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펌글창고2008. 4. 26. 14:05
 

내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다면 이 글을 보세요

오마이뉴스 | 기사입력 2008.04.26 12:41


[[오마이뉴스 정진영 기자]

지난 4월 24일 저녁 7시. 인맥 구축 서비스 사이트 링크나우( www.linknow.kr )와 교보문고는 일반인들에게 출판과정을 소개하고, 예비작가에게 전자책 출판 기회를 주는 '인디라이터 북페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를 열었다.

심산스쿨( www.simsanschool.com )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개설해 강의하는 배우 명로진씨와 지식노마드 김중현 대표, 교보문고 성대훈 팀장의 출판 과정에 대한 강의와 함께 참가자 120명 가운데 다섯 명을 선발해 출판기획서를 코치해 주는 행사로 진행됐다.

75분의 강의와 90분의 코칭으로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예정했던 행사는 밤 11시 30분이 다 돼서야 끝이 났다. 멀리 대전에서 올라온 참가자는 마지막 기차를 놓쳐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하기도 했는데, 주최 측 스텝 가운데 한 사람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웠다"며, "반응이 좋아 앞으로 지속적인 행사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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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강사로 나선 맛깔스런 말솜씨의 배우 명로진씨.

ⓒ 정진영


스스로 정한 마감일 지킬 '근성' 필요

1부 순서인 출판 과정 강의에서 배우 명로진씨는 자신의 책 <인디라이터 >에서 소개했던 다양한 글쓰기 전략을 생략하고, 우회적인 강의를 선택했다.


"여러분, 봉골레 스파게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것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어머니가 드실 봉골레 스파게티입니다. 자, 한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예상 밖의 질문에 대답도 가지가지. 참가자 이경빈씨는 "우선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검색하고, 한 시간 이내에 장을 봐서 재료를 준비하고, 시험 삼아 한 번 만들어 먹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들어서 대접하는 거죠"라며 강사가 원하는 내용으로 술술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죠. 일단 자료를 찾고, 재료를 준비해야죠. 그리고 무엇보다 만들어봐야겠죠. 그런데 친구가 당구 한 게임을 치자고 하거나 어머님이 잠깐 보자고 합니다, 어떻게 하실거죠?"


"죄송하지만 다음에 만나자고 해야죠."

이번에도 강사가 흡족해 하는 대답이 나왔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쓰시면 됩니다. 1년에 이런 저런 경조사 다 빼고, 30주만 글을 쓸 수 있다고 치면, 원고지 800에서 1000매를 채우기 위해서는 매주 26장 이상을 써야 합니다."


스스로 정한 마감일을 못 박아 두고 쓰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인디라이터 반 학생들에게 16주간 매주 원고지 30매를 과제로 내준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카피라이터의 홍대앞 카페 창업기 <낭만적 밥벌이 >가 인디라이터 반에서 탄생한 첫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책 내는 것을 재료와 요리사의 관계로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요리사가 조리하지 않으면 음식이 되지 않는 것처럼, 제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원고지 1000매를 채울 근성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책으로 엮이기 힘들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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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좋아하는 원고의 조건

ⓒ 정진영


출판사가 좋아하는 원고는?

김중현 지식노마드 대표는 출판인은 책 제목으로 말한다며, 자신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와 <설득의 심리학 >을 기획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출판사는 이런 원고를 좋아한다'라는 강의 제목에 맞게, 어떤 기획서가 선택되는지 최근 출판 시장의 경향에 대해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하루 평균 10편 정도의 기획서가 메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됩니다. 연간 2000편 정도 도착하는데 그 중에서 10편 정도가 책으로 출판됩니다. 독자의 돈을 떳떳하게 받으려면 그만큼 책이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떤 분야의 책을 쓸 것인지 결정이 되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고, 대상 독자의 범위를 좁힌 뒤에 유사 도서의 출판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쓸 책의 차별화 된 장점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야 출판사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


출판사는 유행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타켓과 니즈가 분명하고, 경쟁상황을 정확히 판단한 뒤에 컨셉트를 개발한 책을 원한다. 글 쓰는 것 못지 않게 창작성이 요구되는 것이 컨셉트 결정이다.


김 대표는 "실용서적일수록 저자의 지명도보다는 컨셉트가 중요하다"면서 일반인이 책을 쓰고자 할 때는 "쓰려는 분야의 책 중에 벤치 마킹할 수 있는 책을 한 두 권 정해서 곁에 두고 보라"고 권한다. 글이 막힐 때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책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덧붙여 "실용서적의 경우, 같은 분야의 책을 2권 이상 보는 독자는 드물다"면서 다시 한 번 컨셉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예비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조언들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의 반응이 진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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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전자북에 대해 열강하는 성대훈 팀장

ⓒ 정진영


미루기만 해온 도전, 이제 해보자!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교보문고 디지털컨텐츠 팀 성대훈 팀장은 표지만 봐도 베스트셀러를 알 수 있다며 행사장 분위기를 웃음으로 몰고 갔다. 특유의 유머로 디지털 시대의 변화하는 출판시장의 경향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 확대될 전자책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120명 가운데 다섯 사람에게는 교보문고가 비용을 지원해 전자책으로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부에서 다섯 명의 예비작가에 대한 기획서 심사가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밟는 사람, 대학에서 회계학을 강의하는 사람, 방송대학TV의 카매라맨으로 일하며 지난 2000년부터 해마다 '열하일기'의 무대를 영상으로 담아온 사람, 아이와 해외여행을 할 때 주고 싶은 어린이용 가이드 북을 기획한 사람, 이탈리아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시각으로 본 가이드북을 기획한 사람 등 다양한 분야의 예비작가들이 자신만의 기획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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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한양-압록강-심양-북경-열하'를 잇는 연행노정을 9년째 진행하고 있는 예비작가 신영담씨. 동영상으로 촬영한 자료를 교육적, 공익적으로 활용할 책을 준비하고 있다.

ⓒ 정진영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고, 발표할 기회를 얻지 못한 참가자들도 자신들의 기획서가 평가되기라도 하듯 지적된 내용을 받아적기 바빴다.


공개적으로 기획안을 평가받을 용기가 없어 신청하지 못했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출판사와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걱정하고 있던 차에 참가했던 이번 행사에서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아이가 잠든 새벽 시간을 이용해 꾸준히 원고지를 채워 얼마전 1000매를 넘긴 나에게는 명로진씨의 '800 - 1000매론'이 약간의 응원이 되었다. '샘플원고와 기획안을 들고 먼저 출판기획자와 의논한 뒤에 본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김중현 대표의 제안은 그동안 용기가 없어 도전을 미뤄오던 나에게 써 놓은 원고를 다시 배열해 보고, 출판사와 협의 할 수 있는 장점 찾기, 그리고 무엇보다 '출판기획자에게 이메일 보내기'라는 마지막 과제를 안겨주었다.


책날개에 자기 이름을 박고 싶은 사람들, 한 권의 책으로 감동 받은 경험을 다른 이에게도 감염시키고 싶은 사람들, 지인들에게 친필 서명이 들어간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 교보문고에 들러 자기가 쓴 책을 매일 한 권씩 사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디라이터 >와 빈 원고지를 함께 권한다. 물론 쿠하모친, 나 자신에게도!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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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4. 10. 08:26


"화사한 꽃을 보라.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흔하디 흔한 꽃 한 송이에 불과하지만, 꽃 한송이에서 우주가 피어나는 것을 때때로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마음이 날아가듯 기쁠 때가 있지 않은가?" - 구본형


요즘 저는 꽃에 둘러싸였습니다. 꽃에 관련된 신제품 출시 때문에 주말까지 회사를 나왔는데, 창 밖에는 온통 봄이 가득합니다. 무언가 억울해서 카메라를 들고 잠시 봄날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길 가의 '아무것도 아닌' 꽃들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꽃을 이토록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습니다. 세심하게 살펴보니 그 어느 꽃 하나 닮은 녀석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꽃들은 진실한 영혼을 담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온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힘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사한 꽃들 앞에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봄날입니다. "나는 과연 이 한 송이 꽃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가?", "자신의 영혼을 힘껏 노래하고 있는가?"



"현대 미학 강의"에서 미학자 진중권은 현대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에는 어떤 대상이 작품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기준이 작품 밖에 미리 존재했지만, 오늘날 예술은 자신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정의를 자기 안에 품고 나와야 한다."

이는 비단 예술 작품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닌 듯 합니다. 단 한 번 뿐인 인생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작품이자, 가장 멋진 예술입니다. 활짝 피어나 생을 찬미하는 봄꽃들은 이렇게 노래하는 듯 합니다. "위대한 삶의 '정의'를 품으세요. 원대한 꿈을 꾸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아름다운 인생을 힘껏 피워내세요."



답은 그 어디도 아닌, 바로 당신 안에 있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심장 속에, 반짝이는 영혼 속에, '아무것도 아닌' 바로 당신 속에 그토록 '위대한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생명의 환희로 가득한 봄입니다. 부디 저 봄꽃들처럼 당신의 인생도 활짝 피워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8년 4월 10일, 열다섯 번째 편지)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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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4. 9. 08:31
<리빙 앤 조이> 책쓰기 관련 도서


김면중기자

한정된 지면 안에서 책쓰기의 모든 과정을 샅샅이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책 쓰기에 대한 전 과정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다음 책들을 읽어보자.

<b>▲당신의 책을 가져라(송숙희 지음)

의욕은 넘치지만 시간은 없는 독자를 위해 자신의 본업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책 한 권을 써낼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경력에서 쌓아온 역량을 상품화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개인 마케팅 차원의 책쓰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단순히 기획하고 쓰는 것에 대한 내용 외에도 출간 후 마케팅 방법에 한 장(chapter)을 할애하고 있다. 그 중에는 내 책 몇 천 권 더 파는 아이디어, 출판사를 유혹하는 원고 포장법 등 흥미를 끄는 내용이 많다.

▲일하면서 책쓰기(탁정언, 전미옥 지음)

이 책은 무엇보다 컨셉트를 강조한다. 저자인 탁정언 씨는 카피라이터로 20년 이상 광고 바닥에서 습득한 컨셉트 만들기 비법을 공개한다. 이런 내용은 사실 책쓰기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다.

책 쓰기 전 마음가짐과 자세부터 책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 찾기, 고리타분한 대상을 매혹적인 컨셉트로 바꾸기, 내 책을 밀어줄 출판사와 담당 편집자 고르기, 심지어 출간 후 마케팅 전략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인디라이터(명로진 지음)

위에 소개한 두 권이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라면 이 책은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인디라이터(Independent Writer)’란 단지 글만 써서 생활하는 독립 저술가이지만, 순수문학보다는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책을 쓰는 사람들을 뜻한다.

저자는 인디라이터를 ‘기자+학자+작가’로 규정하면서도 기자보다 자유롭고, 학자보다 유연하며, 작가보다 현실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대중을 감동시키는 책쓰기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100만 명을 감동시키는 책쓰기’다.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원제는 ‘당신 안에 책이 있습니까?(Is There A Book In You?)’다. 원제에서 느낄 수 있듯 이 책은 독자들이 진심으로 글쓰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반면, 문장 스타일이나 구성안 짜는 법, 등장인물의 캐릭터 만드는 법 등 기술적인 부분은 여타 책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저자는 영국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제조기’로 소문난 유명 발행인이자 편집자 출신이다. 저자인 앨리슨 베이버스톡은 현재 출판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으며 신인작가를 확고부동한 스타작가로 만들어주는 ‘스타메이커’로 유명하다.

책쓰기, 제대로 한번 배워 볼까

최근에는 책쓰기의 전 과정을 가르쳐주는 강좌도 생겼다.

