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책2008. 7. 18. 21:18
신달자,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민음사 , 2008

서점에서 신달자 시인의 에세이집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를 훌훌 넘겨가며 다 읽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듣고 잘 지어진 타이틀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가게 하며, 기억이 잘되고, 자신이 늦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혹할만한지 않은가.

책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슬만 먹고 사는듯한, 감성적인 시를 쓰는 시인에게 이만한 생의 무게가 실려있을줄은 몰랐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부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9년간 거동을 못하고 누워계시다 돌아가신 시어머니, 뒤늦게 대학원을 졸업하여 50세에 비로소 대학교수가 된 것,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시인 자신이 유방암에 걸린 일...

낭만적인 여자와 현실적인 남자의 결혼은 신혼여행에서부터 삐걱거린다. 단지 싸다는 이유로 행선지를 부산에서 인천으로 돌려버린 남편, 남자가 어떻게 빨간 색 가방을 드냐며 신부에게 가방을 들게 한 사람... 평화로울 때에도 시인의 감성을 채워주지 못하던 남편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시인의 삶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다. 23일간 의식을 찾지 못하는가 하면, 뇌졸중 후유증으로 어린애처럼 생떼를 쓰고, 자살미수에 듣도보도 못한 ‘시상하부과오종’이란 병으로, 통곡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서 미친듯 웃어대는 남편, 그가 어떻게 계속 교수직을 수행할 수 있었는지가 의아하다.

자존심강하고 단아한 인상의 시인으로서는 꽤 솔직하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처럼 처절하게 자신이 겪은 일을 토로하는 글은 단시간에 쓰여질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인 것도 엄두가 난다. 내가 쓰고 싶어하는 글도 이런 부류이다. 이처럼 절박한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론이 아닌 체험에 의해 뒷받침되는 글 말이다. 이론적인 글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해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써야 할 것 같고, 겨우 책 몇 권 읽은 것을 가지고 코끼리 뒷다리 만지듯 해가며 쓰기에는 양심이 꺼린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내가 체험한 것에서 배운 것은 적어도 '진실'아닌가. 한 사람이 몇 십 년에 걸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에는 귀담아들을만한 것이 있지 않을까. 평범한 개인의 생애사에서도 '시대' 혹은 '문화'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나의 거친 체험을 독자에게 다가갈만한 이야기로 디자인할 수 있을까. 뭔가 짚힐듯 말듯 답답하기만 하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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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님, 안녕하세요~^^
    토마토새댁님 블로그에서 트랙백보고 왔습니다.
    신달자 시인 책, 읽기 좀 겁도 나지만(내용이 감당하기 무거울것같아요)... 귀담아들을만한 것이 있을거란 미탄님 말씀은 참 공감합니다. 종종 들릴께요.

    2008.11.14 15: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안녕하세요?
      모임이 있어 나갔다가 댓글이 늦었네요.
      책이 겁난다고 하시니,
      감수성이 남다른 분이신가 봅니다. ^^

      2008.11.15 08:15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6. 22. 23:29
 

정태일, 바이시클 다이어리, 지식노마드 2008


심산스쿨의 인디라이터반 동기생의 책이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책 한 권 내겠다고 방방 뜨더니, 불과 6개월을 넘기고 목표를 달성했으니 장하다. 기대이상으로 재미있다. 챕터 제목도 박진감있고, 아주 흡입력이 있어서 붙잡은 채로 다 읽어치웠다.


취업삼수생이 어느날 갑자기 결정한 유럽 자전거여행, 너무 많이 벼르지 않고, 너무 완벽한 준비를 꾀하지 않고 저지른 여행에서 그는 많은 것을 얻는다. 자전거여행과 인생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매 章, 그 깨달음을 정리해놓았다. 이름하여 ‘바이시클 다이어리’, 일반적인 탁상공론의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진솔하게 마음에 스며온다. 이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일 것이다.


64일간의 체험을 책으로 쓰니, 어려운 책 읽고 인용할 것도 없고 참 좋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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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혁명이다.”

80일에 걸쳐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한 홍은택의 일성이다. 자전거는 속도와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자동차로부터의 혁명이다. 70키로의 몸을 운반하기 위해 200키로가 넘는 쇳덩어리를 움직이는 비합리와, 한정된 오일자원을 둘러싼 정치경제환경적인 모든 문제를 벗어나, 내가 가진 에너지로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혁명이다.


토익과 공모전 그리고 이력서의 취업3종세트에 골머리를 썩던 취업삼수생에게도 자전거는 혁명이었다. 마흔 번 째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던 날, 아버지가 권해준 자전거여행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늘 과묵하던 대한민국식 아버지의 내심에 이만큼 화통한 도전의식이 숨어있을 줄이야. 아버지 친구 필중이아저씨는 자전거로 제2의 인생을 되찾은 분답게 세심하게 자전거여행을 도와주었다. 두 분으로 해서 신비로운 스토리텔링의 기미마저 보이며, 저자의 자전거여행은 시작된다.


그리고 64일간 자전거로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을 질주하는 일, 그것은 구직난에 지친 한 젊은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여행중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교감, 잔다르크의 마을 오를리엥에서 소설 ‘잔다르크’를 읽는 황홀경, 자전거만을 위한 천상의 도로 로만틱 스트라세를 관통하며, 저자는 무한히 커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더 이상 종로 학원가를 전전하는 스물아홉의 백수가 아니다. 도전의 맛을 알아버린 자유인이요, 미션을 완수한 자의 자신감이 넘치는 빌헬름 텔이다.


