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관계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08.12.24 세련된 자기표현과 협상력이 필요하다면 - 이너서클 (8)
  2. 2008.09.04 너무 쉽고 분명한 관계론, 관계의 달인 (2)
  3. 2008.01.12 프렌드시프트
  4. 2007.12.04 관계의 재구성
  5. 2007.11.27 단순하게 사랑하라 2
  6. 2007.11.26 단순하게 사랑하라 1
  7. 2007.11.18 남자들에게
  8. 2007.11.11 5가지 친밀한 관계
  9. 2007.10.17 천 개의 공감

 게서린 K. 리어돈, 이너서클, 장혜정 역, 위즈덤하우스 2001


사회성이 떨어지는데다 과다하게 의미중심적인 나는 모임에 갈 때마다 자문하곤 했다. 오늘의 모임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나는 이 곳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그렇게 제껴 버린 모임이 얼마나 많았던가. 오랜 고립과 시행착오를 거친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의미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무엇을 얻기보다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장래를 망치곤 한다. 누구나 관심과 배려를 베풀 수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임은 즐거웠다. 젊은이들이 맞추지 못하는 넌센스 퀴즈를 노땅인 내가 맞출 때 즐거웠고, 모임을 마무리하는 허깅 타임이 그렇게 편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모임에 다녀온 뒤 막연한 불안이 이어진다. 이게 무얼까?  처음에는 사소한 자기검열인줄 알았다. 너무 심하게 뛰어논 것은 아닐까?  익숙한 사람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진 것도 아니다. 도대체 뭘 하고 온 것일까.

 



소중한 관계를 만들려면 상대에게 진정으로 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 특히 굳센 악수와 함께 눈을 마주치는 것은 관계를 맺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정치적으로 능숙한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흥미로운 뭔가를 발견한다.



불안한 심정이 이틀이나 계속된다. 그래서 아예 본격적으로 내 감정을 해부해 보기로 했다. 범인은 ‘촌스러움’이었다. 내 감정만 앞세우는 단순함이 내 부끄러움의 원천이었다. 혼자 편해진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직 주변 분위기를 살필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언어적인 또는 비언어적인 상징이나 행동이 모두 권력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누가 무엇을 입고 있고, 누가 눈도장을 더 찍는지, 누가 누구의 말을 듣고, 누가 지배를 하고, 누가 반대를 하며, 누가 늦게까지 남아 있고, 누가 일찍 떠나는지, 누가 크게 소리 지르고, 누가 누구의 옆에 서는지, 누가 누구를 접촉하는지... 이것은 권력이 상징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일 뿐이다.



근처에 앉은 서너 사람과 소곤거리다가 뛰어놀기에 바빠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놀고 있는지 전혀 살펴보지 못했다.  게서린 K. 리어돈이 말하는 조직 내의 파워 게임을 송년회 자리에 그대로 대입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심란한 가운데 읽은 책이  동시성으로 다가와 많은 것을 깨달았기에, 내면의 풍경과 연결 지어 보고 있을 뿐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든, 친밀감을 나누는 동호호이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한다. 소통과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 권력이 있는 곳이다. 권력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오면 영향력으로 바꿔서 이해하면 된다.



조직 내부의 활동을 의미하는 용어중 ‘비밀의 악수’란 말이 있다.  한 조직 안에서 힘을 지닌 소집단이 다른 사람을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이너 서클 - 소수의 핵심 권력 집단- 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그 집단의 차별성을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한다.



반드시 이너 서클에 소속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이너 서클의 존재와 흐름조차 알지 못했던 단순함이 부끄러웠다. 고도로 정치적인 사람도 피곤하겠지만 나처럼 단순무식한 사람도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도 “곰보다 여우가 낫다”지 않는가.



인간관계는 상호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상호 행동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모든 의사소통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뿐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 관한 암묵적 규칙이 있다. 이너 서클에 도달한 사람들은 이러한 규칙을 유리하게 이용할 줄 안다. 그들은 모든 대화에는 내용적 의미와 관계적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안다. 또 정보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안다.


내가 이제 와서 회사조직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그저 사람과 어울려 사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에도 이 책은 커다란 도움을 준다.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고 해서 무자비하거나 천박한 성공법칙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실력은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은 단지 기초일 뿐이다. 전문적인 능력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만약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정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정치란 결국 ‘일이 되도록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다.” 톰 피터스

 


지극히 현실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협상과 자기표현에 관한 책이다. 어찌나 섬세한지 그대로 현장에서 적용할 만하다. 이것을 보라.



사람은 쉽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존재이다. 날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런데 감정이 상할 때마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세상을 결코 평화롭지 못할 것이다.

우발적인 공격에 맞닥뜨렸을 때에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유머 감각을 잘 살릴 수도 있다.

우발적인 공격인지 고의적인 모욕인지 알고 싶다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고 알린다. 그가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면 당신은 모욕을 당한 것이다. 두 번째 응답에는 우발적 공격 이상의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모욕을 받았을 때 모욕으로 맞서지 않는 방법을 택해 상대방에게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모욕을 받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당신이 승리한다.


사회인으로서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자기표현과 협상력을 정비하고 싶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 ‘권력’이나 ‘정치’라는 말에 낯가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용어들은 아주 광범위하게 쓰였다. 앞서도 나왔듯이, 권력이란 정보가 집결되게 하는 힘이고, 정치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 책에서는 어느 조직에나 있기 마련인 모든 술수와 함정이 망라되어 있다. 저자는 그것들을 ‘정치 댄스’나 ‘샘에 독 풀기’ 같은 재치있는 네이밍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치 댄스란 나와 반대 입장에 있는 대상을 칭찬하는 것이다. 당신이 공격할 거라고 예상하는 상대를 즉시,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칭찬하라. 그러면 몇 분 안에 상대방은 당신의 아이디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댄스는 시작된 것이다.

 



상대방이 방어 태세를 갖출 때 사과를 하는 만큼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방법도 없다. 상대방의 존경을 얻어내기 위해서 모든 해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생사를 결정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사람들은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보다 실수 할 것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존경은 노력하여 얻을 수 있다. 항상 정확한 답을 제시하여 존경을 얻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가끔씩은 우아하게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존경받는다.

지나치게 자기 비하만 하지 않는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설득력을 가진다.



‘샘에 독 풀기’는 누군가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당신에 대해 교묘한 가십을 퍼뜨린 경우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네이밍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사태에 대응하는 여유가 생길 것 같지 않은가? 


사람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과 영향력! 그렇다면 조금은 세련되게 갈고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처세론과 성공론을 넘어 인생론에 가까운 내공을 뿜어낸다. 게다가 너무너무 재미있기까지 하다. 일독을 권한다. 