그 시초는 심산스쿨(www.simsanschool.com) 내 '인디라이터 반'. 강사는 '인디라이터'의 저자이자 EBS 라디오 책 소개 프로그램인 '책으로 만나는 세상'을 진행하는 명로진 씨. 전업 저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수강생 중에는 직장인도 꽤 많다. 현재 4기가 진행 중인데, 이미 1~3기에서는 매 기수 한 명씩 출판을 했거나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www.edu-kpec.or.kr) 산하 독서아카데미에도 책쓰기 과정이 있다. 강좌 이름은 '한 권의 책쓰기 과정'. 강사는 '일하면서 책쓰기'의 공저자인 탁정언 씨와 '당신의 책을 가져라'의 저자인 송숙희 씨. 출간을 꿈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출판될 수준의 글을 쓰기 위한 독서방법,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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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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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맙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정보를 얻어서 갑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꿈을 갖는다는건 사는걸 즐겁게 해주는게 분명하네요.

    2008.04.09 23: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도움이 되셨다니, 제가 더 기쁩니다.
      ㅎㅎ 마틴님. 표현력의 문제는 충분히 준비되신 것 같고, 구체적인 '컨셉'을 고민해보시기를!

      2008.04.10 08:31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8. 4. 4. 10:28
2007 년 음력 초하루를 나의 50대 10 대 풍광을 다시 조율하는 시간으로 썼다. 조금씩 다듬어 가는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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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의 회고“ (2005-2015),
2007년 음력정월 초하루 version

직업과 일상 그리고 나
2015년에 돌아 본 10년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꽃은 하루 밤 사이에 피고 버드나무는 하루 밤 사이에 푸르러 진다.

종일토록 봄을 찾아 나섰지만
봄은 보이지 않고
신발이 다 닳도록
고개마루 구름 사이를 휘돌았다네.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매화를 휘어잡고 향기 맡으니
봄이 가지 끝에 머문 지 이미 오래 되었네.

- 어느 선승의 노래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날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순간을 목격하고 싶다. 나는 그들이 꽃으로 피어날 때 그 자리에 있고 싶다. 이것이 내 직업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통쾌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내가 생각하는 직업관 :

일은 하늘이 내게 준 것이다. 일을 통해 긴 삶이 그 본연의 구체적 모습을 발현한다. 직업은 타고난 나를 활용하는 것이며, 평생 애써 나를 꽃피우는 것이다. 인생을 낭비한 자, 그들이 가장 게으르고 비겁한 사람들이다. 가장 나다운 일을 찾아 그 일을 즐기리라.

그 일을 내 일인지 알 수 있는 두 가지 기준 :

*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어야 한다.
*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직업인으로서의 나의 차별성

변화경영전문가
- 작가/ 여행가/강연가/새로운 삶의 운동가/컨설턴트

“하늘에 있는 용의 고기가 좋기는 하지만 범부는 먹을 수 없다. 땅 위의 돼지고기는 용의 고기처럼 고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용의 고기와 같아서 심오하기는 하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없다면 먹을 수 없으니 배만 고플 뿐이다. 그러나 돼지고기처럼 소박하고 쉬우면 생활 속에서 실현될 수 있으니 배가 부르고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소동파의 변형)

실천할 수 있도록 하라. 그러나 시장의 천박함까지 내려오지는 마라. 바닥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곳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다. 바닥을 딛고 일어나 변형하여 하늘을 날기 위함이다. ‘고귀하기가 왕족과 같고 수수하기가 초민과 같다’는 뜻을 그런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자산 (기질/재능/경험...)

- 인문학적 감수성 (모순을 품고 살 수 있는 정신적 균형)
- 이론을 만들고 체계화하는 능력
- 느낀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다.
- IBM에서 16년 동안 변화 경영의 실무를 총괄했다

10 Great Sceneries in My Fifties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라는 내 비전은 빛나는 꽃을 피워냈다. 신은 내가 궁핍하지 않게 먹고 살고 충분히 즐길 만큼 벌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 이상의 돈을 위해 나를 소모하지 않았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자기관리의 원칙이었고 자제였다.

내 쉰 살 10년은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나는 내 마음대로 내 삶을 그려보았고 실천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루를 보냈다. 그것은 소풍이었고, 탐구였고, 열정이었고 또한 휴식이었다. 나는 햇빛이 몸 안으로 퍼져가는 것을 느꼈다. 몸이 이완되어 가는 서운함과 함께 인생의 맛도 깊어졌다.



1. 모두 10권의 책을 썼다. 그 중 첫 4권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코리아니티 경영 : 한국의 문화적 강점 경영 ( 2005. 12)
공익을 경영하라 : 무역협회 경영혁신 사례 연구 (2006. 2)
사람에게서 구하라 : 가장 자기다운 리더십을 찾아서 (2007. 2)
아름다운 혁명 : 세계의 공익조직들의 혁신 사례연구, 연구원 공저 (2007. 5)

그리고 나머지들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변화의 방정식
내 꽃도 한 번을 피리라
레인보우 파티 - 직장인을 위한 행복학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나 -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2 )

이 중의 몇 권은 영어와 일어 그리고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이 중에 한권은 내가 직접 영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한 권은 시집이다. 나는 한국사 100 장면에 대한 거대한 서사시를 써내려갔다. 바닷가 변화 경영연구소는 이 작품의 산실이 되었다. 나는 매년 조금씩 썼다. 단군신화에서부터 한반도의 통일까지 가장 아름답고 슬프며 치욕적이고 웅혼한 역사적 풍광을 펄펄뛰는 언어로 잡아 보았다. 이 서사시가 완성되고 나는 떠났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 중에서 일부가 50대 10년 사이에 만들어 졌다. 시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생을 시처럼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2. ‘ 내 꿈의 첫 페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한해 30명, 전부 300명의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그들은 한때 모두 ‘자신의 지금에 지치고 분노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절실하게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적극적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이들을 ‘창조적 부적응자’라고 불렀다. 지금은 모두 자신들의 특별한 길을 가고 있다. 나는 이들을 만나고 이들의 인생을 듣고 이들의 인생을 기록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 나는 이들이 주변에서 중심으로 자신들의 행로를 잡아가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그것이 내 커다란 기쁨이었다. 그들은 모두 자기 가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냈다. 도움을 주겠다고 시작한 일이 결국 내 기쁨으로 되돌아 왔다.

우리는 늘 함께 만났다. 우리는 서로 상대의 꿈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결혼식에서, 누군가의 개업식에서, 꿈 하나를 이룰 때 그 축하의 현장에서 우리는 서로 만났다. 누군가 그 꿈 하나를 이루어 갈 때, 꿈과 현실 사이의 다리도 한 층씩 쌓여져 갔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조언자였고, 지지자였다.

나이를 먹어 가며 바라는 것은 진정한 명예였다. 모르는 사람들의 칭송- 그것은 풍선같은 것이다. 곧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나를 잘 아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한 칭송은 가치 있는 것이다. 만일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가 좋은 사람이고, 자신들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었고, 그래서 나처럼 살고 싶어 한다면, 내 삶은 괜찮은 것일 것이다.


3. 나는 한 해에 한번 씩 10번의 매우 특별한 세계여행을 즐겼다. 내가 기획했고 내가 의도 한 여행을 만들었고 여기에 기꺼이 참여하는 사람들과 가장 멋진 방식으로 세계를 쏘다녔다.

말타고 7월에 들꽃 가득한 몽골을 여행한 것은 아주 즐거웠다.

터키에서 보낸 보름 역시 기억에 남는다.

독일, 헝가리, 체코,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를 아내와 함께 돌아 다녔다.

아주 추운 겨울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고 자작나무 숲을 달리다 남부의 따스한
곳에서 쉬는 것도 좋았다.

고대 지중해 시대를 돌아보는 로마 카르타고 그리스 트로이 미네타 페니키아등의 회람도 좋았다.

실크로드의 횡단 역시 나쁘지 않았다.

삼국지의 격전지와 매혹적인 풍광을 둘러보았다. 촉의 성도를 둘러보고 즐겼다.

안데스 산맥을 따라 태평양을 굽어보며 칠레의 북에서 남으로 종단한 것 역시
아름다웠다.

4. 한 해에 120회씩 모두 1200 회의 강연을 마쳤다. 그 동안 10만명의 사람들에게 강연을 했고, 그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자신들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 했다. 또한 1000 개의 기고를 했다. 이를 위해 천 권의 책을 읽었고, 300 편의 영화를 보았다. 이 독서와 관람은 책을 쓰고 생각하고 나의 언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 강연은 실천적이었다. 내가 직접 맛보고 혀로 핥아 본 것들에 대한 보고서였고, 그것을 기초로 우리의 문화적 환경과 특수성에 잘 맞는 모델을 전하고 싶었다. 나는 문화적 상이성을 가진 시시한 미국 모델이 범람하여 과장과 왜곡을 만들고 이내 쓸모없어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라는 물결과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라는 물결이 만나 아주 괜찮은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10년의 초점을 맞추었다.

5. 변화경영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를 한 해에 10명을 모아 수련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2년 안에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선정기준은 자신에 대한 역사를 기술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자신과 세상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지금 자신에 대한 강한 분노와 창조적 증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지금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이것이 유일한 자격 요건이다.

나는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근거는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실험하고, 맛을 보고, 정리하여, 일반화시킬 수 있는 이론과 모델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믿음이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을 이해하고 나서 비로소 변화 경영에 대하여 힘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유산을 활용하여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 - 이것이 변화 경영의 요체다. 나는 그들이 먼저 자신에 집중하기를 바랐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그러나 사람을 얻기 위해 내 시간을 조금 더 많이 썼다. 마흔살 10년이 나를 위해 투자한 시간이라면 50대 10년은 더불어 사는 시절이고 싶었다. 그 방법을 찾아보았다. 언제나 주장하는 바와 같이 변화경영 전문가라는 본업을 통해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문요한이 첫 번째 책을 냈다. 2007년 2월일이다. 그의 첫 책의이름은 ‘굿바이 게으름’이다’.
오병곤이 두 번째 책을 냈다. ‘대한민국개발자 희망보고서’ 역시 구정이 지나고 곧 나왔다.
홍승완/오세나가 나와 함께 책을 내었다. 2007년 2월 초고를 완성하여 출판사에 넘겼고, 5월 출간되었다.
2기 연구원 한명석이 탈고하여 원고를 몇 군데 출판사에 넘겨 두었다.

6. 50대 10년 동안 나는 내 몸을 더 잘 돌보았다. 가장 훌륭한 건강 상태를 유지했다. 아마 평생 동안 이 시기처럼 건강과 육체에 마음을 쏟은 일은 없었다. 1 년에 4번 정도는 가벼운 단식을 했다. 단식은 늘 내가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탐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는 아주 조금만 먹고도 살 수 있다는 것, 이 세상에 내가 그토록 먹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이 천지에 널려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나는 매일 조금씩 운동을 했다. 허리 운동을 했고 가슴 운동을 했다. 배를 집어넣고 복근을 늘이고 가슴의 근육을 키웠다.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산에 올랐다. 거울을 보고 내 몸이 여전히, 어느 때 보다도 아름답다는 것을 즐기곤 했다. 육체의 아름다움, 나는 이것이 현세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몸만들기와 함께 고급영어를 마스터했다. 우선 모든 관심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로 잡아 보았다.

7. 우리는 행복하게 지냈다. 아내에게 드디어 멋진 허리가 생겼다. 우리는 어디를 가든 같이 다녔다. 좋은 친구였다. 강연여행을 다녔고, 함께 먹으로 다녔고, 함께 산에 갔다. 달이 뜨면 달빛 아래서 한잔 했다. 종종 좋은 공연을 보러 갔고, 영화도 매월 2 편 정도는 같이 보았다. 종종 다투기도 했지만 10 분도 안 돼 다시 웃고 떠들었다. 그녀는 늘 좋은 조언자였다. 그녀에게는 탐욕이 없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시간이고, 여유고 사랑이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들의 길을 갔다. 큰 아이는 바라는 대로 약간 세속적인 탐닉을 즐기며 화려하게 산다. 바쁘다고 징징거리지만 , 스스로 밝고 또 다른 사람을 밝게 해주는 좋은 의사로 잘 살고 있다. 작은 아이 역시 저답게 제 길을 가고 있다. 글을 잘 쓰고 이미 두 권의 책을 냈다. 이 아이는 세상에 대한 애정이 많다. 꿈도 많다. 스스로 조금 괴롭히며 살고 있지만 바로 그 통증을 느끼는 것이 그 아이가 타고난 천성이며 좋은 점이다.
8. 나는 10만명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들은 로열티가 특별히 강한 간이역 방문객들이었다. 강한 친밀감과 애정과 책임을 공유하는 지지자들이었다.

