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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5 <15호> '공동육아'에서 배우자
 ‘공동육아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요? 학부모가 출자금을 모아 어린이집 터전을 마련하고, 교육내용과 교사채용 등 중요한 사항을 직접 결정하는 곳입니다. 1994년에 처음 시작되어 70여 곳이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요, 참여를 원하는 학부모는 기존의 협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몇몇이 모여 새로 협동조합을 구성하면 됩니다. 50만원 정도의 가입비가 있으며, 200-700만 정도의 출자금을 모아  어린이집 장소를 마련하고, 출자금은 탈퇴시에 돌려받는다고 합니다.


갈수록 대형화, 학습위주, 몰개성화, 경쟁위주로 흘러가는 교육풍토에 반기를 들고 모인 학부모들인 만큼, 공동육아에서는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 오감을 키우고, 자연과 사람과 관계맺기 연습을 하는 것이 최대의 커리큘럼이므로, 공동육아의 생활방식에는 상당히 신선한 시도가 많습니다.


어린이집의 이름부터 상식이 터져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반딧불이 어린이집, 꿈틀꿈틀 어린이집, 하늘땅 어린이집, 열리는, 굴렁쇠, 한 발 먼저, 씽씽 등.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는 원생들을 ‘덩실’, ‘옹골이’같이 독특한 이름으로 부르고, 교사에게도 ‘풀냄새’, ‘아침’, ‘바람돌이’, ‘물길’같은 별명으로 부른다네요. 어떻게 이렇게 뜻깊고 아름다운 우리 말을 잘 찾아냈는지 감동스러울 정도입니다.


공동육아의 최대목표는 ‘관계맺기’입니다. 자연과 또래와 어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상생의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능력을 꼬맹이 시절부터 훈련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정해진 교육과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흥미가 연결되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주체성을 키우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합니다. 들살이-야영에서 주운 도토리로 묵을 쑤고, 목화를 심고, 황토염색을 하고, 움집만들기에 참여합니다. 인위적으로 강요된 예절보다 자연스러운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어른에게도 존대어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유아교육에까지 파고든 과다경쟁의 선험학습 속에서 양산되는 로봇같은 아이들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건강한 인간을 키우는 이들의 시도가 참으로 소중합니다.


저는 서드에이지가 공동육아를 벤치마킹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육아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자립적인 협동으로 물적 정신적 교육공간을 창조했듯이, 우리도 협동을 통해 삶의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지요. 일정금액을 출자하여 평생학습을 주도하는 공간을 창조해보면 어떨까요?   진취적인 학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위해 해 준 일을, 우리가 스스로를 위해 해준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정기적인 독서토론과 세미나를 통해 공동관심사를 탐구하고, 홈페이지와 책을 통해 성과물을 창조하는 겁니다. 새로워진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용어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격려하는 네트웍을 구성하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중년에도 도전할만한 과제가 있고,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그것이 문화를 창조하는 일이고,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면 살아있는 한 우리는 현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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