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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6.12 신화의 힘 (4)
  3. 2008.05.19 메이킹 머니 해피 (4)
  4. 2008.03.31 자기답게 사는 것만이 행복이다 (8)
  5. 2008.01.13 프레임
  6. 2007.12.13 유답5 - 당신 안에 답이 있다
  7. 2007.11.12 오쇼의 사랑법
  8. 2007.11.12 사람풍경
  9. 2007.11.12 30년만의 휴식
  10. 2007.11.08 내 사랑을 방해하는 7가지 악마
 조셉 켐벨, 빌 모이어스 대담, 신화의 힘, 이끌리오 2002

글을 너무 간단하게 쓰려다보니, ‘신화의 힘’의 맛을 너무 감소시킨 것같아 조금 보완하려고 합니다.

조셉 켐벨에 의하면 전 세계의 모든 민담과 신화는 모두 詩요, 메타포라고 합니다.  일목요연한 그의 설명을 듣다보면 저절로 수긍이 갑니다.

내게 가장 다가오는 이야기는 이런 것입니다. 이로쿼이즈 인디언의 민담이라고 하는데요. 뱀의 형상을 한 마법사 신랑에게 붙잡힌 여자가 도망을 칩니다. 신랑이 뒤에서 쫓아옵니다. 위급한 순간 어디에선가,

“내가 너를 도와주마”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노인이 이끄는대로 따라나오고 보니 물 밖입니다.

여자는 자기가 그동안 물 속에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거지요.

여자가 물 속에 있었다는 것은, 결혼을 통하여 여자가 합리적 .의식적인 세계에서 무의식의 강박 충동의 세계로 들어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켐벨은 이야기합니다. 개인의 자유의지로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으로 함몰된 상태였다는 거지요. 어떠세요?  결혼의 부자유한 측면에 시달리는 여자들이 혹할만한 상징 아닌가요? ^^

‘물 속’으로 상징되는 고립과 고통의 순간에도 걱정말라고도 합니다. 언제나 너를 도와주겠노라는 작은 노인의 목소리는 있어왔다는거지요.


그런가하면 이런 이야기도 제 상황에 와 닿았습니다. 인도에는 어머니가 자식을, 특히 아들을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게 하는 의례가 있다고 합니다. 한 집안의 영적 스승이 어머니에게 와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걸 자기에게 달라고 합니다. 값진 보석 같은 게 되겠지요. 이런 의례는 어머니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것을 떠나보내는 훈련을 시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어머니는, 그 영적인 스승의 말에 따라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것을 주다보면 결국 자기 아들도 포기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적절한 관심과 분리의 경계를 정하느라 혼란스러운 내게, 이런 이야기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나는 명백한 ‘개체’인 것입니다. 의견이 다른 것이 당연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새로운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평화를 맛본 듯합니다. 켐벨은, 마흔 다섯 살의 남자가 아직도 아버지의 의견에 순종하고 있다면 정신분석의에게 가봐야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군요.


이쯤되면, ‘신화에 다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소통할 리 없는 전세계의 민담과 신화가 똑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인류의 원형의 기억이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갓태어난 신생아도 이 인류의 기억을 갖고 태어난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인류의 원형의 기억’ - ‘신화’는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겠습니까?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것일 수 밖에 없겠지요. 평생 민담과 신화를 연구하며  한 세기를 살아간 켐벨할아버지의 지혜가 놀라운 것은 당연한 일입이다.


켐벨의 메시지는 ‘살아있음의 경험’ 이 한 마디로 집약됩니다. 심지어 켐벨은 이 경험을 종교적인 믿음보다도 우위에 둡니다.

사랑과 증오, 악의를 경험하며, 삶의 경이를 깨달았다는거지요. 어떤 사람은 성적인 탐구에 머물러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철학이지요. 어떤 사람은 권력에의 의지로 충만되어 있습니다. 애들러의 철학입니다. 애들러에 따르면 인생은 장애물과 싸우는 것입니다. 이런 인생도 완벽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신들 중에도 이런 삶을 표상하는 신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켐벨은 여기까지는 동물의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삶의 본원’은 남의 삶에서 ‘나’의 삶을 인식하는 수준입니다.  ‘나’와 남은 둘이지만 살고 있는 삶은 하나임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기 삶을 타인에게 주어버리는 인생입니다. 이처럼 자기 삶을 가슴으로 사는 삶의 단계에 올려놓은 사람에게서는 , 신의 임재를 상징하는 광휘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신은 그 하나의 삶을 표상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놀랍게도 켐벨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보수주의 기독교에서는 좋아하지 않겠지만, 제게는 신선하고 천진난만한 충격이었습니다.


모이어스 씨, 누가 신인지 아세요? ‘우리’가 곧 신이에요.

이 모든 신화의 상징이 수다스럽게 말하는 게 바로 이것이라구요. 320쪽


켐벨이 다시 한 번 놀랍고 대단한 것은, 이런 자신의 깨달음-이론을 도그마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삶의 목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이라고 하는 여행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보통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개인의 잠재력’을 신봉합니다. 자신만의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의 보통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삶의 모험을 떠날 수 있다. 살아있음의 모험을 시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영웅이라고 말합니다.


처음 몇 년 동안 사람은 어린아이입니다. 인간의 한 단편일 수밖에 없어요. 몇 년 뒤에는 사춘기가 됩니다. 사춘기 역시 인간의 한 단편에서 더도 덜도 아니지요. 성인이 되어도 단편이기는 마찬 가지입니다. 우파니샤드에는 원초적인 응집된 에너지의 이미지가 나옵니다. 이 세상을 빚은 창조의 대폭발로 인해서 생긴 이 에너지는 만물에 시간의 단편을 나누어줍니다. 그러나 시간의 단편을 통하여 원초적인 존재의 광대무변한 힘을 체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술의 기능입니다.


시종일관 예술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람답게, 켐벨은 드넓은 지식의 세계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식하고 지혜로운 인물이 이처럼 천진하게 열려있을 수 있다니, 켐벨의 삶은 우리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지평을 선사하는듯합니다. 그는 진정한 생의 철학자입니다.


 “이 세상에 내 세상도 하나 있어야겠다. 내 세상만 가질 수 있다면 구원을 받아도 좋고 지옥에 떨어져도 좋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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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화의 힘', 얼마 전에 읽었었는데, 인터뷰를 책으로 만든 탓인지 읽기가 쉽지 않은 형식이지만, 내용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생기게 되구요.

    2008.06.23 07:0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나는 신화못지 않게 조셉 켐벨이라는 인물에게 매력을 느꼈지요.
      글이든 사업이든 모든 면에서, 결국 자기 자신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답니다.

      2008.06.23 09:12 [ ADDR : EDIT/ DEL ]
  2. 전 도무지 이 책을 옮길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제겐 '의식의 부활'을 이끌어 낸 책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예수의 부활이랄지, 보살의 의미랄지 이런 것들을 읽으면서
    무릎이 떨어져라 쳐내려가며 읽었습니다.
    전 다시 또 읽고 그 때 써야겠습니다.
    이해력이 부족한 탓인 듯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안부여쭙고 갑니다. ^^

    2008.07.04 17: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좋은 책은 살아가며 5년 정도 주기로 거듭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그 때마다 내가 받아들이는 것,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모두 다를 듯도 싶네요.
      건강하시지요?