* ‘레인보우 파티’ 라는 공공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 회원들에게 일주일에 4번 정도 소식을 전하기로 했다. 편지지를 도안했다. ‘ 정숙해 보이지만 한번 얼른 안아 보고 싶은 여인’ 같은 편지지를 만들어 달라 했다. 승완과 요한 그리고 용규가 스타팅 컬럼니스트로 등장했다.


9. 바다가 찬란하게 비치는 곳에 ‘변화 경영연구소’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꿈을 꾸고, 자신을 찾고, 쉬고, 돌아갔다. 이곳은 현실 속의 꿈이었고, 꿈 속의 현실이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자신을 얽매고 있던 현실적 조건이라는 사슬을 끊어냈다. 그들에게 유일한 현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과 재능과 경험과 비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10. 나는 한 달간 그곳에 있었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언제나 해가 뜨기 전에 깨었고 해가 진 다음에 자리에 들었다. 나는 하루 종일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변에 앉아 바다가 시간에 따라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곳에 올 때 작은 가방을 하나 들고 왔다. 그 속에는 두 개의 속옷이 들어 있었고 긴 팔 남방이 두 개 들어 있었고 바지가 두 개 들어 있었고, 두개의 양말이 들어 있었다. 치약이 하나 칫솔이 하나. 그리고 노트북이 있었다. 방을 구하는 데 쓰고 난 다음 내 지갑 속에는 천 원짜리 27장과 만 원짜리 4장이 들어 있었다. 나는 하루에 천원으로 살았고 토요일만 만원을 썼다. 토요일에는 소주를 한 병을 샀고, 쌀과 반찬을 조금 샀다. 내 방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 요 하나와 작은 베게 하나와 얇은 이불 하나, 그리고 작은 앉은뱅이 밥상 겸 책상이 하나 있다. 이것이 전부다.

바다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 바다는 오랫동안 보아 둔 곳이었다. 긴 백사장이 있고 그 한 쪽 끝에는 내가 늘 올라 가 멀리 수평선을 바라 볼 수 있는 작은 누각이 있다. 나는 저녁이면 대청처럼 그곳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날이 저물어 가는 것을 음미했다. 저녁은 그 특유의 평화로움으로 지고 있었다. 해안의 다른 한 쪽 끝에는 꽤 신기한 모양을 갖춘 바위들이 늘어서 있어 그곳에 앉으면 파도가 부서져 흩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혹 바위에 부딪혀 솟구 친 파도의 포말이 내 발끝까지 쳐 오르면 나는 얼른 몸을 움직여 피하곤 했다. 그건 내가 키우던 개와 놀던 몸놀림과 비슷했다. 나는 한 달 동안 바다와 파도와 바람과 장난을 치곤했다.

간혹 강한 바람과 비가 몰아쳤다. 파도가 높게 몰아쳐 웅장한 소리를 질러대면, 나는 웃통을 벗고, 바다로 나갔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의 포스터처럼 나는 쏟아지는 비 속에 두 팔을 벌리고 흰 백사장에 서 있었다. 원없이 폭우를 맞는 것은 오랫동안 내가 바랐던 장면이었다. 폭우 속에서 나는 눈을 뜨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 장울 들을 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눈을 뜰 수 없다. 이내 빗소리와 파도 소리와 온몸에 느껴지는 빗방울 속에서 나는 돌연 바닷가 모래밭에서 불현듯 솟아 오른 나무처럼 두 팔을 벌리고 서있다. 비가 내리면 내 영혼이 쑥쑥 자라리라.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면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리라. 그런 기대는 늘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비가 그치고 나는 동쪽으로 난 창문을 열어 젖혔다. 싱싱한 바람이 불어 들고 나는 밥을 차렸다. 밥 반공기와 김치 한 사발 그리고 아침에 내가 소금을 조금 넣고 끓인 배추국이 전부다. 그동안 너무도 많이 먹었다. 나는 바닷가에서 아주 소박한 한 달을 지냈다.


나는 내 아이들이 태어날 때 아내와 함께 상의하여 아이들 이름에 모두 ‘바다 해(海)’자를 넣어 두었었다. 이제 나 역시 바다에서 다시 태어나고, 세 번 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때부터 또 하나의 이름, 일해(日海)라는 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른다는 뜻이다. 매일 바다에서 뜨는 해를 본다는 뜻이며, 매일 바다로 지는 해를 본다는 것이다. 환갑이 넘어 하루하루 새로운 생명을 얻은 듯이 살기 위해서였다.

2014년 가을은 이렇게 지나갔다.



2005/2006년 지금까지의 개인사의 한 장면

첫 번째 방법은 ‘내 꿈의 첫 페이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꿈을 찾아 주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낸 것은 우리의 불행의 더 많은 부분은 꿈을 이루지 못해서가 아니라 꿈조차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지 못했다. 그것은 희미한 것이었고 사라져 가는 것이었고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고 맞출 수 없는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 했다. 그 한 조각을 가지고는 전체를 그려보기조차 어려운 작은 편린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이 여행을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꼽지만, 그것이 어찌 인생을 전부 건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는가 ? 나는 삶을 송두리 째 바치게 하는 일생 일대의 꿈을 찾아 그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들은 그것을 찾아 떠났다. 어떤 이는 회귀했고, 어떤 이는 방황했고 어떤 이는 자신의 길로 들어섰다. 결과와 성과가 어떻든 그것은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두 번째 방법은 변화 경영의 영역으로 테두리 지울 만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계획되었다. 매년 10 명의 지원자를 선정했다. 일 년간 일주일에 한번 on-line 으로 만나고 한 달에 한 번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났다. 일년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전 과정은 무료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무료가 아니다. 나는 ‘지식의 물물교환’이라는 방식을 시도해 보았다. 돈을 거래의 단위로 쓰지 않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거래의 단위로 사용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그들을 지도했고, 그들은 그들의 배움과 숙제를 내 홈페이지에 올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학업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이 개념을 좋아한다. 돈이 모든 것인 사회에서 나는 옛날 방식의 따뜻한 대안을 찾고자 했다. 훈장이 가르치고, 아이들은 형편에 맞게 쌀 한말, 팥 두되, 콩 반말을 수업료로 내는 것이 농경사회에서의 보상 방식이었다면, 지식 사회에서의 거래 방식은 지식의 물물교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치의 차이는 내가 훨씬 덜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훨씬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일 이 사람들 속에서 훌륭한 변화경영전문가가 나타난다면 나는 충분하게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 의도였다.

연구원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나는 일반적인 자격 조건을 따지지 않았다. 학벌도 전공도 나이도 성별도 따지지 않았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20 페이지의 ‘자기 이야기’을 써 보내면 되었다. 가장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 온 15 명 정도에게 우선적 기회는 돌아간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자’ - 나는 이 직선적 열정을 좋아한다. 그리고 가장 탁월 자 5명을 고른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내용을 검토하여 10명 내외를 추린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다. 배움이 어렵거나, 숙제가 많거나, 결석이 잦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 분야와 적성과 재능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찾는 것이 좋다. 나는 10년 동안 100명의 제자를 키우려고 했지만 50 명으로 만족해야했다. 50명은 모두 수료 과정을 포함하여 2년 이내에 자신의 전공에 관한 책 한 권 씩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졸업 자격증이었다.

연구원들이 3년 차가 되면 그때는 모두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한 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는 ‘1집 연구원’들이 된다. 나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들과 함께 보다 깊이 있는 연구에 들어 갈 수 있다. 10년이 지나면 어떤 연구원들을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자신의 관련 분야에서 그 일을 직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것이다.

* 2005년 이후 한 해에 30-40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꿈의 첫 페이지를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그들이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흘 동안의 불연속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것은 자궁 속의 시간 같은 것이었다. 아주 적게 먹었고, 담배를 끊었고, 체중을 줄였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자신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찾게 했고, 그것을 직업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그들 모두에게 새로운 10년이 펼쳐졌고 만들어 졌다. 한 달 안에 해야 할 일과 6개월 안에 해야할 일이 짜여졌다. 말 그대로 변화는 그들의 일상에서 실천되었다.


** 2월 4일에서 2월 16일 까지 음력설 휴가를 끼고 우리는 새해의 자연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은 아름다웠다. 책과 상상 속에 있던 곳들이 이 지구상에 실존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꿈꾸는 인생이 어째서 이루워 질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렇게 쉽게 체념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생각한 것이 존재하고 상상한 것들이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어째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 대신 그렇게 쉽게 대중의 삶 속에 나의 삶을 던져 넣었는지 알 수 없었다.

호수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거대한 물이 강물처럼 일렁이고, 꽃은 수도 없이 피어있고, 그곳 사람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말로 사랑하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들 역시 현실에 갇혀 살긴 하겠지만, 이렇게 이곳에 와 그들은 보고 즐기는 우리는 빛나는 비행기를 타고 현실너머로 날아온 것 아닐까 ? 우리는 이곳에 오기 위해 물론 약간의 노력을 했다. 돈을 헐어 썼고, 휴가를 냈다. 그 노력 덕분에 우리는 지금 이곳에 와서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의 일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호사와 사치라기 보다는 ’내 삶을 내가 경영한다는 믿음과 번 것을 배분하는 우선 순위의 문제‘였다. 우리는 돈 보다 내 시간의 일부를 내 마음대로 배정할 수 있다는 자유를 선택했고, 이 선택이 우리를 잠시 이렇게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게 해 주었다.

* 더 많은 회원들에게 일주일에 4번 정도 소식을 전하기로 했다. 편지지를 도안했다. ‘ 정숙해 보이지만 한번 얼른 안아 보고 싶은 여인’ 같은 편지지를 만들어 달라 했다. 승완과 요한 그리고 용규가 스타팅 컬럼니스트로 등장했다. 2007년에는 병곤과 명석이 2기 컬럼리스트로 합류했다.

* 각 단계별 ‘나를 탄생시키는 프로젝트’ 의 기본 개념을 정립했다.

인생은 유유한 강물이다. 그것은 수많은 변천과 사연을 담고 흐른다. 작은 계곡의 졸졸거리는 샘물로부터 시작하여, 아홉 계곡의 급한 물살이 힘차게 모여 커다란 계류로 흐르다 천길 낭떠러지를 내려 떨어지고, 이윽고 거대한 강이 되어 눈부신 모습으로 바다로 빠져드는 그 유유한 강물이 바로 우리다.

강물의 여정을 우리의 인생과 겹쳐보면 그 유사성에 놀라곤 한다. 10대는 뜻을 세우는 시기이며, 20대는 준비하는 시절이다. 30대는 성취의 시절이고, 40 대는 전환의 시대다. 50 대는 자적(自適)의 10년이고, 60대는 베품의 시절이고 아마 70대는 비움의 시기일 것이다. 이 중에서 사회와 가장 치열하게 만나는 접점이 바로 서른부터 시작하여 쉰으로 끝나는 30년이 아닐까 한다. 계류가 모여 수량이 불고 천애의 협곡에서 몸부림치고 이윽고 유장한 평화로움으로 흐른다.

