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석의 writingsutra2012. 1. 7. 20:56

6개월 간의 책쓰기과정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자기표현이 가능하고,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분은 도전하기 바랍니다.
http://cafe.naver.com/writingsutra/3598  <공저와 개인 책쓰기 모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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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공저2기가 출범된다. 커리큘럼을 준비하다 보니 책을 쓴다는 것이 한 손에 잡힌다. 몇 가지 핵심만 짚어주면 누구라도 책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살짝 흥분할 정도였다. 무엇이든 배우고 익힌 다음에는 쉽게 느껴지는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쓰기에 대해 갖고 있는 관념에는 확실히 과장된 측면이 있다.


나는 책쓰기의 핵심요소가 표현력, 논리력, 구성력, 그리고 자기확신의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우선 표현력,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문장력이다. 이제껏 우리는 글쓰기를 표현력 하나로 가늠했었다. 누군가 글을 잘 쓴다는 말은 물 흐르듯 매끄러운 유창성과 오묘한 비유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했고, 이것은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숱한 사람들이 좌절하며 글쓰기에의 꿈을 깊은 곳으로 파묻어 버리곤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쓰기 위해서는 그렇게 글을 잘 쓸 필요가 없다. 물론 잘 쓰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빼어나게 잘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책은 솜씨로 쓰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이면 충분하고, 오히려 논리력과 구성력이 더 중요하다. 논리력, 이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이 내용 다음에 어떤 내용이 와야 할 지를 알아차리는 힘이기에 조금 긴 글을 쓸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하물며 책을 쓸 때는 말할 것도 없다.


논리력을 기반으로 발현되는 결과가 구성력이다. 때로 논리 이전의 감각, 직관의 작용일 수도 있다. ‘목차를 짜는 힘’ 정도로 해 두자. 논리력과 구성력 사이에 겹치는 의미도 없지 않지만, 표현력이 논리라는 다리를 타고 구성의 나라로 나아간다, 나는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거꾸로 구성력의 지시를 받은 논리가 컨텐츠의 나라를 발굴하기도 한다. 짧은 글이라면 혹시 몰라도, 책쓰기에서 표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다. 표현력만 있고 논리력, 구성력이 없는 경우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먼저 책쓰기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문자를 가지고 어지간히 자기표현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글쓰기와 책쓰기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낫다. --구성력이 동일하다면 그 때부터는 본질적인 표현력의 싸움이다 --


그리고 네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확신’이다.  ‘자기만의 시선’이라고 해도 좋고, spirit 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오랫동안 독자적인 연구를 해 온 학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책에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을 재해석하거나 재구성하게 된다. 이럴 때 어떤 관점으로 자료에 혼을 불어넣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하다.

 

내 책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를 예로 들어 보자. 나는 글쓰기에 대해 나와 있는 책 100권을 읽고 이 책을 썼다. 그 책들을 읽으며 내게 각별하게 다가 온 것들을 정리하고 감흥을 덧붙인 것이 원고의 80퍼센트를 넘는다. 내가 한 일은 내 관점을 가지고 자료를 재구성한 것에 불과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글쓰기가 문장력보다 심리적인 문제라는 주장, 글쓰기를 세 단계로 나눈 것, 글쓰기로드맵을 10가지로 정리한 것이 전부다. 그리고 이것을 관통하는 핵심은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는 신념 한 가지였다.


단 한 줄의 확신이 책을 책이 되게 한다. 이것이 소중한 원고를 하나로 꿰는 실이며, 자료뭉치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혼령이며,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저자의 목소리다.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이것을 나꿔 채지 못하면 책을 완성하기 어렵다. 반대로 이것을 나꿔 채는 데 능한 사람은 세상에 널려 있는 자료를 원하는 만큼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


공저2기와 지내는 동안 ‘책쓰기 책’을 써야겠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늘 하던 말들이 어떻게 책으로 엮이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생생한 실전공부가 될 것이다. 공저2기의 신청마감은 1월 10일이다. 혹시 아직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기꺼이 도전하기 바란다.^^  책쓰기는 이마에 표지를 붙이고 태어난 자들만이 누리는 신의 선물이 아니라, 의식적인 훈련이 있다면 누구라도 성취할 수 있는 고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하루 2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도전하라.

책쓰기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천상의 꿈으로 모셔 두었거나, 물위에 퍼지는 동심원처럼 작은 파문에 만족하거나, 헛발질만 계속 하고 있는 그대를 들쑤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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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의 writingsutra2010. 12. 6. 12:52

어제 호랑이 공저모임이 있었다. 늘 공저모임에서 배우는 것이 많지만 어제는 특히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토론을 거듭하여 이견을 좁히고 중지를 모아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박진감이 있었다.


