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펌글창고2008. 2. 7. 13:50


"인간은 춤추는 별을 낳기 위해 자신 속에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눈이 내립니다. 건물 사이로 바람이 휘몰아쳐 눈이 창 밖에서 춤을 춥니다. 하얀 눈과 바람이 한데 어울려 벌이는 춤의 향연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릴 적의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아마 대여섯 살 때쯤인가 봅니다. 미술 학원이었습니다. 저는 비 내리는 풍경을 그렸죠. 밑그림을 그리고, 비를 뿌렸습니다. 신나게 사방으로 마구 흩날리는 빗방울이었죠. 제 그림을 보고 한 선생님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비는 바람이 부는 대로 한 방향으로 내리는 것이란다…"

이렇게 사소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것을 보면 어린 마음에 제법 충격이었나 봅니다. 그 때 아마 제 안의 어린 아이가 상처를 입었겠죠. 이후의 저는 제가 모르는 어른들의 규칙을 찾아내기 바빴습니다. 마음대로 그림을 즐기기 보단, 더 옳은 방법을 찾는데 골몰했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지루해졌습니다.

이제 돌이켜보니, 세상에 옳은 길은 없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이 있을 뿐입니다. 눈이 저렇게 휘몰아치듯 흩날리는데, 비라고 해서 사방으로 흩뿌리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또 설령 한 방향으로만 내린다 해도 그게 뭐 그리 대수입니까?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 속에서, 수많은 규칙들과 제약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건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마라!' 그러나 그 속에는 당신의 길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가서, 대기업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들, 딸 낳고, 집을 사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매뉴얼 인생은 이제 더 이상 모범답안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저는 답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한가지 진실만은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따르세요. 당신의 심장이 들려주는 뜨거운 소리를 따르세요." 그것만이 옳은 길입니다. 당신의 유일한 길입니다. 마음껏 춤을 추세요. 신나게 빗방울을 뿌려 보세요. 당신은 이 세상에 주어진 단 하나의 당신을 살아낼 자격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오롯한 영혼만이 당신의 반짝이는 별입니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마음을 나누는 편지 중에서, by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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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2. 5. 08:21

"꽃은 남성에서 출발해 차츰 여성이 된다. 그래서 식물학자들은 꽃의 상태에 따라 그 식물이 현재 52퍼센트 남성에 48퍼센트 여성이라고 측정하기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젠더는 남, 녀 두 가지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는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사회학적으로는 72퍼센트 남성에 28퍼센트 여성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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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즐겨보았던 마징가제트에는 반은 남자이고 반은 여자인 아수라백작이 등장합니다. 양성성의 백작은 철저히 악당역할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만에 사회의 양성화 혹은 여성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페미니스트의 투쟁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경제의 여성화’에서 기인합니다.  즉, 여성성(femininity)이 생산력의 발전에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이성보다는 감성, 힘보다는 커뮤니케이션, 팩트보다는 스토리,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시되는 경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한번 결정된 성은 평생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연의 진실일까요? 식물은 물론이고 파충류와 어류의 경우에는 성장환경이나 시기에 따라 성별이 바뀌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리본 장어의 경우 성장기까지는 수컷으로 지내다가 성장이 멈추면 암컷으로 성별이 바뀐다고 합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니모’로 나오는 클라운피시라는 물고기는 무리중에 암컷이 죽으면 가장 센 숫컷이 암컷으로 성을 전환해 번식을 이어간다니 신기하지 않습니까?

사실 중년이후는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남녀간의 성역할이 바뀌어집니다. 남자는 점점 집에 머무르고 여자는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경직된 성역할을 고집하다보면 무척 힘이 들게 됩니다. 특히, 가장이라는 과도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가족을 혼자서 먹여살려야 한다고 느끼는 중년 남성들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기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를 통한 양성성의 발달은 이 시대 자기계발의 핵심적 화두입니다. 양성성으로의 변화는 남자의 몰락이 아니라 남자의 진화인 것입니다.

당신은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저는 남성7 여성3 으로 저를 표현하고 싶네요.

- 2008. 2. 5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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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1. 28. 22:26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프리젠테이션은 그가 말하려는 대상 ‘아이폰’ 못지않게 탁월한 프리젠테이션 기술로도 눈에 띈다.

인터넷에서 그의 프리젠테이션이 위대한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모든 스킬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한 글을 발견하다. (원문은 여기에)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리허설의 힘= 리허설을 통해 말하려는 내용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숙지.

2. 그 자신을 보여주기=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고 때로 흥분하고 감정적인 그 자신 그대로.

3. 비주얼의 효과적 사용= 슬라이드와 함께 아주 쉬운 사례로 아이폰을 시연해 보여주기.

4. 해결 대상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 스마트폰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아이폰이 뭘 해결했는지를 전달.

5. 세 번씩 반복해 말하기= 아이폰 특징도 3가지로 설명하고 키워드를 세 번씩 반복.

6.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위기를 해결.

7. 드라마틱한 짧은 침묵의 활용= 다음에 뭐가 나올지 청중의 기대를 증폭시킴.

8. 효과적인 비교기법 사용=비교를 통해 아이폰의 독특한 특징을 부각시킴.


그런가 하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발표를 텍스트로 만들어 어떤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지, 어떤 연설이 이해하기 쉬운지를 비교한 분석도 있다. (분석 원문은 여기에, 그리고 이를 소개한 ENTClic님의 블로그는 여기에)

결과 수치가 낮을수록 알아듣기 쉬운 연설이라는데 분석 결과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빌 게이츠의 것보다 더 쉬운 연설로 나왔다고 한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말과 글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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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1. 27. 08:50
<북리뷰>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드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 서재

생각의 탄생은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창의력의 고수들이 구사했던 생각의 기술을 13가지로 정리해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물 흐르듯 술술 설명해 나간다.

13가지 생각의 도구는 아래와 같다.