서른 살 10년은 성취에 몰두해야할 시기다. 이때 이루어 낸 것이 없으면 그 다음 마흔 살 10년은 통째로 흔들려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렵다. 서른 살 10년의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즉, 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서 당신이 가장 자랑할 만한 성취는 무엇입니까 ? ” 따라서 이때의 10 년은 성취를 위해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한다.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한 때를 바닥에서 박박기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좋다. 어두움은 늘 위대하고 비옥한 토양이다. 한 시인의 표현을 빌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끓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이런 것들이 바로 30 대를 만드는 힘들이다.

마흔 살 10년은 모름지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혁명의 시기다. 이때 전환하지 못하면 피기 전에 시든 꽃처럼 시시한 인생을 살게 된다. 사람들은 이때를 후반전의 인생을 위한 인터미션, 혹은 2막이라고 부를 지 모른다. 어림없는 말이다. 실력이 모자라면 후반전의 경기는 또 한 번의 비웃음에 불과하다. 1막에서 시시한 엑스트라가 2막에서 돌연 위대한 주인공으로 돌변하는 연극을 본적이 없다. 다른 사람의 각본으로 다른 사람의 연출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배역을 맡은 배우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 인생은 진짜다. 마흔 살은 지금까지의 연극을 끝내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하고, 스스로 배우가 되는 진짜 이야기, 이것이 마흔 살 이야기다. 이때 10년의 상징은 죽음과 재생이다. 거대한 낭떠러지가 큰 강을 만든다. 낙엽은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한 아름다운 죽음의 의식이다. 죽어야 다시 하나의 나이테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봄에 꽃을 피울 수 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마흔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가을이 아니라 겨울과 또 다른 봄이다. 내가 보고 겪은 바로는 이 때 그 치열함이란 생사를 가르는 비장함이다. 역시 같은 시인의 표현을 빌면, “구비구비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구비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이 그 질긴 숨의 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 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 꽂힐 수 있느냐. 내리꽂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 이것이 마흔 살 10년의 정신이다. 죽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쉰 살이 되면 자신의 인생을 미소를 머금고 지켜가면 된다. 커다란 강이 오후의 황홀한 햇빛 속을 눈부신 자태로 유유히 흘러가는 그 장관을 연상하면 좋다. 그 안에 수없이 많은 고기떼를 품고 흐르는 커다란 관용의 강물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자신의 하루에 대하여, 자신이 이루어 낸 크고 작은 멋진 일들에 대하여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시절이다. 역시 시인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 그늘 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

인생을 강물처럼 살 수 있다면 좋다. 인생을 시처럼 살 수 있다면 좋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무엇이 우리를 지루한 일상과 반복되는 무기력 속에 가두어 두는가 ? 도대체 우리가 인생을 시처럼 살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

자기경영이란 평범한 개인이 자신을 비범함의 자리, 위대한 자리로 스스로 이끄는 리더십 이다. 타인을 위한 리더십이기 이전에 먼저 자신을 이끄는 리더십(self-leadership)이다. 자신을 탄생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자기 자신이 되어 스스로 빛날 수 있다. 이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시(詩)속에 등장하는 그 유일하고 특별한 별이 된다.



# 주 : 인용한 시는 박남준 시인의 ‘ 나무, 폭포, 그리고 숲’에서,‘ 중의 일부다.


( 각 10년의 시기를 철학, 꿈과 비전, 시간, 투자, 자신에 대한 신뢰, 장기적 목표, 에너지라는 7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그 키워드를 행동지침으로 만들어 보았다 )

30대 10년 동안 해야 할 7가지 일

1. 철학사를 뒤적여 가장 매력적인 철학자 한 ‘분’을 골라라. 그 ‘분’에 관한 책 두 권을 정독하여 그 ‘놈’으로 만들어라. 철학은 땅으로 내려와야하고, 좋은 스승은 반드시 좋 은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함께 할 수 있다.
(철학과 윤리)

2. 회사 명함 말고, 3년 뒤의 개인 명함을 만들어라. 우리는 이것을 꿈의 명함이라 부른 다. 서른이 끝나기 전에 이 꿈을 성취하라. (꿈과 비전)

3. 일주일에 두 번은 4시간만 자라. 그리하여 그대의 ‘뼈가 아직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라 (시간)

4. 차 하나를 사서 적어도 5년 전에는 바꾸지 마라. 10년을 쓸 수 있다면 더 좋다. 똥차가 바로 지금의 당신이다. 투자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늘어나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 다. ( 투자 )

5. 주식 3 가지를 골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고 예측해 보라. 돈을 걸든 걸지 않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예측에 대한 신뢰도를 높히기 위한 연습이라는 점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

6. 10년 뒤에 살 집을 모색해 두어라. 실제로 돌아다니며 적어도 50 군데의 동네와 200 개의 집을 가보고 두 세 군데를 찍어 두라. 바라는 것을 얻는 것은 적극적인 기다림 이다. ( 구체적인 장기적 목표)

7. 취미 하나를 가져라. 유행과 관계없이 가장 자기다운 취미 하나를 골라 일주일에 두 번 은 즐기도록 하라 ( 활력을 얻는 소스)


40대에 해야 할 7가지 일

1.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어라. 차용한 철학으로는 낭떠러지를 뛰어내려 자신의 길을 갈 수 없다.

2. 사표를 써라. 직장에서 중역이 되든 나와서 창업을 하든 일단 사표는 써야한다. 떠남 이 목표일 때가 있다. 이때가 그때다. 떠나지 못하면 모욕을 당할 것이다. 조직의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라.

3. 하루의 시간을 완전히 개편하라. 새벽에 일어나고 일찍 자라. 일주일이면 새벽에 일어 나도록 바이오 클록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습관이 되려면 반드시 일찍 자야한다. .

4.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 투자하라. R & D 없이 어제보다 나아질 것이 라고 생각하면 그건 이상한 논리다.

5. 가장 아름다운 가정 하나를 만들어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되라.
아내와 남편에게 가장 매력적인 애인이 되라. 밖에서 성공하고 안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가정을 얻는 것 보다 좋은 투자는 없다.

6. 오래 동안 마음에 그리던 집을 사라. 거기서 깨어나고 생각하고 즐기고 잠드는 아름다 운 공간을 가족에게 선물하라.

7. 취미 속에서 평생직업의 힌트와 싹을 키워라.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만이 ‘good to great'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끊임없는 실험과 학습이 이 시기의 키워드다.



50대에 해야 할 일 7가지

1. 자신의 철학을 이웃과 조직에 나누어 줘라. 철학이란 삶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다.


2. 나의 인생에 감동한 세 명에서 다섯 명의 후배를 만들어라. 실천과 모범이야말로 강력한 설득력이다.

3.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로부터 시작하라. 만일 저녁에도 그 일을 하지 못했다면 그 일을 마치고 자라. 최고의 수면제다.

4. 하루에 한 번 작은 즐거운 일 하나를 만들어 내라. 언제 어디서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있게 마련이다. 편지, 꽃, 전화, 만남, 선물, 이 메일 등등. 이 방법을 터득하면. 자신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 하나를 얻은 것이다.

5. 일주일에 1번은 꼭 산에 가라. 이 날은 꼭 아내와 진한 사랑를 나누는 것이 좋다. 한국 에 태어난 혜택은 산을 통해 자연을 만나고 그 정기를 받는 것이다.

6. 자신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라. 인생이 다 지난 다음에 쓰면 뭘 하겠는가 ? 쓰다보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반성이 따르고, 더 좋은 일이 발견될 것이다. 50살은 바로 그런 일들을 찾아 빠짐없이 유유히 즐기는 때다.

7. 한 달에 한번은 가장 좋을 때 한국의 산하를 구석구석 뒤지고, 1년에 한 번은 다른 나 라를 돌아보고, 매일 30분 이상씩 천천히 걷는 거리의 산책을 즐겨라. 인생은 길과 거 리에 수많은 교훈을 남겨 둔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강연

사람에게는 주어진 길이 있다. 그 길을 모른다고 하지 마라. 절실하게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이 왜 그 길을 찾기 힘들게 해 놓았는지 생각해 보라. 사람은 날 때 이미 만들어 진 것이다. 다만 그것은 불완전하여 살며 스스로를 완성해 가지 않으면 안된다. 스스로를 창조해 가는 것은 우리의 임무이다. 주어진 길만 찾지 말고 그 길이 끝난 곳에서 새 길을 만들어 가라는 뜻이다.

모두 52권의 책을 썼다. 12권을 썼을 때 나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강연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내 책에 담아야 할 미래의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구의 아름다움과 가지가지 삶의 풍광을 즐겼다. 또한 200백의 연구원들과 천명의 꿈 벗들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이 자리에 와 있는 여러분들이다. 여러분들은 내 동지였고, 내 제자였고, 내 자식들이었다. 그리고 내 기쁨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책을 보았고 내가 하는 말을 들었고, 나를 만났다. 그들은 나를 좋아했다. 스스로 삶의 한 부분을 바꾸어 자신의 집을 짓는 기둥으로 삼았다. 그리고 나는 가족들을 사랑했고 그들의 사랑을 받았다. 내가 없었다면 내 가족이 없었을 것이고, 내 아내와 내 자식들이 없었다면 나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한 개인으로서 내 성공의 구체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가난한 유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이 가난인지 몰랐다. 가난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가난이 나를 속박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꿈을 꾸었지만 그 꿈은 이루어 지지 않았고 20년 동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냈다. 마흔 셋에 나는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변화경영전문가로서 작가로서 강연가로서 성공했다. 나도 내 꽃을 피워 내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좋아했다. 이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

내가 나를 좋아 한 첫 번째 까닭은 조화로운 균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며, 자연히 세속의 지혜를 얻었다. 세속의 지혜는 돈과 권력과 지식의 힘으로 적당히 그 끈을 당기고 풀어주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정치적 행동이 현명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것이 경영의 지혜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그 세속의 지혜를 거부하고 인간의 진지하고 순수한 마음만을 믿고 그 마음의 음성에 따라 행동하려고 했다. 사무사(思無邪) , 이것이 바로 시인의 마음이다. 사람에게 길을 묻는 마음이 경영이라면 하늘에게 그 길을 묻는 마음은 바로 시인 것이다. 때때로 이 둘이 일치하여 한 사람으로서 내게 주어진 하늘의 뜻을 ‘바로 지금 여기’에 구현하게 되었을 때, 이 땅 위에서 내게 주어진 소명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경영의 시인으로서의 내 역할과 소명을 다하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 이제 하늘이 허락한 나의 모든 것을 소진했다. 아주 작은 소임이었지만 내게는 늘 벅찬 일이었다. 그러나 여러 분이 있어서 더없이 즐거운 것이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다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 지 모른다. 족함을 알았으니 이제 무덤의 한 구석으로 물러가도 아쉬운 것이 없다.

내가 나를 좋아하는 데 성공한 두 번째 까닭은 나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나는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질투심이 강하고 마음이 좁은 사람이다. 그러나 정이 많고 글을 잘 쓰고 여러 개를 연결하여 체계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 능하다. 이 기질과 재능들은 서로 도와주었다. 소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정이 많을 수 있으며, 마음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없다면 어떻게 사람의 마음으로 무찔러 들어가는 글을 쓸 수 있었겠는가 ? 마음이 호탕하고 외향적이어서 늘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모두 좋다좋다 하면 언제 틈을 내어 책을 즐기고 골똘히 생각을 하고 글을 써 나갈 수 있었겠는가 ? 질투심이 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어제 보다 나아질 수 있었겠는가 ? 그러므로 약점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또 강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니 애써 좋은 쪽으로 계발하고 닦아나가야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을 가다듬어 세상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 보다 커다란 성공은 없다.

세상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경영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 경영이다. 경영은 그러므로 나를 위하여 세상의 것을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세상을 위해 나를 바치는 것이 있다. 나를 그 사람의 기쁨이 되게 하고 그들의 성공을 위해 쓰고, 나를 덜어 그들에게 퍼주는 것, 이것이 바로 시의 정신이다. 나는 이것을 다하려고 했다. 그래서 경영학의 시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내 묘비에 ‘경영의 시인’이라 적어라. 경영과 시, 이 어울리지 않는 짝을 연결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이었다.