      2008.07.04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조셉 켐벨, 빌 모이어스 대담, 신화의 힘, 이끌리오 2002


조셉 켐벨은 10살 때 북미대륙 원주민의 신화와 아더왕 전설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83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신화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평생에 걸친 이 공부가 고리타분한 책자에 갇혀 있던 신화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전에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신화의 힘’에서는 대가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두 저서의 사이에는 40년의 세월이 있다니, 저작의 깊이가 다를 수 밖에 없겠구요.


그는 정말 박식합니다. 한 분야를 완전히 섭렵한 사람이 갖고 있는 박식함에 지혜를 더하여 현란한 신화의 세계로 우리를 이끕니다. 이것을 대담자인 모이어스가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켐벨만큼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원시 사회에 관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린 하늘이라고 하는 거대한 지붕 밑으로 펼쳐진 광막한 들판으로 나가거나, 수목에 묻혀 있는 숲속의 동굴로 들어가는 느낌을 맛보고는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신들의 이야기가 왜 바람 속에서, 천둥 속에서 울려나올 수 있는지, 어째서 산자락의 시내라는 시내는 다 하느님의 육성을 내는지, 어째서 온 세상이 다 성소聖所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켐벨이 평생에 걸쳐 한 일은, 세계의 신화가 지닌 주제에서 공통되는 요소를 찾고, 거기에서 중심에 이르려는 인간 정신을 지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군요?”

“아니지, 그게 아니오. 살아 있음의 ‘경험’을 찾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삶의 의미’와 ‘살아 있음의 경험’이 같은 뜻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살아 있음의 경험’ 쪽이 훨씬 역동적인 날것의 이미지로 다가오지 않나요?  이 대담은 켐벨이 여든이 넘어 이루어졌는데도, 그의 표현은 조금도 고리타분하지 않습니다. 신화에서 추출한 대가의 인생이야기가,  오늘 나의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그의 이야기 중에서 특히 내게 들어온 부분은 ‘나’와 ‘인생’에 대한 전적인 긍정입니다. 그는 마치 우리 모두에게 영웅이 되기를 권면하고 있는 듯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천복을 찾음으로써, 영혼의 모험에 동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천복을 좇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 이걸 알고 있으면 어디에 가든지 자기 천복의 벌판에 사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문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고 우리 자신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영웅의 행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합니다.


우리 자신을 구하면 세상도 구원됩니다. 생명력이 있는 인간의 영향력이 다른 사람들에게 생명을 부여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영혼이 없는 세계는 황무지입니다. --중략 --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용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아에 속박된 ‘자기’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용 우리에 갇혀 있어요.

천복을 찾아 자기에서 벗어나면 단지 개인적인 구원에 머물러있지는 않을테니, 영웅으로서의 출발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신을 버려서 더욱 높은 목적에 헌신한 사람이 영웅일테니까요.

인간의 개별성에 대한 그의 강조는 결연하고 아름답습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신화의 힘’이 그중 강력한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통 영웅의 모험은 무엇인가를 상실한 사람, 자기 동아리에게 허용되어 있는 정상적인 경험에 무엇인가 모자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의해 시작된다는 부분도 인상깊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조적 소수자’일테니까요.


우리는 각기 나름대로 독특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만일 세상을 향해 무엇인가를 줄 수 있을 때도, 주어지는 것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우리 개개의 경험과 우리 개개인이 지닌 잠재력의 발현이 되는 겁니다.

자기나름의 자기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 길은 자기만의 독특한 경험을 향한 잠재력, 다른 사람은 체험해보지 못한 것, 다른 사람에 의해서는 체험될 수 없는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짧게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하고 심오한 켐벨의 수사들은 현대적이고 섬세하기도 합니다. 놀라울정도로 생생하고 날카로운 이 석학의 표현들은, 신화가 오래 전에 죽은 화석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살아 움직이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나에게 주어진 내 몫의 고통을 극복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세상의 더 높은 목적과 부합시킬 때, 나의 신화는 시작된다고 보아도 될지요. ^^ 

대담을 할 당시 여든을 넘은 나이에도 몇 권의 책을 쓰고 있으며, 이 책을 마칠 때까지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말하는 켐벨, 평생에 걸친 연구로써 우리에게 ‘신화’라고 하는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인 그의 생애 자체가 신화로군요. 그의 삶에 대한 충만한 애정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인생은 이대로도 굉장해요, 당신은 재미가 없나 보군요

인생은 슬픈 것입니다. 세속성-상실하고 상실하고 상실하는 것으로 인한 슬픔의 원인 -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삶은 삶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삶을 긍정하고 이대로도 훌륭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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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이 책이 오래전부터 책꽂이에 꽂혀있었어요. 제가 산 책이 아니라 눈에 잘 안띄었는데, 냉큼 집어다가 읽기 목록에 넣어버렸어요.ㅋ

    2008.06.14 06:56 [ ADDR : EDIT/ DEL : REPLY ]
    • 책도 인연이 되는 시기와 상황이 있는 것 같지요?
      경빈씨 스타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일찍 심취할만한 책으로 보여지네요. ^^

      2008.06.14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2.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목록에도 넣어놨습니다 ^^

    2008.06.19 0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예, 쉐아르님 강추합니다.
      저자는 중년이 될수록 신화가 수다스러워진다고 하니, 신화가 많은 말을 건네줄겁니다. ^^

      2008.06.19 07:51 [ ADDR : EDIT/ DEL ]

 

허버트 N 카슨, 메이킹 머니 해피, 수린재 2007


대체로 인간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것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까봐 두려운 사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처 다치기도 전에 비명부터 지르는 것이다.


두려움에 직면하라. 그 두려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그러면 당신은 그 두려움의 실체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가를 절감하게 될 것이다.


몇 년을 두고 미루어 온 일을 결단해야 하는데, 우연히 손에 넣은 책이 위로가 될 줄은 몰랐다. 더욱이 1926년에 쓰여진 책이란다. 이런, 이럴 데가, 책이란, 그리고 우연을 빙자한 필연이란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아주 얇고 쉬운 책이다. 하지만 인생의 핵심을 모조리 짚어주고 있다. 목차를 보라. 빠진 것이 있다면 그대가 한 번 말해보라.


1. 일을 할 때 남들의 기대보다 조금 더 잘하라

2. 당신보다 나은 사람으로부터 배워라

3. 불운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라

4. 두려움을 없애라

5. 하루 그 자체를 완벽한 삶으로 살아라

6. 사소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7.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나가라

8. 승리하기 위해 당신 자신을 지지하라

9. 자신을 존중하고 계발하고 자립하라

10. 물질보다 인간을 더 생각하라

11. 사랑하는 능력을 키워라

12. 정신의 힘, 영적인 힘을 키워라
 

이것은 인생의 핵심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생래적으로 깨달은 것, 혹은 그 많은 자기계발서가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여분의 일까지 하라. 지시 받은 것을 넘어서는 일을 하라 보답 받을 가능성이 없는 일까지 하라. 그것이 성공과 행복으로 향하는 먼 여정의 첫걸음이 된다.

이것은 노동조합이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위대한 진실이고 대부분의 자본가들이 은밀하게 받아들여온 진실이다.


