중에는 틈이 있다, 내게 오는 일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지요.

      나는 굳게 믿어지던 걸요.^^
      요즘은 연습도 하고 있구요.
      크고 작은 장애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이것이 왜 내게 왔을까,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하는 거에요.
      그것 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니까요.

      편안한 주말을!!

      2009.06.19 08:09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9. 5. 27. 11:06
사용자 삽입 이미지


29년 전에 발매된 조용필 1집 앨범에 <한오백년>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소름끼칠 만큼 절창이었다고 평가받는 곡입니다.
당시 20대였던 한 주부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한오백년을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다시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작정 그 음반을 샀다네요. 그걸 들을 수 있는 전축도 없으면서요.

깊은 음악적 소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오디오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자기의 감으로 절창이다, 확신한 거지요.
그녀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며 아직도 그 LP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사람에 대해서도 그런 감(感)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바닷물을 모두 마셔봐야 짠 맛을 알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모든 사람을 다 만나봐야 진짜 이 사람인가 보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첫 사랑의 상대가, 심리적 이유에서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최상의 파트너인 경우가 있잖아요.

수많은 이들에게 운명처럼 그런 ‘감’을 주었던 한 사내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삶의 매순간이 절창(絶唱)같아서 전축도 없이 판을 산 주부처럼,
그를 받아들일 심리적 쿠션도 없이 많은 이들이 무작정 끌어안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노.무.현.은 아직도 ‘단 한 사람뿐’인가 봅니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함께 길고 깊게 손모으며...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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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여고생 조문객 하나가 나무에 매달린 노란 리본에
    "내 마음 속 단 한 분의 대통령"이라고 쓴 것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무어라 말을 보태지 못 하던 차에
    정혜신의 그림에세이가 그야말로 절창이라 옮겨 봅니다.

    그림에세이 블로그에 그에 대한 글을 옮겨놓은 부분에서, 각별한 추모의 자세를 배웁니다.
    http://blog.naver.com/mindprism/80069004024

    2009.05.27 1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햇살

    그분이 없으니 따뜻함이 조금 덜 합니다.
    계신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희망이였는지
    빈자리가 너무 크게 와 닿습니다.
    허전함에 계속 맴돌게 하는 그분의 글과 사진이네요~

    미탄님 잘 계시죠?
    너무 오랜만이네요~

    2009.06.01 12:4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 햇살님. 잘 지냈는지요?
      꿈벗 참여 이후 원하는 만큼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요? 지난 주말 전체 프로그램에는 다녀 왔구요?^^

      예, 누군가 없어져봐야 그 존재감을 확인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정치적 무관심이 얼마나 커다란 폭력과 비인간화를 가져 오는지, 슬픔과 무력감이 분노를 일으키네요.

      2009.06.01 18:23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