즐거운 여행이었고 힘써 산 일생이었고 떠나게 되어 서운한 이별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다. 그대들의 삶을 힘껏 살아라.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인생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때때로 모험을 즐겨라.

“ 꽃이 만발하여 꺾을 만하면 그때 그 꽃을 따야 한다. 꽃이 지기를 기다려 부질없이 빈 가지를 꺾지 마라. 그대의 사랑이 다 지고 나서 그때 통곡하지 마라.”


Posted by 미탄
TAG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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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본형소장님은 늘 말씀하신다.
    내향적인 사람이 성공하려면 자신처럼 살아야 한다고.
    나는 그 부분에 진심으로 승복한다.
    세상의 기준을 따라가느라 나를 배반하지 않고,
    지나치게 경쟁지향적이지 않으면서,
    오직 '나다움'으로 승부하여 성공한 사람...

    그래서 구소장님의 방법론에는 전체적인 큰크림과
    시시콜콜한 디테일이 전부 들어있다.
    그냥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2008.04.04 10: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앨리스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이전에 읽은 글인데 다시 읽으니 또 새롭네요. '나는 나를 좋아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30대에 해야할 일도 많은 참고가 되네요. 요즘 회사 일과 관련해서 다시한번 변화를 시도할까 고심중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탓에 너무 자주 저지르는 것이 저한테는 오히려 문제이네요^^ 또 들릴께요. 명석님의 개인적인 글을 자주 접할 수 없어 요즘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2008.04.04 15:5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앨리스님이 잘 보았어요.
      aging이 갖고 있는 저 복잡미묘한 갈등과 위축감을 드러내야 진솔한 글이 될터인데, '나'를 전면적으로 드러내기가 망설여지네요. 더우기 익명의 방문객을 상대로? ^^ 좀 더 집약된 관심과 목표를 가진 팀블로그나 카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지만요, 앨리스님. 확실하게 '내 것'을 쌓아가면서 변화를 주도하기를. 살아보니<!> 성공한 사람들은 참 겁이 많더라구요.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변화를 시도하는거죠. '작은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는거지요.
      내게도 있는 기질이라 동질감에서 드리는 충언인 것을 알아주리라 믿어요.

      2008.04.04 17:16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8. 3. 16. 18:09
[리빙 앤 조이] 나도 책 한권 써볼까?
책 쓰기 A to Z
자신있는 분야 골라 참신한 컨셉트로 접근
블로그 콘텐츠 모아 출판사 의뢰도 방법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한숨이 나옵니다.

평균 수명은 늘어만 가는데 경제 수명은 짧아지고 있으니까요. 현재 평균 수명이 78.6세인데 직장을 그만 두는 나이는 평균 54세라고 합니다. 25년 넘는 세월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합니다.

2030년쯤 되면 평균 수명이 100세에 이를 전망이랍니다.

이런 악몽 같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제 수명을 늘려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경제수명을 늘릴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책쓰기입니다. 자기만의 노하우나 전문성을 담은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책은 평범한 샐러리맨을 재테크 전문가로 변신시키고 무명의 사업가를 창업 전문가로 탈바꿈시킵니다.

대단한 문학작품을 쓰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저 자신이 그 동안 해온 일들과 그 속에서 얻은 노하우를 정리하자는 겁니다. 자기만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전문가로 검증 받자는 것이지요.

글 쓸 시간이 없다고요? 그런 말 마세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포크너는 하루 12시간 막노동을 하면서도 짬을 내 ‘임종의 자리에 누워서’라는 걸작을 내놓았습니다. ‘황무지’를 쓴 T.S. 엘리엇은 은행원이었고, ‘주홍글씨’라는 걸작을 탄생시킨 나다니엘 호손은 보스턴 세관에서 일했으며, ‘백경’을 쓴 하먼 멜빌은 가난한 형편 때문에 선원, 세관 검사원, 농장일, 잔심부름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지요.

글쓰는 실력이 부족하다고요? 글쓰기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책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걸요? 샐러리맨, 자영업자, 주부, 학생 등 평범한 생활인들이 낸 책들이 즐비하니까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쓴 한 시골마을의 외과의사 박경철 씨, ‘베비로즈의 요리비책’을 쓴 가정주부 현진희 씨 등이 그 실례지요. 실제로 지난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25위 안에는 일반인 저자가 쓴 책이 10권이나 있었습니다. 요즘엔 그야말로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얼마든지 자기 생각과 관심사를 책으로 엮어낼 수 있는 시대지요.

이래도 시간이 없다고, 글쓰기 능력이 없다고 말씀하실 건가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감히 못하는 것은 그 일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다는 핑계로 감히 그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당장 당신이 잘 알고 있는 것부터 적어나가세요.

그 어떤 책도 처음엔 엉성한 초고에서 시작했답니다.

‘적자! 생존!’을 모토로 삼으세요. ‘적어야 산다’는 마음으로 우선 쓰기 시작하세요. 그렇게 쓰다 보면 자연스레 당신의 관심사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니까요.

5년 이상 한 우물 팠다면 누구든 집필 자격 있어
글쓰기·컨셉트 파악 연습 평소부터 꾸준히 해야

39개국서 800만권 팔린 '… 닭고기 스프'도 130번 퇴짜
츨판사서 거절 당해도 실망 말고 계속 도전을

책 한 권을 출판하는 것은 아이를 한 명 낳는 것에 비견할 만하다.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부터 책을 찍어내기까지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름길은 있다. 다음 사항을 가이드라인 삼아 책쓰기를 시작한다면 멀리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성찰하기

뭘 쓸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다. '일하면서 책쓰기'의 공동 저자인 전미옥 CMI(Career Management Innovation) 연구소 대표는 "아이템을 선정하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정확히 알고 그에 대해 책을 써야 집필을 할 때에도 지치지 않고 신나게 글을 쓸 수 있다.

■일단 쓰기

아무리 고민해도 무엇을 쓸 것인지에 대해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무조건 쓰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자기 업무에서 5년 이상 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만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다.

■관점 달리하기

자신의 관심 분야를 알아냈다고 바로 글쓰기 과정으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 막연히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면 그 결과물은 밋밋할 수 밖에 없다. 인간사에서 다룰 수 있는 모든 주제는 이미 책으로 나왔다. 사랑, 여행, 문화 등 같은 주제의 책은 여전히 나오지만 끊임없이 베스트셀러가 나온다. 그건 바로 주제가 아닌 컨셉트(concept)를 달리 했기 때문이다.

컨셉트란 주제를 다루는 새로운 시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연산군을 생각해보자. 그 동안 연산군의 폭정을 다룬 책이나 영화, 드라마는 많이 나왔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새로운 개념으로 가공해 그 느낌을 전혀 새롭게 만들어 성공한 사례가 몇 년 전에 있었다. 바로 영화 '왕의 남자'다. 이 작품은 왕보다 왕의 남자에게 초점을 맞춰 수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끈 컨셉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러한 능력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다.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평소부터 다르게 보는 연습을 해보자.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볼 때마다 항상 비틀어보고, 삐딱하게 보도록 노력해보자. 전미옥 CMI 연구소 대표는 "늘 보던 사람만 만나고 늘 먹던 음식만 먹고, 늘 읽는 책과 영화를 보아서는 매혹적인 컨셉트를 잡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며 "평소 의식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로그 활용하기

세상 참 좋아졌다. 요즘엔 '사이버 원고지'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블로그, 미니홈피, 동호회 카페 등은 주기적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1주일에 A4지 2장 분량 정도만이라도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올려보자. 1년이면 50개 정도의 글을 모을 수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책 한 권 분량으로 충분하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방문자들이 남긴 댓글을 보고 글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자신의 글을 읽은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재미나 감동을 느꼈는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한 반응은 꾸준한 글쓰기에 있어 원동력도 된다. 매주 글을 쓴다는 목표를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의지력을 가지고 실천하더라도 3개월 정도 하다 시들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마다 그 동안 쓴 글들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자. 분명히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최근엔 출판사들도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블로그 출판을 선호하는 추세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블룩(blook)'이다. 인터넷 1인 매체인 블로그(blog)와 책(book)을 합친 말로 블로그의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베스트셀러의 20% 정도를 블룩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글쓰는 시간 확보하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쓸 거리가 많더라도 정작 글을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책이란 결국 꾸준한 글쓰기의 콜렉션이다. 하루아침에 책을 쓸 수는 없다. 꾸준히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쓰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퇴근 후 시간을 책 쓰는 데 온전히 바쳐야 한다. EBS 라디오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진행자이자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이끌고 있는 명로진 씨는 "회사 다니면서 책을 내려면 어느 정도 인간관계를 포기할 각오도 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간 후에는 각종 회식과 경조사에도 빠지고 친구들과 연락을 두절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기획서 및 원고 투고하기

콘텐츠가 있더라도 출판되지 않으면 헛일이다. 문제는 당신의 원고가 채택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39개국에서 8백만 권 이상이 팔린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도 130번 퇴짜맞고 131번째 출판사와 계약했다. 그러므로 몇 번 거절 당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원고는 임자를 만날 때까지 거절 당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는 있다.

보통 원고 투고는 이메일로 한다. 보통 책 판권에는 이메일이 소개돼 있는데 그곳으로 보내면 된다. 이때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 블로그에 글을 모아놓았다고 이메일에 블로그 링크만 달랑 걸어놓는다면 당연히 성의 없어 보인다. 샘플일지라도 원고 파일을 보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획안과 원고는 보내지 않고 출판사의 의향만 떠보기만 하는데 이 역시 피해야 한다. 출판사가 표절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획서와 원고를 보낼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출판사 편집자들도 사람인데 이런 행위를 좋아할 리 없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8. 3. 12 입력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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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남겨주신 댓글 타고 왔습니다!

    오~좋은 정보네요 :)

    예전에 일본 책시장을 보면서 참 별 책이 다 나온다 생각했었는데 울 나라도 이제 점점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블로거분들의 책도 많이 보이구요 ㅎㅎ

    2008.03.17 16: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안녕하세요, 크레아티님.
      잠시 출타 중인 것 같으시더니, 돌아오셨나봐요?
      일본 책 시장을 잘 아시면, 우리나라에서 저술활동이나 기타 책 관련 활동하시기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2008.03.19 21:58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8. 3. 3. 08:0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칸딘스키, Blue Crest



어제(2월 27일) 와인클라스에 가는 길에 시간을 두 시간 앞당겨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들렀습니다. 회사 바로 앞에 걸려진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전' 배너를 몇 달 전부터 보고 한 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이 전시회가 어제 끝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시간을 낸 것입니다. 덕분에 시립미술관 고흐전과 더불어 이번 주 두 개의 멋진 전시회를 보게 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전시회 마지막 날, 마지막 두 시간을 남겨 두고…정말 스릴 넘치는 시간의 곡예를 하며 전시된 그림들을 보았습니다. 별로 볼 기회가 없었던 러시가 거장들의 리얼리티가 손에 만져지는 멋진 그림들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 어찌 행운이 아니겠습니까. 일을 그만두고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마음을 다잡아 미술관으로 달려가길 정말 잘했습니다. 혼자서 멋진 데이트를 했습니다. 레핀과 마소도예프라는 두 화가의 이름이 내 가슴에 새롭게 새겨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글에 칸딘스키라는 화가만 담아보고 싶습니다.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에서 20세기 아방가르드까지 당대 러시아의 대화가들의 그림을 91점이나 전시한 이번 전시회는, 제목이 '칸딘스키와 러시아 거장전'입니다. 칸딘스키의 명성을 이용해 관람객을 많이 유치하려는 홍보전략의 일환인 걸 알지만 이름을 내건 것에 비해 칸딘스키의 그림은 정말 적었습니다. 추상화 두 점(블루 크레스트, 구성 #223)과, 추상화가가 되기 이전 후기 인상주의와 프랑스 야수파 기법으로 제작된 작은 풍경화 두 점(가을 강, 여름 풍경)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주최측에서는 그 네 점을 위해 따로 관을 마련해, 이 거장예술가를 극도로 예우하고 있더군요. 그림이 눈에 잘 띄도록 벽을 빨간색으로 칠하고 그 위에 칸딘스키에 대해 비교적 자세한 설명을 적어 두었습니다. 그 중에 제 눈에 들어온 글귀가 있었습니다. 칼 니렌도르프라는 사람이 던진 질문에 대한 칸딘스키의 대답입니다.
사진으로 찍을 수 없어 수고스럽지만 손으로 적어왔습니다.