배워라 그리고 가르쳐라

구하라 그리고 베풀어라

이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당신이 지극히 현명해지거나 굉장한 부자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즉시 남을 이끌어주고 남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자기중심주의와 불건전함을 피할 수 있을까.

사람은 자신에게 약간의 남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즉시 설사 도움을 받는 대상이 절름발이 개라고 할지라도 그 개가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매일 도와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헌신과 베품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사실이다. 젊어서는 개인적인 성취에 몰두해 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점차 베품과 나눔에 대해 깨닫게 된다. 모든 성숙한 사람들의 기쁨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단하고 분명한 저자의 반문에 나는 승복한다. 더불어 쓰고, 더불어 성장하지 않으면 삶이란 아무 것도 아니다.


남들에게 주어서 더불어 쓰지 않는다면 대체 돈이라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남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도대체 지식이라는 것이 무엇이겟는가

남들을 돕지 않는다면 도대체 힘이라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사회적 지능이 떨어지는 내게 이런 비유는 가슴 철렁한 것이었다. 무엇이든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내게로 온다는 말은 사실이다. 원래 세상에 존재하던 것을, 밝아진 눈으로 발견할 뿐이니까 말이다. 이 책만 해도 80년 전에 쓰여졌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늘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주고 있지 않은가.


인류라는 것은 수없이 많은 가닥으로 이루어진 로프와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로프의 가닥이다. 로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건 긴 가닥들과 단단한 꼬임이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당신이 긴 가닥이라면 당신의 동료 가닥들과 단단히 꼬여야 한다. 그것이 인류라는 로프의 가닥을 강하게 만들 수 있게 하는 당신의 역할이다.

당신이 남들과 더불어 꼬이지 않은 짧은 가닥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먼지와 같이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지푸라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긴 가닥으로 단단히 꼬여있지 못했다. 한 사람의 사소한 단점을 인격 전체로 확대해석하여 마음 문을 닫곤 했다.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사람살이에 아무 관심도 갖지 못했다. 이제 겨우 안다. 내가 아무리 혼자 나다움을 생산하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해도, 그것을 알아봐주는 남이 없이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남들과 더불어 꼬여있지 않다면 먼지와 같이 날려버릴 지푸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정도가 되었다.


사람들을 좋아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직책이나 지성이나 부나 혹은 그들이 당신과 공통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해서는 안 된다. 당신은 꽃을 좋아하는 정원사처럼 사람들을 좋아해야 한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위대했던 사람들은 그 직위와는 전혀 상관없이, 인간성 그 자체를 위해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누구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다. 인류의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부나 계급이나 권력의 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우리가 성공과 행복을 이야기할 때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말해주는 최고의 사람들이다.

나무로 만든 병정은 결코 장군이 되지 못한다. 거세된 내시는 결코 영웅이 되지 못 한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삶과 사랑이다.


꽃을 좋아하듯 사람을 좋아하란다. 꽃이라면 조촐한 제비꽃에서 화려한 작약까지 싫을 리가 없다. 사소한 취향이나 습관이나 작은 실수를 기억하지 말고,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하란다. 그리고 그것이 오직 나를 위한 길이란다. 나무로 만든 병정은 결코 장군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성공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사랑하는 능력’이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실용적이라고 강조한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정의는 인간에 대한 서비스다. 당신이 인간에게 유익한 것을 제공하면서 기쁨을 느낀다면 당신은 이 새로운 시대의 비즈니스맨이다.


이런 관점이 어떻게 80년 전에도 가능했단 말인가. 오늘날의 고객중심, 개별화, 스토리텔링 기법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논리가 아닌가. 실용성과 효율이라는 명분으로 끝없이 분열되고 분석되는 기계적 논리에 철퇴를 던지는 명쾌함!  그 많은 자기계발서를 무색하게 하는 백미! 얇은 책에 모조리 밑줄을 그어도 시원치 않다. 두 단락만 고르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 ^^


슬픈 일이 생겼을 때를 제외하고는 웃지 않고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책을 읽지 않고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친구와 교류가 없이 보내는 날이 없도록 하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하루를 완벽하게 보내는 확실한 방법이다.


무언가를 성취하는 사람이 되어라, 창조하는 사람이 되어라 . 그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은 없다. 세상은 6일간의 창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아직 세상은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상을 완성하는 것은, 인류를 더욱 발전시키고 삶을 더 개선시키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기꺼이 협력하는 진실한 인간들이 지속시켜 나가야 할 영역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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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좋은 책이네요. 12가지 목차를 통해 보는 가치관도 아주 익숙하구요. 고맙게도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아서 많이 배웁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진짜 바보라는 생각이 드네요. T.T
    저는 80년전에 설파한 이분의 논리가 현대에도 적용되는 관점도 있지만, 이런 써비스정신, 사랑, 인간은 모두 이어져 있다는 밧줄론은 인류 공통의 진리라고도 생각해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요. 그건 먼저 자기에게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겠죠?

    2008.05.21 00:20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다, 안다고 생각한다, 정말 알고 있다... 가 생생한 체험과 맞물릴 때, 특히 극심한 삶의 변곡점과 부딪칠 때 진정한 내 것이 되는 것 같아요. 이해가 각성으로 진화하는 거지요. 그래서 넘어질 바에는 처절하게 넘어져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2008.05.21 12:27 신고 [ ADDR : EDIT/ DEL ]
  2. 황현덕

    드디어, 이 책의 진가를 아시는 분이 또 한 사람 생겼군요.

    2008.05.21 21:14 [ ADDR : EDIT/ DEL : REPLY ]
    • 늦게나마 '안다'는 것의 진짜 뜻이 '살아낸다' 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을 다행으로 봐야겠지요? ^^

      2008.05.21 22:33 신고 [ ADDR : EDIT/ DEL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고즈윈, 2008

딸애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확 달라졌다. 자기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표현할 정도이다. 천편일률적으로 대학입시를 강요하고, 학습으로만 한 개인을 평가하는 학교체제와 맞지 않았는데, 이제 반 사회인이 되어 아이의 현실적인 지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는 공간지능이 뛰어나다. 낯선 곳을 지도로 파악하고 찾아다니는 행위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딸은 지난 성장기 동안의 서러움을 보상받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 공부만 하라는 성적제일주의는 아니지만, 책과 창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게서 받은 서러움 말이다. ^^


또 딸애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외발 자전거를 사서 혼자 훈련하는가 하면, 언제고 승마나 패러글라이딩을 해 보고 싶다고 한다. 전에 피자 만드는 알바를 할 때, 일을 빨리 배워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하며 딸애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고, 자기 식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는 표현이 있듯 나는 평균치 이하로 공간지능이 떨어진다. 그러니 둘이 외국여행을 갔을 때는 딸을 졸졸 따라다녀야 한다. 여행 중에 저녁이면, 나는 여행기를 쓰고, 아이는 금전출납부를 쓰고 있었다! ^^

내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간지능, 현실적 감각을 리드하며, 아이는 독립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 덕분일 것이다. 아이는 눈에 띄게 아름다워지고 있다. 스무 살... 충분히 예쁠 나이지만, 자기 스타일을 찾았다는 행복감과 자신감에서 나오는 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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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가 성장할 때에는 초보엄마인 내게 아이의 개성을 발견할 능력이 없었다. 내가 가진 최선의 가치인 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가 속상했다. 엄마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자주 자신없어하고 위축되는 것 같아, 그것이 또 속상했었다. 아이는 책에서 배우는 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안다. 아이는 책상물림인 나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즐겁게 살아가리라는 것을.