이너 서클은 계속 움직인다. 오늘은 그 안에 있지만 내일은 아닐 수 있다. 진정한 플레이어는 이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의 삶의 새로운 장을 내다보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포트폴리오를 넘기며 흐뭇해 하고, 다음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능숙하게 무대를 훑어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정치란 가장 높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운송수단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만나는 구불구불하고 꺾이는 길, 오르막길 그리고 갑작스레 나타나는 낭떠러지 등은, 지금도 가고 있고 앞으로도 가야 할 황홀한 여행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 박스처리한 부분은 책에서 인용했음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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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nayoo

    저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한 것 같아 기쁩니다. ^^
    고민거리가 있을 때 사건의 기승전결, 감정변화, 대처방안 등을 정리하다보면 현명한 솔루션이 머리 위에 느낌표를 띄우며 나타나곤 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좋은 분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번에 제 블로그를 소개해달라 하셨었는데 =ㅅ=
    안그래도 내년에는 가족에 대한 얘기를 담는 블로그나 까페를 만들려고 계획 중입니다. 내년 2월에 첫 아이가 태어나거든요. ^^
    제 이야기를 올리게 되면 제일 처음으로 소개시켜 드릴께요.

    가족들과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2008.12.24 17:3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표현에 걸맞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공감'이란 얼마나 귀하고 좋은 것일지요!

      첫 출산을 앞두고 계시니 긴장되시겠어요.
      몸조리 잘 하시구요, 순산을 기원합니다.
      블로그 소식 꼭 전해 주시구요~~

      2008.12.24 23:38 [ ADDR : EDIT/ DEL ]
  2. 좋은 성탄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은 지으세요..라고 인사한다던데..전 걍 받으세요 할랍니다..ㅎㅎ

    우와~~~~움직이는 녀석 넘 맘에 듭니다
    언냐한테 배울 것이 또 하나 생겼넹..^^

    좋은 날, 즐거운 날 되세요^^

    2008.12.25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더욱 아기자기하고 의미있는 성탄절 보냈지요?

      나는 뭐~~ 굳이 성탄절 인사를 하기도 머쓱한
      나이가 되었지만요.^^

      그래요,
      우리 모두가 고른 사자성어를 가슴에 품고,
      한 땀 한 땀 수놓듯,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가는 새해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2008.12.25 20:30 [ ADDR : EDIT/ DEL ]
  3. 소통과 정보의 중심에 권력이 있다는 말이 참 공감이 가네요..문제는 제 주변에 소통과 정보가 모이지 않는다는 거죠..ㅎㅎ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그렇잖아도 협상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설득의 심리학>을 읽을까 하던 차였거든요. 메리 크리스마스~ ^^

    2008.12.25 14:23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책은 너무 고루하거나 어렵고
      어떤 책은 너무 가볍고 베낀 티가 역력한데,
      이 책은 현장중심이면서도 무게가 있고,
      실용서이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강추입니다!

      예쁜 딸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지요? ^^

      2008.12.25 20:35 [ ADDR : EDIT/ DEL ]
  4. 정보와 권력, 상처와 유머, 그리고 사과 등등
    인간관계에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테크니션이 되어야 함을 느끼고는 합니다.
    개인적 고집과 집단의 이데올로기 사이의 쇼부치기랄까=0=

    독특한 호명법, 적절한 유머, 함께하는 식사 등은 쇼부치기를 적절하게 도와주는 듯 합니다. ^^ 고로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누군가와 재밌는 유머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근데 저런 이모콘티는 어떻게 만든신거에요? +0+ 참 재밌네요 ㅎㅎ)

    2008.12.26 0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잔머리 굴리거나 나를 조종하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정말 세련된 정치력은
      피해갈 수가 없겠다,
      혹은 필요하겠다~~ 싶어지는 시점이 있네요.

      ㅎㅎ 저걸 내가 어떻게 만들었겠어요?
      어디서 보고 복사해 온 거지요.

      2008.12.26 08:44 [ ADDR : EDIT/ DEL ]

 

앤드류 매튜스 글 그림, 관계의 달인 - 인생의 99%는 관계가 만든다. 북라인 2008


인생의 행복은 삶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 책의 머리말 첫 줄을 읽으며 캬아~~  하는 소리가 튀어 나왔다. 이제껏 살아온 내 경험에 비추어 이 말은 사실이다. 인생의 행복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일과 목표, 실패와 고통 같은 것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태도라는 말은 가치관이나 철학과도 비슷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이나 철학보다도 태도라는 말이 훨씬 실제적이다. 머리 속에 얼마나 복잡하고 체계 잡힌 철학이 들었는지 몰라도 세상에 드러나는 것은 그 사람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에  ‘삶의 태도’ 말고도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한다. 바로 ‘사람들’이 그것이다. 이 말을 들으며 나는 가슴 속이 아리다. 내가 정말 늦게 깨달은 만고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좋은 줄을 몰랐던 탓에 인생의 기쁨을 많이 놓쳤을 뿐 아니라 성장기회도 놓쳤다. 독립적인 삶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야 한다. 이제껏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봐도 그 대답은 자명하다. 아이들이 크면서 말 배울 때, 내 말을 잘 받아주는 친구와 한 잔 할 때,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동호회와 함께 할 때 나는 행복했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삶의 목표가 우정이라고 했던 연암을 닮고 싶어진다.


이 책은 그토록 중요한 관계에 대한 책이다. 원제는 Making Friends 이지만 딱히 친구 사이가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 통용되는 책이다. 친구는 물론 부모와 자식, 부부,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모두에게 해당된다. 그처럼 사람사이를 결정하는 원칙은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놀랍도록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간단하고 쉬운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 관계의 바깥에 머물러 온 내 눈으로 볼 때 이 책은 모두 옳다!


다른 사람들도 당신만큼 두려워하고 있다

사랑은 살아서 성장하는 존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함께 설 수 있다

아무도 당신만 바라보지 않는다

달콤한 인생은 더불어 사는 인생이다

솔직해지면 문제도 단순해진다

당신의 행동을 일일이 설명하지 마라

사람들에게 ‘네가 틀렸다’고 말하지 마라

예절이 친구를 만든다


눈에 띄는 목차를 옮겨 본 것이다. 명백한 사실 아닌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지는 못하는 사실로 꽉 차 있지 않은가? 


한 고독한 여인이 레오 버스카글리아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 남편이 친절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 집 개한테 바로 그렇게 대하니까.”


우리도 언제고 이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나는 대학생이 된 아이들을 대할 때 자주 혼란스럽다. 어떻게 엄마역할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확신이 안 선다. 그래서 가끔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주저할 때도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의존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이 확대된다면, 나 역시 아이들 대신 애완견에게서 사랑의 결핍을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딸을 껴안으며 이렇게 말해 주었다.