  1. 관찰 (Observing):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은 결국 관찰을 통해 습득되기 마련이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 모두 관찰의 영역이다.
  2. 형상화 (Imaging): 관찰을 통해 얻은 느낌과 감각을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
  3. 추상화 (Abstracting): 복잡한 감각적 경험/형상을 단순화 시키는 것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둘 이상의 구조적 요소나 기능적 작용을 결합하는 것
  6. 유추 (Analoging): 다른 두 사물이 중요한 특질과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생각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을 떠올리는 것
  8. 감정이입 (Empathizing): 나를 잊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사물을 3차원 이상의 세계로 옮길 수 있는 상상력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시공간 변형을 통해 만들기
  11. 놀이 (Playing): 관습적 절차, 목표, 게임의 법칙을 벗어나 그저 즐겁게 작업하기
  12. 변형 (Transforming): 생각도구들을 연속적/동시적으로 사용하여 도구 간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기
  13. 통합 (Synthesizing):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기억이 다양하고 통합적 방법으로 결합하는 것
난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엔 이 책은 목차에도 나와 있듯이 Rethinking thinking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생각의 기술) 에 관한 책이고 이 책을 'Rethinking thinking' 이란 말로 압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에 나오는 생각의 고수들은 나에게 생각의 도구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기 보단 자신의 분야에서 어디까지 열정을 펼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머리가 차오르기 보단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더 강해졌고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고수들의 열정에 숙연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보면 13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잘 활용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숙련된 도구 활용 능력의 기저에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관찰을 한다. 가끔 형상화/추상화도 하고 패턴도 찾아보고 유추도 해보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과 비교할 때 프로페셔널로서의 열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결국 일에 대한 몰입,열정의 차이가 도구 활용 능력의 차이를 낳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생각의 기술'에 대한 책이라기 보단 '프로페셔널의 열정'에 대한 책인 것 같다.  내가 구사하고 있는 생각의 기술을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나의 열정이 이 책에 나오는 고수들의 열정과 얼마만큼의 gap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내겐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1. 관찰 (Observing)
    •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 - 외젠 들라크루아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는 자신을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을 관찰하는 사람으로 규정한 바 있다. 커밍스는 산책을 할 때마다 종잇조각에 뭔가를 적고 스케치를 하곤 했다.
    • 사람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은 작가의 필수적인 자세다. 사람의 외관 뿐만 아니라 대화,행동까지 관찰해야 한다.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얘기라도 몇 시간 동안 들어줄 수 있어야 무심결에 새어나오는 중요한 단서를 포착해낼 수 있다.  - 서머셋 몸
  2. 형상화 (Imaging)
    • 직경이 2인치인 쇠막대기에 드릴로 2인치짜리 구멍을 내서 반으로 자른다고 할 때, 깎여나가는 쇠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찰스 스타인메츠는 동료들이 담배 몇 모금 피우는 사이에 정확한 답(5.33세제곱인치)을 말했다.  놀랍게도 그는 쇠막대기의 구멍에서 빠져 나온 쇠뭉치의 모양, 그것의 입체형, 그리고 이어지는 계산식까지 머릿속으로 보았던 것이다.
    • 니콜라 테슬라는 자서전에서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즉시 그것의 기본모양을 상상으로 그려본다. 상상 속에서 그것의 구조를 바꿔보기도 하고 한번 작동을 시켜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물이나 형체 없이 그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한다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3. 추상화 (Abstracting)
    • 피카소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거듭 언급하고 있다.
    • 시인 에드워드 커밍스의 창작노트를 보면 단순성을 획득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본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s)
    • 패턴인식의 대가인 화가 모리츠 에셔는 이 기술을 매일 연습했다. 그의 아들은 훗날 아버지의 작품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래측에 있던 작은 욕실 벽은 녹색과, 노랑,빨강,갈색의 소용돌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 아버지는 연필로 강조선을 그려넣기도 하고 또 다른 부분에는 음영을 넣기도 하셨다. 나중에 보니 그것은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해 보이기도 하고 또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한 얼굴들이 나타났다."  몇 달간의 작업 끝에 그 벽은 많은 얼굴들로 살아 숨쉬게 되었다고 한다.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s)
    • 음악학자인 심하 아롬은 아프리카 음악의 리듬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중앙 아프리카의 多리듬음악을 기록한 수백 편의 오디오 및 영상기록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의외로 간단한 원칙 하나를 찾아냈다. 아프리카 음악에는 beats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데 그 주기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악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었다.  그들 음악의 복잡성은 이러판 패턴을 여러 개 병치시킨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6. 유추 (Analoging)
    • 접근할 수 없는 유추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증명한 인물이 바로 헬렌 켈러이다. 어떻게 이 여인은 오로지 감촉과 맛, 냄새에만 의지해서 보는 것과 듣는 것의 세계를 배울 수 있었을까?  헬렌 켈러가 장애인이면서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맛, 냄새, 느낌으로 알았던 것들 사이에서 수많은 연상과 유사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지각할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의 유사성을 만들어내는 일은 켈러가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하는 주요한 도구가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는 향기의 종류와 농도를 관찰한다. 이것은 다양한 색의 종류와 색조에 내 눈이 어떻게 매혹당하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 다음 나는 생각의 빛과 한낮의 빛 사이의 유사성을 추적한다. 그러고 나면 인간의 삶에서 빛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예전보다 더 뚜렷하게 인식하게 된다."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 클래스 올덴버그는 조각에 끌린 이유가 작업에 수반되는 몸의 느낌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원래 화가로 출발했지만 곧 회화의 평면성이 싫어졌다. 나는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찰스 시몬스가 조각가가 된 것도 어린 시절 공작용 점토를 가지고 놀았던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날 밤 나는 흙덩이의 일부를 뗴어내어 근육질의 레슬러가 드러누운 모양을 만들었다. 점토를 주무르면서 내가 느낀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점토의 느낌, 그것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감각, 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8. 감정이입 (Empathizing)
    • 시인으로 알려진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의사이기도 했는데,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환자들의 복잡다단한 마음 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들이 되었던 것이다. 그게 누구이든 간에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로부터 떨어져나왔을 때, 나는 잠에서 다시 깬 것 같은 느낌이었다."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 조지아 오키프의 커다른 꽃그림은 그 그림이 실제 꽃만큼 작았으면 전달하지 못했을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오키프는 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내가 꽃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면, 아무도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꽃이 작은 만큼 그림도 작게 그려야 했을테니까. 나는 그 꽃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을 그려내려고 했다. 나는 꽃을 아주 크게 그렸다. 사람들은 놀라서 그림을 바라보았고, 그걸 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내가 꽃 속에서 본 것을 아무리 바쁜 뉴요커들이라 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보게 만들었다."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 바이러스 구조 전문가인 생물학자 존 존슨은 마이클 베일리에게 폴리머클레이를 이용해 바이러스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 성분을 모형으로 직접 만들도록 했다. 이 실물모형을 넘겨받자마자 존슨은 단백질 간의 접면에  그래픽 이미지로는 식별할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왜냐하면 약을 그 구멍에 맞춰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 합성을 막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일으킨 감염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얘기해 주었다. 이런 식으로 모형을 가지고 서브유닛 합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앞으로는 꽤나 일반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슨은 회고한다.
  11. 놀이 (Playing)
    •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화가 모리츠 에셔
    •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고 나서 그 규칙을 깨뜨려보면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한 새로운 것을 알아낼 수 있지. -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12. 변형 (Transforming)
    • 라에톨리 원인 발자국의 발견과 해석의 과정은 창조적 상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인류학자 메리 리키와 그녀의 팀원들은 놀았고, 관찰했고, 패턴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 차원적 사고를 했으며, 몸의 움직임을 상상했고, 역할을 연기했고, 패턴을 만들고, 유추하고, 모형을 만들었다.
  13. 통합 (Synthesizing)
    •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 또한 이처럼 제어할 수 없는 감각교차현상을 경험했다. 리처드 파인먼은 글자들이 다양한 색을 띤 수학기호처럼 보인다고도 말했다. 그는 "방정식을 볼 때면 그 글자들이 색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말을 할 때마다 얀케나 엠데의 책에서 본 베셀함수가 희미한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j는 밝은 황갈색, n은 엷은 자청색, x는 흑갈색을 띤 채 내 주위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대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 리처드 파인먼은 세계를 전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특히 시인들)을 힐난한다. "시인들은 과학이 별의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고 말을 한다. 별을 단지 가스원자 덩어리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 역시 밤의 사막에서 별을 볼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다. 나라고 해서 뭔가를 덜 보거나 더 보겠는가? 하늘의 광대함은 나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회전목마 위에 앉아서 이 작은 눈으로 백만년이나 된 별빛을 본다. 별이 만들어내는 저 방대한 무늬, 나는 그 일부가 된다. 저 무늬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왜 저렇게 보이는가? 별들에 대해 과학적 지식이 있다 한들 그것은 저 신비로움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는다. 진리야말로 과거의 어떤 예술가들이 상상한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기 때문이다. 왜 오늘날의 시인들은 그런 것들을 말하지 않는가? 목성이 마치 인간인 것처럼 말하는 시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그게 메탄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거대한 자전체라면 그들은 침묵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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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이 책 '생각의 탄생'을 읽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강추하는 서평 속의 문항을 '감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원칙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에는, 그 책이 너무
    두꺼웠다. ^^

    오늘 발견한 이 리뷰의 인용구절 두 군데에서 쓰러진다.-빨간 글씨 부분-
    "나는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압권이다.

    나는 당분간 블로그를 가지고 논다.

    2008.01.27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도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에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지고 노는 사람이 결국 창의적 혁신을 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인용해 주셔서 저도 다시 한 번 필을 강화시킬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8.01.27 16:27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펌글창고2008. 1. 24. 08:47


먼저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에 대한 내용을 잠깐 써야 겠네요... 책은 확 팔리지는 않지만 고만고만하게 꾸준히 나가는 편입니다.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봐야죠 ^^*

우화형이라는게 생각보다 제약 사항이 많습니다.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간명할 수록 내용 구성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반면에 독자가 책을 읽은 후에 남는것이 없다는 불평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전자신문에서 진행하는 북포럼에서 한 분 질문이 이와 같았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친구나 아는 사람에게 전달해 줄때 책 내용이 기억이 안나고 간단한 메시지 밖에 전달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답변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원래 우화형 책 자체가 그런 목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하시지 말고 간단한 메시지와 느낀점, 재미있었는지 여부등을 전달하시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쓰면서 제가 고민한 부분도 이 부분입니다.
우화형은 말 그대로 교훈을 간단 명료하게 전달하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많은 내용을 넣기도 힘들고 또 그래서는 재미가 없을 테니까요. 해서 취한 방법이 주인공이 블로그를 쓰는데 이를 책에 표현하면, 우화형과 기존의 책과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리뷰를 모니터링 해보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목적은 우화형이 아닌 아예 소설 형식의 책을 쓰고 싶습니다. 캔블랜차드 같은 저자는 우화형 자기계발서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데, The Goal의 경우는 소설 형식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The Goal 과 같은 Business novel을 쓰는게 향후 목표입니다. (이미 구상은 어느 정도 해놨는데, 언제 시작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저만의 글쓰는 법을 잠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른 저자의 경우 어떤 방식을 취하는 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1. 책 주제를 정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어떤 주제에 대한 책을 쓸 것인지 어떤 형식(우화형, 소설형, 일반적인 경영/경제서)를 정해야 합니다. 제 책을 예로 들면, 두 권다 독서법과 책에 대한 리뷰를 기준으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3번째 책도 마찬가지구요...)