이쯤에서 고백해야 할 것이다. 이제 상황은 역전되었다. 아이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철저하게 현실적인 아이의 눈에, 낭만적이고 철없는 엄마의 행각이 눈에 차겠는가? ^^ 어쩌면 아이는 조금은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자신의 판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엄마의 실체<?>를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 역시 아직은 혼란스럽다. 자연스럽게 ‘엄마’라기 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관계가 된 것 까지는 좋으나, 가끔 두 역할의 균형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품 안의 어린 딸이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딸에게서 평가받는 심정이 편치않다. ^^


도저히 서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이질적인 두 사람이 모녀라는 이름으로 한 데 묶인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다른 기질은 시시콜콜 부딪칠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다름’은 공존할 수 없는 ‘갈등’으로 번져나갈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우리의 기질은 다르다. 그래도 나는 딸이 자신의 장점과 스타일을 발견한 것이 기쁘다. 딸 뿐만 아니라 이 세상 그 누구도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즐기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몰라 방황하는 것 같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다움’을 아는 것이 필수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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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에서 나온,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는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책이다. 저마다 스타일이 다른 6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 문요한은, 지나온 삶을 길게 펼쳐볼 것을 제안한다. 삶을 길게 펼쳐놓고 어떤 시기에 내 삶이 빛났고 왜 빛났는지를, 어떤 시기에 삶이 어두웠고 왜 어두웠는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선명하게 드러난 경험에서 자신의 강점을 찾고, 부정적 경험에서조차 긍정적 측면을 찾아보자고 한다. 그는 이 방법을 ‘산맥타기’라고 부른다.


카이스트를 나와 쌩뚱맞게 한국카네기연구소에서 ‘리더십강사’를 하고 있는 박승오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우리의 기질적 특성을 확인하는 “DNA코드발견‘에 대해 썼다. 자식이 부모닮지 누구 닮겠는가마는, 박승오 특유의 감성적이고 맛깔스러운 글을 읽다보면, 부모님과 나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부모님과 더욱 친근해지는 부수효과까지 있다.


막 대학을 졸업하고 인터넷신문에서 일하는 김귀자는, ‘욕망요리법’에 대해 썼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은 내 안에 그것에 반응하는 ‘무언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욕망을 따라가라, 그로써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 이 경우 진짜욕망과, 단순동경, 심리적 중독 같은 유사 욕망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직 학원장 출신 한명석은 <접니다. ^^> ‘몰입경험’을 분석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깊이 빠져들었던 일 속에 내가 있다!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일은 자꾸 반복하기 마련이고, 자꾸 하다보면 남들보다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기준을 따라가는데 만족할 수 없는 사람, 자기목적 수행에 커다란 가치를 두는 사람, 창조적 소수자, 질문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16년간 IT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오병곤은 ‘피드백 분석’에 대해 썼다. 피드백 분석이란, 여행, 취업준비, 프로젝트 수행, 다이어트 등 모든 일의 목표와 결과를 비교하여, 그 과정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피터 드러커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추천한 방법이다. 스스로 자기 행동을 되돌아보는 것 만큼 확실한 것이 어디 또 있겠는가. 자신의 강점은 물론 어떤 지식과 기술, 습관을 더하고 고쳐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경영컨텐츠를 연구하는 홍승완의 방법론은 ‘내면 탐험’이다. 내면탐험은 MBTI나 스트랭스화인더 같은 전문검사도구와, 일기장 같은 내부 기록물, 타인이 바라본 나를 종합하여, 나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다. 외부적인 관점과 내부적인 관점을 아울러, 좀 더 체계적으로 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밖에 포항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김달국은, 6개의 방법론을 상징하는 우화를 선별해주었다.


서점에 책이 넘쳐나지만, 내게로 와서 나의 삶을 바꿔주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너무 어려운 인문서도 많고, 너무 얄팍한 실용서도 많다. 이 책은 자신의 삶에 성실하게 마주선 6명의 자기탐험이라는 점에서, 당신에게도 암시하는 바가 있으리라 본다. 나는 당신이 이 책의 안내를 받아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라는 꽃으로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 나와 내 딸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의 행복이란, 그것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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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죠.
    "그건 너답지 않아!" / "나다운 게 뭔데?"
    상투적인 대사지만 그 뒤에 남는 생각의 꼬리가 길죠.
    나다운 걸 찾기는 어렵고, 너다움을 찾아주기는 더 어렵고,
    그 너다움을 인정하는 건 가장 어려운 일이죠.

    특히 '너'가 자식이라면,
    그냥 적당히 내가 바라는 기질과 재능이 있기를 바라죠.
    자식이 너무 나와 다르거나 혹은 너무 같거나.
    인정하기 가장 어려운 경우라 생각합니다.

    2008.03.31 22: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승범씨가 어렵다고 말한 것들이,
      나는 다 되는데요? ㅎㅎ
      누구에게선가 '진정한 개인주의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내게 그런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세상 모든 것을 낯설게 본다'는 경향도 있구요.

      때로 이런 내가 두려울 정도라니까요. ^^

      2008.04.01 07:50 [ ADDR : EDIT/ DEL ]
    • 그러니까 선생님이 대단한 거죠...^^
      아버지와 형, 아버지와 저 그리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에서 그런 걸 느껴요.
      기대 혹은 욕심 그런 것들.

      2008.04.01 08:40 신고 [ ADDR : EDIT/ DEL ]
    • 내가 대단할 것은 없구요,
      정말 대단한 사람 중에서 비슷한 기질을 발견한 적은 있지요. ^^

      '열정과 기질'인가 두꺼운 책에서 간디의 기질을 분석해 놓았는데, 다른 곳에서는 부각되지 않는 그의 심층적인 심리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지요.

      하나는 조금 거시기하고, ^^
      하나는 손주 같은 직계가족에게 잔인할 만치 냉정했다는 점인데요, 혈연에서 자유로운 대신 민중에게 혈연을 뛰어넘는 열정을 가졌다?

      너무 위대한 인물과 비교해서 그야말로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분명 비슷한 기질이라고 느꼈지요.

      2008.04.01 18:10 신고 [ ADDR : EDIT/ DEL ]
  2. 최지설

    ㅎㅎ 최근에 블록질을 전혀 안 하고 블록 방문도 안 하다가 역시 글쓰기 몰입 경험을 갖고 계신 한 지인을 통해 출간 소식 듣고 왔습니다~!
    출간 축하드립니다~!

    2008.04.02 15:14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마워요.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분이 알려주었다는 부분이 더 반갑네요. ^^

      2008.04.02 16:07 신고 [ ADDR : EDIT/ DEL ]
  3. 몰입을 통해 찾아가는 방법은 저의 삶에도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써주신 미탄님께 감사 드립니다.

    자주 오겠습니다.

    2008.04.09 08:07 [ ADDR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seokzzang님.
      저도 덕분에 시온이 사진 보며,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정말 한창 예쁠 때에요.
      갑자기 이 세상 모든 처음.... 모든 어린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봄을 타는 것도 아닌데? ^^

      2008.04.09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최인철, 프레임, 21세기북스, 2007

심리학자 최인철, 서울대 사회과학대 전체 수석 졸업, 1998년 미시간 대학 사회심리학 박사, 일리노이대를 거쳐 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2005년 동아일보에 서울대 3대 명강의로 소개됨.