칼 니렌도르프:
추상미술은 자연과 무관하다고 종종 주장되는데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칸딘스키: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추상화는 겉 옷을 버리기는 하지만 자연의 법칙을 버리진 않습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우주의 법칙입니다. 예술은 우주의 법칙과 직결되어 있으며 그 아래 종속될 때만 위대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겉옷을 벗어 던졌으나 우주의 법칙은 버리지 않았다.
이 말이 저에게 꽂혔습니다.

아다시피 칸딘스키의 미술은 추상미술이어서 사물의 내용은 사라지고, 그 형태도 없습니다. 있다면 무형의 형태이고, 이 또한 알아볼 수 없습니다.
보아도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추상미술은 작가의 설명이 아니고서는 보는 사람이 각자 그림을 해석하면 됩니다.
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마치 그림은 던져진 질문과 같습니다.
그 질문의 답은 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여기서 저는 오히려 전율을 느낍니다.
겉 옷을 벗어 던진 그림 속에서 작가가 알몸으로 달려들어 표현하고자 했던 진실, 혹은 본질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도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제 그의 그림은 그저 그림이 아닌, 우리를 일종의 모험으로 유도하는 도전장이 됩니다.

현대 추상 미술의 선구자, 피아노와 첼로에도 능했던 법학자. 모네의 그림에 강하게 끌린 칸딘스키는 30살에 그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화실로 들어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거꾸로 걸려있는 걸 보고 추상 미술의 힌트를 얻었다고 하네요. 그림의 내용은 모호해졌지만 색과 형태만으로도 많은 걸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그 이후 그는 색채, 선, 형태 만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순수한 시각 언어'를 찾아내는데 몰두합니다.

이미 기본기를 엄청나게 다진 연후에야 시작한 칸딘스키의 추상미술에는 칸딘스키 표 철학이 베이스에 깔려 있습니다. 그는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라는 그의 책에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색은 ‘예술가로부터’ 그리고 ‘영혼의 떨림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색은 ‘죽은 말(言)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창조력 풍부한 추상의 영혼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때의 추상의 영혼은 ‘계시를 드러내기 위한 형식을 발견한 예술이며 동시에 공간의 음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심포니의 형태를 띄게 된다.”

아, 저는 이 말을 기억하고 칸딘스키의 그림 ‘Blue Crest’ 로 다가갔습니다. 1917년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어떤 사물을 그대로 표현할 경우 그것은 이미 그 사물이 아닙니다. 이미지는 거기 있으되, 실체로서의 현존은 그림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고민은 한 단계 진보하나 봅니다. 그것이 화가의 세계관이겠지요. 실체를 화폭에 옮겨놓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마도 고정된 형태로는 절대로 캔버스에 진실을 전달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도달했을 것 같습니다.

‘블루 크레스트’ 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지적인 유희로서의 추상이 아니라면, 칸딘스키가 위대한 사상가이자,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한 위대한 예술가라면, 그의 그림 속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앞의 그림 ‘여름 풍경’은 그가 추상화가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한 전조로 보입니다. 그는 이 그림에서 사물의 입체감과 윤곽 사이의 경계를 거의 허물고 있습니다. 색채도 강렬합니다. 그 만큼 그의 영혼이 자유로와지기 시작한 것이겠지요.

‘블루 크레스트’를 보고 있으니 몇 가지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응집, 발산, 폭발, 음악, 리듬, 빛, 파장, 산산히 흩어진 색채, 선…. 인간의 이성이 아닌 감정과 직관, 영혼의 섬세한 흐름에 기대어 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칸딘스키의 고양된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구상예술과는 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모호하고 잡히지 않는 것은 불편하고, 참기 어려웠던 것이 저입니다. 그런데 칸딘스키 작품 앞에서 이렇게 오래 서서 그의 생각을 좇고 있다니요, 오늘은 저도 제가 신기합니다.

요즘 읽고 있는 ‘생각의 탄생’이나 ‘신화의 힘’, ‘아름다움이 그대를 구원할거야’ 같은 일련의 책들이 내 아침 글쓰기의 주제들로 살아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내 마음 속에서 춤을 춥니다. 그의 그림도 내 마음을 따라 춤을 춥니다. 그림 속에 자유롭게 표류하는 선들은 서로 어우러져 음악을 연주합니다. 자신이 피아노 연주가이기도 했던 칸딘스키는 ‘색채는 건반이다. 눈은 망치이다. 영혼은 많은 줄을 가진 피아노다. 예술가란 그 건반을 이것저것 두들겨 목적에 부합시켜 사람들의 영혼을 진동시키는 사람’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그림이 음악 같은 느낌을 주는 건 그래서 우연이 아닙니다. 다양한 색채와 선은 그의 그림 속에서 서로 만나고 부딪히며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불협화음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영혼을 흔드는 힘은 그 어느 음악에 못지 않습니다.

이제 제 눈에 꽃도 보이고, 자신을 응시하는 사람의 선한 눈도 보입니다. 응집과 폭발로만 보이던 그의 그림이 따뜻한 눈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폭풍처럼 고양되던 에너지들이 차분한 힘으로 내면화됩니다. 그의 그림 한 켠에서 구상의 잔재를 발견합니다. 산 위에 몇 채의 집들이 보입니다. 그 집들은 태양의 파랗고 붉은 빛 속에 밝게 빛납니다. 묵시의 세계에 대한 갈망이 내 안으로 투영되고, 뭔지 모를 충만함이 나를 감쌉니다.

이 작품에 대해 블라디미르 크루글로프라는 러시아 평론가는 이렇게 평했습니다.
“칸딘스키 고유의 우주적 분위기와 출생과 죽음의 신비로운 비밀에 관한 이끌림, 더불어 1917년 혁명기의 러시아적 현실에서 받은 영감이 한 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변혁에의 열망, 현대문명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불안감, 인간에 대한 환멸을 가져온 1차 대전이 당시 인텔리겐차들을 사로잡았던 시대적 분위기가 그의 미술에도 어떤 식으로든 투영되었다.”

참, 평론가적인 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내 눈은 특정 대상의 모습을 화폭에서 제거하는 대신 칸딘스키가 얻고자 했던 개인적인 것에 더 집중합니다. 그가 화폭에 담으려 했던 어떤 정신, 그것이 중요합니다.

내일 다시 이 자리에 서면 아마 다른 것들이 내 감성의 레이더에 잡힐 것입니다.
추상화란 그런 점에서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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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칸딘스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글입니다.
    저는 '칸딘스키'를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미탄님의 글을 보고 나니 '칸딘스키'가 아는 사람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역시 미탄님의 글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나봅니다.
    다녀오셨다는 글의 첫머리를 읽으면서, 미탄님과 전시회에 같이 가보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네요. ^^
    동시에 전시회 감상에 '혼자' 몰입하실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지셨다는데
    저까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

    어쩌면 추상화가 사물의 본질에 더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사진보다도 더 사물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철학적 기반과 매체에 대한 기반이 탄탄하다면 말입니다.

    2008.03.03 13: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에고~~ 이래서 '펌글'이 안좋다는 거군요. ㅜㅜ
      제 글로 오해하셨나봐요.
      요즘 자꾸 시각예술에 이끌리는 터에 발견한 글이 좋아서 퍼온 건데요, 칸딘스키의 예술론에도 땡기고해서리~~
      제 글로 오해하실만한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

      2008.03.03 20:21 [ ADDR : EDIT/ DEL ]
  2. 에공...'펌글'이라고 표시해 놓은 것을 왜 감쪽같이 놓쳤을까요.
    사람 의식이란 것이 이렇게 지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가 봅니다.
    아니 제 의식이란 것이 이렇게 집중력을 뻔히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다시 한 번 '의식하며 살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

    그리고 정말 미탄님의 글과 비슷했다니까요..ㅎㅎㅎ
    미탄님께서 '저를 위해' 인정해 주시니 제 무안함이 조금은 뻔뻔해지네요. ^^

    죄송합니당~

    2008.03.04 19: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죄송이라니요,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말씀하셨듯이, 사람의식이란 것이 정말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인걸요.

      2008.03.04 19:33 신고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8. 2. 11. 10:30
처음으로 고양이를 고향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내려가는 열차 안에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이틀 밤낮을 내내 울면서 졸랐음에도, 아버지는 결코 애완동물 키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싱글벙글, 마치 손주를 보듯 아버지는 고양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곁눈질로 관찰하며 ‘허어, 저놈 봐라’ 감탄합니다. 레이저 포인터를 이리저리 휘둘러 놀아주고, 간식을 주며 살짝 쓰다듬으려 합니다. 그래도 고양이가 낯설어 앙칼진 소리를 내내며 슬금슬금 도망을 치자, ‘예이놈아, 니네 집으로 가라!’ 하며 호통을 칩니다. 아버지의 토라진(?) 모습은 처음입니다.

억세고 말수가 적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어렸을 적 제가 보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버지는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말씀이 많아지고 장황해졌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몇 년째 명절 때마다 반복하고 있는 것을 당신은 모르고 있습니다. TV 드라마라면 시간 낭비라며 보지 않던 분이, 이제는 김수현 작가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드라마 속에는 인생이 담겨있다며 입이 닳도록 칭찬합니다.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새 양말 한 켤레. 언제나 명절이 끝나고 제가 집으로 돌아가려는 아침이면, 아버지는 스티커와 철심이 고스란히 붙어있는 새 양말 한 짝을 슬그머니 내어줍니다. 어째서 그렇게 항상 새 양말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머무르다 가는 아들의 발끝까지 깨끗하길, 그 구석져 보이지 않는 곳 조차도 제일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실까요? 조금은 그 마음을 알겠습니다.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아주 조금씩 조금씩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적 산처럼 크기만하던 그 모습 뒤의 초라한 어깨를 보게 되면서부터 말입니다. 허나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언제나 한 발짝씩의 공간이 있습니다. 아들은 겨우 이해하게 되었건만, 아버지는 조금씩 늙어갑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달아나고, 아들은 아버지의 옛 껍데기나마 겨우 붙들게 됩니다. 어쩌면 결코 따라잡을 수 없겠지요.

돌아오던 날, 아버지는 아기 고양이에게 한숨 쉬며 말합니다.
“녀석아. 이제 겨우 정이 들만한데... 이별이구나. 잘 가거라.”

아마도 언젠가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날이 오겠지요.
“아버지. 이제 겨우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이별이네요. 편히 잠드세요.”

아주 아주 슬플 그 날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부지런히 쫓아가야겠어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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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2. 9. 10:10
 

1. 자신의 삶을 혼자서 생각할 특별한 공간을 찾아라. 이 공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한 공간이 되게 하라. 주기적으로 이곳에 들러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 곳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을 창조할 작은 왕국이다.

2. 읽고 싶은 책은 모두 읽어라. 항상 생각하고, 읽고, 성장하라.

3.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라.

4. 돈만 보고 일을 하지는 말아라. 그 가치를 믿지 않는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영혼을 파는 셈이다.


5. 자신의 천복을 발견했다면,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추구하라. 용기와 담대함을 지녀라.


6. 사람들은 살아온 배경과 문화, 종교가 각자 다르지만 소망과 꿈을 갖고 있고 나름의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우주는 하나의 방이며 우리는 모두 그것의 안녕을 위해 공동의 책임을 진다. 연민을 품어라.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라.