2. 관련 자료를 수집한다.
이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련된 분야의 책을 가능한한 많이 모아서 탐독하고 메모해야 합니다. 좋은 점은 본받아야 하며 어떤 부분이 필요없는지도 대략적으로 머리속에 지도를 그려가며 읽어야 합니다. 이미 읽었던 책도 다시 한번 뒤돌아 봐야 합니다. 보통 책 한 권을 쓰려면 적게는 30권 많게는 50권 이상 자료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간과하면 안 될 점이 다른 분의 책의 내용을 카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저작권 문제 뿐만 아니라 독창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참고는 하되, 자신만의 색을 입히기 위해서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3. 들어갈 컨텐츠를 정한다.
저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이 과정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자료 수집하고 바로 목차 구성이나 내용 구성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제 경우에는 꼭 이 단계를 거칩니다. 특정 부분, 내용에 상관없이 책 내용에 넣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아무 기준 없이 모두 적습니다. 실제로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주변 사람의 특징 중에서 넣었으면 좋을 행동, 독서와 관련되서 넣어야 하는 내용 등 모든 부분을 순서에 상관없이 나열했습니다. (별로 상관없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블로그의 태그 클라우드 같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일단 관련 컨텐트를 최대한 수집하는게 관건입니다.

4. 목차 및 구조를 구성한다.
3단계에서 수집된 컨텐트를 분류해서 전체적인 목차를 수립합니다. 우화형이라면 스토리 라인을 구성하면서 이 챕터의 어떤 장에 컨텐트 중이 어떤 내용을 넣자...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집어넣는 단계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단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야 하며 모은 컨텐트를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도 많이 써야 하고 자연스러운 구성이 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를 완료했다면 책의 50%이상 완성됐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겁니다. 실제로 이 단계를 완성하면 출판사와 얘기해 볼 수도 있습니다. 책의 소재와 내용 구성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출판사와 협의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출판사가 이런 형태를 원하긴 하지만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서 원고가 어느 정도 써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 많습니다.)

5. 내용을 채운다.
내용은 구상했던 내용을 살을 붙여가면서 채우면 됩니다. 이미 어느 정도 컨텐트와 구성이 완료되었기에 생각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형식에 따라서는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겠지만요.(우화형은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

6. 교정을 본다.
교정보는 것도 약간 괴로운 작업입니다. 자신이 쓴 글이기에 잘못된 점을 발견하기 힘드고 오타 발견도 힘듭니다. 이 경우에는 주변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제 경우에는 주변 동료에게 자문을 여러번 구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보면 당연히 자료 작성이 많은 편입니다. 자료 작성의 경우도 위와 같이 진행하면 괜찮을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특정 리포트를 작성해야 할 때에 일단 자료를 서치한 후에 놀면서 (?) 머리속으로 이런 저럭 구성을 합니다. 이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기에 주변에서 놀고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단점도 있습니다 @,.@ㅋ 마감일이 다가오면 그 동안 구상한 내용을 가지고 목차를 만들고 목차에 따라서 빈 페이지를 나열한 후에 내용을 채워넣습니다. 실제로 자료를 쓰는 시간은 1~2일 정도에 불과할 때도 많구요...

위에 방법이 정답은 아니지만 조금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서 적어보았습니다. 이미 다른 글쓰기 책에도 분명 언급된 내용일 겁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보태서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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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직장인을 위한 책읽기' -공저-에 이어,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를 펴낸 신성석님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5년간 직장인을 위한 독서커뮤니티를 이끄는 등,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모습이 귀감이 됩니다.

    세번째 책으로 독서법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인데, 개방 투명 참여의 웹2.0정신을 살려서, 블로그 방문객에게 집필과정을 완전히 오픈시킨 것도 인상적이구요.
    blog.bizbooklblog.com

    2008.01.24 1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펌글창고2008. 1. 19. 11:16
홍대앞, 제너럴닥터, 병원+카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꼽는 불만 하나가 대기시간에 비해 짧은 진료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료 공급자인 , 의원에서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그런 복잡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달리 이야기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는 진료를 하기 위해 약간은 황당한 시도를 하고 있는 젊은 의사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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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파는 병원? 제너럴닥터>


화제의 주인공은 홍대 앞 놀이터 근처에 있는 제너럴닥터란 카페와 진료실의 혼합 공간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김승범 원장님이 운영하는 이 제너럴닥터는 카페와 진료실이 혼합된 공간이란 이유로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었습니다.


<제널럴닥터 언론 기사들 - 링크>



대부분의 언론들이 진료실과 카페의 결합이 신기하고, 뜻 깊어 보인다 라는 정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의사의 입장에서는 일전에 <뉴욕에서 의사하기> 고수민 선생님께서 "저수가라는 천원짜리 자장면의 비밀 레시피" 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수가인 의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비급여 항목 진료를 하는 것 대신에 커피를 파는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업계(?)에서 금기시하는 중국집(병,의원)에서 중국 음식(의료)이 아닌 커피를 파는 것이 특이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호기심 차원이 아닌 의사로써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방문을 했습니다. 조금 긴 인터뷰입니다만, 찬찬히 읽어주시면 우리가 잊고 있던 병,의원의 모습과 꿈과 열정을 가진 한 젊은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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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걸려있는 제너럴닥터 간판>


위치는 홍대 건너편에 있는 작은 놀이터의 화장실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간판이 작고 약간은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눈에 확 띄지는 않습니다. 그 골목을 두 차례 돌고 나서야 미처 보지 못했던 저 간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저 간판을 보며 약간 특이한 점을 발견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네, 저 하얀 형광등이 들어 있는 간판은 사실 엑스레이 판독을 하기 위한 판독대입니다. 간판 소재뿐 아니라 General Doctor란 이름부터 진료실이란 느낌을 주고 있네요. 하지만 아래 Hand drip/Espresso란 것에 병원 컨셉의 카페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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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모습,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편안한 분위기>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여성분 두 분이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반대쪽 창문에는 외국인 두 분이 카페에 있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리번거리며 병원이라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아마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카페로 알고 들어와 차만 마시고 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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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는 제너럴닥터의 김승범 원장>


카페의 사장이자, 제닥의 원장인 김승범 선생님은 진료실에 환자가 없을 때에는 직접 커피를 내리고 카페의 궂은 일도 직접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병원의 형태를 직접 보고 또 이용도 해봤지만, 카페와 진료실의 결합도 특이하고 왜 탕수육(비급여 항목)이 아닌 커피를 파는지도 궁금해 졌습니다.


김승범 선생님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우선, 제닥을 만든 이유와 추구하는 바에 대해 물어 봤습니다.


"제닥은, 어떻게 해야 우리 나라의 의료 체계 안에서 환자와 극단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병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처절할 정도로 현실적인 고민의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환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료하다 보면,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이고, 병원은 돈을 벌 수 없어 유지를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게다가, 기존의 병원의 환경은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형태라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통 병원에 가는 데에는, '빨리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나아야지, 또는 어떤 검사를 받아봐야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죠. 의사와 친해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이런 자세는 의사도 마찬가지라서, 환자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을 하게 되죠. 아프기 전에 병원에 자주 가면서 건강을 확인하라고 아무리 계몽을 한다 해도, 병원에 대해 의사와 환자의 의식이 이렇게 고정되어 있는 이상, 뭔가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병원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야 하겠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관점에서 카페를 바라봤더니 원래 카페란 곳이 아무 일 없어도 시간을 보내러 가는 곳이고, '기다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더군요. 게다가 좋은 음료와 휴식은 좋은 진료와 충분한 의사소통에 더할 나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런 생각 끝에 제너럴닥터의 개념을 구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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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 선생님이 직접 내려 준 커피>


의사로서 환자와 깊이 소통을 하기 위해 커피를 판다는 김승범 선생님. 의사로서 커피를 팔아 버는 수익으로 부족한 진료 수익을 보충하는 방식에 혼란을 겪고 있지 않은지 물어봤습니다.