호랑이는 ‘1인기업가의 마케팅’에 대한 공저를 가리키는 별칭이다. 그동안 핵심인원들의 노고로 도출된 것들을 비롯해서 마케팅 툴을 확정짓는 자리였다. 제일 먼저 선생님께서 스쳐가는 아이디어를 붙잡았다. “한선생이 하는 프로그램 같은 것은 마케팅이 될 수 없을까?”


그러자 여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프로그램이라는 용어자체가 지식산업에 국한되므로 포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곧바로 해결되었다. 제조업에서는 미니전시회나 제품사용회 등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테니까. 프로그램은 마케팅이기 보다는 필살기 자체라는 의견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는 지점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는 축이 있었다. 나는 후자였다. 상대가 말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 생각을 놓칠 수가 없었다.


올해 내 프로그램을 돌려보지 않았다면 이런 확신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싶어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거나 지레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일에 대한 철학과 방향이 확실하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면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최고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고, 그것을 보완함으로써 계속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사실인 것이다. 나를 어떻게 시장에 알릴 것인가? 고객과의 직접 소통 경로 즉 핫라인을 개통하라!


설왕설래가 계속되던 중 희석씨가 ‘체험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내놓았다. 오오오오!!! 모두가 그 용어의 적확성에 환호하였다. ‘체험마케팅’은 그동안 나왔던 ‘맛뵈기’니 ‘시연테스트’니 하는 용어들을 세련되게 규합하며, 토론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프로그램이 필살기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상대측의 의견이 와 닿았나 보다.  나역시 내 주장에서 필살기의 요소를 배제한 절묘함에 감탄하였다. 백프로 독창은 아니지만 하나의 개념이 탄생하는 순간을 목도한 기분이었다. ‘제안 --> 논의 --> 통합과 정리’의 과정이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꿈틀거리며 내 안으로 들어왔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전에 없던 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짜릿했다. 선생님께서는 이 책이 출간된 후 프로그램화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보자고 하셨다. 책과 프로그램이 함께 간다! 이런 노하우가 쌓이면 공저 한 건에 1인기업가가 한 명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저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그동안 당최 재주도 없고 취미도 없는 내가 갑갑했는데, 요렇게 재미있는 것이 있을 줄이야! 앞으로 내 취미는 공저다, 그렇게 맘먹었다. 멀지않아 내 특기도 공저가 되기를 갈망하면서.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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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0.12.06 14:52 [ ADDR : EDIT/ DEL : REPLY ]

한명석의 writingsutra2010. 5. 5. 14:55
 

연구소에서 두 건의 공저에 참여하고 있다. 이름 하여 사자와 호랑이. 비유의 달인이신 선생님께서 붙인 별명 덕분에 친근하고 부르기 좋고 선명한 프로젝트이다. 선생님께서는 인생의 전반기를 ‘낙타의 시대’라 이름 지으셨다. 등짐을 가득 지고 끝없는 사막을 걸어야 하는 낙타처럼, 책임과 의무를 가득 진 시기이다. 대상이 무리를 지어 가듯, 이때는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으면 좋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조직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많은 직장인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는 1인기업을 꿈꾼다. 호랑이처럼 의연하게 자신의 이름 석 자 만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어떻게 세상에 알릴 것인가?  또한 호랑이라고 해서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서적으로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삶을 나누는 동지가 필요하다. 어떻게 사자의 무리를 얻을 것인가? 이 두 개의 과제를 연구하고 싶은 사람은 모여라! 2009년 9월 2일의 일이었다.


공지를 보자마자 득달같이 두 개의 프로젝트에 모두 지원했다. 첫 책의 원고를 탈고하여 출판사에 넘긴 시점이었는데, 저술과 강의를 하면서 먹고 살고 싶어 하는 나를 위한 맞춤기회 같았다. 나는 공저 작업 자체에도 흥미가 있었다.  오래도록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내는 사이를 꿈꿔왔기 때문이다. 나는 이상하게도 사춘기 시절부터 정서적인 지지를 나누는 일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  흔히 ‘여자들은 화장실도 같이 간다’고 회자되는 식의 우정에 서툴렀다. 나이가 한참 들고 난 후에도, 아줌마들의 전매특허로 여겨지는 ‘수다’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아직도 시급하고 구체적인 용건 없이 만나거나 통화를 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오죽하면 스스로를 ‘관계치’라고 불렀으랴.