“사람과 사람이 껴안을 때는 핏 속에 헤모글로빈이 증가한대. 헤모글로빈은 온 몸에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니 정말 중요하지. 그러니 우리 자주 껴안으면서 살자. 만일 서로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걸 저지하는 암호를 정하자. 헤모글로빈! 이라고 말하는 거야”


바로 이 책에서 배운 것이다. 딸은 일부러 ‘헤모로빈!’ 이라고 잘 못 말하며 한 번 더 웃겨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일방적으로 관계 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에 함몰되지 않는 주체성에 대해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너무나 쉬운 문체로 어려운 관계의 비밀을 파헤친다. 가령 남편의 폭력을 용인하는 것은 아내라고 말한다. 나의 중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경고하고, 그 경고대로 행동한다면 계속해서 아내를 무시할 남편은 없다. 그런데 남편의 폭력을 용인하는 아내는, 모든 핑계를 남편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개척하는 위험을 피하는 대신 남편의 폭력 속에 숨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자신의 태도로써 자기가 받는 대접을 결정한다.


이 책은 놀라울 정도로 쉽고 간단하다. 그런데 중요한 말을 다 하고 있다. 책 전체를 통해 거의 인용을 하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아래의 구절들을 읽어보라. 좋은 삶을 가져오는 원칙은 그렇게 어려울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네 살짜리 아이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서른 다섯의 다 큰 어른이 되었다면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나 본연의 모습을 갖추어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지성과 재치로 상대방을 압도해야 할 필요는 없다. 공통점을 찾아내거나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인간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상대방이 누구든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말은 행동의 대용물이 될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행동도 말의 대용물이 될 수 없다.



인생은 자신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무례하게 굴어서도 안 되지만,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는 사업과 같다. 아무런 변화 없이 정체해 있는 게 아니라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는 것이다. 관계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 그것은 당신이 살아가면서 아무것도 깨닫는 바가 없음을 의미한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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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오랜만예요. 미탄님.
    그 넘의 '관계'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 저같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네요.
    우리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하는 실수 중에
    '관계'에 가하는 해가 가장 치명적인 것 같아요.
    그건 인간살이가 서로 연걸린 관계에 다름아니기에.
    어떤 인간도 홀로 서서 아무에게 선함도 해악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죽음이겠죠.
    마지막 인용문에 끄덕입니다.
    올해 많은 '관계의 재산'을 놓거나, 잃어버리면서 받은 아픔이 있었는데,
    그게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이겠거니 싶습니다.
    아무 갈등없는 좋은 벗이 많았다는 것이나,
    갈등을 가질 벗이 없었다는 것이나 '사업'에 있어서는 정체 그 자체로군요.^^

    2008.09.04 11:41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이쿠! 제비꽃님의 댓글이 이 책보다 더 내공이 쌓인 것 같은데요. 이 두 문장 너무 좋아요!

      어떤 인간도 홀로 서서 아무에게 선함도 해악도 주지 않는다면 그건 죽음이겠죠.


      아무 갈등없는 좋은 벗이 많았다는 것이나,
      갈등을 가질 벗이 없었다는 것이나 '사업'에 있어서는 정체 그 자체로군요.^^

      2008.09.04 11:56 신고 [ ADDR : EDIT/ DEL ]

 잔 야거, 프렌드시프트, 필맥,  2004


곤충학자인 지인이 곤충채집을 다녀왔다길래, 그 넓은 산중에서 어떻게 나비나 벌 한 마리를 채집하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다. 지인의 대답인즉, 어디쯤 가면 쓸만한 것이 있을 것같다는 감이 온다는 것이다. 그 대답을 들을 때는 설마~~ 했는데, 지금은 믿어진다. 책 한 권을 붙잡고 한 두페이지만 읽어도 아니 제목을 읽을 때부터, 나와 조우할 부분이 있는지를 알아보게 된 뒤의 일이다. 물론 산과 도서관은 다르지만, 훈련된 감각의 힘을 믿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


‘프렌드시프트’Friendshifts,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이면서도, 어쩐지 시대착오적인 단어가 되어버린 ‘우정’에 대한 책이다. 깜짝놀랄 만큼 새로운 내용은 없어도, 차분하고 진지한 접근에 공감하여, 새삼스럽게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유려한 번역의 힘이 큰 것 같다.


프렌드시프트란, 우정이 삶의 단계에 따라, 또는 학교, 직장, 사는 곳이 바뀜에 따라 변한다는 뜻으로 저자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지점에 있으며 친구는 어떤 일을 겪고 있는가에 따라 우정의 중요도는 달라진다. 이는 프렌트시프트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정은 계속 존재하지만 움직인다.


우선 저자는 ‘그냥 아는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친구’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규명한다. 우정은 어떻게 싹트는가. 우선 얼굴을 자주 봐야 하고, 공통의 경험을 나누고, 처음 관계를 맺은 상황을 뛰어넘어 상호작용을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함께 한 시간이 중요하다. 친구와는 워낙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 흥미로운 것은, 안면을 튼 뒤 진실한 친구가 되기까지 평균 3년이 걸린다는 조사결과가 있단다. 3년이란 시간이 대부분의 ‘아는 사이’에서 편의성이 거의 사라질만한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남녀관계가 진정한 사랑인지 일시적인 도취인지 판가름 나는 데에도 평균 3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이역시 편리함을 전제로 한 상호작용을 넘어 실리와 관계없는 상황에서 시험을 거쳤기 때문이다. 신세대가 들으면 하품할 소리인지 몰라도, 나는 저자의 진중한 자세를 확인할 것같아 기분이 좋다.


아는 사이가 친구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이다. 살다보면 우리는 과중한 학업, 일, 가족에 대한 의무 등 너무 많은 책임에 시달린다. 따라서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친구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른들에게도 ‘그냥 놀라’고 권한다. 어른이 되면 그저 심각하고 진지한 일만 한다. 취미조차 오페라를 보러간다든지 심각한 것만 있다. 그러나 드라이브를 하거나 뒤뜰에 앉아 있거나, 그냥 놀아보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 부분은 ‘아티스트데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인생의 주요 변화를 맞이하여, 우정에 관해 이런 관점이 있다고 얘기해준다.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지혜로운 팁들이 소중하다.

우선 결혼,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계기로 친구들과 멀어지기 쉬운데, 배우자가 있다해도 진정한 친구는 꼭 필요하다. 좋은 친구가 있으면 배우자에게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게 되고, 친구같은 배우자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사를 한 경우에는 이사한 사람이 남겨진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는 것이 순리이다. 

이사를 가는 것이 뒤에 남는 것보다 더 속 편한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더 좋은 자리를 찾아서, 갓 결혼한 사람은 배우자와 살림을 차리기 위해서,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기에 더 좋은 환경을 찾아서 이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남은 사람은 결국 같은 상황에 머물러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감탄했다. 참 미묘하고도 섬세한 팁이 아닌가.