"카페 수익은 제너럴닥터의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제너럴닥터가 카페와 진료실이 공존하는 공간이니 양쪽 수입이 모두 중요합니다. '의사가 커피를 팔아야 원하는 진료를 할 수 있다니, 그게 뭐야? 게다가 진료비 수익보다 카페 수익이 더 많다면 그게 병원이라고 할 수 있어?' 라고 누군가 말하신다면 '왜요? 그게 재미있는걸요.' 라고밖에는 말씀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사실, 현실적으로는 보험 진료 수익에만 기대는 병원 모델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비보험 수익을 주로 이끌어 내면서 보험진료는 오히려 등한히 하는 방식보다는, 차라리 맛있는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주면서 병원 수익을 보전하는 것이 더 맘 편하겠다 라고 생각한 것도 이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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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닥의 김승범 원장>


소통이 부족한 진료실 내부의 문제에 대해 저역시 공감합니다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는 경제적인 수익을 정상적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커피를 파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렇다면, 카페라도 손님이 가득 차야 수익이 보장될 텐데 간판도 찾기 어렵게 되어 있고, 적은 환자수 못지 않게 손님도 비교적 많지 않아서 조용한 분위기로 입 소문을 타고 있는 카페라고 하던데, 직원들 월급은 잘 주시는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찾기 어려워서인지 조용한 단골들만 찾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그런 분위기가 좋고, 지금 간판이 마음에 들어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저희를 좋아해서 멀리서부터 오시는 분들 중에서 어디인지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 말을 들은 뒤로 '조금 고치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너무 눈에 띄게 하기는 싫어서...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리고, 현재의 수익은....솔직히 아직 돈을 벌고는 있지 못합니다. 임대료도 비싸고, 보시다시피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작한지 8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원자금 대출로 받은 은행 이자만 아니었다면 흑자인 상황이니까요. 매달 수익이 늘어가는 게 보이니, 조만간 경제적인 면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제너럴닥터에는 김승범 원장을 포함해 간호사 1명과 직원 3명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직원도 적지 않고, 보통 병,의원이 개업하면 초기 인테리어와 마케팅에 억 소리 나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8개월의 제닥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몇 차례 언론에 노출되면서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여러 검색 포털에서 제너럴닥터를 검색하면 다 나오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적자는 투자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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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소품들이 인상적인 카페 내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환자의 진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문대로 무려 1시간이 넘는 진료를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이 나오고 나서도 간호사와 30여분을 상담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놀라웠습니다. 어떤 환자이길래 이렇게 오래 진료를 한 것일까, 많은 언론에서는 긴 진료시간에 대해 강조한 것을 봤는데, 늘 이렇게 1시간씩 진료하는 걸까요?


"지금 진료받으신 환자분께서는 카페 단골 손님이세요. 처음 왔을 때는 카페인 줄로만 알았지만 병원인 것을 알고도 커피 마시며 공부하러 자주 오고 계시죠. 오늘 진료를 받으신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환자의 비밀이라서 말할 수 없지만, 워낙 오랫동안 굳어진 생활 습관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습관을 고치실 수 있도록 상담하다 보니까 길어졌네요.

하지만, 늘 이렇게 한 시간씩 진료하지는 않아요. 단순한 감기나 별다른 문제가 없는 분들의 경우에는 오래 붙잡아도 서로 불편하기 때문에 10분만에 진료를 끝내기도 하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의 질입니다. 충분하게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몇 분이 걸리든 상관이 없지요."


빨리 봐서 10분이라니, 보통 3분 진료라고 말하는 것에 비하면 꽤 긴 시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닥의 환자는 주로 어떤 분들일까요? 제닥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의 이용 방식은 주로 3가지라고 합니다.


"어느 날 감기가 들어 진료를 받으러 왔던 학생들이 다음에는 카페에 차만 마시러 친구들과 오거나, 학교 숙제를 하러 오기도 합니다. 혹은 카페 이용만 하던 손님이 어느 날은 오늘처럼, 진료를 받으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료를 받고는 가방을 카페에 두고 나가서 약을 지어온 뒤 다시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십니다. 또 다른 경우로는 진료 받으러 온 분의 친구가, 자기도 생각해 보니 신경 쓰이는 건강 문제가 있다며 진료를 받고 카페의 자리로 돌아가 친구와 건강에 대한 수다를 떱니다.

이 모든 경우가 기존의 병원 이용 방법과는 거리가 멀고, 일반 카페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제닥은 기본적으로 병원의 기능을 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된 카페의 기능도 하고 있지요. 이를 통해 진료실에서만 만나던 의사 환자 관계가 변화되어 진료실 밖에서 맛있는 음료나 간식을 만들어 주고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할 가능성을 더 제공하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카페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내 단골 카페가 병원이야'라는 식으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꼭 아프지 않아도 언제든 쉽게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제닥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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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인터넷이 지원되는 카페 내부>


여러 언론을 통해 비춰진 모습으로 생각하기에는 단순히 이상을 이야기하며 특이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살짝 의심했는데, 실제 만나보니 이상적인 진료를 위해 뛰고 있는 열정적인 의사이자 사업가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병,의원들과는 다른 길을 택하겠다고 결심하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며 개원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일까요?


"제너럴닥터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제 '의료 디자인' 사업을 위한 시작점이 필요하겠다는 현실적인 고려가 있었습니다. 제가 하려는 의료 디자인(Medical Design)은, 극단적으로 인간적인 의료를 위해 뭔가 엉뚱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식입니다.

그동안 이런 엉뚱한 것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거나 시제품을 만들어 보여드리면, 의사든 일반인이든, '재미있다-'는 반응과 '뭔가 잘 해보면 좋겠다-'는 정도가 전부고, 제 일을 적극적으로 이해해 주고 도와주려는 사람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처음에는 사업만 하려고 마음먹었었지만, 차라리 내가 생각하는 엉뚱한 병원을 만들어서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자! 하고 마음을 바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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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들>


개원을 목적이 아닌 사업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너럴닥터는 김승범 선생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 하루 진료를 하면서 환자와의 소통을 통해, 환자-의사간의 소통이 그 동안 정말 처참할 정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통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진료 방식이 조만간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더욱 강해집니다. 저는 지금도 제너럴닥터를 통해 제가 생각한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죠.

그저 환자에게 성실히,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 하며 진료를 하고 싶은 요령 없는 의사들은 우리 나라에서 의사로 살아가기에 대단히 힘이듭니다. 요령 좋고 '고객이 원하신다면' 불필요한 주사나 약도 드리겠다는 자세의 과잉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오히려 친절하고 실력 있는 곳으로 승승장구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직업 군에서나 요령 없이 기본에만 충실한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만, 의사란 직업에서는 자신의 일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환자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것도 만족할 수 없어 상당한 자괴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너럴닥터의 모델을 성공시켜서, 요령 없는 의사들이 마음 편히 개원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도 제가 제닥을 방문한 세 번째 의사였고, 이미 많은 의사들이 제닥의 모델을 눈 여겨 보고 있고 문의를 한다고 합니다. 아직은 과연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인가 의심스러운 눈초리 절반, 한편으로는 너무나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절반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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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한쪽, 격리된 공간이 진료실이다>


병원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료 상담을 원하는 환자와 검사를 이야기하는 의사 사이에서, 기대와는 다르다는 괴리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겁니다. 객관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가 궁금해서 찾아온 환자에게 왜 검사가 필요한지 이해하고 동의 하에 검사가 원만하게 진행되는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의사의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괴리감을 줄이고 언제든 가까이에서 의학 자문을 얻을 수 있는 제너럴닥터의 존재는, 어찌 보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1차 진료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차 진료를 담당하는 병,의원 조차도 전문과목들로 나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기에 제닥의 존재는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 동안 제닥을 운영하며 생각한, 제닥이 제시하는 새로운 의료 환경의 의의를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체감 의료의 질적 향상입니다. 경제적으로는, 개인과 사회의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제닥 하나로 의료비 절감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아니고, 제닥과 같은 의료 환경을 추구하는 의원들이 많아졌을 때 가능해지겠지요. 그 동안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반복적이거나 불필요한 의료 소비,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기나 건강식품에 들어가던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진정 마음을 담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의사로써의 삶의 질과 자존심 회복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것으로, 국가 의료 정책의 변화에 덜 민감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보험 삭감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의사의 소신을 저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가 되겠지요."


김 선생님의 말대로 더 많은 의사들이 참여해서 제너럴닥터 2호점, 3호점을 계속 만들어 나간다면, 새로운 흐름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김승범 선생님은 앞서 언급한 의료 디자인을 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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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의 내부 인테리어>


앞서 김승범 선생님을 열정을 가진 의사이자 사업가라고 말씀 드렸고, 직접 의료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니, 매닉디자인이라는 의료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사탕이 붙어있는 소아용 압설자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특허를 받은 경험을 살려 의료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압설자는 학생시절인 본과 3학년 때 소아과 실습을 돌면서 생각한 아이디어입니다. 소아과 진료에 있어 아무리 의사가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도 아이들은 엉엉 울기만 하더라고요. 하지만 재미있었던 것은 준비된 사탕은 절대 놓치지 않고 다 먹더란 말이죠.