“너는 열정이 넘쳐. 그걸 믿기만 하면 돼”

환갑을 훌쩍 넘은 네덜란드 바이커가 말해주었듯, 이제 저자는 자전거여행에서 배운 것을 살아낼 것이다. 16년의 학창생활, 3년의 군대생활, 스물 아홉 해의 생애를 능가하는 깨달음을 여행은 준다. 그리고 자전거여행은 여행 중의 백미이다. 자전거는 페달을 한 번 밟으면, 딱 그만큼만 달려가기 때문이다.


나는 난생처음으로 자전거와 짐 가방, 그리고 내 몸뚱어리를 합친 0.1톤 남짓한 현실을 힘겹게 끌어보았다. 앞으로 내가 짊어져야 할 인생의 무게는 얼마나 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힘들 때마다 항상 목적지에 한 발 먼저 마음을 보낸다. 그러면 몸과 자전거가 따라간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인생 성공의 비결도 자전거 여행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공한 모습을 봐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보지 못하는 목표는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에서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라. 그리고 그것을 해냈을 때 벌어질 기쁨을 머릿속으로 충분히 맛보라.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한 모습만을 꿈꾸며 달리고 또 달려라. 그 길의 끝에는 성공이 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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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이 책 기대됩니다.^^
    몸으로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때마다 부럽기 그지 없네요. 저도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이...-_-;;
    2주만에 왔네요..ㅎㅎ

    2008.06.28 09:0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몸으로 이뤄낸 것도 그렇고, 체험한 것을 글로 쓰면 한정되긴 했어도 적어도 '사실'이라 쓰기도 좋고 마음도 편할텐데,
      겨우 책 조금 읽은 것을 가지고 글로 쓰려니, 어렵기도 하고 켕기기도 하고~~ ^^

      2008.06.28 21:40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6. 18. 21:45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02

타이틀 : 이 책의 원제는 On writing이다.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의 원제는 On writing well 이다. 둘 다 간결함을 강조한 저자들다운 제목이다.

구성과 문체 : 이 책의 구성은 특이하다. ‘이력서’라는 제목으로 창작을 하게 된 과정을, ‘연장통’ 에서 작가가 창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창작론’ 에서 창작의 방법에 대해 쓰고 있다.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간결하게 썼다.

가령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챕터에서는

‘물론 정신 감응이다.’ 이 한 문장을 풀이하고 끝낸다.

소설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소설 위주의 창작법을 꼼꼼하게 읽지는 않았지만, 슬슬 읽어도 압축된 금과옥조인 것을 알아보겠다. 그처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소설가가, 불과 138쪽의 창작론이 자기가 소설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간결함은 최고의 가치이다.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았지만, 그가 왜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간결하고 박진감있으며 유머러스한 그의 문장은 최고다.


그의 메시지 :


이 세상에 ‘아이디어 창고’나 ‘소설의 보고’나 ‘베스트셀러가 묻힌 보물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의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허공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소설가를 찾아오는 듯하다. 전에는 아무 상관도 없던 두 가지 일이 합쳐지면서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어쨌든 자기 능력껏 올바르게- 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비판도 그들의 몫이다.


어떤 토크쇼 진행자가 나에게 글을 어떻게 쓰느냐고 물었다.
내 답변을 -“한 번에 한 단어씩 쓰죠”-들은 진행자는 대꾸할 말을 잃고 말았다.

글쓰기는 유혹이다.


글쓰기는 창조적인 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침실처럼 집필실도 자기만의 공간이고 꿈을 꿀 수 있는 곳이다. 정신과 육체가 매일 밤 일정량의 잠을 자듯이, 깨어있는 정신도 훈련을 통하여 창조적인 잠을 자면서 생생한 상상의 백일몽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훌륭한 소설이다.


내가 보기에 소설은 장편이든 단편이든 세 가지 요소를 이루어진다. A 지점에서 B 지점을 거쳐 마침내 Z지점까지 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술 narration, 독자에게 생생한 현실감을 주는 묘사 description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말을 통하여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대화 dialogue가 그것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데이트 상대를 구하거나 잠자리 파트너를 만나거나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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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의 앞부분에 '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에 좌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술과 마약으로 흐트러졌던 자신의 삶을 '비록 글을 못쓰게 되더라도' 가족들을 위해 바로 잡은 그의 결단과 실천에 감동받았습니다. 주로 스릴러와 호러를 쓰는 작가이기에 은연중 그의 개인적인 삶은 문란하고 흐트러져 있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한때는 그의 삶이 그랬었지만 그 삶을 바로잡는 의지가 대단하다 생각됩니다.

    2008.06.19 01: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어이쿠! 제가 너무 간단하게 넘어간 부분을 쉐아르님께서 정확하게 보완해주셔서, 제 포스트가 아주 충실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처럼 생생한 댓글의 기능이, 블로그의 또 하나의 맛인 것을 알 것 같습니다.

      2008.06.19 07:53 [ ADDR : EDIT/ DEL ]
  2.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진 않았는데, 꼭 한번 읽어야겠네요.

    2008.07.04 15:45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강추입니다.
      한글타이틀도 좋고, 위에는 제가 너무 간단하게 쓰고 말았는데, 책 전체가 간결한 문체의 샘플 같은 책이더라구요.