그는 심리학자로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첫 번 째 메시지가 ‘프레임’이라고 했다. 자신의 ‘18번’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프레임'이 우리 마음에 깔린 기본 원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성공했다. 간결한 목차와 문장에 힘입어, '프레임'은 읽는 사람에게 확실하게 각인될 것 같다. 빈틈없이 짜여진 엘리트코스를 밟은 학자치고는 어조가 거침이 없다. 짧고 분명하고 발랄하기까지 한 문체와 풍부한 예화 덕분에 아주 쉽게 읽힌다. 200페이지로 얇기까지 해서 단숨에 읽었다. 이 역시 읽는 사람의 심리를 갈파한 마케팅인가? 


프레임Frame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엄격히 말해서 세상에는 ‘객관적 현실’이란 없다. 저마다 지니고 있는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N개의 세상이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나’라고 하는 존재는 꼼짝없이, 나를 바라보는 ‘너’의 인식 안에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자연히 어떤 프레임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엄청 중요해진다. 저자 말처럼, 행복과 불행, 합리와 비합리, 성공과 실패, 상생과 갈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개개인의 마음의 창을 점검하고, 프레임을 리프레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기본적인 네 가지 프레임은, 자기, 현재, 이름, 변화의 네 가지이다. 내게는, 경제적 선택에 가까운 다른 것들보다, 자기프레임이 다시 한 번 와 닿았다.

자기프레임은, 세상을 ‘나’중심으로 생각하는 착각과 미신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신념 같은 내적인 요소로 설명하고, 나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인 요인들로 설명하는 식이다. 네가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기 때문이고, 내가 늦은 것은 차가 막혔기 때문이다! 나는 한 눈에 척 보면 너를 알지만, 너는 척 봐서는 나를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지만, 우리의 말과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은 오직 우리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만 자명할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음속에 CCTV를 설치해놓고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제 그 CCTV 스위치를 꺼버려야 한다. 자기프레임을 이해한다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일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내릴 때, “내가 내린 선택이 절대적으로 최선의 것인가, 아니면 프레임 때문에 나도 모르게 선택되어진 것인가?”를 검토하라고 주문한다. 나는 그 문장에서 ‘절대적으로’라는 단어를 지우고 싶어진다. 우리의 프레임이 확장될 수는 있을지언정, 영영 벗어날 길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사람이란, 하나에서 벗어나는 순간, 다른 프레임으로 한정되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이런 기본적인 한계가 있지만, 보다 긍정적이고 평화롭고 ‘홍익인간’적인 프레임을 가지려고 노력해야겠지. 과연 저자가 권하는 지혜로운 프레임 10가지에는,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모든 프레임이 망라되어 있다.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어떤 일이고 절차 중심의 하위수준이 아닌, 의미 중심의 상위 수준으로 프레임하라.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정주영회장의 “해보기나 했어?”정신을 본받아,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하라.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금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감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남들과의 횡적인 비교보다는 과거 자신과의 비교가 훨씬 더 생산적이다.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한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의 프레임을 결정한다. 저자는 긍정적인 어휘를 사용한 수녀들이 장수했다는 연구를 예로 들며 말한다. “매일 사용하는 단어 속에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담겨 있다. ”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를 만들어, 그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자신에게 들려줘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현실을 만들어 낸다.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경쟁적인 마인드를 갖고 싶다면 경쟁심을 유발할 만한 물건들로, 양심적인 행동을 유발하고 싶다면 적절히 거울을 배치하는 식으로, 롤 모델의 사진을 걸어놓는 식으로, 주변 물건의 선택은 단순히 인테리어 디자인을 넘어서는 지혜로운 마인드디자인이다.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소유가 아닌 경험을 누리는 연습을 하라. 습관적인 식사가 아닌, 맛을 음미하는 미식가가 되고, 흥행영화가 아닌, 인간의 상상력을 감상한다는 프레임을 가져라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행복을 결정하는 기준은 ‘관계’이다. 옆에서 보고 있기만 해도 영감이 느껴지고, 즐겁고 유쾌한 사람이 되자, 그런 사람과 어울리자.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반복의 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습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 열 가지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거론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의 전문성과 '프레임'이라는 프레임으로 해서 차별화된다. 일독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ㅎㅎ, 여기까지 썼는데 신기한 생각이 든다. 잘 난 척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열 가지 프레임에 어지간히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왜 지금 상황은 이렇게 팍팍한거지? 모르겠다. 천천히 생각하자. 오늘 목표 달성했으니, 놀러 간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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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익, 유답5, 명상, 2002


@ 개인적인 체험에서 걸러낸 유답의 원리


저자 윤태익은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다. 종격동 종양이라는 병으로 3개월간 입원한 일, 물에 빠진 일, 보트에 부딪쳐 죽을뻔한 일이 그것이다. 그는 그 세 번의 경험에서 유답의 원리 세 가지를 터득할 수 있었다.


물에 빠져 이제 죽는구나 하는 1~2분 사이에, 그는 지나온 모든 과거를 생생하게 바라보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살아온 모든 과거가 마치 영화처럼 스쳐갔는데, 이는 자신뿐이 아니고 죽음 직전까지 갔던 모든 사람이 겪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그는, 이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가 살면서 행한 모든 좋은 일들과 나쁜 일, 그 일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들까지도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죽음 직전에 하늘과 연결된 어떤 줄을 통해 자신의 개인 파일을 받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험이 성숙하여 유답의 제1원리가 되었다. - 우리 안에는 우주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정보를 받는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다.


큰 병을 앓은 경험에서는 제2원리를 추출해내었다. - 지금 내 앞에 있는 모든 결과는 바로 나 자신이 만든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급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장정 오륙 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끌 수 있는 보트를 번쩍 들어올린 경험은 제3원리 속에 녹아들었다. - 내가 몸을 부딪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와 포개진,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다른 세계가 있다. 그 무의식의 세계에 닿으면 인간은 무한한 생명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다.


이로써 그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유답’의 실체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유답을 실행하는 단계는 다음과 같다. 이것이 책제목이 된 ‘유답5’이다.


1. 진정으로 원하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라

2. 심신의 감각을 살려라

3. ‘깨평기사이포자중용’ 의 파워를 선택하라

4. 100% 의지를 갖고 끝까지 행동하라

5. 주어진 결과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해석하라


3번에 나오는 ‘깨평기사이포자중용’은 정신치료학자 데이비스 호킨스의 연구에서 바람직한 의식수준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데이비스 호킨스는 20여 년간 수백만 번의 임상실험으로 인간의 의식수준에서 나오는 에너지장의 빛을 1에서 1000lux까지의 수치로 측정, 인간의 의식수준을 17단계로 나누었다.


lux

의식수준

감정

행동

700-1000

깨달음

언어이전

순수의식

600

평화

하나

인류공헌

540

기쁨

감사

축복

500

사랑

존경

공존

400

이성

이해

통찰력

350

포용

책임감

용서

310

자발성

낙관

친절

250

중립

신뢰

유연함

200

용기

긍정

힘을 주는

175

자존심

경멸

과장

150

분노

미움

공격

125

욕망

갈망

집착

100

두려움

근심

회피

75

슬픔

후회

낙담

50

무기력

절망

포기

30

죄의식

비난

학대

20

수치심

굴욕

잔인함


이중 용기 단계가 power와 force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된다.

power는 긍정적인 의식에서 형성되는 자발적인 내면의 에너지이고, force는 부정적인 의식에서 형성되는 억지의 에너지이다. 파워는 자신과 타인을 치유하는 healing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포스는 killing의 힘을 가지고 있다.