승진도 친구관계에 변화를 일으킨다. 승진한 뒤로는 전에 어울리던 친구들이 편치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옛 친구와 새 친구를 아우르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승진사다리를 오르는 동안 계속해서 친구를 바꿔야 할 것이다. 추억을 공유하는 것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될 수 있는 한 많이, 변화된 생활에 옛 친구들을 끌어들여라.


남녀간의 이성친구에 대한 분석도 재미있었다. 남자들은 이성친구가 동성보다 자상하고 친근하고 덜 경쟁적이라는 이유로 이성 간의 우정에 호의적이었다. 반면 여자들은 이성 간의 우정에 낮은 점수를 주었다. 그런데 아기들이 만 두 살이 되면 이미, 이성 간의 우정이 덜 경쟁적이고 더 감성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여자아이는 또래의 남자아이를 껴안고 뽀뽀한다. 남자아이들끼리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이성친구를 사귀게 되는 동기가 서로 다른 것도 흥미롭다. 남자는 ‘공통의 관심사’, ‘공통의 가치’, ‘서로에 대한 호감’순인데 반해, 여자는 ‘정서적 지지’, ‘공통의 관심사’가 우위였다. 여자가 좀 더 ‘관계지향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연구를 접할 때마다 난감하다. 나른하게 몸을 비벼오는 고양이 생각이 난다. ^^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일어나는 프렌드시프트는 부모-자식이라는 감독관계를 좀 더 우정에 가까운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배우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생물학적인 의미의 부모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내 의견에 원군을 만난 셈이다.

책에 인용된 누군가의 의견에 박수를 보낸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좋은 변화가 생겼다. 우리 관계의 전제가 되었던 생각을 바꾸었다. 처음으로 우리는 서로를 동등한 관계로 대하고 있다. 그러나 엄마라는 신분과 감성을 잘 조절하는 덕분에 엄마라는 위치를 지키면서도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이제 우정이 끝나는 이유와, 우정이 계속되게 하는 힘을 소개하며 글을 맺기로 한다. 우정이 끝나는 이유는 우리가 상대에 거는 기대에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패한 우정을 보면 친구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에 대한 상대의 반응이 하나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너무 무리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한다면 오늘날 같은 경쟁 사회에서 정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덜 감정적인 우정이 유지하기 쉽다.


우리가 처음 친구를 사귀는 이유는 어떤 일을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우정이 계속되게 하는 힘은 친구의 품성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친구의 품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그 친구는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에요.

- 그 친구는 아주 성숙해요. 아주 침착한 사람이지요.

- 그 친구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 나는 그 친구의 유머감각이 좋아요.

- 그 친구는 내게 무척 잘해요. 주위 사람들에게도 모두 잘하고요.

- 그 친구는 모든 일에 해답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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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현, 관계의 재구성, 궁리, 2006


이 책이 나온 직후에 읽으려고 펴들었을 때는 별 감흥을 받지 못했다. 지나치게 원칙적인 이야기들을 지나치게 진지한 문체로 쓰고 있어서 내 안에 치고 들어오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컴퓨터에서 저자가 인터뷰하고 있는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야구를 예로 들어가며 답하고 있는 모습이 건강한 매력을 뿜고 있었다. 지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몸을 쓸 줄 알 것같은, 마치 잘 자란 나무처럼 보기가 좋았다. ^^ 그래서 다시 저자의 책을 펴보았다.


이 책은 시간의 축으로는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를, 관계의 축으로는 아버지, 형제, 친구, 배우자 문제를 영화를 배경으로 풀어보는 책이다. 다분히 상식적인 이야기도 많고, 여전히 이론적인 접근이 impact가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보기드물게 진지한 저자라는 느낌에 신뢰가 갔고, 몇 가지 중요한 관점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이든 필요할 때 내게 온다고 했던가, 마침 내가 골돌하게 생각하던 영역을 두 번째 시도한 독서에서 찾아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것은 바로 ‘사람 사이’라는 개념이다.


사람사이, 즉 관계에 관한 한 나는 참 철부지 중에서도 철부지에 불과하다. 농촌에서 전업주부였던 8년, 읍으로 나와 학원을 운영하던 13년간, 나는 그 영역에서 성장을 멈추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생각해보니, 완벽한 상대와 완벽한 친밀감을 나누는 유아적 환상에 빠져 있었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대체로 함량미달이라고 생각되는 주변인물들에게 나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나 자신이 함량미달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어지간히 자기중심적인 셈이다. 거기에다 사교적인 성향도 없어놓으니 거의 어울림이 없었다. 이처럼 소통에 대한 욕구를 차단하고 있다가 어쩌다 내 기준에 적합한 사람을 만나면, 이번에는 앞뒤 가리지 않고 접근하고 나를 열어놓는 식이었다. 그야말로 ‘사람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는 백치 수준이라고 할밖에. ㅠ.ㅠ


하지현은 청년시기, 친구관계, 부부... 꼭지에서 면면히 사람사이의 적정거리에 대해 강조한다. 인간의 근본적 충동은 누군가 중요한 대상을 찾는 것이지만, 일심동체에 대한 환상은 유아적이라는 것이다. 유아시절 어머니와 가졌던 그 완벽한 일체감을 성인기에도 기대하는 사람은 일반적인 친밀감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심동체’는 없다!  ‘나다움’과 ‘너다움’의 경계를 유지할 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어떤 관계라고 해도 똑같은 농도의 감정이 여일하게 흐르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성숙한 관계는 일종의 경쟁관계라고 말한다. 한 쪽이 다른 쪽을 흡수하는 일방적인 관계여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요구수준이 너무 낮으면 지루해하고 과도한 요구를 받으면 성취욕을 느끼는 식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에 대한 영향력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감정과 도전이 출렁대고 부딪치고 다시 조절되는 ‘틈새’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최적의 거리를 산출하고 유지하고 만족하는 능력이 성숙한 사람의 요건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관계의 ‘기역’자도 몰랐던 셈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 내 마음을 받아주어야 하고, 한 번 확인된 호감은 언제 어디서라도 균질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내 눈에 띈 부분만을 이상화하고 거기에 내 희망사항을 아낌없이 투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 사람의 전체 모습을 보고나면 혼자 실망하고 곧바로 그 사람을 평가절하해 버리고는 마음을 접는 식이었다.