이런 내가 꿈꾸는 인간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지식을 공동생산하는 사이’에 대한 것이다. 만화 ‘신의 물방울’의 저자 아기 다다시가 한 사람이 아니라 남매의 필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 부러웠다. 저널리스트 출신 누나 기바야시 유코다와, 네 살 아래인 편집기자 출신 동생 기바야시 신, ‘신의 물방울’은 우리 나라에서 150만 부가 팔렸다.


작곡가 김희갑, 작사가 양인자 부부도 있다.  그들이 만든 노래는 주옥같은 가사와, 그 가사에 딱 어울리는 곡조로 해서 완벽한 시너지효과를 이루었다. ‘진정 난 몰랐네’, ‘킬리만자로의 표범’, ‘사랑의 미로’, ‘그 겨울의 찻집’과 ‘타타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 그들은 정말 많은 히트곡을 함께 만들었다. 아내가 가사를 써 놓으면 남편이 곡을 붙이는데 어쩌면 그 곡이 아내의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한 것이어서 번번이 놀랐다고 양인자 씨는 말한다.


남매라는 혈연, 부부라는 귀한 인연에 더하여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를 공유하고 의미 있는 창조물을 공동생산해낼 수 있는 관계는 최고의 소통을 맛본 사람들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계속 가꾸고 키우지 않으면 시들기 쉬운데, 가장 소중한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늘 새롭고 긴장된 가운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일이 반드시 예술적인 창조물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GE의 잭 웰치는, 두 번째 부인인 제인에게 골프를 가르쳐 준 후 비로소 제인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만한 소통이 가능한 부부에 대한 꿈은 일찌감치 접었지만, 공동의 관심사가 있고 서로의 성장을 자극하는 우정에 대한 꿈을 놓지는 않았었다. 그것이 내게는 ‘공저를 쓰는 사이’로 축약되는 셈이다.

그렇게 공저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우선 ‘사자’를 중심으로 말해 보자면 2009년 10월 31일 1박2일의 기획회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 달에 한번 씩 만났다. 제일 처음 사자의 무리 즉 ‘창조적 소수’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대강의 챕터를 잡았다.  초반에는 잠시 막막했다.  연구원 8명이 제각기 생각하고 온 그림이 달랐다. 기질과 경험의 차이도 커 보였다. 선생님께서 각자 바람직한 ‘사자’ 그룹을 사례연구하자는 말씀으로 돌파구를 열어 주셨다. 그리고는 진행에 속도가 붙었다. 인터뷰할 사례를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질의할 질문들을 다듬었다. 인터뷰한 내용을 발표하고, 이것들을 챕터별로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의논했다.

그 모든 과정에 대한 연구원들의 참여는 대단했다. 한 번 모였다 하면 최소한 대여섯 시간을 토론한다. 소요시간이 길다 보니 늘 주말에 모였는데, 나는 백수였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이 황금 같은 주말을 할애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관두겠다거나 하며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거기에는 물론 선생님이라는 구심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모든 논의의 맥을 짚어주고 새로운 지향점과 연결함으로써 공저의 형상을 만들어 가셨다. 선생님 자신도 처음부터 확고한 구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토의를 거치면서, 섬광처럼 스쳐가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가는 과정을 즐기시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는 어느 연구원보다도 성실하셨으며, 논지를 정리하고 연결하는 안목은 갈수록 예리해졌다. 그동안 숱한 공저를 이런 강도로 지휘하셨을 생각을 하니,  연구원제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이 선생님 본인인 것은 당연하다. 그 한결같은 열정과 성실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효율로 따지면 공저 작업의 생산성은 아주 낮다. 사자, 호랑이와 함께 구상한 ‘필살기’에 대한 책을 선생님 혼자 쓰셔서 3월 18일자로 나온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혼자 일하셨으면 훨씬 많은 아웃풋이 가능했을 시간을 연구원들과의 공저에 쓰신 것이다. 우리들 연구원들도 마찬가지다. 8명이 참여했으니 한 사람이 써야 할 원고는 A4 15장에 불과하다. 그것을 위해 10개월에 걸쳐 10번의 회의를 하다니,-마무리하자면 그 정도 걸릴 것 같다- 공저 작업의 핵심은 효율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지난 4월 30일에 2박3일로 저술여행을 다녀왔다. 서산군 운산면 백년고택의 풍광은 꿈같았다. 지금껏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많은 민들레를 보았다. 품격 있는 기와집의 대들보와 마루는 두툼하게 믿음직스러웠고, 방들은 아기자기하게 작았다. 남자연구원들이 서툰 솜씨로 불을 때주느라 애썼다. 근처에 사시는 한 연구원의 어머니께서 오색나물비빔밥과 쑥절편을 날라 오셨다. 이 프로젝트를 하는 멤버도 아닌데 어머니까지 동원하여 열과 성의를 다 하는 그 연구원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구나 싶었다.  선생님께서는 여행 중에 해산물을 잘 사 주신다. 첫 번째 기획단계에 간 평창의 펜션에서는 주문진까지 가서 회를 떠 오셨다. 이번에는 서산 장에서 게를 5킬로그램이나 사 오셨다. 제 철을 맞은 게는 알이 꽉 차 있었고 속살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이렇게 그림 같은 풍광 속에서 맛있는 것 먹으며 오직 글만 쓰자고 하신다.