윤태익은 파워와 포스의 개념을 차용하여, 자신의 이론을 완성시켰다. 파워를 쓰느냐 포스를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가져다 쓸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수준을 높인다면, 우주의 무한보물과 지혜를 맘껏 끌어올 수 있다. 당신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모든 답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You - 答.


@ 품위있는 성공학


 요즘 ‘자기계발 시장’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전에는 그저 얄팍한 실용서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양한 직업군이 포진하고 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무엇이 되었든, 내가 팔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는 기본에 이제야 눈 뜬 셈이다. 컨설팅이니 코칭이라는 말도 부쩍 자주 들리는 것 같다. 기업 단위의 대중적인 의식계발교육에 참여해 본 적이 없어 비교할만한 정보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답 프로그램에 합격점을 줄 만 하다.


인간에 대해 따뜻한 애정이 있고, 논리에 비약이 없으며, 긍정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실천하느냐의 문제이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핵심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우선 ‘목숨을 걸어볼 만한 비전이 있는가’의 문제. 분명한 비전은 성공하기 위한 기본일 것이다. 의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호한 소망에 머물러 있다. 의심과 두려움, 부정적 습관과 기억이 우리의 성장에 쐐기를 박고 있다. 그래서 한 개인이 일생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는 의식수준의 성장수치는 5포인트 내외라고 한다. 분명하고 절실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작은 기미도 놓치지 않을 것이고, 최선의 자아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다음, ‘감사하는 마음’에 대한 강조. 우주는 철저한 거래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그 거래를 더 큰 거래로 이어주는 것이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어떤 사람은 벌을 받아도 ‘저 분이 나를 진정으로 아끼는구나’, 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반면, 상을 받아도 ‘주려면 진작 주지, 왜 이제야 주냐?’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인생은 해석이다. 주어진 결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해석하는 사람은 더 큰 행복과 성공을 가져오는 선순환의 무한대 사이클을 그리게 된다.


나는 자기계발시장의 판도를 전혀 모르지만, 유답의 기본 원리를 수용하였다. 하나 더, 윤태익은 네이밍의 명수이다. 샤워하던 중에 아이디어를 받았다는, 유답은 U-DAP Universal Database Access Program ‘유니버설 데이터베이스 접속 프로그램’ 이라고 하지만, ‘네 안에 답이 있다’ 는 해석이 훨씬 선명하게 기억된다.


요즘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다보니, 브라이언 트레이시와 디팩 초프라, 삭티 거웨인, ‘보물지도’와 시크릿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답도 그에 속한다. 그래서 나는 ‘유답5’를 기존 이론을 자기화한 하나의 사례로 읽었다. 자기체험의 절실함과 탁월한 네이밍, 진지하고 성실한 접근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성공사례를 이룩한 것이다. 나도 따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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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라즈니쉬 지음, 손민규역, “사랑, 자유 그리고 홀로서기”, 청아출판사, 2003

 
오쇼 라즈니쉬의 책은 위험하다. 어떤 허위의식도 거부하고 본질만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가령 그는 결혼이나 가족처럼 유구한 역사를 가진 사회제도를 거부한다. 기존의 결혼과 가족제도에는 그의 사랑론을 담을 수 없다. 오쇼가 말하는 사랑은 진짜다. 너무 본질적이고 혁신적이어서 우리가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가 문제일뿐, 그의 사랑론은 송곳처럼 날카롭고 오아시스처럼 청량하고 詩처럼 빛난다.

 
사랑과 신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오쇼는 사랑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이 차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신일뿐, 사랑을 아는 사람은 저절로 신을 알게 된다는 것. 사랑에 대해 이보다 더한 찬사를 쏟아부을 수 있을까. 사랑은, 인간이 가진 언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고, 간신히 그 방향만을 가리킬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접근법은 모두 사랑이다. 나는 오로지 사랑만을 가르친다. 신에 대해서는 잊어버려라. 그것은 공허한 단어이다. 기도에 대해서도 잊어버려라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강요에 의해 행해지는 의식에 불과하다. 사랑은 그 누구에게도 강요받지 않은 자연스러운 기도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과 함께 태어났다. 사랑은 진정한 신이다.” 58쪽

 
“사랑은 우리가 정말로 해야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일이다. 사랑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들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수단이고 사랑은 목적이다.” 55쪽

 
아무래도 그가 말하는 사랑은 우리네 범부의 사랑과 다른 것같다. 내게 다녀간 사랑을 떠올려본다. 스무살적 풋사랑, 무조건 마음이 가고 잘해주고 싶고, 잘되게끔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건 ‘연민’이 아니었을까. 서른 살이나 되었어도 나는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였지. 그저 결혼이라는 제도로 뛰어들고 싶었을 때, 그가 옆에 있었어. 그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던 동네어귀의 가로등, 아이들이 어릴 때 함께 지낸 추억으로 평생을 가는거라고 매달리던 기억, 그건 ‘상식’으로 시작해서 ‘집착’을 거쳐 아무 것도 남지않게 된 경로였군. 그리고 두 번 정도의 에피소드... 그건 ‘낭만’이나 ‘육욕’이었고.

 
내 가난한 직접경험이나 주위를 살펴봐도 사랑이란 것이 드라마에서처럼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오쇼의 사랑법을 다 알아들었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해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혹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열심히 흉내내보고 싶은 차원이 생긴 것이다.

 
오쇼는 말한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 알고싶어 좌불안석인 사랑은 거짓사랑이라고. 내 사랑이 진실되다면 걱정할 것이 무엇이냐고. 진정한 사랑에는 처음부터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좌절도 불안도 없다. 반대로 진실하지 않은 사랑에는 뿌리깊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가 없다. 무엇이든 부족하게 느낄뿐.

 
거짓사랑은 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지나치게 걱정한다. 관심을 앞세워 상대방을 구속하고 억압하고 집착한다. 사랑이라는 말의 의미는 있는 그대로를 허용한다는 뜻이라 억압하지 않는다. 집착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 해도 둘 사이에 자유로운 공간이 없다면, 사랑의 꽃은 시들고, 두 사람을 이어줄 다리도 놓을 수가 없다.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만이 사랑이다. 두 사람 사이에 천국의 바람이 불도록 하라.

 
사랑은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 함께 느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은 사려깊은 마음이라, 무관심한 것이 도움이 되면 무관심해지고, 냉정할 필요가 있으면 냉정해진다. 무엇이 필요하든지 사랑은 그것을 배려한다. 그러나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는다. 가짜 욕망을 채워주지 않는다.

 
이쯤 되면 어떤가. 세상에 널린 것은 모두 ‘자기도취’거나 ‘겉멋’이거나 ‘집착’에 불과하고, 이런 사랑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어려운 사랑을 왜 해야하는건지, 구경이나 해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오쇼는 말한다.