어차피 다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하나는 좋아하고, 하나는 별로 아픈 것도 아닌데 너무 싫어한다니. 두 가지를 합해서 의사에게  입을 벌려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자고 생각했고, 제가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 사용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


<사탕 압설자의 실제 사용 - (C) 매닉디자인 제공>


이 사탕 압설자를 기반으로 한 의료 디자인 회사의 개념으로 2005년 원주시에 있는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서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도 원주에 매닉디자인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것만으로는 큰 수익이 나지는 않을 거라고 하지만, 소아과에서는 이와 같은 압설자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며 2008년에는 적당한 공장을 찾아 대량 생산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압설자 못지 않게 당황스럽고 재미있는 소아과용 전자 청진기의 특허도 출원한 상태라고 하네요.


"매닉디자인은 단순히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제닥처럼 새로운 의료환경과 새로운 수익모델을 디자인하는, 일종의 '종합적 의료 연구, 개발' 회사입니다. 진료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면서도 인간성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될 것이고, 몇 가지 의료 도구들과 환경, 전자 차트와 같은 요소들이 주 개발 품목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닥은 매닉디자인의 연구소이자 시험기관이 되어, 이런 구성 요소들을 적용한 네트워크 병원에 포함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병원들처럼, 환자에게 그럴듯한 이미지로 포장하고 막강한 비보험 서비스를 도입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 보려고 하는 느슨한 네트워크 병원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의사와 의사가 보다 폭넓게 소통할 수 있도록 규모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환자와의 소통을 강조한 의료 네트워크 구성은 김 선생님의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진료실에서의 대화를 보충하고 진료실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고 하면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또한 같은 지역의 다른 과 전문의와 의학적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컨설팅 네트워크도 가능하도록 해 1차 진료의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포부도 현실화 되기만 한다면 환자들도 효율적으로 의원들을 이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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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쩝 찍은 사진과 인테리어를 통해 남다른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이미 김승범 선생님은 진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전문가로 생각됩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기술을 알려야 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뜻이 맞는 선생님들이 제닥에 동참해주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네트워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매닉디자인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제는 제닥에 동참하는 선생님을 찾아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급을 받으며 편하게, 안정적으로 일하시면서도 환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라면 마다할 선생님이 없겠지만, 지금 제가 찾는 선생님은 말 그대로 '동참'하고 협력해 주실 선생님입니다.

같은 꿈을 꾸며, 배고파도 이 길을 끝까지 같이 갈 용기를 가진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함께 하신다면 더욱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깡님도 주변에 좋은 선생님 있으시면 소개 좀 해주세요~"

관련글 : 제너럴닥터와 함께 할 선생님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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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의 현관>


제닥에는 환자와 카페 손님의 구별이 없다는 김승범 선생님. 그저 '사람'만 존재하고 그들은 환자 명단에 올라 있는 환자이자 단골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는 나의 친구라고 말하는 김 선생님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저는 꿈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이상주의자이지만, 꿈을 이루려고 한다는 측면에서는 추진력 있는 현실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혼자서만 꾸는 꿈을 벗어나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최근에 우연히 존레논의 부인이였던 오노 요코가 했다는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but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란 말을 알게 되었는데, 그 뒤로 이 말을 자꾸 되뇌게 되네요. 아마도 저의 상황과 어울리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제 꿈을 절대로 그저 저만의 꿈으로만 남겨둔 채 살 수는 없기에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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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닥터 영업 시간 안내>


모든 병원이 제닥처럼 카페와 공유하는 진료실을 꾸밀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진료 환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질병이 없더라도 쉽게 의사와 건강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해결해야할 부분도 있습니다. 응급질환이나 검사가 많이 필요한 전문 영역 진료와는 어울리기 어려운 의료 환경이란 점인데요, 그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도 연구중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겠지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짚어볼 문제 중 하나는 소신 것 환자를 보면서 그 수익으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운 우리 의료 현실입니다. 커피를 팔아 경제적인 부족함을 채워야하는 현실. 이와 같은 의료 현실이 진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잘못된 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의료 소비를 늘리는 것은 아닐지 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일 수 밖에 없는 행위임에도 현실에서는 인간성을 잃어버렸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제너럴닥터는 이런 현실 속에서 새로운 진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의사들뿐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생각을 전환하면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건강 보험등 의료 시스템의 왜곡을 이야기하면서도 진료실에서의 인간적 진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는 반성도 해봅니다.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 면에 있어 일상과 함께하는 의료, 진정한 1차 진료를 실천하는 김승범 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처럼 항상 도전하는 마음 간직하시고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일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추신. 홍대쪽 사시거나 홍대 앞을 지나가실 일 있으시다면 의원이자 카페인 제너럴닥터에 들러보세요. 김승범 선생님이 직접 내려준 커피가 꽤 맛있더군요. 커피값도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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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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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

    조금 길지만, 제너럴닥터 관련글을 퍼왔습니다.
    healthlog.kr
    "따로따로 떨어져있는 것을 연결하라"
    창의적 사고의 대표적 사례로 보여서요.
    진료현장에서 작은 불편함을 해결하는 발명도 하는 등,
    김승범원장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네요.

    2008.01.19 11:55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펌글창고2008. 1. 18. 10:32
 

What is more important than your talent is how to turn it into money.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환전하는 방법이다. - 심산


Money doesn't talk, it swears.

돈은 말하지 않고 맹세한다.  - 밥 딜런


To learn the value of money, it is not necessary to know the nice things

it can get for you, you have to have experienced the trouble of getting it.

돈의 가치를 배우기 위하여 그것으로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알 필요는 없다.

그것을 갖기 위한 어려움을 경험하기만 하면 된다. - 필립 에리아


Nothing comes amiss, so money comes withal.

모든 것이 제대로 되면 돈은 따라오게 마련이다. - 셰익스피어


If you want to make money, go where the money is.

돈을 벌려면 돈이 있는 곳으로 가라. - 조셉 케네디


I'd like to live like a poorman with lost of money.

나는 돈을 많이 가진 가난한 사람처럼 살고 싶다. - 피카소


You can be young without money, but you can't be old without it.

돈없이 젊은 시절을 보낼수는 있지만 돈없이 늙을수는 없다. - 테네시 윌리엄스


It is a kind of spiritual of snobbery that makes people think they can be happy

without money.

돈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속물근성이다. - 카뮈


Money is the Moment to me, Money is my Mood. - 앤디 워홀

돈은 나의 동기이고 무드이다.


Everybody lives by selling something.

누구나 무언가를 팔면서 산다. - 로버트 스티븐스


김호근 편역, 한 마디 ‘돈’ - Moneywise Quotes에서.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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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나리오작가 심산을 아시나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심산스쿨'에서 시나리오는 물론, 와인과 재즈에 이어 탱고반까지 만든, 1급 한량이지요.
    '재능을 환전하라', 경제감각없는 한량지망생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그가 퍼온 글을 다시 퍼왔습니다. 경제감각없기로는 저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

    2008.01.18 1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앨리스

    잘 읽었습니다. 저두 마찬가지이네요 경제감각 없기는요^^

    2008.01.18 13:36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펌글창고2008. 1. 17. 11:17


기사 분야 : 경제
등록 일자 : 2007/01/20(토) 03:01


[커버스토리]“내 머리는 기획실, 손은 공장”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그 시간에 자신만의 지식과 지혜로 수완 좋게 사업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1인 기업’이다. 이들은 특정 기업의 하청 업무를 맡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1인 화물사업자나 학습지 교사 등을 포함하는 ‘프리 에이전트’와 구별된다. 단순히 오프라인 상점을 온라인으로 옮긴 1인 쇼핑몰과도 다르다.

1인 기업은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찾거나 만들어 내는 특성을 지녔다.

이들은 넓은 의미의 고객인 사회 구성원들의 욕구가 세분화되는 흐름을 파고들어 자신의 일을 찾아내고 키워 간다.》



‘1인 기업’ 시대, 생각이 곧 돈이다



#장면 1
“1년에 평균 1억 원 이상은 벌지요. 하지만 돈보다 좋은 것은 평일에 제가 좋아하는 공간인 미술관과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가는 길은 다른 길이다.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내려다본다면 아마 이런 장면일 것이다. 비슷비슷한 정장을 차려 입은 직장인들이 도심의 회색빛 빌딩으로 들어갈 때 그는 편안한 옷차림으로 그곳에서 멀지 않은 서울 종로구 북촌길의 정독도서관을 찾는다.

김용섭(35) 씨는 휴식과 일을 겸해 일주일에 2∼3일은 도서관에 들른다.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미술관을 자주 찾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창조적으로 재결합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전 직장에서 디지털미디어 전략 업무를 맡았던 그는 7년째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 김 씨가 하는 일은 디지털미디어 전략 컨설팅. 법인의 전략을 짜 주는 개인이다.