      자기 소설의 주인공 같은 놈<!>의 트럭에 밀려, 무릎 아래가 9군데 이상 부러져, 꼭 '구슬이 잔뜩 담긴 양말' 같았다는 등... 참혹한 체험조차 유머로 갈무리하는 솜씨도
      일품이구요.

      2008.07.04 21:58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5. 26. 06:42
 오마타 간타, 부자멘토와 꼬마제자, 다산북스 2008


우연히 사석에서 만난 다산북스 관계자가 책을 4권 보내주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읽어 보게 되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내 자의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책인데, 우연에 기대어 새롭게 경험이 확충된 셈이다. 이 책이 재미있었다는 것은, 내 상황에 적합했다는 뜻이리라.


타이틀 : ‘부자멘토와 꼬마제자’ 가 원제인지 알 수 없어도 그다지 잘 된 네이밍 같지는 않다. 너무 직설적이고도 평이하다.  발음하기 어려운데다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책 속의 사이토할아버지가 아주 매력적이던데, 사이토의 이름을 넣어서 좀 더 강조했어도 좋을 뻔 했다.


고정관념을 깨다 : 쉽고 얇은 실용서, 특히 돈이나 재테크에 관한 책을 싸잡아서 경시하는 버릇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이 책도 그렇고, 함께 온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도 아주 건강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장사나 재테크의 기본에 대해서 지혜로우면서도 실용적인 지침을 주고 있다. 장사나 재테크를 시작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고견을 얻을 수 없는 사람에게 충분히 도움이 된다. 하긴 이런 책들이 많이 팔리는 것을 보면, 나만 모르고 있던 사실일 수도 있다. ^^   성실하고 따뜻해서 기꺼이 따라해도 좋을 정도의 깊이가 있는 실용서가 반갑다.

인상적인 부분

1. 이 책은 12년 연속 일본 고액 납세자 10위 안에 선정된 거부 사이토가 간타에게 준 멘토링 기록이다. 일단 쉽다. 정말 쉽다. 그런데도 장사-비즈니스의 핵심을 모조리 짚어준 것 같다. 어렵고 복잡한 경영서의 핵심도 결국은 이 내용일지도 모른다. 이 쉬움은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나아가 인생살이의 핵심을 깨달은데서 나온 것이다. 뭔가 거창하고 대단해 보이는 것에 끌리기 쉬운 젊은이들은 이 쉬움의 가치를 못 알아볼지도 모른다. 아무런 경영수업 없이 학원을 운영해 본 나는, 좌충우돌 주먹구구로 실수를 연발해본 나는 이 쉬움이 모든 복잡함을 포괄하는 것임을 알아 보았다.


2. 이 책은 실화에 기초한, 완벽하게 계산된 스토리텔링 기법의 책이다. 복잡한 일화를 최대한 단순화시켜 ‘사이토할아버지가 해준 말’로 정리한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얇고 쉽게 장사의 기본을 전달하려는 대중서이자 실용서이다. 그리고 그 목적에 부합했다는 점에서 성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장사의 대가들은 익히 알고 있으나, 초보자들은 모르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3. 한 번 사람을 사귀면 끝까지 함께 가는 스타일이라 10인의 제자를 둔 자기는 더 이상 사람을 사귀면 안되겠다고 말하는 사이토, 그의 장사철학은 한낱 상술이 아니다. 장사는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일, 너무 완벽해도 안되는 이유, 재구매의 중요성, 발상의 전환, 실패를 즐겨라, 과정을 즐기면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 처럼 삶의 지혜로 이어진다. 크든 작든 비즈니스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어볼 가치가 있다.


돈 버는 데만 집착하면서 자신만 행복해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지만,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일은 안 하면서 이상만 좇는다고 행복해질 수도 없지요. 살아가는데 돈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니까요. 자, 순서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리면서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도 될 수 있고 행복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뭐든지 한순간에 손에 쥘 수는 없습니다. 시간은 좀 걸릴 거예요. 그러니 그 과정을 즐기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면 인간으로서 성장해갈 수 있지요. 우리의 영혼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싫다, 힘들다고만 생각하면 다음 한 걸음을 내딛기가 귀찮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미있겠다, 쉽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기가 쉬워지지요.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1억 엔 규모의 장사 이야기를 할 때나 1만 엔 규모의 장사 이야기를 할 때나 그의 발상은 똑같다.


아이디어는 횟수가 중요해. 방망이를 천 번 휘두르면 한 번 정도는 맞겠지. 한 번도 휘두르지 않은 채 홈런볼이 오기만 기다린다고 해도 휘두르지 않으면 결국 맞힐 수가 없어.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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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책2008. 5. 8. 10:28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 돌베개 2007


감각있는 글을 쓰게 하는 이정표가 있을까? 많지는 않다. 글쓰기는 모든 사람의 개성의 표현이며, 실제로 나타난 후에야 그것이 좋은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준 조언은 내게 최고의 이정표가 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글의 요건은 '명료함'과 '인간적인 온기'이다. 이 책 만큼 명료한 글은 처음이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충실한 예문을 보인 셈이다. 너무 쉽게 읽히지만 쉽게 쓰여진 글은 아닐 것이다. 저자가 동원한 예문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장황한 글과 명료한 글의 예문을 보여주기 위해, 성경과 역대 대통령의 연설문, 인류학 보고서와 요리실습기를 망라하고 있다.