 
“사랑은 필수적인 단계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존재에 의해서만 자신의 총체성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존재에 의해서만 자신의 존재가 향상되고 자기 도취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폐쇄된 세계에서 열린 하늘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명상하고 사랑을 추구하고 사랑을 실험하라. 사랑은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실험이다. 사랑의 에너지를 실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다.” 54쪽

 
“사랑은 자신의 에고가 아닌 다른 존재와 처음으로 조화로운 파장을 맞추어보는 경험을 하게 한다. 사랑은 에고의 일부분이 아닌 누군가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준다. 한 여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모든 인류와 조화를 이루는게 왜 불가능하겠는가. 한 사람과 조화를 이루는 게 그토록 큰 기쁨이었다면 모든 인류와 조화를 이루는 기쁨은 또 얼마나 크겠는가.” 55쪽

 
사랑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존재를 긍정하게 된 사람은, 존재 자체가 기쁨이요 기적인 것을 알게 된다. 한 사람을 통해 무한대의 긍정에 접해본 사람은 그만큼의 사랑을 온 우주로 확대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랑은 우주적인 것이다. 몇 사람만을 초대하는 게 아니라 별과 태양 꽃과 새 그리고 온 존재를 불러모아 향연을 베푼다. 사랑은 다른 아무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 이상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온 우주가 친구이다. 나는 나에게 등을 돌리는 나무를 만난 적이 없다.” 39쪽

 
동의한다. 인간의 축복받은 본성을 알기 위하여, 사랑보다 더좋은 조력자는 없다. 세상에 아무리 짝퉁이 난무한다해도, 우리도 조금씩은 ‘진짜’의 면모를 알고있다. 그래서 더러 흉내도 내 보고, 함량미달인 것에 진저리도 치는 것아니겠나. ‘진짜’를 가질수는 없어도, 알아볼수만 있게 된 것도 자족한다. 여유가 생기면 오쇼공동체를 방문하고, 본격적으로 오쇼를 탐구해볼 생각이다. 따라가고 싶은 곳이 생겨서 행복하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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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사람풍경,

 
김형경은 참으로 진지한 작가이다. 진지하다 못해 고지식하고 맹한 구석도 없지 않아서, 행여 독자들이 자신의 뜻을 곡해할까봐 설명하느라고 바쁘다. 환상도 과장도 지적 허영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고 극진하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은 전경린의 것처럼 흡입력이 강하거나 도발적이지는 않다. 독자의 손을 잡고 순식간에 상황으로 끌고 가기 보다,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체라는 느낌이다. 김형경의 자전적 소설 ‘세월’을 읽고 나서야 그것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김형경은 전형적인 책벌레로 현실에서 현실을 배우지 못하고, 책을 통해 현실을 유추해 내는 관념론자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안락하고 균형잡힌 어린 시절은 막을 내리고, 하숙집을 전전하며 성장한 그녀는 열 두 살 이후로 한번도 명절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오로지 책을 위안삼아 성장한 그녀의 현실감각은 때로 미숙하기까지 하여 자신을 성폭행한 사람을 받아들이려고 7년을 노력하나 무위에 그치고 만다.

때로 죽음에 때로 종교에 이끌리며 생을 버티느라 그녀는 정신분석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는다. 이 책은 김형경이 마흔 줄에 들어서 떠난 세계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분석’한 책이다. 진지하고 탐구적인 그녀의 문체에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다.

김형경은 여행 길에 만난 사람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들도 정신분석적 잣대로 분석했지만 나는 작가 김형경의 내면을 읽는 일이 가장 재미있었다. 자의식 강한 독신여성이 한 시대를 마감하면서 변곡점으로 택하게 되는 세계여행의 상징성, 집을 팔아 여행비용을 마련할 정도로 절실했던 선택이, 여행 후에 쓴 세 권의 책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어 곧바로 보상을 받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미 ‘세월’을 통해 마치 아는 사람같이 느껴지는 작가가 나이들면서 서서히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의 질곡을 극복하는 과정은 두고두고 지켜보고 싶다. 
 
책을 통해 현실을 배운 사람이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강한 자기치유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실성이 보완될 경우 막강한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도 보았다. 음울하고 무기력한 시절을 버티느라 읽었던 정신분석에 관한 지식, 스스로 정신분석을 받았던 경험조차 힘으로 역전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지 않는 한 고난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다.
 
청년기에 겪은 일로 해서 사랑에 대해 회피기제를 발동시켜 왔다고 김형경은 깨닫는다.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사회적으로 결합이 불가능한 사람을 선택하여 짝사랑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주로 아버지 연배의 어른들을 흠모하는 그 일이 뿌리깊은 아버지콤플렉스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막막하고 암울했던 2,30대를 길고 긴 만성적인 우울증이었다고 뒤늦게 이해하게 된다. 취약한 자기존중감 역시 어머니의 엄격한 양육태도와 유년시절의 버림받은 경험때문이었다는 것도. 

여행에서 돌아 온 그녀는 부당하게 의존해 오는 사람들을 거절할 수 있게 되며, 예전같으면 무조건 억압했을 부정적 감정들을 표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여성성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회피하지 않게 된 것처럼 보인다. 여행 후에 쓴 소설 ‘성에’에서 김형경은 여성작가가 성에 대해 쓸 수 있는 최고 수위까지 가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터넷 한겨레에서는 인생상담코너까지 맡았다.
 
올해 초 상담내용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신년 벽두부터 일간지에서 할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섹스를 하세요.’라는 김형경의 코멘트를 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전혀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과 평생을 살아보려고 인형처럼 끌려다니던 그 사람, 마음 문을 꽁꽁 닫아 걸고 접근해 오는 사람들을 거절하던 그 사람이 맞나 싶어서이다.
 
‘상처입은 사람이 치유한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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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석, 30년 만의 휴식, 비전과 리더십, 2006 
 
 
동창인 J는 남부럽지 않은 성장환경에도 불구하고, 늘 불안해보였다. 누군에겐가 얻어맞은듯한 표정으로 조금은 얼이 빠진 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더니, 대학시절의 그 느낌은 중년이 되어도 변하지 않았다.  상류계층에 속해있고 충분히 속물 근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편안하게 자기 계층에 안주하지 못했다.
 
나는 이 친구가 내미는 손길을 거부하였다. 몇 명 남지 않은 대학동창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용하기에는 내 인내심이 부족했다. 내 감정밖에 몰랐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어쩌다 만나도 생활에 국한된 대화를 견디느라 머리가 아팠다. 한 번은 만나서 사과하고 마음을 풀어주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지금 같으면 그처럼 매몰차게 J를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J의 내부에 들어있는 ‘불안한 아이’를 한번쯤 보듬어주었을 것같다. 누구나 타인의 동의에 굶주려서 그러는건데, 나는 마치 절대로 외롭지 않을 것처럼 군 것이 민망하다. 
 
‘언어’에 민감한 나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거부하는 데 능숙하다. 주로 혼자 놀다가, 어쩌다 말이 좀 통한다 싶으면 즉각 오버하게 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해받고 싶어 쏟아붓는다거나, 친숙함의 거리조절을 못 하게 된다. 그러니 재미있게 술 한잔 하고 와서도 수치심을 느끼기도 한다. 내 감정만 앞세우며, 소통을 서둔 것이 부끄러워서이다.
 