#장면 2 김 씨가 정독도서관에 있을 즈음, 수원에 사는 안용성(30) 씨는 자신의 집 책상 앞에서 생각에 잠겼다. 방금 전 자신이 관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자기경영 플러스’에서 좋은 교육 아이템을 발견했다.

‘이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 몇 사람이나 참여할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는 강의 장소로 적합한 회의실 위치가 내비게이션 지도처럼 쫙 펼쳐졌다. 적당하지 않은 후보지를 지워가며 최적의 장소를 찾아낸다. 핵심 콘텐츠를 보유한 강사들의 리스트는 이미 사진첩처럼 잘 정리돼 있다.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지를 띄운다. 1개월에 10회 정도 열리는 그의 세미나에는 많게는 100명, 적게는 30명이 참여한다. 행사 당일 부족한 일손은 대학생의 도움을 받는다. 안 씨의 직업은 자칭 ‘교육 프로그램 기획자’다.

그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아 관련 시장의 흐름을 파악했고 교육 프로그램 기획이라는 일을 만들었다. 소득은 웬만한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수준.

○ 하고 싶은 일을 사회적 수요에 맞춰

권윤구(34) 씨는 자신을 ‘북 코치’라고 소개한다. 스스로 만든 직업이다. 새로 나온 책을 먼저 읽은 뒤 인상 깊은 구절과 책의 메시지를 e메일을 통해 대중에게 전파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2005년 북 코치로 나서기 전 1년가량은 직장생활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책 읽은 소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e메일로 보내던 것이 아예 직업이 됐다.”

사회적으로 유통되는 정보의 양이 급증하면서 책을 선택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이 주 수요층이다.

e메일 서비스는 무료다. 그 대신 다독(多讀)의 경험을 살려 출판사의 출판기획 위원으로 활동하며 소득을 올린다. 자신의 ‘책 리뷰’를 온라인 사이트에 연결해 주는 조건으로도 돈을 번다.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케이블 TV에 출연하는 것도 일과에 포함됐다.

미국 포천지 편집인을 지낸 윌리엄 화이트가 만든 단어인 ‘조직 인간’. 산업화 이후 정형처럼 굳어진 그런 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사람이 1인 기업이다. 거대 조직에 봉사하느라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를 잊거나 덮어두지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사람들이다.

권기훈(45) 씨는 오피스텔과 와인 바를 오가며 소믈리에(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골라주는 사람)를 교육하는 와인 전문가다. 오스트리아에서 의대를 다니다 와인에 빠져 1998년부터 현지 와인스쿨에서 지식을 쌓았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일을 벌린다’는 원칙에 따라 오피스텔에서 한 번에 3, 4명만 가르친다. 와인 실습은 자신이 컨설팅해 준 제자의 점포에서 번갈아 여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

와인 열풍과 더불어 소믈리에 수요가 늘어 현재 월 800만∼900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마산대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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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심리학책 출판해 베스트셀러 터뜨렸죠”



○ 잘하는 분야에서 독자영역 구축해야

2005년 중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심리학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교보문고의 인문서적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 있다. 통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3개월도 지키기 힘들다는 점에 비춰보면 작지 않은 성공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조영희(38) 씨가 혼자서 만든 책이다. ‘에코의 서재’라는 1인 출판기업을 세우고 6개월간 준비했다. 그는 위즈덤하우스 등 대형 출판사에서 10여 년간 일하며 틈새를 찾았다.

“역사나 철학에 비해 심리학 분야에선 고급 독자를 겨냥한 책이 거의 없었다. 심리학과 경제·경영서 중에 학문적 이론이 결합된 고급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다.”

출판업계는 디자인과 편집, 교정 등의 작업이 정교하게 분화돼 있어 기획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1인 기업의 활동이 쉬운 편이다. 조 씨는 자신이 직접 번역한 책도 내놓았다.

물론 독립이 쉽지는 않다. 1인 기업이 되려면 ‘조직 인간’일 때 받는 정기적인 급여와 사회에서 인정해 주는 고정적인 지위를 포기해야 한다.

디지털미디어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김용섭 씨는 “전문 지식과 인맥을 쌓아 가면서 자신의 일을 서서히 키워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닭이 껍데기가 여문 계란을 낳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씨는 회사를 그만두기 직전 회사와의 별도 계약을 통해 1주일에 2, 3일만 출근해 일하는 형태의 근무를 하기도 했다. 외부에서 진행하던 자신의 일이 많아져 전업을 해야 했지만 회사에서 그의 손이 필요한 기간에 시간을 갖고 독립 능력을 키웠다.

○ 1인 기업의 생리

“행사를 알리느라 돈을 들이는 일은 없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지를 올리면 제휴를 맺은 커뮤니티에도 알려지거든요. 통상 5만 건의 조회를 기록할 정도이니 적은 숫자는 아니지요.”(안용성 씨·교육 프로그램 기획가)

비용의 최소화는 1인 기업의 숙명이다. 인터넷은 이런 필요에 가장 충실한 도구다. 개인이 블로그나 미니홈피로 미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김민희(27) 씨는 인터넷에 ‘연애할 때 유용한 요리’라는 독특한 아이템을 올려 자신을 알렸다. 덕분에 요리와 관련된 기업의 객원 연구원으로 영입돼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1인 기업의 주요 생산품목은 결국 지식이다. 컨설팅이나 교육강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에게 인터넷은 가장 손쉬운 ‘원재료’ 확보 수단이기도 하다. 외국의 강연장을 찾지 않고도 최소의 비용으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여러 곳에서 확보한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1인 기업의 몫이다. 이들에게 유독 책읽기나 인터넷 검색 시간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저술과 강연은 이들의 핵심 마케팅 수단이자 소득원이다. 인세와 강연료를 챙기면서 미래의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1인 기업은 넓은 사무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사무실을 임차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주’들이 많다.

비용의 최소화는 시장에서 자신을 차별화하는 무기가 된다. 디지털미디어 전략을 컨설팅할 때 경쟁상대인 법인보다 가격을 낮춰 제시할 수 있다. 책을 출판할 때도 대형 출판사들이 최소 3만 부에 손익분기점을 맞춘다면 1인 출판기업은 1만 부로도 가능하다.

적은 비용 지출은 곧 높은 영업이익률을 뜻한다. 대부분의 1인 기업은 ‘매출’과 ‘순이익’ 간의 차이가 크지 않다. 금전적인 투자비용이 적은 만큼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도 그만큼 줄어든다.

○ 1인 기업의 인프라

사회 인프라의 발달은 1인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북 코치로 활동 중인 권윤구 씨는 방송 일정 외에는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택배시스템의 발달 덕택이다.

서울 강남과 신촌 등에 있는 ‘토즈’라는 가게는 1인 기업의 사회적 인프라를 상징하는 곳이다. 이곳은 2인실부터 90인실까지 다양한 독립공간을 갖춰놓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던 1인 기업들은 이곳을 예약해 자신의 사무실처럼 사용한다. 2시간 동안 쓰면서 1인당 차 한 잔 값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인테리어는 대기업의 사무실 공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식 생산이 주 업무인 1인 기업을 위해 콘텐츠를 유통시켜 주는 장(場)도 섰다. 인터넷 사이트 비법닷컴(www.vipup.com)에서는 ‘동대문 상권 분석’ 같은 독창적인 콘텐츠를 개인들로부터 확보해 유료로 유통시키고 있다.

비법닷컴 나원주 사장은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콘텐츠 자체로도 소득을 올리는 개인이 늘고 있다”며 “이곳은 특정분야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홍보 수단도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가 다변화한 것도 1인 기업에는 고무적인 변화다. 1인 기업은 케이블TV와 위성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등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연애 요리 전문가 김민희 씨와 북 코치 권윤구 씨는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글로벌 1인 기업 성공전략’ 강연가로 활동하며 자신도 1인 기업인 김형환(40) 씨는 “처음 개척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한 성공조건”이라며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가치를 부여해 진정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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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회사’ 차리려면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

1인 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계발 욕구가 강하다. 자신이 사장이자 유일한 직원이 되는 기업을 꿈꾸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기 전 자신이 가진 핵심기술을 단련하는 것은 기본이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소장은 직장 생활도 ‘회사와 나(1인 기업)의 계약 관계’로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회사를 고객으로 인식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최선의 방법을 찾게 되고, 자신의 기술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1인 기업의 생존은 자신의 핵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출판 분야의 경우 기획능력이 있다면 1인 기업 설립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환경이다. 물건을 제대로 공급하는 능력을 갖췄다면 온라인 장터(마켓플레이스)에 쇼핑몰을 차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물론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다.