간소하게, 부디 간소하게 쓰자. 글쓰기 실력은 필요 없는 것을 얼마나 많이 걷어낼 수 있느냐에 비례한다.
'따로 틈을 내서'에서는 '따로'가 없는 것이 낫다. '개인적인 의사', '개인적인 친구'가 아니다. 의사면 의사고 친구면 친구다. 나머지는 군더더기다.  '보조하다'보다 '돕다'를, '다수의'보다 '많은'을, '용이하게 하다'보다 '쉽게 하다'라고 쓰자. 당신이 비행기의 기장이라면, '잠시 후 상당한 양의 강우가 예상된다'고 하지 말고, '비가 올 것같다'고 말하자.

글 쓰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나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그걸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 또 자기가 쓴 글을 읽어보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내가 제대로 말을 했나? 이 주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보기에 글이 명료한가?

이렇게 쉬운 말로 글쓰기의 정곡을 찌르는 저자의 공력에 감탄이 나온다. 나는 이 책을 만나서, 뭔가 좀 아는 것처럼 보이고 싶다는 허영심을 버린다. 평소에 하는 말처럼 써서 전달할 수 없는 내용은 없다!
간소한 글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이 부분에서 완성된다.

어떻게 하면 난삽함이라곤 전혀 없는 이 부러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답은 난삽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치워버리는 것이다. 명료한 생각이 명료한 글이 된다.

또 좋은 글에는 글쓴이가 드러나 있다.

좋은 글쓴이는 글 바로 뒤에서 자신을 드러낸다. '나'가 허락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나'를 생각하면서 쓰거나, 초고를 일인칭으로 쓴 다음 '나'를 빼면 된다. 그러면 비인간적인 문체에 온기가 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를 쓰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감정이나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무슨 특별한 권리라도 있어야 하는 것처럼 여긴다. 아니면 자기중심적이거나 품위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학계에 있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독자들이 감성적인 글에 반응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것을 독자의 수준이 낮은 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훈련이 안된 탓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윌리엄 진서의 설명을 듣고나니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이 책을 통털어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되풀이해야겠다.  이 문장은 벼락같은 깨달음을 주었다.

궁극적으로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이로써 내 글쓰기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명료하게 생각함으로써 명료한 글을 쓸 것이다. 편안하게 말하듯이 풀어 쓸 것이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향기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매력있는 인간이 되도록 애쓸 것이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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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떤 종류의 글이든
    글을 쓰면 내가 너무 드러나는것같아 불편했어요.
    그래서 '보여주기 싫은 내모습'은 드러나지 않도록 꽁꽁 감춰두려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쓴 글은 외려 더 낯뜨겁고 부끄럽더라구요...
    참 어렵지만 매력적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

    미탄님 글은 참 힘있고, 분명하고, 사려깊어 좋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단련하신 결과였군요. 존경스럽습니다.
    ^^

    2008.11.20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새댁님 글도 분명하고, 사려깊어요.^^
      새댁님이야말로 독서량이 참 많아 보여요.

      2008.11.20 20:28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5. 2. 15:57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 돌베개 2007

내가 윌리엄 진서의 책에 '뻑' 간 이유는, 요즘 내가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는 의문들을 일시에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글을 쓴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작에서 쾌감을 느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본격적인 원고를 쓴다고 계획할 때 몇 가지가 걸렸다.

우선 '일관된 톤'에 관한 문제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다분히 복합적이다. 이치를 따져 말하는 것에 습관이 되어 있지만 직관적인 것도 좋아한다. '나'를 드러내고 싶기도 하고 감추고 싶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글쓰기와 읽는 사람에게 유익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사이에서, 조금씩 글쓰기가 불편해지고 있었다.

"모든 글쓰기는 결국 문제 해결의 문제이다. 어디서 사실을 수집하느냐의 문제일수도,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접근법이나 태도, 어조나 문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부딪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때로는 정답을, 또는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해 절망하는 수도 있다."  -49쪽

윌리엄 진서는 내가 가진 문제를 이해해 주었다.  나만이 갖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명쾌한 해답까지 주었다. 그러니 어찌 그를 신봉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는 '통일성은 좋은 글쓰기의 닻과 같다'고 말한다. 통일성! 나는 이 용어를 듣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았다. 나의 고민을 한 단어로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명확하면 해답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가 말하는 것 중에 '대명사의 통일'과 '시제의 통일'은 기본이라고 치고, '분위기의 통일'에서부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감탄을 넘어 감격할 지경이 되었다. 그것은 내 고민에 대한 완벽한 맞춤강의였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기본적인 질문을 몇 가지 던져보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자격으로 이야기할 것인가? <보고자? 정보제공자? 보통 사람?> 어떤 시점과 시제를 사용할 것인가? 어떤 문체로 쓸 것인가? <비개인적인 기록 문체로? 사적이면서도 격식 있게? 사적이면서도 자유롭게?> 소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깊이 개입해서? 한 발 물러서서? 비판적으로? 비꼬듯이? 즐겁게?> 어느 정도로 다룰 것인가?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 

누구도 무언가에 '대한' 책이나 글을 쓸 수는 없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책을 쓸 수 없었고, 멜빌은 고래잡이에 대한 책을 쓸 수 없엇다. 그들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그 시간과 장소에 있는 특정한 인물들에 대해서만 썼다. 이를테면 어떤 고래를 쫓는 한 사람에 대해 쓴 것이다. 모든 글쓰기는 시작하기 전에 먼저 범위를 좁혀야 한다.