내가 외로웠나?  지나치게 의미부과형이라 늘 판단을 일삼는 나는, 내가 거부한 사람들의 속성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언어와 생활방식을 속속들이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부하면서도 하등의 아쉬움이 없었다. 당연히 외롭지도 않았다. 내 언어를 풀어놓을만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안에도 외로움에 시달리는 아이가 있음을 인정해야겠다. 이무석의 “30년만의 휴식”을 읽고난 뒤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부에 어린아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어린아이는 의존적인가 하면, 질투하고, 잘난 체하는가 하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이 어린아이의 속성에 의해,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문제에 부딪친다. 이런 속성들은 주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자아를 상실하기도 하고 회복하기도 한다. 
 
사람의 성격에 최초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는 당연히 어머니이다. 유아기에 어머니와 나눈 경험이 한 인간 성격의 핵이 된다.  따뜻하게 자기를 보살펴주는 엄마의 반응을 내재화시키며, 아이는 세상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니 건강한 부모를 만난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인 건강한 자아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도 계속 성장해나가는 인간이므로 완전할수는 없다. 부모자신의 문제를 아이에게 발산하기도 하고, 스스로의 문제에 휘둘려 아이에게 소홀할수도 있다. 이런 부모를 만난 사람이라고 해서 계속 부모 탓만 하며 사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원인을 깨달았으면, 결핍요인을 보완할만한 선택을 하면 된다. 스승이나 배우자, 종교를 통해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격려해주는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를 알아주고 비춰주는 인물 - 자기 반사 대상 - 이 필요하다. 나에게 따뜻한 긍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사람은 없다. 세상 일이 모두 그렇듯이 어느날 긍정적인 반사 대상이 내 앞에 나타나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꾸준한 자기성찰과 독서와 활동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중에 찾게 될 것이다.
 
결국 모든 열쇠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한 탓을 하며, 욕구불만 속에서 살수도 있지만,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더 나 자신은 건강한 부모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인 것이다.

이 책은 나를 좀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 친밀한 관계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기미도 있었던 것같아. 내가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하는 부담이 싫어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에게 끌리곤 하는 것이 혹시 나의 여성성에 대한 콤플렉스는 아니었을까. 
 
 이 책은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다. 늘 나의 잣대로 판단하여 오버하거나 잘라내던 버릇을 놓을 수 있을 것같다. 다른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 안에 있는 어린 아이 한 번 못 쓰다듬어주랴.  결국 이 책은 정신분석에 대한 입문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너무 쉽고 평이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좀 더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책이 필요하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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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을 방해하는 7가지 악마
질리안 스트로스 지음/배유정 역/갤리온 2006


이 책은 미국의 쿨한 세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책이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나 ‘프렌즈’의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상황이 우리의 실제상황이 되려면 몇 년이나 걸릴지는 알 수 없어도, 언제 와도 오긴 올 것이다. 연애가 하도 꼬이는데 대해 혼란스러운 저자가 1000명을 인터뷰해서 쓴 책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일어남직한 모든 형태의 만남이 경쾌한 문장으로 쓰여져 있어 아주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연애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로도 손색이 없다. 나도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개인에게나 사회적으로, 나아가 학문적으로도 암시를 주는 책을 쓰고 싶다.

저자는 우선 결혼에 대한 합리적인 모델이 실종되었다는 데 주목한다. 그 이유는 결혼이 줄 수 있는 혜택들 - 섹스와 출산, 경제적 안정같은 것들 -을 결혼을 않고서도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고 있다. 친구들과의 즐거움, 혹은 자유분방한 여러 가지 만남에서 줄 수 있는 쾌락을 능가하는 만족을, 과연 결혼이 줄 수 있을 것인가. 게다가 상대적으로 현대의 젊은이들은 나이를 더디게 먹는다. 그들은 가정에 대한 책임을 유보시키고, 자기만족에 더 탐닉한다. 과거에는 싱글을 폄하했지만, 지금은 도시 지역에 모여사는 싱글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즐거운 인생을 즐기고 있다. 이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버리고 결혼을 선택하기도 어렵고, 막상 결혼해서 닥치는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도 많이 떨어진다. 그들은 결혼을 마치 패키지여행 정도로 생각한다. 여행 중에 비가 올 수 있다는 조언은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에는 결혼대신 다양한 만남을 실험하는 ‘모든 사례’가 나온다. 실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온라인이다. 온라인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체크리스트에 해당하는 상대를 수십명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어느 온라인 데이트 중독자의 경우를 보자. 그는 2년 동안 50명의 여성과 데이트를 하고 그중 반과 같이 잤다.
“여자를 잠자리로 끌어들이기가 얼마나 쉬운지 나도 처음에는 놀랐어요. 나는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원하는데 여자들은 그걸 아주 쉽게 주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도 쉴 새 없이 많은 섹스 제안을 즐겼다. 그러나 마약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황홀한 기분이 가라앉자, 피곤하고 지친 느낌만 남았다. 얼마나 많은 섹스 제안을 받는가 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성생활이 난잡해질수록, 함께 데이트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와의 진정한 친밀감을 바라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사랑에 빠져보고 싶어요.”

그밖에도 우리가 한번쯤 주시해도 좋을 현대의 단면으로 이런 것이 기억에 남는다. 친밀감을 갖고 진지한 관계가 되는 것을 회피하는 사람들, 범람하는 포르노 덕분에 ‘성적 환상’과 경쟁해야 하는 여자들, 섹스는 일상적인 욕구로 간주되는 대신, 정서적인 친밀감에 대한 바람은 나약한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 만연한 캐주얼섹스가 급기야 ‘정숙함으로의 회귀’를 불러온 점. 정숙함이 없기 때문에 에로틱한 것이 실종되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길고긴 인터뷰와 탐색 끝에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성숙한 사랑’이다. 아무러면 이 책에 묘사된 그 많은 ‘실험적, 과도기적 만남’이 결론일수야 있으랴. ‘섹스 앤 더 시티’의 결론조차 결혼 혹은 안정된 만남 아니었든가. 사랑이란 완벽한 조건을 조합한 그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변화하는 과정이다. 성숙한 사랑에 도달하기 위해 최소한 다음같은 일은 하지 말라.

우리보다는 나를 중요시하는 것
나만의 기대치를 설정해놓고 상대가 충족시켜주길 기대하는 것
마술처럼 소울 메이트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
자신을 인정받기 위해 상대를 상품화하는 것
상대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
내가 무엇을 양보할 의지가 있는지 생각하기 전에 상대가 나를 위해 뭘 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것
열정이 절로 생기길 기대하는 것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에 빠져 인내심을 잃는 것
관계에 완전히 투신하길 회피하는 것.


그리고 두려움을 놓아버리고, 사랑에 빠졌는가, 하는 질문을 멈추고 사랑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라. 저자의 결론은 자못 감동적이다. 나는 우리 사회가 라스베가스 식의 과도기를 거치지 않고 이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선택 중에서 한 사람과 사랑을 약속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노력을 요구하는 선택이다. 이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이자 가장 큰 기쁨의 원천이 된다. 사랑은 거듭거듭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하고 매일 마음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다. 사랑을 하려면 자신을 변화시키고 또 사랑에 의해 변화할 수 있도록 매일 열려있어야 한다. 사랑을 키우기 위한 노력 없이 상대와 계속 사랑에 빠져있을수는 없다.”
Posted by 미탄
TAG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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