외부 서비스 환경을 적극 활용해 핵심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 기획가인 안용성 씨는 프로그램 기획과 마케팅에만 관여하고 구체적인 행사진행 등은 대학생들에게 맡긴다. 자신이 할 수도 있지만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다. 외부 서비스 환경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해질 것이다.

사업 계획을 세울 때는 잠재적인 실패 요인에 유의해야 한다. 성공은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히 시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들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성공한 1인 기업 창업자들은 예측에 근거한 시장 조사나 예상 매출액은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신기술이 나오면 내 편으로 만든다. 북 코치 권윤구 씨는 처음에는 웹메일 서비스를 이용해 e메일을 보내다가 e메일 대행 서비스 업체를 3곳이나 바꿔가며 신기술을 받아들였다. 지금도 e메일 관리를 수월하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1인 기업 창업자들은 “조직에 속해 있으면 가끔 일을 하지 않아도 표가 나지 않지만 1인 기업에서는 바로 실적으로 나타난다”며 창업자의 의지와 역량을 최고의 덕목으로 제시했다. 권기훈 씨는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없으면 살아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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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1. 13. 21:23
 

11월 1일 오늘이 잡지의 날이라고 하더군요.

이 업계에 들어온 이후 처음 쉬어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 집에서 노트북 잡고 씨름해야 될 형편이네요.

잡지의 날을 맞아 잡지계에 재미있는 사람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재미 삼아 잡지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잡지로 키운 사람입니다.

바로 포브스 2대손이었던 말콤 포브스(Malcolm Forbe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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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서 포브스 전직원들에게 일주일간 휴가를 주고

직원들이 진 만달러 미만 빚을 탕감해주도록 유언한 호탕한 억만장자.

미국 경제지의 신화 포브스를 창간한 버티 찰스 포브스의 셋째 아들로 뉴저지 상원의원까지 지낸 사람입니다.

어릴 때 꿈은 대통령이라 아버지 회사인 포브스엔 관심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공화당 공천에 낙마하고 1950년대부터 포브스 편집에 뛰어듭니다.

이 후 포브스에 과감하게 투자정보지(지금의 찌라시 수준이 아닐까 하는 --;)를 게재하고, 미국 부호리스트를 발표하며 지금의 포브스로 성장시켰습니다. 사진은 최초 포브스 잡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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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호리스트는 편집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물론 자신도 미국 부자 리스트에 들어야 했죠.

말콤의 생전 취미는 골동품 수집이었습니다.

와이프 생일선물로 사모으다 빠져들었다고 하더군요.

그가 모은 것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위 사진에 있는 파베르제의 달걀입니다. 제정 러시아 시절 파베르제가 황실을 위해 만든 공예품이죠. 예전 경매에서 280억원을 호가한 정말 '귀한' 제품입니다. 전세계 42개가 있는데 그 중 9개를 말콤이 모았습니다.

그는 쇼맨십이 강해 열기구로 대륙을 횡단했죠. 말콤은 최초로 만리장성을 열기구로 넘은 사람으로도 유명합니다.


당시 중국의 영문 기관지는 말콤과 포브스를 소개하며 “a tool of Capitalists”라고 썼죠.

즉, 자본가의 앞잡이이라는 뜻입니다 -.-;

그런데 그는 중국인이 붙여준 이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나 보더군요.

그의 전용 747제트기에 'Capitalist Tool'을 새겨놓고, 자신이 만든 클럽 하우스에도 이 말을 걸어 놓습니다.

결국 '자본가의 앞잡이'는 지금 포브스의 슬로건이 됐습니다.

한 때 제 명함에도 이 문구가 새겨져 있었죠.


말콤은 이 뿐 아니라 모터사이클과 요트를 사 모으는 스포츠광이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리처드 티어링크 전 할리데이비슨 사장을 만났을 때 고객 중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어보자 주저없이 말콤 포브스를 뽑더군요. 할리데이비슨이 추구하는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면서요 ^^;

그는 파티를 너무 좋아해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생일파티에 수십억원씩 써댔습니다. 나이가 들어선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연인이 됐고 한 때는 양성애자로 지내기도 했죠.

하지만 전세계에 자연 재난이 났을 때마다 주저없이 자신의 제트기를 구조에 활용해라고 내놓았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인생을 엿보다 보면 정말 하고 싶은 건 원없이 하고 간 인간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

그가 생전에 한 말 중 다음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잘 표현하죠.

"Success Follows Doing What you want to do. There is no other way to be successful."

성공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따라온다. 성공하는 데 그 외의 방법은 없다.

그의 어록 중 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After 40, one's face begins to tell more than one's tongue."

나이 40이 넘으면, 얼굴이 혀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기 시작한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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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브스 손용석기자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조금 쌩뚱맞지만, 단조로운 일상이 뻥 뚫리는듯한 대리만족을 느꼈거든요.
    죽으면서 회사 전 직원에게 1주일 휴가를 주었다는 대목에서 쓰러졌습니다. ^^
    하고 싶은 것을 원없이 다 해 보고, 죽음조차 축제로 만든 최고 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8.01.13 21: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좋은 삶/펌글창고2007. 12. 31. 18:56
All that jazz movie

래그타임에서 퓨전재즈까지 - 영화와 함께하는 재즈 산책

김동현 기자
출처 : <대학신문> 2007년 11월 24일


   
  그래픽: 차주영 기자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재즈의 계절,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라디오와 카페에서는 귀에 익숙한 재즈 음악들이 흘러나오지만, 막상 재즈 음악을 찾아서 듣다 보면 그 복잡 다양함에 주눅이 들기 십상이다.

재즈가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는 독자라면 재즈를 다룬 영화 쪽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재즈와 영화는 그 시작부터 줄곧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1927)를 비롯해 재즈음악·아티스트를 다룬 영화들이 줄지어 제작돼 왔으며, 영화에 삽입된 재즈 음악들은 정규 음반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따라서 재즈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재즈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색다른 길일 수 있다.

흘러가는 가을이 아쉬운 지금, 재즈를 좀 더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재즈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 래그타임에서 시작된 재즈의 물결

스윙, 블루스, 비밥, 쿨, 핫, 퓨전… … .처음 재즈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이라면 그 장르의 다양함에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특히 극도의 즉흥성과 불협화음을 표방한 비밥재즈나 프리재즈 등은 재즈 초보자에게 ‘난해하다’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 그러나 초창기 재즈는 장르가 복잡하지 않고 연주가 난해하지도 않았다.

재즈 음악이 태동한 곳은 인종차별이 여전히 극성을 부리던 19세기 말 미국 남부 지역이었다. 교회나 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운 흑인 중류층들은 흑인 특유의 리듬으로 클래식 성향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은 박자가 통통 튀고 리듬의 강약이 자주 변하는 이 피아노곡들을 ‘래그타임’이라고 불렀다. 영화 「스팅」(조지 로이 힐, 1973)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엔터테이너(The Enter-tainer)’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래그타임 작곡가 스콧 조플린의 대표곡이다.

클래식과 흑인 리듬을 접목시킨 래그타임 연주가 대중의 인기를 모으면서 흑인 피아니스트의 인기도 높아져갔다. 그러나 다수의 백인들은 ‘흑인이 백인의 악기를 연주한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영화 「래그타임」(밀로스 포만, 1981)은 당시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사이의 갈등을 잘 묘사해낸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는 백인에게 탄압받는 흑인 음악가들의 암울한 현실과 이에 대비되는 경쾌한 래그타임 선율이 교차돼 흐른다.

래그타임이 재즈 형식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곳은 미국 남부의 해군도시 뉴올리언스였다. 시골에서 상경한 흑인 음악가들은 뉴올리언스 해군 군악대의 연주에 영감을 얻어 피아노 반주에 시끌벅적한 코넷(트럼펫의 전신) 연주를 덧붙였다. 이른바 ‘뉴올리언스재즈’의 탄생이다. 당시 뉴올리언스 주점가에서는 많은 흑인 음악가들이 ‘재즈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언제 어떻게 재즈(Jazz)라는 명칭이 생겨났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미국 남부에서 시작된 재즈의 물결은 급속히 북서부 대도시로 확산됐다. 뉴욕, 시카고 등 거대 도시의 밤무대 클럽들은 재즈 선율에 취해 춤을 즐기는 백인들로 북적였고, 춤에 취한 백인 손님들은 흑인 음악가들에게 좀 더 빠른 리듬을, 그리고 클럽 전체를 울리는 웅장한 사운드를 연주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스윙재즈’는 미국 전체를 재즈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영화 「스윙 걸즈」(야구치 시노부, 2006)를 봤다면 20여명에 가까운 여고생 밴드가 무대를 가득 채운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1930년대 미국을 휩쓴 스윙재즈 역시 20명이 넘는 거대 ‘빅밴드’에 의해 연주됐다. 루이 암스트롱,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음악가들은 각자의 빅밴드를 결성해 클럽 무대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코튼 클럽」(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984)은 1930년대 ‘스윙재즈 시대’의 분위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의 무대가 된 코튼 클럽은 실제로 뉴욕 상류층 명사들의 단골 클럽이었으며, 유명 빅밴드들이 경쾌하고 웅장한 스윙재즈를 선보이던 곳이었다. 또 영화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연주자는 모두 흑인이었지만 정작 흑인 손님의 출입은 금지됐다. 인종차별의 모순이 잘 나타나는 공간이었다.