작게 생각하자. 주제의 어느 귀퉁이를 베어 먹을 것인지 결정한 다음 그것을 잘하는 데 만족하자. 이는 의욕과 사기의 문제이기도 하다. 너무 부담스러운 과제는 열의를 고갈시킨다. 열의는 여러분이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해주고, 독자를 계속 붙들어두게 해주는 것이다.

다음은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이다. 좋은 글은 하나같이 독자에게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생각 하나를 던진다. 두 가지나 다섯 가지가 아니라 단 하나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독자의 마음에 어떤 점 하나를 남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러면 여러분이 어떤 길을 따라가야 할지, 그리고 어떤 목적지에 도달해야 할지 더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어조와 태도를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점은 진지하게, 어떤 점은 차분하게, 어떤 점은 유머를 써서 강조하는 것이 좋다."  -52, 53쪽

나는 그의 조언을 모조리 내면화하고 덤으로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보다도 아주 중요한 것을 얻었다. 문체와 자세와 경지에 있어서, 따라가고 싶은 기준을 발견한 것이다. 벌써부터 그가 일러준대로 간소하게 문장을 고치는 재미에 푸욱 빠져있을 정도이다. 책이란 정말 좋은 것이다. 미국에서 출간된지 32년 만에, 한국의 변방에 사는 내게로 와 이렇게 많은 것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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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 저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누구도 무언가에 '대한' 책이나 글을 쓸 수는 없다"는 얘기가 우선 와닿습니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있는 특정한 인물의 이야기..
    멋진 '이야기꾼'의 첫걸음을 엿본것 같아 즐거워요.^^

    2008.11.20 1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강추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신뢰할 수 있고
      내게 영감을 주는 책을 만나면 참 행복할 뿐 아니라
      글도 잘 써져요.
      근데 좋은 책을 발견하기가 은근히 어렵네요.
      요즘은 필받을 수 있는 책을 읽은 지 오래 되어서
      그런가 좀 재미가 없네요. ^^

      2008.11.20 20:30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5. 1. 07:53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 돌베개 2007

글쓰기에 대한 책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건가? 이 책은 요즘 내가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던 고민을 일시에 해결해 주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문장으로 적절하기 그지없는 인용으로, 품격과 유머를 가지고 정곡을 찔러대는 통에 전율과 한기가 동시에 흘렀다. 무릇 이런 것이 글일텐데, 그렇다면 그 많은 책들은 왜 그렇게 돌아가고, 폼을 잡고, 말만 많은 것인가.


누구를 위해 쓰는가?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근본적인 답이 있다. 자신을 위해 쓴다. 엄청난 수의 청중을 머릿속에 그리지 말자. 그런 청중은 없다. 독자들은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이다. 편집자들이 어떤 종류의 글을 출판하고 싶어 할지 사람들이 어떤 글을 읽고 싶어 할지는 생각하지 말자. 편집자와 독자는 막상 글을 읽을 때까지 자신들이 무엇을 읽고 싶은지 모른다. 게다가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38쪽


‘엄청난 수의 청중이란 없다’ 이 문장을 읽으며 한숨이 나왔다. 대상독자라는 이름으로, 청중의 기호를 잡아채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에게 한 방 먹이는 표현이 아닌가. 한 가지 관심사에 똑같은 반응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대상독자 같은 것은 없다. 그들조차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 눈앞에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일시적으로 우연히 때로는 아주 변덕맞게 반응할 뿐! 그러니 쇼를 하라! 세상에 없던 쇼를 하라!


나이야 어떻든 글을 쓸 때는 자기 자신이 되자.

대화로 편히 나눌 만한 이야기가 아니면 글로 쓰지 말자. -40쪽


쳇~~ 다 좋은데 거기서 나이가 왜 나오냐? ^^  나이를 먹으면 뭔가 결정적으로 달라진다는 이 편견은 철옹성처럼 단단하기도 하구나. 그런데 나이들었다고 해서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연령차별주의에 부딪칠 때마다 서서히 쫄아들뿐! 나이 때문에 늙는 것이 아니고, 생각 때문에 늙는다.

어쨌든, 대화로 편히 나눌 만한 이야기가 아니면 글로 쓰지 말랜다. 기가 막힌 표현이다.


글을 애써 꾸미려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보면 자신만의 것을 잃고 만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독자들이 금방 알아차리게 마련이다. 독자들은 진실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만큼 지키기 어려운 원칙도 없다. 이 원칙을 따르자면 생리적으로 불가능한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긴장을 푸는 동시에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33쪽


내 속내를 알아주는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때처럼, 나자신이 되는 때는 없겠지.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편히 이야기를 나누듯이 글을 쓰라! 알았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내가 모르는 이야기, 조금이라도 잘난척 하는 이야기는 한 줄도 쓰지 않겠습니다.


좋은 글쓴이는 글 바로 뒤에서 자신을 드러낸다. ‘나’가 허락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나’를 생각하면서 쓰거나, 초고를 일인칭으로 쓴 다음 ‘나’를 빼면 된다. 그러면 비인간적인 문체에 온기가 돌 것이다. -36쪽


변경연에서 메일링 서비스를 해 보니, 독자의 반응이 확연하게 갈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독자는 내가 ‘감성적인 속내’를 드러내는 글에 반응해주었다.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 이처럼 명쾌한 해석을 듣고 나니, 정신이 번쩍 나는 기분이다. 글쓰기의 첫 번 째 원칙으로 껴안고 갈 것이다. 오직 나한테만 말해주듯, 귀에 대고 조목조목 일러주는 윌리엄 진서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는다.