7. 자신의 천복을 추구하면 우주가 당신을 위해 열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길이 항상 순탄하리라는 말은 아니다.

8. 삶은 환희와 비극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상태로 완벽하다. 당신은 세상에서 슬픔을 제거하지 못하며 자연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의 삶을 변화시켜 원하는 삶을 창조할 힘이 있다.

9. 삶에서 좌절하고 낙담했다면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라. 삶을 바꾸어라.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지 말라.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 뿐이다.


10. 특별한 삶을 이끌어라. 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말라.



■ 글쓰기에 대하여

머리가 너무 많으면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 머리를 베어내라. 시적 감흥을 뜻하는 페가수스 Pegasus는 메두사의 머리가 잘렸을 때 탄생했다. 글을 쓸 때는 무모해야 한다. 양심이 허락하는 만큼 미쳐야 한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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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블로거를 만났군요. 접점이 되는 트랙백 겁니다.

    2008.10.06 08:0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어서 오세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외출 준비중이므로 저녁 때 '찬찬히' 읽어 볼게요. ^^

      2008.10.06 08:34 [ ADDR : EDIT/ DEL ]

좋은 삶/펌글창고2008. 2. 9. 09:25

애플, 군더더기 하나 없는 미니멀리즘의 미학.

1998년 5월, 애플의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잡스가 쫓겨났다가 돌아온 뒤 첫 작품으로 아이맥을 내놓았을 때 일이다. 아이맥은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돼 있고 사탕 색깔의 속이 비치는 반투명 케이스를 뒤집어 쓴 독특한 스타일의 PC였다. 스티브 잡스는 시사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그때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디자인 스케치를 기술팀에 들고 가니까 엔지니어들이 무려 서른여덟가지 이유를 들면서 못하겠다고 버텼습니다. 저는 말했죠. '아니다. 우리는 이걸 할 거다.' 그랬더니 왜 해야 되느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끝까지 우겼습니다. '내가 CEO니까, 내 말대로 하자. 이건 될 거다.' 그렇게 결국 제 고집대로 밀고 나갔고 그해 아이맥은 크게 히트를 쳤습니다."

신제품 설명회에 나온 잡스는 늘 색이 바랜 청바지에 운동화, 그리고 검은색 터틀넥 셔츠 차림이다. 소문에 따르면 그에게는 수백 벌의 똑같은 셔츠가 있다고 한다.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중에게 비친 그는 늘 자신만만하면서도 위트에 넘치고 소탈한 모습이지만 직원들에게는 고집불통의 폭군으로 군림한다.

인터뷰에서 잡스는 이렇게 회상하기도 했다. "그 때 애플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제가 해고한 사람들이죠. 그들 대부분은 이제야 나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나는 지난 7년 동안 이린 식으로 일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애플 사람들 누구나 내 방식을 이해합니다. 이해 못하면 나가야죠."

이런 그에게 애플의 부사장이면서 수석 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아이브가 아이맥의 후속 모델인 뉴 아이맥의 모형을 들고 갔을 때였다. 새로운 디자인은 훌륭했지만 아무래도 잡스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브를 돌려보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그를 집으로 불러들인다.

"불필요한 부분은 하나도 없어야 돼."

"아무래도 안 되겠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잡스는 좀 더 혁신적인 디자인을 원했고 1년 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아이브는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잡스의 부인이 가꾼 텃밭을 산책하고 있었다. "이 꽃들처럼 불필요한 부분은 하나도 없어야 돼. 모니터 뒷부분을 어두컴컴하게 내버려두려면 뭐 하러 평면 모니터를 쓰겠어?"

아이브는 해바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다음날 오후 새로운 스케치를 가져왔다. 지름 27cm의 반구형 본체에 모니터가 정말 해바라기처럼 솟아있는, 언뜻 탁상용 전기 스탠드처럼 보이는 완벽하게 새로운 디자인이었다. 잡스는 그때서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엔지니어들과 싸워가며 이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까지 꼬박 2년이 더 걸렸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와 '사용자 친화적(user friendly)'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아이브는 잡스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고 불평하곤 했지만 늘 그런 기대를 완벽하게 만족시켰다. 잡스가 아이브를 신뢰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IBM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들어 판다. 최근에는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는 애플 컴퓨터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애플은 맥OS에서만 구동됐고 상대적으로 호환성과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잡스의 고집 때문이다.

'CNN'은 "잡스가 애플의 소프트웨어를 자신이 해고할 수 없는 다른 누군가가 만든 하드웨어에서 돌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잡스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따로 만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면 혼란만 남게 됩니다."

잡스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은 잘 알려져 있다. 1955년 2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입양됐고 대학에 입학했다가 3학기 만에 중퇴, 코카콜라 병을 팔아가며 생계를 유지했다. 애플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님의 창고에서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때는 스무살이 되던 1975년. 이 회사는 10년 만에 직원 4천명에 시가총액 20억달러의 거대 기업으로 컸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밟을 것 같았던 그는 서른 살 되던 해 이사회에서 쫓겨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지만 그는 타협할 줄 모르는 독불장군이었고 경영진과 의견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애플의 초기 디자인에 참여했던 제프 래스킨이 "잡스가 가는 곳에는 배신과 다툼, 편 가르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그가 왜 쫓겨났는지를 설명해준다.

잡스는 2005년 6월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그때를 회상하며 "계주에서 바통을 놓친 선수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했고 전 재산을 털어 교육용 워크 스테이션을 만드는 넥스트라는 회사를 만든다. 루카스필름의 애니메이션 자회사인 픽사를 사들이기도 했다.

넥스트의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픽사의 애니매이션 영화, '토이스토리'와 '벅스라이프', '몬스터주식회사' 등은 기대 이상의 흥행을 했다. 잡스는 재기에 성공했고 1997년 6월 넥스트를 애플에 팔아넘기고 임시 CEO로 복귀한다. 잡스는 그때를 회상해 "정말 독하고 쓰디 쓴 약이었지만 그런 약이 필요한 환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돌아온 잡스는 다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아이맥 G5를 개발하던 무렵, 잡스는 "눈에 보이는 나사가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런데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 손잡이 아래 부분에 나사가 하나 있는 모형을 보여줬고 그는 곧바로 해고됐다. 폭군이었지만 그의 결정은 대부분 옳았다. 그리고 애플은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됐다.

직사각형의 컴퓨터에 패션을 입히다.

애플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은 누구나 인정했지만 문제는 가격과 호환성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던 무렵이었고 사람들은 굳이 애플 컴퓨터를 두 배 이상의 가격을 주고 사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 잡스의 아이맥이 나왔다. 아이맥은 컴퓨터에 패션을 입혔다. 한번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디자인이었다.

아이맥을 이야기할 때 아이브를 빼놓을 수 없다. 잡스가 영감의 원천이라면 아이브는 그 영감을 구현하는 사람이다. 1967년 영국 출생의 그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애플에 스카우트되기 전까지 탄제린이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세면대나 욕조, 변기 등을 디자인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잡스가 애플을 떠나있던 무렵은 아이브에게도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다. 다른 많은 회사의 디자이너들처럼 그 무렵 아이브는 비용을 절감하라는 경영진에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러나 복귀 이후 잡스는 아이브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줄 적임자라는 걸 알게 됐고 29세의 아이브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아이브가 쫓겨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아이맥은 케이스 제작에만 65달러가 들었다. 천편일률적인 사각형 케이스를 만드는 다른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20달러도 채 들이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애플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아이브는 제대로 된 사탕 색깔을 만들기 위해 사탕 공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수천 개의 케이스 샘플을 만들어야 했다.

애플의 제품군은 고급 사용자를 위한 파워맥과 파워북, 일반 사용자를 위한 아이맥과 아이북으로 나뉜다. 여기에 도시락 크기의 맥 미니가 있고 한때 G4 큐브도 나왔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2004년에 나온 아이맥 G5는 순백색에 역시 모니터 안에 본체가 들어간 '올인원' 스타일이었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꼭 필요한 이외의 것들을 모두 제거하기 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죠. 우리는 계속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크게 달라진 게 없어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 크기에 이 정도 기능을 집어넣기까지 우리는 어마어마한 도전을 해야 했습니다."

하늘 아래 절대적으로 새로울 것.

아이브는 활달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와 그가 이끄는 디자인팀은 철저하게 외부 접촉을 꺼린다. 아이디어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애플 직원들조차도 디자인팀 출입은 제한된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애플의 디자인팀은 15명 내외. 이들의 연봉 초임은 20만달러부터 시작된다. 업계 평균의 1.5배에 이르는 액수다.

이들은 팀웍을 중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개인 공간이 거의 없는 커다란 스튜디오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아이디어의 대부분이 피자를 먹으면서 나온다고 할 정도다. 이들은 디자인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와 마케터, 심지어 아시아의 제조업체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제품의 재질까지도 꼼꼼하게 신경을 쓴다.

애플 디자인의 절정은 역시 아이팟이라고 할 수 있다. 잡스와 아이브가 MP3플레이어를 만들면서 정한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하늘 아래 절대적으로 새로울 것, 허우대만 멀쩡한 게 아니라 실제 사용할 때 기능성을 충분히 갖출 것, 컴퓨터와 연결할 때 최고 속도를 낼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아이팟은 2002년 10월 출시 이후 18개월 동안 80만대가 팔렸고 순식간에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잡스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최고의 제품이 아니면서도 승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대개는 최고의 제품이 승리합니다. 아이팟처럼 말이죠. 아이팟의 승리는 계속될 겁니다."

2001년 이래 아이팟의 누적 판매량은 최소 4500만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소니가 워크맨을 출시하고 3년 간 판매량이 300만개였다는 걸 돌아보면 아이팟의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아이팟은 애플의 외형을 넓혀줬다. 잡스는 올해 1월 맥월드 엑스포에서 회사 이름을 애플컴퓨터에서 애플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아이팟은 비디오 파일까지 재생할 수 있는 5세대까지 나왔고 플래시 메모리를 쓴 아이팟 나노와 최근에는 클립처럼 생긴 아이팟 셔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을 출시하고 휴대전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TV에 연결해서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애플TV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타임과 비즈니스위크, 포브스, 위키피디아 등의 인터뷰 자료와 애플 홈페이지, 애플에서 보내준 자료들을 참고했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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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펌글창고2008. 2. 8. 14:49
예술·철학·문학 강의 성인 대안학교 인기
[리빙 앤 조이] "그래, 가끔은 하늘도 쳐다보자"
문화센터와는 차원 다른 강좌
미술·철학부터 사회과학까지 다양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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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여러분은 수능 시험에서 사회 탐구와 과학탐구의 과목수 축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 입시부담 경감 31.0 %
반대, 특정과목 쏠림 67.1 %
잘 모르겠다 1.9 %

  총투표자수 : 3,024명 

주가용어사전    
30대 중반의 김 대리는 어느날 깊은 공허감에 빠졌습니다.

대학시절 꿈꾸던 생활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재 삶의 모습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니지만 뭔가에 끊임없이 끌려 다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해보입니다. 쳇바퀴 돌 듯 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처럼 술자리에서 공허하게 푸념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보다 근원적으로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습니다.

어떤가요? 김 대리의 모습에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지는 않았나요?

혹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뭔가에 휩쓸려 가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나요? 이렇게 규정된 삶에 대해 처음 회의를 느끼게 시작되는 시기가 보통 30대 중반 정도라고 하니 회사생활 10년 정도 해본 사람들은 다들 이런 경험 한두 번쯤은 해보기 마련입니다.

비단 30대만 이런 회의를 느끼는 건 아닙니다. 허구한 날 당신을 쪼아대는 이 부장도 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있답니다.

타인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다리를 오르다 보면 더 나은 세계에 도달할 걸로 믿었는데 이 부장은 요즘 그게 환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답니다. 꼭짓점에 있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중간 탈락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어렴풋이 알게 된 거죠.