스윙재즈가 흐르던 1930년대 미국 대도시 클럽에서는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특히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등 빅밴드 전속 여성 가수들은 국민적인 유명세를 얻으며 재즈의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영화 「레이디 싱스 더 블루스」(시드니 퓨리, 1972)는 빌리 홀리데이의 영화 같은 인생을 담은 작품으로, 유명 재즈가수 다이애나 로스가 직접 주연을 맡아 세대를 뛰어넘는 재즈의 매력을 선보였다.

경쾌하고 활기찬 스윙재즈는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모았다. 특히 히틀러와 무솔리니로 대표되는 전체주의 정권이 사회 전체를 억누르기 시작한 1930년대 유럽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윙밴드를 조직해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항의 춤’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스윙 키즈」(토마스 카터, 1993)는 나치 정권 아래서 몰래 스윙재즈를 즐겼던 독일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재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인기를 모았던 스윙재즈는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쇠퇴기를 맞는다. 대다수의 재즈 연주가들이 징집돼 유럽과 아시아로 떠났으며, 무수히 많았던 클럽 역시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 그리고 몇몇 재즈 음악가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스윙재즈 대신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스윙재즈에 비해 훨씬 변화무쌍하고 전위적인 새로운 재즈, ‘비밥재즈’가 스윙재즈를 대체하며 모던재즈 시대를 연 것이다.

◆ 비밥과 함께 태동한 모던재즈 시대

담배연기 자욱한 재즈바, 화려한 조명 아래 색소폰이나 더블베이스, 트럼펫 등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흑인 음악가들. 오늘날 ‘재즈’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들은 거의 대부분 1940~1950년대를 풍미한 ‘모던재즈’ 시대에 형성됐다고도 할 수 있다.

재즈의 본령 혹은 주류로 불리는 모던재즈는 비밥재즈, 쿨재즈, 하드밥재즈로 구분된다.

모던재즈 시대를 연 비밥재즈는 재즈 본연의 특징이 옅어진 스윙재즈에 반발해 창시됐다. ‘비밥의 선구자’로 꼽히는 찰리 파커의 일생을 그린 영화 「버드」(클린트 이스트우드, 1988)는 비밥재즈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색소폰 연주자 파커는 빠른 손놀림으로 음의 높낮이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즉흥연주를 즐겨 했다. 영화 속 파커의 연인 챈은 “당신의 음악은 익숙해지는 데는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항상 좋아해요”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비밥재즈가 높은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한 사실을 암시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파커가 더러운 여인숙을 전전하며 동료들과 순회공연을 하는 장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혼식 연주 아르바이트 등으로 연명하는 장면은 비밥재즈 음악가들의 어려웠던 상황을 잘 보여준다.

비밥재즈가 음의 높낮이를 쾌속으로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핫재즈였다면, 이후 등장한 쿨재즈는 느긋하고 편안한 선율로 비밥의 열기를 식혔다. 영화 「리플리」(안소니 밍겔라, 1999)에서는 쿨재즈의 선구자 마일즈 데이비스, 쳇 베이커 등 유명 재즈 음악가들의 쿨재즈를 들을 수 있다. 리플리가 감미로운 음색으로 부르는 쳇 베이커의 명곡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은 쿨재즈의 서정성과 부드러움이 물씬 풍긴다. 재벌 2세 행세를 하는 리플리에게 쿨재즈는 자연스럽게 듣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외우고 공부해야 하는 신분상승의 도구다. 이는 도회적이고 지적인 쿨재즈가 백인 상류층의 감수성과 맞아떨어져 그들 문화의 일부를 이뤘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한편, 백인 취향의 쿨재즈가 탐탁지 않았던 흑인 재즈 음악가들은 거칠고 폭발적인 음향의 하드밥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비틀즈 등의 록밴드가 인기를 끌었던 1960년대에는 재즈 음악가들이 상대적으로 설자리를 잃었다. 이 때 록음악의 영향을 받은 재즈 음악가들은 1970년대에 록과 재즈를 결합해 퓨전재즈를 만들어냈다. 퓨전재즈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는 샐러리맨들의 치열한 경쟁을 그린 「글렌게리 글렌 로스」(제임스 폴리, 1992)가 있다. 이 영화 전반에는 퓨전재즈의 거장 웨인 쇼터의 ‘인 더 카(In the Car)’, ‘유 멧 마이 와이프(You Met My Wife)’ 등 경쾌하고 가벼운 퓨전재즈가 흐른다.

1980년대에는 록과 어우러진 퓨전재즈가 재즈 본연을 잃어버렸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1940~1950년대의 모던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신고전주의재즈가 등장했다. 영화 「모베터 블루스」(스파이크 리, 1990)에서 주인공 블릭과 여러 재즈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즉흥적이고 빠른 음악은 영화 「버드」에서 느낄 수 있었던 비밥재즈의 격정을 다시 불러온다.

현대에는 댄스파티를 위해 재즈·힙합·펑크을 적절히 섞은 ‘애시드재즈’, R&B(리듬앤블루스)에 소울·팝·월드뮤직·클래식을 융합한 '크로스오버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재즈는 숱한 변화를 거치며 그 모습을 바꿔왔다.가을의 끝무렵에서,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재즈 정신을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느껴보는 게 어떨까?



영화를 보면, 재즈 음악가가 보인다

노승연 기자
출처 : <대학신문> 2007년 11월 24일


   
  왼쪽부터 찰리 파커, 버드 파웰, 레이 찰스  
 
재즈 음악가 중에는 탁월한 음악적 재능 외에도 파란만장한 일대기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인물들이 많다. 재즈 음악가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있는 영화들을 만나보자.

◆「버드」(클린트 이스트우드, 1988)=‘버드(Bird)’는 비밥재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의 별명이다. 스윙재즈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던 1940년대에 등장한 찰리 파커는 디지 길레스피와 함께 비밥 혁명을 이뤘다. 그는 ‘버드’라는 별명과 같이 새처럼 높고 낮은 음을 즉흥적으로 넘나드는 연주를 즐겼다.

찰리 파커는 그의 음악만큼이나 즉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이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밤중에 디지 길레스피의 집에 찾아간 주인공 찰리 파커는 느닷없이 연주를 시작하며 “이봐! 이걸 받아 적어, 어서!”라고 말한다. 막 자려던 참이었던 디지는 “내일 하면 안 돼?”라고 묻지만 찰리는 대답한다.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내일은 다 까먹는단 말야.”

◆「라운드 미드나잇」(베르트랑 타베르니에, 1986)=1950년대는 비밥재즈에 반기를 들고 쿨재즈, 하드밥재즈 등이 발전했던 시기다. 하지만 영화 주인공 데일 터너는 끝까지 비밥재즈를 고수하며 파리로 건너가 음악활동을 펼친다. 데일 터너의 실제 모델은 바로 ‘피아노의 찰리 파커’라고 불린 버드 파웰. 그는 피아노의 왼손 연주를 줄이고 오른손을 짧고 강렬하게 혹은 웅장하고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모던 재즈피아노 연주법의 새 장을 열었다.

「라운드 미드나잇」에는 버드 파웰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음악가로서의 정체성 갈등이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허비 행콕이나 웨인 쇼터, 토니 윌리엄스 등 1950년대 당시 활동했던 여러 재즈 음악가들의 대역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레이」(테일러 핵포드, 2004)=하드밥이 발전하던 1960년대, 록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재즈는 쇠퇴기를 맞았으나 R&B는 계속해서 인기를 얻었다. 이 영화는 당시 활약했던 R&B의 거장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레이 찰스는 가스펠과 블루스를 결합해 새롭고 흥분된 리듬의 R&B를 만들어냈다. 그의 독특한 R&B는 음악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가스펠을 성스럽게 여겼던 남부 흑인들에게는 ‘불경스런 음악’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도 독실한 한 흑인이 레이의 음악을 듣고 “신의 음악을 모독하지 마!”라고 외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았던 레이 찰스는 탁월한 청각과 음악적 감수성으로 신체적 결함을 극복해냈다. 그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영화에서 어떻게 실감나게 묘사했는지를 눈여겨 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

Posted by 미탄
TAG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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