어느 영화의 주인공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관계에서 이해해야 할 첫째 조건은 ‘타협’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협의 범위와 시기와 힘을 조율하는 곳은 ‘사. 람. 사. 이’라는 공간이다.  너무 늦게 겨우 요만큼 깨달은 것으로,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살아있는 한 사람은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니, 너무 늦된 것에 주눅들지는 말자. 大器晩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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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온 퀴스텐마허 부부, 단순하게 사랑하라, 갤리온, 2007
 

파트너들이 도달하는 세 번째 단계는 ‘장원’이다. 밭을 가꾸고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단계이다. ‘사랑’만이 강조되고, 현실적인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크나큰 적응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가령 혼자 독립한 적이 없는 남성을 경계하라. 어머니의 보호로부터 여자친구의 우산 밑으로 그대로 이동한 남성은, 사회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 책에는 가정을 가꾸기 위해 부부가 노력해야 할 여러 가지 지침들이 수록되어있다. 모

두가 정곡을 찌르는 금과옥조이다. 이처럼 폭넓고 이처럼 실제적인 조언을 본 적이 없다.

내가 골머리 썩고있는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거쳐왔고 해답과 오답이 누적되어 있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그 문제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감정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문제를 더 키우는 대신, 냉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부부가 부딪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여기에 망라되어 있다. 이 예상문제집만 마스터한다면, 당신은 결혼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다!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대화하며 서로 배워라.

파트너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마라, 필요한 것은 성급한 충고가 아니라 친밀감이다.

집안정돈문제를 우습게 여기지마라

당신과 파트너가 함께하는 삶을 보여주는 공간을 잘 꾸미는 것은 당신 자신을 개발해 나가고 파트너와의 관계를 좋게 유지,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코 우습게 볼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저자들은 집안팎의 수선작업을 통해, 영혼이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라고 권한다. 그냥 놔둬도 저절로 낫는 상처가 있는가 하면, 친구나 심리 치료사를 찾아가 도움을 받아야만 치유가 되는 상처도 있다. 이런 경우 치료는 집을 손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낭비나 사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이 심란해한다 싶어도 부탁하지도 않는 충고를 하는 건 삼갈 일이다. 남자는 너무 일찍 도움을 받거나 너무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경우 자신의 힘과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 결과는 게을러지거나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족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건 아주 나쁜 방식이다. 부부가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점검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아내가 자기 자신을 위해 가끔 가족을 떠날 수 있는가. 아이를 맡길 곳과 식사를 미리 준비해 놓지 않고도 그럴 수 있는가. 이때 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가

2. 남편이 가끔 직장 일과 관계없는 시간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일에 쓸 수 있는가.


사람마다 영혼을 확대하려는 욕구의 정도가 다르다. 작은 방 몇 개에 만족하는 사람은 상대의 방이 너무 많아서 자신이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반면 복잡한 쪽은 계속 더 많은 방을 갖기를 원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파트너가 어느 방향으로 더 발전하면 좋을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통적인 결혼생활에서는 사고를 요하는 부분에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얹혀살고, 정서적인 면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얹혀 살았다.  현대의 부부 관계에서는 이 역할 분담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저마다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복잡한 쪽과 단순한 쪽이 서로 노력해야 할 부분, 심지어 재혼으로 만난 부부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들은 위기에 다다른 부부에게도 송곳같이 날카롭고, 현자처럼 지혜로운 처방을 아끼지 않는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남자, 당신의 책임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감정 발달을 너무나 도외시 해 왔다. 자신의 느낌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여자, 당신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당신은 꼭 붙잡고 있어야 할 외부 세계와의 연결고리를 놓쳐버렸다.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당신의 욕구를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 책의 섬세하고도 실용적인 지침을 자꾸만 옮겨적고 싶다. 이 책은, 결혼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법전이다. 고르고 골라서 몇 가지 놓칠 수 없는 요점을 정리해 본다.

좋은 관계라면 서로에게 숨 쉴 틈을 준다.  당신의 파트너와 자녀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쉴 새 없이 당신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잘해줌으로써 그들을 조종할 생각은 버려라 그리고 당신이 정말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하라. 언젠가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기쁜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말이다.

현명한 부부싸움을 하라. 성공하는 부부는 ‘당기기’와 ‘밀기’라는 양 극을 함께 갖고 있으며, 평화제안을 금방 알아듣는다. ‘나중에 말하지’하며 총알을 차곡차곡 쌓아놓지 말아라, 용서하라, 용서는 과거의 상처를 놓아버릴 수 있는 용감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행동이다.

외도를 할 때 당사자에게 매혹되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에 홀리는 수가 많다. 아내가 너무 ‘엄마’ 역할에만 충실할 경우 ‘여자’에게 이끌리는 식이다. 즉 부부간의 고착된 역할 놀이에 염증을 느끼고 도망쳐 버린 것. 저자들은 묻는다.

부부관계를 통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가, 정말로?


이제 슬기롭게 ‘어두운 숲’을 통과한 부부는 ‘왕궁’에 도달한다. 인생에서 주어지는 최고의 선물이다. ‘왕궁’에 사는 부부는 전체를 볼 줄 아는 거시적 안목을 갖고 현실을 폭넓은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있고 유연하게 그리고 힘차게 행동하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점점 더 외교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왕궁’에 도달한 부부는 서로 상반된 요소를 융합한다. 자율성만 강조하다 보면 관계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관계에만 집착하면 자아 상실의 위기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말에 대한 반대를 수용한다. 반대는 선물이다. 반대를 수용할 때 그 사람의 존재는 확대된다.

훌륭한 궁수는 결코 과녁 한가운데를 맞히지 않는다. 자꾸 정곡을 찌르면 파트너와의 사이가 정말 나빠질 것이다. 상대의 과녁을 슬쩍 스치는 것으로 족하다. 대개 최적이란 가득찬 것이 아니라 약간 적은 것이다.


이제 그들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자유롭고 넓게 통찰하면서 사랑할 수 있다. 그들은 드디어 삶의 핵심만을 붙듬으로써, 성공하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즉 단순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함은 성숙의 결과이다. 특히 우리 여자들이 터득해야할 관계의 묘미를 음미하며, 리뷰를 마친다.


“당신을 결코 붙잡지 않음으로써 나는 당신을 꼭 붙든다.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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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온 퀴스텐마허 부부, 단순하게 사랑하라, 갤리온, 2007


멋모르고 살다보니 세월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이제는 어딜 가나 주된 멤버들의 이모뻘이다. 어리둥절하다. 내 나이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젊은 친구들이 점점 어려 보이긴 한다. ‘군인아저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군인’이 애기로 보이는 식이다.


오래 살긴 살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생에도 주기가 있고, 인생의 문제에도 카테고리가 있구나 하는 것이 보이는 순간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 천하를 주유하는 20대, 지금 놓인 곳이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달리 뻗어갈 곳이 없어 하루하루 버티는 30대, 조심스럽게 도약의 길을 선택한 40대... 처럼, 연령과 상황에 따른 문제가 비슷하다는 말이다. 고대 동굴벽화에 ‘요즘 것들’이 버릇없다는 말이 나온다거나, 2000년 전의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사실보다 그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라는 말을 했다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맞다.