몇 가지 현안이 얽혀 있어 백 프로 몰입하지 못했다. 어떤 일상과 문제를 두고 갔든 다 잊어버리고, 별천지처럼 아름다운 풍광 속에 빠져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된다. 관계에 소홀한 나의 고질병도 참 오래도 간다. 그래도 내가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내가 치명적으로 약한 ‘수다’의 가치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머릿속에 어떤 고매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라도, 담소하는 자리에서는 재치가 생명이다. 살짝 억울한 태클이 들어오더라도 여유 있게 받아치는 사람이 승자다. 이제 겨우 재치 있는 대화, 왁자하게 웃고 떠드는 자리의 진가를 알 것 같다. 사람들은 웃음 섞인 대화를 통해 생활의 독소를 뺀다.

꿈만 꾸던 ‘지식의 공동생산’에 대해서도 조금은 감을 잡았다. 스쳐지나가는 아이템을 붙잡는 능력, “00하고 놀 사람 여기 붙어라!” 소리쳤을 때 기꺼이 호응해줄 커뮤니티의 존재, 지루할 정도로 긴 과정에 지치지 않는 뚝심,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수용하고 해결하는 힘,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유희정신! 내가 이런 것들을 얼추 갖추었을 때 비로소 내가 꿈꾸는 관계도 성큼 다가오리라. 아니 그런 관계가 아득히 먼 것이 아니라, 지금 사자프로젝트를 하는 팀을 그런 존재로 만들 수도 있으리라. 중요한 것은 상대보다도 나의 마음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공저의 진정한 목표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관계 안에서만 비로소 사람이라는 인식, 함께 있음으로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있다는 느낌, 공헌력을 키우기 위해 나를 더욱 확장시키고 싶다는 각오를 하게 된 것이 말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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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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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우! 날씨가 어찌나 화사했는지 도저히 핸폰사진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화질!

    2010.05.03 18: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재엽

    저술여행... 한선생님, 딱 걸렸어요!
    와우.. 부러워라.
    전 봄바람 부는 계절에 우리집 두 마님(마눌님,공주님)께서
    바람(?)나셔서
    이 쇤네는 꼼짝없이 글 묶고 있습니당..

    분명히 생산적인 여행이 되셨으리라
    질투어린 시선을 보냅니다용~~^^

    2010.05.03 19:0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선생님께서 여행중에 해산물 쏘시는 것이
      취미시잖아?^^ 서산 시장에서 알이 절반인 큰 게를 5키로나 사다 앵기시는데도,
      마음을 맘껏 풀어놓지 못하고 엉거주춤 들고 있는 내 꼴이라니!
      이 포스트 정리하다가도 깜짝 놀랐다네.
      사. 람. 이. 없. 는. 거. 야!

      2010.05.04 09:17 [ ADDR : EDIT/ DEL ]
  3. 와우! 사이즈가 작아서 그렇지 핸드폰 사진도 정말 잘 나와요. 그쵸. ^^
    저도 원고 막바지쯤엔 저런데 며칠 머물면서 써 봐야겠네요. ㅎㅎㅎ
    사자프로젝느는 이제 막바진가요? ^^; 혹은 아직도 부릉부릉? ㅋㅋㅋ

    2010.05.03 23:15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원고가 마무리할 시점이 멀지 않았나 보네?
      주제가 무얼지 궁금, 궁금.

      사자는 이제 뼈대가 다 나와서,
      각자 살 붙여서 쓰기만 하면 된다네.
      '나는 무엇을...' 은 공저라곤 해도 각자의 경험을
      각자 쓰는 것이어서, 사자 호랑이처럼 본격적인 공저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선생님의 혜안과 의지가 정말 놀라워.

      2010.05.04 09:20 [ ADDR : EDIT/ DEL ]
  4. '기와궁' 검색해봐야겠어요^^
    한옥은 정말 아름답고 멋진 같아요 :)

    2010.05.05 16: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그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누구 편안한 사람 품에
      안긴 것 같이 푸근했어요.
      그 고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카페인
      '기와궁'의 '궁'도 자궁을 뜻한다네요.

      2010.05.06 00:06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