궁극적으로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18쪽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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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을 통해 제가 전달하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겠네요. 안그래도 제 글에 힘이 들어가 있다 싶었는데... 저도 힘을 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저도 이책 보고 싶네요. 객지에 살다보니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원서로 읽어도 이런 느낌이 들런지... 한번 찾아보기는 해야겠습니다.

    2008.05.02 04: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이렇게 간소하면서도 이렇게 명료한 깨달음을 주는 책은 처음이었어요. 강추! 합니다.

      2008.05.02 05:02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4. 30. 08:25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코네티컷 주의 어느 학교에서 '예술을 위한 하루'라는 행사를 열고 두 사람의 강사가 함께 진행하는 강좌를 열었다. 한 사람은 외과의사로서 최근에 글쓰기를 시작하여 부업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를 '부업'이라고 하자. 또 한 사람은 '뉴욕 헤럴드 트리뷴'에서 기자생활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작가이자 편집자이자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를 '전업'이라고 칭하고, 그들의 강의내용을 대화로 정리해보았다.

질문: 작가가 되시니까 어떤가요?
부업: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병원에서 힘들게 일하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곧장 글을 쓰면서 그날의 긴장을 떨쳐버립니다. 쓰다보면 단어들이 술술 흘러나와 글이 쉽게 써집니다.
전업: 글쓰기는 쉽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글쓰기는 힘들고 고독한 일이며 단어가 그냥 술술 나오는 경우는 여간해선 없습니다.

질문: 글을 고쳐 쓰는 것이 중요한가요?
부업: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문장이란 글 쓰는 사람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마련이니, 있는 그대로 다 끄집어내면 됩니다.
전업: 글은 고쳐 쓰기가 생명입니다. 전문 글쟁이들은 자기가 쓴 문장을 몇 번이나 고쳐 쓰고도 또 고칩니다.

질문: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어떻게 하나요?
부업: 그럴 때는 당장 글쓰기를 멈추고 잘 써질 때까지 하루쯤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전업: 글쓰기가 직업인 사람들은 매일 쓰는 양을 정해놓고 엄격히 지켜야 합니다. 글쓰기는 기능이지 예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기능을 연마하는 일에서 손을 떼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며 빈털터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질문: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부업: 자주 영향을 미칩니다. 그럴 땐 낚시를 가거나 산책을 하면서 기분을 풀려고 노력합니다.
전업: 감정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글쓰기가 직업이면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일을 하게 됩니다.

 우연히 접한 책에서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모조리'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서 있는 지점이 '부업'과 '전업'의 경계인 것 같아 재미있기도 했다. 얼마만에 만나는 '내 인생의 책'인가. 아, 아니다. 글쓰기는 예술이 아니라 기능이라고 했지. 영감의 영역이 아니라 노동의 영역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좋은 책을 찾았다고 호들갑을 떨기보다, 그의 책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당분간 이 책에 흠뻑 빠져 지낼 것 같다.

이 책은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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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숙희

    창조적 영감은 책상에 앉아 원고파일을 열어
    꾸역꾸역
    첫줄을 쓰는 순간 왕림하시지요.

    저도 모르는 기막힌 문장히 툭툭 불거져
    자판을 통해 모니터에 박힐때
    환장하게 좋습니다.
    '꾸역꾸역'이 정답입니다.

    2008.05.01 06:22 [ ADDR : EDIT/ DEL : REPLY ]
    • '글쓰기는 생각에게 말을 거는 행위이다', 라는 표현도 있었지요. 이제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카테고리 중에 '꾸역꾸역'은 송선생님 글에서 빌려온 표현입니다. 새끼치기를 한 셈이지요. ^^

      2008.05.01 07:16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는 차마 글쓰기를 전업으로 삼을 용기는 못낼 것 같습니다.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만 해서 먹고살 용기가 안나네요.

    그래도 꾸역꾸역 써야한다는 것에는 동감합니다. "글쓰기는 기능이다"...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정말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2008.05.02 04: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투잡스를 넘어 멀티잡스의 시대인데다가, 수명이 정말 길어져서요. 그 긴 시절을 주체적으로 창의적으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나'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졌잖아요. '나'를 곧추세우고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도구로 '글쓰기'만 한 것이 없구요.

      혼자 생각하던 것을 대가의 목소리로 확인하는 재미가 아찔했답니다. ^^

      -----
      재미있게 쓰는 작가들은 대개 스스로 재미를 느끼려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작가의 핵심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글쓰기를 스스로에게 재미있는 삶과 지속적인 교육을 주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알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주제에 대해 쓴다면 자신이 느끼는 즐거움이 글에 묻어날 것이다. 배움은 일종의 강장제다. -218쪽

      2008.05.02 04:59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4. 28. 19:49
포스트잇 라이프(핸디북) 상세보기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 | 까멜레옹 펴냄
※ 본 제품은 손에 쏘옥 들고 다닐 수 있는 포켓용 사이즈의 핸디북입니다. 나는 여자인 엄마를 상상하는 게 어려웠어. 여자로서의 엄마 얘기를 해 줄래요? 철없는 10대 딸과 암 투병 중인 싱글맘이 냉장고에 메모를 붙이며 주고받은 감동의 이야기. 산부인과 의사인 싱글맘과 열다섯 살 10대 딸이 냉장고 문 위에 붙이는 메모를 통해 서로 대화하고, 싸우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기존 소설에서 볼 수

이 책의 원제는 Life on the regrigerator door 이다.  역자인 신현림이 타이틀을 잘 붙여놓았다. 작은 책과 포스트잇이 어울리고,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좋고 옮기기 좋으니 성공한 타이틀로 보인다.