구체적인 개인을 무시할 생각은 아니나, 거시적으로 보면 인생의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다. 내가 어렴풋이 깨닫게 된 이런 생각을 적용하여, 인생을 풀어쓴 책이 나왔다. 막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거니와, 인생을 얼추 살아낸 체험에 맞추어 볼 때 구구절절이 맞는 얘기만 하고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생 특히 파트너관계에 관한 훌륭한 지침서이다. 책 한 권에 인생을 모두 담아놓았다. 아주 쉽고 평이하게 읽히지만, 이 ‘쉬움’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심리학을 비롯해서 숱한 학문적 성과와 체험을 녹여 도달한 경지이다. 깊어지지 않고서는 쉬워질 수 없다고 하지 않았든가.


저자부부는 파트너관계 - 사랑에 관한 단계를 다섯단계로 나눈다. 첫째 ‘탑’, 이것은 관계로 나아가기 전의 기본인 ‘자기세계’에 대한 부분이다. ‘에고’와 ‘영혼’과 ‘매력’으로 이루어진 ‘나’라고 하는 개인세계이다.  여기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인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은 그야말로 핵심이다. 너무 간단하게 집약되어 있어서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이처럼 단순화할 수 있는 문제에 매달려 그 많은 사람들이 마음아파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단 말인가.


1. 먼저 당신 자신과 우정을 쌓아라

2. 건강한 유머 감각을 키워라

3. 능숙한 생활인이 돼라

4. 이제 그만 당신 자신과 그를 용서하라



자기자신을 신뢰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타인을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다. 자기세계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토대요, 기반이다. 하지만 탑에 들어가 살 수는 없다. 당신은 관계의 나라로 나아가야만 한다.


한창 사랑에 빠져있는 둘째 단계를 저자들은 ‘천막’으로 상징하였다. 세우기도 쉽고 허물어지기도 잘 한다는 뜻이란다. ^^  사랑은 에로스, 아가페, 아모르의 세 요소로 이루어져있다. 에로스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므로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열정적인 성적 본능은 막강한 에너지인 탓에 수백 년간 수많은 터부로 꽁꽁 묶여 있기도 했다. 사랑에 야생적인 힘이 빠질수는 없으나, 사랑을 오래 지속시키고 싶다면 에로스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모르는 사람을 별로 따지지 않는 에로스와 달리, 독점적이고 배타적이고 가장 개인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사람! 이어야 하는 당신의 운명이다.

아가페란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랑이라는 뜻이다. 사랑이라고 하는 거대 복잡한 현상을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본다면, 당신은 사랑을 단순하게 볼 수 있게 된다.

가령 에로스만 있는 사랑이란? 아모르는 있는데 에로스가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설령 에로스와 아모르가 있다고 해도 아가페가 결여되어 있다면?


예전에는 사랑에 관한 과정이 좀 혹독하긴 했어도 참으로 간단했다. 성적 결합이 평생 함께 사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성적 자유로움이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가령 이런 것. 융이 자신의 경험에 의해 말한 바에 따르면 남성의 정신적 정서적 사춘기는 25세 정도라고 한다. 남성은 아모르와 아가페의 도움을 받아야만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는데, 에로스가 너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탓에 일련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너무나 쉽게 풀어쓰고 있다. 한 줄도 버릴 것이 없다. 사랑의 비중을 분석해보는 테스트, 파트너를 찾아가는 전략, 차근차근 밟아가는 사랑의 단계, 섹스를 즐기는 기술, 사랑의 천막이 무너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독자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 쓴 책이다.


저자 중 남편은 목사이자 칼럼니스트, 방송인이자 캐리커처 작가이고, 아내 쪽은 신학자이자 출판 담당 이사라니, 이해가 간다. 두 사람의 전문성이 인간의 영역을 대부분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월간 상담 잡지 ‘단순하게 살아라’를 펴내고 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에 단 한 줄도 허투루 쓰인 것이 없다. 그런데도 책값은 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베스트셀러를 예견한 출판사의 자신감이 아닌가 싶다. 이래저래 고수끼리의 만남이다. 거대한 빙산같은 자료를 섭렵하고, 대중적인 문체로 풀어나가는 이런 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되레 이상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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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남자들에게, 한길사, 1995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늘어놓은 글은 많아도, 여자 쪽에서 남자론을 편 글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서 남녀간의 권력관계를 읽을 수 있다. 여자의 스타일을 논하고 품평을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여자를 접하고 여자를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이르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자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동안 제도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졌으며,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고, 여성적 감수성이 각광받는 문화의 세기가 도래하였으니, 그 말도 틀린 말이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자가 쓴 ‘남성론’도 늘어날 확률이 크다. 계속해서 여자들의 권력이 확대될 것이고, 그것은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 품평할 위치에 선다는 것을 뜻하기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쓴 ‘남성론’이 대폭 늘어난다고 해도, 시오노 나나미의 ‘남자들에게’는 이 분야에서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체험과 박식함, 깐깐한 취향에서 우러난 철학을 넘볼 저작이 그리 쉽겠는가.


시오노 나나미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녔고, 영화광으로서 수많은 남자배우들을 보며 시각을 단련했으며, 이태리 남자들과 ‘말이 통해서’ 남자친구가 많은 편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정련된 삶의 스타일을 가지고 남자의 멋을 풀어놓으니, 이만한 풍류가 없다. ‘남자’를 논하는 척하면서 ‘삶의 스타일’을 논하는 것이다.


그녀가 신봉해마지 않는 마키아벨리의 편지에 이런 대목이 있다고 한다.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간다. 들어가기 전에 흙이나 먼지로 더럽혀진 평상복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는다. 예의를 갖춘 복장으로 몸을 단장한 후, 고인의 궁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부끄러움도 없이 그분들과 대화하고 그들 행위의 이유를 묻는다. 그분들도 인간다움을 내보이며 대답해준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도 역사적인 인물과 대화를 나눌 준비와 예의를 갖추기 위해 관복을 갈아입는 자세, 이것이 바로 ‘멋’과 ‘차려입기’의 기본이라는 식이다. 마키아벨리같은 천재는 못되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이만큼 노블한 영혼을 가지고 살자는 것이다.


과연 시오노 나나미의 생활은 ‘멋’과 ‘스타일’로 가득 차 있다.  아는 것이 많으니 갖고싶은 것도 많겠으나, 우리네 잡식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15세기 중엽 메디치 가에서 사용하던 천을 복원해서 사용하는 식이다.  메디치 가 문장이 새겨진 천을 입힌 긴 의자 위에 길게 누워 독서삼매를 즐긴다. 마키아벨리의 생애에 대해 글을 쓸 당시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그가 앉았던 의자를 만들기도 했다. 단테시대 부터의 목제의자로 ‘단테스코 <단테풍>’라고 불리우는 의자를 고증, 제작하여 서재와 식탁의자로 사용한다.