이런 환상을 직시하게끔 하는 게 바로 사람과 세상에 대한 공부입니다. 폭 넓고 깊이 있게 문화, 예술, 철학 등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삶과 사회 속에 존재하는 갖가지 환상들을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주지요. 비록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당신의 삶 속에 숨어있는 환상들을 꿰뚫어 보게끔 하는 '각성효과'를 주는 신비의 약인 셈이죠.

최근 없는 시간과 돈을 쪼개가며 약간은 진지하고 딱딱할 것 같은 철학이나 예술 분야를 공부하는 생활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쟁지상주의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 탓이겠지요.

최근 몇 년 새 그런 사람들을 위한 배움터도 부쩍 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문학과 지성사에서 문화연구원인 '사이'를 만든 이후, '지행 네트워크', '다중지성의 정원' 등 비교적 소규모의 연구공간도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KT&G가 나서 문화예술 배움터인 '상상마당'을 열기도 했죠.

자, 이제는 '이건 아닌데' 하면서 한숨만 쉬지 마세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경쟁논리가 무서워 무작정 무한경쟁의 시스템을 쫓는 생활도 이젠 접으세요.

오늘부터라도 자신의 관심사를 하나 정해 공부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진짜 당신의 관심사에 대한 '진짜 공부' 말이에요.

철학이니 미학이니 하는 말이 너무 부담스럽다고요? 그런 말 마세요. 당신이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렇지 당신의 구미에 맞는 수많은 강좌들이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게다가 그곳은 단지 공부만 하는 공간은 아니에요. 함께 고민을 털어놓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 더욱 의미 있는 곳이죠.

대학 다닐 땐 동기나 선후배 관계 속에서 고민도 털어놓고 함께 고민도 할 수 있었는데 직장 선후배들은 다들 경쟁자로만 보인다고요? 그렇다면 이 공간에서 만난 지적 동료들과 고민을 함께 나눠보세요. 정말이지 단순히 지식이나 교양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권 대학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와는 다른 '뭔가'가 있다니까요.

몇 년 전만 해도 대안 교육공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민예총)이 운영하는 문예아카데미, 수유+너머, 철학아카데미, 한겨레문화센터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새 다양한 대안 교육공간이 생겼다. 지난 해에만 ‘사이’, ‘상상마당’ 등 4~5군데의 대안 배움터가 서울 신촌 및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그 결과 대안 배움터의 분야도 다양해졌다. 기존 철학 및 미학 등 딱딱한 분야에서 탈피해 사진, 예술 등 문화 관련 강좌들도 늘었다. 하지만 백화점 문화센터의 취미 강좌와는 확실히 다르다. 대부분의 수업이 단순히 실용적 차원을 넘어 깊이 있고 미학적인 접근을 하는 점이 대안 배움터 강좌의 특징이다.

▲문예아카데미=민예총의 부설기관으로 1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안 교육공간의 맏형이다. 초반에는 철학이나 사회과학 쪽이 강세였지만 최근에는 문화나 예술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다.

문화나 예술쪽 종사자나 대학원생들도 많이 찾지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도 일과 후 저녁 시간 강의를 많이 듣는다. 이곳의 백연경 팀장은 “예전엔 제도권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써 접근했지만 최근엔 평생교육 관점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02)739-6854, www.myacademy.org

▲(사)철학아카데미=‘비제도권 철학’의 대표적인 연구 공간이다. 지난 2000년 3월 임의단체로 설립했다 현재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거의 모든 강좌가 철학을 토대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신진 철학자들이 주축인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문적인 강좌가 많지만 철학이란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입문자를 위한 강좌도 많다. 올 겨울 강좌 중 하나인 ‘철학초보를 위한 생활철학’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삶을 깊이 있게 즐기려면?’ 등 쉽고 친근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02)2279-2871, www.acaphilo.or.kr

▲철학아카데미=이정우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사)철학아카데미에서 나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철학 및 사상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곳으로 이미 지나간 철학이 아닌 현재 생성되고 있는 철학을 연구하는 곳인 점이 특징.

전문적인 연구 공간인 만큼 대학원생이 수강생의 주를 이루지만 이미 사회에 진출했으나 철학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사람들도 꽤 많다. 이정우 원장은 “자본주의라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삶에 대해 거리를 두고서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02)3142-8636, www.sowoon.org

▲고전아카데미=다른 연구공간과 달리 한의학을 중요한 축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의 박석준 원장은 “한의학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자 문을 열었다”고 정체성을 설명했다.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한의학 강의를 확보하고 있으며 나아가 고전 아카데미에 참가하는 강사들 사이의 사상적 교류를 통해 이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다른 철학아카데미와 달리 동양철학 강좌를 많이 갖춘 점도 특징이다. (02)583-6566, www.classics.or.kr

▲연구공간 수유+너머=공부만 하는 연구실이 아니라 생활을 함께 하는 삶의 공간이라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좋은 앎과 좋은 삶을 일치시키는 연구자들의 생활공동체’를 모토로 삼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이수영 연구원은 “철저히 분업화된 공간에서 분과학에 갇힌 대학 공부는 삶과 철저히 분리된 공부”라며 “수유+너머는 단순히 강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곳이 아니라 삶의 공간 안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는 이진경, 고미숙, 고병권 같은 스타 강사들이 포진해 있다. (02)3789-1125, www.transs.pe.kr

▲문지문화원 사이=10년 전 ‘이다’라는 계간지를 만들었던 시인 성기완, 김태동 등이 주축이 돼 지난해 2월 문학과지성사의 후원으로 문을 열었다. ‘사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학제간 융화와 경계에 주목한다. 이는 이들이 ‘이다’에서 다루고자 했던 바와 일맥 상통한다.

‘이다’ 역시 ‘이질성과 다양성’을 줄인 말.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는 강좌가 바로 이번 겨울 기획특강 중 하나인 ‘경계를 넘는 예술가들’.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 목수이자 미학자인 김진송, 시인이자 대중음악가인 성기완 등이 강사로 나선다. (02)323-4207, www.saii.or.kr

▲풀로엮은집=대중문화비평지인 ‘리뷰’에서 활동한 강헌, 김창남, 정윤수 등의 동인들이 지난 2003년 모여 만든 공간으로 2004년 여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구조에서 재교육이나 자기발전보다 학사일정에 더 치중하는 중.고교 교사들을 타깃으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30대 시민들의 재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특색 있는 강의는 당대의 핵심적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상상특강’. 정윤수 사무국장은 “김지하, 신영복 등 쟁쟁한 사상가의 강의에는 100명 이상이 몰리며 진중권, 김규항 등 인기 논객의 강의에도 5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02)734-5953, www.puljib.com

▲다중지성의 정원=대학교수 및 문화운동가의 연구 모임이었던 ‘다중네트워크센터’의 활동을 대중적으로 알리고자 지난해 10월 문을 연 공간이다. 다른 공간에 비해 보다 실천적이고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편이다. 이곳의 좌장은 지난 80년대 노동해방문학론을 제창해 수십 년간 수배 생활을 했던 문학평론가 조정환.

그는 “현재의 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의가 대부분”이라며 “지금 있는 걸 설명하는 데 멈추지 않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우리 강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02)325-2102, www.daziwon.net

▲지행 네트워크=소위 ‘포스트 386 연구자’인 이명원 전 서울디지털대 교수(국문학), 오창은 중앙대 강사(국문학), 하승우 한양대 연구교수(정치학) 등 ‘비평과 전망’ 동인들이 만든 대안 연구 공간이다. 지식인 중심의 연구 공간이 아닌 젊은 청년세대가 현실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

이에 대해 이명원 전 교수는 “386 세대 선배들과 현재 30대는 분명히 다른 감수성과 지향점이 있다”며 “현재 30대인 사람들이 현실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2)823-4296, www.jihaeng.net

▲문화플래닛 상상마당=단순 취미를 넘어 실질적인 문화예술인을 양성하는 게 이곳의 목표다. ‘예술가들을 위한, 예술가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학습과 작업 공동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철학 및 미학 강좌도 있지만, 주로 문화 및 예술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사진 및 디자인 강의가 강한 편. KT&G라는 거대 자본이 후원해주는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한 편이다. 홍대 상권의 한복판에 위치해있으며 전시공간을 비롯해 공연장, 극장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02)330-6226, www.sangsangmadang.com

▲심산스쿨=여타 연구공간과 달리 산업현장과 맞닿는 실용적 교육을 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의 특화 코스는 역시 시나리오워크숍 과정. ‘비트’, ‘태양은 없다’ 등을 쓴 심산 원장을 비롯해 ‘결혼이야기’ ‘싱글즈’ 등의 작가 박헌수, ‘인디안 썸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쓴 노효정 등이 간판 강사다.

이외에도 단행본 출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명로진 인디라이터 반’, 스토리텔링의 원형을 접할 수 있는 ‘김원익 신화반’ 등이 있으며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와인, 탱고, 산악 관련 강좌들도 있다. (02)707-1277, www.simsanschool.com 



[리빙 앤 조이] 대안연구공간의 인기 강좌들

소설과 영화·타로카드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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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중 기자 whynot@sed.co.kr

대안 연구공간의 커리큘럼이 온통 어렵고 진지한 학문으로만 짜여있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문화 및 외국어 강좌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심산스쿨’이다. 시나리오 및 글쓰기 과정은 그 어느 곳 보다 전문적이지만 그 외 강좌는 최대한 재미있는 과정으로 꾸민다는 게 심산 원장의 포부다. 가장 대표적인 강의가 오는 2월 22일 개강하는 탱고반이다. 강사 한경아는 200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세계탱고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춤꾼이다.

심산 원장이 직접 이끄는 와인반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강좌다. 매주 수요일 밤 와인을 직접 맛보며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심 원장은 최근 ‘심산의 와인 예찬’이라는 책을 냈을 정도로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

들뢰즈, 푸코 등 현대 철학자들의 사상이 주 분야인 ‘다중지성의 정원’에도 흥미로운 강좌가 많다. 주로 외국어 분야에 흥미로운 주제가 많은데 ‘미국 드라마와 영화로 노는 영어 강좌’, ‘문화로 배우는 흑인영어의 기초’, ‘가요, 만화, 치라시로 배우는 생생한 중급 일본어’, ‘지구적으로 놀기, 배우기, 대화하기: 초급 에스페란토’ 등의 강좌가 있다.

‘풀로엮은집’ 강좌 중 눈에 띄는 과정은 바로 ‘타로 카드-도상학으로부터 심층심리학으로’다. 타로 카드를 역사적, 문화적인 산물로 보고 그 의미를 통해 심층의 자기, 그리고 타자와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소설과 영화’라는 과정은 성석제, 김영하, 박찬욱, 봉준호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가 및 감독의 작품을 중심으로 우리의 자화상을 살피는 시간을 갖는다.

문학과지성사가 운영하는 ‘사이’의 과정 중에는 흥미로운 예술 강좌가 눈에 띈다. 현대사회에서 예술과 경제의 관계를 살펴보는 ‘예술과 돈’, 소리를 통해 내면의 에너지를 외면화하고 외면의 에너지를 내면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보이스 세라피 워크숍(Voice Therapy Workshop)’ 등이 있다.

‘상상마당’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글쓰기 강좌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주체적인 소비자, 대중으로서 글쓰기를 제안하는 ‘전방위 글쓰기’를 비롯해 단락의 통일성을 기본으로 한 구성력을 중점적으로 가르쳐주는 ‘예술가의 글쓰기’, 다양한 문화장르의 기초인 이야기 구축 능력을 키우는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기’ 등의 강좌가 마련돼 있다.

‘민예총 문예아카데미’는 슈베르트의 곡을 들으며 그의 음악을 깊이 있게 살펴보는 ‘겨울나그네, 슈베르트와 겨울나기’, 미술치료 입문자를 위한 ‘미술치료 네가지 맛보기’ 등의 강좌를 진행중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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