산부인과 의사로 바쁜 엄마가 열 다섯 살 딸과 교환하는 포스트잇 메모를 그대로  실어놓았다. 책이 작은 편인데도, 조그맣고 노란 포스트잇은 작은 지면의 반도 채우고 있지 않다. 당연히 실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소설이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이하고도 잔잔한 일상이 짧은 메모 속에 펼쳐진다.  천연덕스럽게 사소한 일상을 다루던 쪽지에 엄마의 유방암 발병이 알려지고, 엄마가 읽을 수 없는 마지막 메모로 이야기는 끝난다. 어찌보면 아주 흔하고 단순한 스토리인데, 독특한 형식과 짧은 본문 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그래서 울컥 올라오는 것이 있다. 그러니 작아도 야무진 구성과 계산된 효과 면에서 성공한 셈이다.

웅크리고 앉아 피터-토끼-를 툭툭 건드릴 때면 엄마와 함께 한 여름과 가을이 생각나.
함께 앨범을 만들고 지니아줌마가 만들어준 저녁을 먹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던 시간들이.
마지막에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나 엄마가 얼마나 참았는지 잊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나 엄마가 얼마나 강했고 용감했는지는 절대 잊지 않을거야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엄마, 그래도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있어서 기뻤어.
엄마를 위해 이 편지 여기에 남겨둘게.

우리에게도 날마다 아이의 도시락에 넣어주었던 쪽지를 모은 조양희의 '도시락편지'가 있다. 그 책도 꾸준히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실화이고 포스트잇라이프는 소설이다. 그 책에 비해 아주 짧기도 하다. 그러나 두 권의 책 모두 삶과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데는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죽음까지도>
 
누군가의 기발한 착상, 그로 인한 성공을 눈 앞에 보노라니, 이런 형식이 왜 이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자연스럽다.  진작부터 있어야 할 것이 이제야 나온 것처럼 당연하고 익숙하다면, 독자에게 수용될 가능성은 아주 높을 것이다. 그 영역 중에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아이템이 무진장할 텐데...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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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무쟈게 매력적인데요^^
    삶의 진정성이 전해진다면 어떤 책이든 그 나름의 값어치를 한다고 믿지만
    그래도 착상의 기발함과 타이틀의 강렬함부터 너무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그리고 꼭 이런 책 쓰세요^^

    2008.04.28 2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내게 있는 것은 진정성밖에 없다~~ 는 생각인데요, 독자에게 다가선다는 것에 혈안이 되다보니, 이런저런 방식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2008.04.29 05:56 신고 [ ADDR : EDIT/ DEL ]
  2. 오~포스트잇 참 좋아하는 제품인데 이런 것을 활용한 소설도 있군요 ^^
    소설은 생각보다 잘 읽지 못하는 편인데 이 책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서관에 꼭 있었음 좋겠어요.

    2008.04.28 2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신간이라 아직 도서관에는 없을텐데요, 그대신 서점에서 10분 만에 읽을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비닐포장도 안했군요. 저는 딱히 흥행성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독창적인 것에 무조건 이끌리곤 한답니다.

      2008.04.29 05:58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도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화인줄 알았는데 소설이였군요. 그래도 실제 생활에서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하면 좋을 것 같네요 ^^

    2008.04.29 0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찌나 능청맞게 사소한 상상력을 발휘했는지 놀라웠어요. 요즘 저는 딸애와 '문자 메시지'로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아이들과 새로운 소통 통로를 개발하시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

      2008.04.29 06:00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책/책2008. 4. 21. 19:04

앨리슨 베이버스톡,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쌤앤파커스 2007

1. 타이틀

원제인'Is there a book in you?' 와 한글제목인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가 둘 다 아주 좋다.
원래의 내 취향은 원제 쪽이다. 어느 조각가가 대리석 안에 이미 들어있는 성모마리아상을 꺼내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둣, 우리 안에 들어있는 가능성을 꺼내어 형상화시킨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그런데 요즘 들어 '시장성'이라는 것에 눈뜨다 보니, 좀 더 독자의 눈길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제목을 붙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 국제도서전에 가지 말라고 한 사람이 있었다. 너무나 많은 도서의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 갈까봐 그런 것 같은데, 동네 서점에만 가도 책은 이미 너무 많다.  거의 공해나 낭비로 느껴질 만큼 그렇게 많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의 대부분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좀 더 많은 독자
에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2. 목차  

1. 당신은 얼마나 강렬하게 당신의 책을 원하는가?
- 작가가 될 운명, 그 거부할 수 없는 유혹
- 타고난 재능보다는 굳은 의지와 확고한 결단력이 더 중요하다
- 하필 왜 책인가?

2. 당신의 책은 독자들에게 얼마나 사랑 받을 수 있을까?
- 출판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려면 책을 써라

3. 당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라
- 창의력, 너는 대체 무엇이냐?