이처럼 꼬장꼬장한 성미로 남자를 뜯어보니, 누구라도 해부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대학시절 배우 게리 쿠퍼가 죽자, 喪中이라고 학교에도 결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게리 쿠퍼가 죽은 후에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 아니 딱 한 번,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오마 샤리프에게 마음을 주었다고 한다. ‘닥터 지바고’도 함량미달이고, 오직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그 검은 독수리와 같은 아름다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배우 알랭 들롱의 매력을 분석하는데는 기가 막히다. 들롱의 미는 하층계급 남자의 것이기 때문에, ‘태양은 가득히’와 같이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면 그의 매력이 살아나지만, 상류생활을 외워서 ‘흉내’낼 때는 비천한 매력조차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남자의 매력이란 목덜미에 있다고 단언하는 시오노 나나미, 장발이 유행하면 당연히 우울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영화 ‘쿼바디스’를 보면서 욕구불만을 해소한다. 고대로마 시대의 남자들은 짧은 머리에 수염이 없었기 때문에 남자의 목덜미를 감상하는 데는 그만이었다고.


아는 것많고 할 말많은 시오노 나나미의 결론은, 남자든 여자든 결국 머리좋은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머리좋은 여자는 침대 위에서든 어디에서든 모든 행동을 견제하는 ‘기본’이 있다.


머리좋은 남자란 무엇이든 제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에 의해 판단하고, 그 때문에 편견을 갖지않고, 무슨무슨 주의주장에 파묻힌 사람에 비해 유연성이 있고, 예리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진 남자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철학을 가진 사람일 것, 이럴 때의 철학은 어려운 학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대처하는 자세-스타일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의 말이라고.


남자에게는 연령도 관계없고 사회적 지위나 교육의 고저도 상관없고 그저 스타일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만이 존재할 뿐이라니, 그녀의 지성과 감각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스타일’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스타일에 대한 그녀의 부연설명을 들으며 글을 맺는다.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그런 줄 아는 것이 스타일이다.

스타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깊이 있는 인격이 저도 모르게 배어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어느새 주위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진짜가 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진짜인 사람은 그 누구든 스타일이 있다는 말이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스타일이야말로 중요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스타일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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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 & 레슬리 패넛/ 5가지 친밀한 관계/이레서원 ,2004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인간관계가 참 서툴렀다. 내가 의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과도하게 열중하고, 함량미달이라고 생각되면 일말의 관심도 갖지않는 식이었다. 한 마디로 재수없는 인간형이었다. ^^ 변명을 해보자면 나도 할 수 없었다는 것. 나는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자기중심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로해서 참 줄기차게 혼자 놀았다. 학원을 운영할 때 동료 원장들이나, 동창들과의 의례적인 만남도 한 두 번이지, 곧바로 잘라내곤 했다. 사교적이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너무 힘들고 의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혼과 사업이라는 거대한 시행착오를 추스르다 보니, 세월이 다 가 버려서 믿을 수 없는 나이에 도달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글쟁이’로 살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고, 다행히도 읽고 쓰는 것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나는 여전히 혼자 잘 놀지만 아주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 ‘관계’에 눈뜨게 되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사람은 섬이 아니다.”  존 돈.

우리의 내면에는 반드시 남들과의 인간관계를 통해서만 해갈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 모든 인간은 남들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상호의존관계에 있는 것이다.

최근 각광받는 새로운 학문인 ‘행복학’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행복의 조건은 만족스러운 대인관계, 그것도 아주 친밀한 대인관계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서로 관계하는 경험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친밀감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이를 증명하는 끔찍한 실험이 있다. 1700년대 중반 프러시아의 황제 프레드릭 2세가, 갓 태어난 신생아들에게 물과 음식만을 주고 전혀 돌보지 않아도 혼자 성장해 라틴어를 구사하게 될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한 것이다. 그러나 황제는 그 결과를 알 수 없었다. 전혀 사랑을 받지못한 아기들은, 말을 할 연령이 되기 전에 죽어버린 것이다. 유아기 때 대인관계나 사랑이라는 미묘한 역학관계를 이해할 리 만무하지만, 성장과 발육을 멈춤으로써 그 절박함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사망률은 보통 사람들의 2배라고 한다.  사회적 고립은 흡연, 고혈압, 콜레스테롤, 비만, 운동부족만큼이나 심각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나는 경험에 의해 승복한다. 아무도 이 세상 어딘가에 속하지 않아도 괜찮을만큼 위대하고 강한 사람은 없다. 어딘가에 속한다는 귀속감은 단지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따뜻한 감정 차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사의 문제다.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내게 이 책은 최고였다. 나, 가족, 친구, 연인,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미, 빠지기 쉬운 함정, 끝내 승리하기 위한 소중한 tip을 총망라하고 있다. 조그만 책에 촌철살인의 핵심만을 모아놓은 저자들의 내공이 감탄스럽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내가 ‘하나님’에 대한 부분 때문에 이 책을 놓쳤을 경우는 생각도 하기 싫다. 그 정도로 분명하고 자세하며 실리적이면서도 따뜻한 책이다.


저자들은 충실한 학문적 탐구 위에 풍부한 상담 경험, 게다가 따뜻한 인간애까지 겸비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책은 심리학자의 명료함과 카운슬러의 인간애를 갖춘 좋은 책이 되었다. 핵심을 찌르는 그들 부부의 문장은 저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가령 관계에 대한 두 가지 거짓말이 있는데, 하나는 “이 사람만 곁에 있으면 나는 행복하다”와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는한 나의 자아는 완벽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치명적이고 잔인한 거짓말이다. ^^ 사랑은 그처럼 환상적이지 않고 친절하지도 않다. “사랑만큼이나 엄청난 희망과 기대로 시작해서 줄기차게 무너지는 일도 아마 없을 것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은 동적이다. 마치 물같이 조류의 흐름이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언제나 같은 농도로 사랑하는 게 아니다”
앤 머로우 린드버그

한결같은 사랑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성숙한 사람들은 사랑이 물같이 자유롭게 흐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랑의 기복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제 사랑하게 되었으니 “행복 시작, 불행 끝!” 이라는 미신에 팔려 방심하며 앉아 있지도 않는다. 단단한 자기중심을 가지고 똑똑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사랑에도 성공할 수 있다.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회피와 강박적 만남을 되풀이한다.


이 책에는 ‘관계’에 대해 시시콜콜한 조언이 모두 들어있다.  우리가 왜 특정한 유형을 선택하게 되는지, 애정지수가 높은 사람은 어떻게 사랑하는지, 성급하게 성관계를 가지면 왜 안되는지, 심지어 헤어지고 나서 애도하는 방법까지 들어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학교로서, 우리는 가정에서 인간에 대한 상호작용을 마치 스펀지처럼 흡수하게 된다. 그 중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절대 체념할 필요는 없다

우리 자신은 양육의 산물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단지 부모의 작품이 아니라 자신의 인내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친구에 대해 서술된 부분도 명확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가장 오래 남는 친구는 가장 많이 용서하는 친구다. 진정한 우정은 무엇을 눈감아줄 것인지를 아는데서 생겨난다. 너무 사소한 잘못은 용서라기 보다 그냥 무시하고 잊어버려라!


진지하고 친밀한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귀가 필요하다. 이것을 칼 로저스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청취자’라고 불렀다.  진지하고 친밀한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관심, 간섭없는 수용, 상대의 입장에서 세상을 재해석하는 감정이입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으로 이론적 실천적 무장을 하고 ‘관계’라는 전선에 도전한다. 글을 쓸 때도 두고두고 써먹을 부분이 많다. 그야말로 알짜배기를 건진 기분이 흠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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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천 개의 공감, 한겨레출판, 2006


얼마 전에 오랫동안 ‘주역’을 공부하신 분의 강의를 들을 일이 있었다. 그 분에 의하면, ‘주역’은 ‘시간에 관한 책’이라고 했다. 전체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나, ‘점’을 찍어보는 책이라고. 그런데 그 ‘점’을 찍어주는 것은 제3자가 아니라, 바로 본인 자신이라는 것이다. 30년동안 역술인을 해보니, 점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더란다. 그런데 어디에도, 운명을 바꾸는 비법 같은 것은 없고, 오직 삶에 대한 자신감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자기주도적인 삶’에 대한 확인이 아주 명쾌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한 권의 ‘자기주도적인 삶’에 대한 지침서가 있다. 작가 김형경이 한겨레신문에서 가졌던 상담코너를 정리한 ‘심리 치유 에세이’이다. 일단 굉장히 편집을 잘 했다. 유사한 질문을 모아 답변내용을 네 파트로 나누었다. 자기알기, 가족관계, 성과 사랑, 관계맺기인데, 제목만 들어도 저절로 읽어보고 싶어지는 항목이 아닌가. 게다가 답변에 대한 소제목과, 별도로 답변의 내용을 한 줄로 압축한 문장, 군데군데 인용한 구절이 모두 명 카피수준이다. 모두 심장이나 허파쯤에 와서 달라붙는다.

화는 보살핌을 간절히 바라는 자신의 아기다.  - 틱 낫 한

자살보다 섹스.  - 무라카미 류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 안에서 당신의 일부인 그 어떤 점을 발견하고 미워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은 아무것도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 - 헤르만 헤세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신기했던 것은, 김형경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처방이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정신분석의처럼, 그녀는 표현을 에둘르지 않고, 자신있게 정곡을 찌른다. 그녀의 문장은 유려하나 모호하지 않고, 단정적이나 못을 박지 않는다. 혹시 그녀가 잘못 생각한 것은 없을까, 조금 걱정이 될 정도이다.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자주 연금술에 비유된다고 한다. 16세기의 연금술사 파라켈수스는 모든 종류의 물질은 수은, 유황, 소금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 물질을 어떤 비율로 결합하느냐에 황금을 얻을 수 있는 비밀이 숨어있다고 했다. 인간 정신도 이와 같아서 원래 타고나는 충동인 성적 욕망과 공격성, 거기에서 파생되는 분노와 불안 등을 어떻게 보살피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한 인간이 금이 될수도 있고, 구리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최초의 연금술사는 엄마이다. 정신분석은 두 번째 연금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연금술은 성인이 되어 하게되는 사랑이다. 누구의 내면에나 존재하는 사랑과 분노, 불안과 공포, 질투와 시기, 냉담과 관용...의 요소를 어떻게 어떤 비율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이나 정체성이 빚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떤 연금술도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느 연금술사도 ‘꿈의 황금’을 만들지 못했듯이, 인간 정신에도 ‘정상’의 개념은 없다는 것이다. 내면의 갈등과 긴장을 조절하고, 중단되었던 발달을 계속하며, 생의 자율성과 안정감을 획득해나가는 삶의 과정이 있을 뿐이다.

   

내게도 익숙한 혹은 낯선 질문들에 대해 김형경은 ‘천 개의 공감’과 ‘명쾌한 해결책’을 드러낸다. 작은 일에 너무 상처를 잘 받는다는 토로에 대해서는, 타인에게 기대치가 너무 크다, 당신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는 외부인은 없다,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미화된 사랑을 스스로에게 베풀라고 얘기한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의지할 데가 없구나 하는 사실을 소스라치도록 절감하는, ‘고립무원의 느낌’이 심리치료가 끝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마무리 꼭지인 ‘중년의 문턱에서 생의 목표를 수정한다’는 글은 아름답고 숙연했다. 이것 역시 중년에 도달한 작가 자신에게 해 주는 말에 다름아니리라. 중년의 환골탈태를 얘기하기 위해, 작가는 독수리를 동원한다. 독수리의 수명은 보통 7 - 80년이라고 한다. 그 중 40년쯤 되는 시기에 독수리는 높은 산에 올라 스스로 바위에 부딪쳐서 부리와 발톱을 부숴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다음 새롭게 40년을 다시 산다는 것이다.

   

우리도 독수리처럼 중년기에 새로운 정체성을 갖고, 그 다음 생을 확장해나가야 할텐데, 작가가 권하는 방법론 중에, ‘자기만의 서사 쓰기’와 ‘천복을 기억하는 일’이 유독 마음에 와 닿는다. 공동체가 제시해주지 못하는 삶의 틀을 저마다의 내면에서 발견하고, 자기만의 삶의 서사를 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자기 개념과 생의 비전이 형성된다고. 이는 내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나의 이야기’ 쓰기와 일치한다.

   

천복이란 우리가 억압하고 외면해온 감성, 직관, 자연, 신비주의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가 이번 생에서 타고난 소명, 그것을 완수할 역량과 자질, 운명에 내재된 비밀, 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뜻한다. 조셉 켐벨이 얘기한 바, 우리 생의 본래적 소명이나 가치에 닿기 위해, ‘너의 천복을 따르라’는 것.

   

우리가 생애 초기부터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억압하고, 이성과 합리에 따라 재단하고, 사회화 문명화 속에서 방치해둔 정신의 원시적 힘의 영역을 되살리라는 부분에서, 내 마음 속에 조용한 희열이 일었다. 바로 이거군.

이 모든 지식과 포용력이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반생에서 우러난 것임을 알기에 작가의 조언이 더욱 소중하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쓸모없다고 생각해온 경험 속에 직업적 자산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보물이 숨겨있을수도 있다. 오랜 우울증과 방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재료로 했던 실험을 토대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서는 김형경은 아름답다. 나 자신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놓지 않으면, 우리도 그처럼 소중한 계기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내 인생을 ‘꿈의 황금’으로 만들기 위한 연금술에 진력해야 할 때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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