4. 당신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 자존심 상하는 일이 다반사다

5. 당신의 글쓰기 습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 위대한 작가들의 글쓰기 습관 훔쳐보기

6. 그렇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써라

7. 당신은 진정한 작가인가?
- 나는 작가다! 정말?

8. 거절 대처법, 여기서 포기하느냐 견디고 이겨내느냐
- 거절에 무릎 꿇거나, 혹은 뛰어 넘거나
- 당신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빗줄기, 비판

9. 좋은 책을 많이, 제대로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 책을 많이 읽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할까

--- 하략, 소제목도 부분임 ---


챕터와 소제목을 전부 쉽게 풀어 썼다. 제목을 포함해서 일관성있게 풀어쓰기로 간 셈이다. 아주 친절하게 보여서, 독자에게 읽어볼 엄두를 줄 것 같다.

작년에 대학 졸업반인 조카의 원룸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요즘 유행인 럭셔리한 빌트인 고층 원룸이었는데, 책꽂이에는 달랑 교과서 몇 권과 일반책 몇 권이 꽂혀 있을 뿐이었다. 그걸 보며, 내가 책을 너무 많이<!> 읽었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   절대 자화자찬용 멘트가 아니라, 현실과 사람에게서 배우지 않고, 책에 쓴 시간이 너무 많았구나 하는 발견이라고나 할까. 그 조카는 올해 S그룹에 입사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서 써야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있는거다. 나야 줄창 생각하고 있던 주제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요점에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있을꺼다. 그리고 초반에 딱딱하다는 느낌을 주면 그 사람과 나의 만남은 영영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3. 내용

이 책을 풀어나간 방식은 조금 독특하다. 기성작가면 작가, 출판업자면 업자, 편집자면 편집자... 소제목에 부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대거 인용하는 방식으로 꾸려졌다. 책 내용의 거의 90프로를 그런 식으로 구성했다.
하늘아래 순수하게 독창적인 내용이 어디 있겠는가. 책을 쓴다는 것은 내가 읽은 모든 레퍼런스의 종합이라고 볼수도 있으므로, 이런 구성방식을 흉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특하고 읽기 편하고 신뢰가 갔다.

그런데 이미 현장에서 자리잡은 전문가들의 의견 - '성공한 작가'를 만들기로 유명하다는 베테랑 편집자인 저자가 편집한 그 의견이라는 것이,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보라!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상식적인가를!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처럼 책을 써서 부자가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작가의 삶이란 늘 외롭고, 힘겨우며, 불안정하고, 항상 고민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쓰겠다고 계획하기 전에,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대신 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진지한 역사책이든, 문학적인 자서전이든, 스포츠 회고록이든, 로맨스 소설이든, 아니면 유명인사의 책이든, 모든 책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가 충분히 훌륭한 내용이어야 한다. 성공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는,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을 갖춘 편집자, 그리고 적절한 표지, 제목, 광고로 그 책을 성공적으로 마케팅 할 수 있는 마케터 및 영업팀을 만났느냐, 못 만났느냐에 있다.

아이디어가 무더기로 쏟아지거나, 스토리가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 베스트셀러가 가득 숨겨진 보물섬 같은 건 없다. 훌륭한 이야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전에는 상관없던 두 개의 생각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무언가가 되는 것이 바로 아이디어다.

이런 식의 상식으로 책 한 권을 다 채움으로써 이 책은 내게 새롭게 일깨워주었다. 무언가 기발하고 대단한 내용을 쓰려고 애쓰지 말 것!  내게는 '그저 보통 생각'일지라도 어떤 이에게는 '낯설고 기발한 생각'이 될수도 있다. 그리고 한 주제에 대한 보통 생각을 집약하고 정리해 놓는 것도 훌륭한 책의 요건이 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내가 이 책에서 각별하게 배운 것이다.

4. 응용

이 책처럼 한 분야에서 인정받은 전문가의 의견을 조합해서 책을 쓰려면, 저자가 발이 넓고 영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두 세 명의 의견을 한 꼭지의 끝이나 간지로 처리할 수는 있겠다.


Posted by 미탄
TAG 책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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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리스

    저는 사실 사람들이 '책 쓰는 것'이 목표인게 좀 그렇더라구요..그래서 몇 권을 썼다, 또는 몇 권을 쓸 것이다 라는 식의 구호가 좀 거북하더라구요. 요즘은 글쓰기도 열풍이고, '책내기' 열풍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몇 권을 썼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대요...한 권을 쓰더라도 가슴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은데요..어쨌거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읽는다고 하기는 하지만, 여기저기서 책을 내는 통에 책의 홍수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제가 감명받은 책'이 제일 좋은 책이지요^^(너무 자기중심적 생각인가요?ㅎㅎ)

    2008.04.21 21:05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직 독자의 입장에 머물러 있는 앨리스님의 소회, 충분히 이해해요.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의해서이든, 결단에 의해서이든,
      글쓰기에 꽂히고
      책쓰기가 인생의 새로운 목표로 설정되고 나니,
      관심과 생활과 모든 것이 달라지던걸요.

      반드시 글쓰기, 책쓰기에 대한 도전일 필요는 없지만,
      무언가 헌신할 목표가 있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목표는 무엇이 되었든 창조물이 있는 행위여서,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라야 기쁨을 배가시켜줄 것 같구요. ^^

      2008.04.22 07:06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