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좋은 커뮤니티에 접속하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7.07 하자센터 http://haja.net
  2. 2008.04.29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점 '인디고서원' (5)
  3. 2008.02.08 심산스쿨
  4. 2008.02.07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밍에 관심이 많은 나는, 책이든 프로그램이든 잘 지은 이름을 보면 대번 혹한다.

‘하자센터’도 그 중의 하나이다. ‘하자’! 이 얼마나 쉽고 명쾌하고도 힘찬 이름인가!

하자센터는 연세대가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청소년 학습공간으로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다. IMF 직후 인문학적 성찰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 경영 마인드를 갖춘 문화작업자를 길러내어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적아래 시작되었으며, 5개 작업장<대중음악 ,영상, 생활디자인, 웹, 시민문화>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1년 9월에는 창의적인 학교 부적응자를 위해 작은 대안학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작업장에서 자기 전공 작업을 하면서 학교의 안팎에서 인문학과 외국어 등을 학습하고, 자치 활동 프로젝트, 인턴십 프로젝트 등을 한다. 작업과 네트워크를 통한 학습을 도입한 도시형 대안학교인 셈이다.


하자센터에서 시도되는 실험들은 모두 독창적이고 신바람나는 일이지만 - 가령 신입생들은 영등포의 센터에서 양양 낙산해수욕장까지 10일간 '걸어서 바다까지' 간다 - 최근에는 ‘하자커리어위크’가 돋보인다. 청소년들이 특정 직업인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면서 그가 하는 일의 특성과 자질을 직접체험하는 ‘잡섀도잉’(job shadowing) 프로그램이다. 방송국, 종합병원, 게임회사, 국제공항 등 도시자원을 100% 활용하여, 진로선택에 구체적인 정보를 준다.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성찰, 현장성이 종합되어 ‘하고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자’ 는 모토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당연한 일이 왜 이제야 이루어지는지, 반가우면서도 어안이 벙벙하다.


어쩌다 사이트에 가 보면, 구성원들의 닉네임과 프로그램이 어찌나 기발하고 다양한지 정신이 없었다. 신입생은 '길찾기', 선배그룹은 '죽돌이', 디빌리지, 길드하자... 그들은 대안문화를 꿈꾸는 사람들답게 모든 용어를 새롭게 만들어 쓰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험하는듯 했다. 너무 세련되고 유능하고 서구지향적인 인상을 받아서, 대중적인 파급력은 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이다. 하자센터의 교장인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에 대한 인상도 한 몫 했으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자센터의 작업장 로고들, 이것만 봐도 개성있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하자센터에서 출범시킨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을 접하고 이런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노리단’을 보고서야 ‘하자센터’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정도로 ‘노리단’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공동체를 구현하고 축제성을 되살리면서 실용성까지 갖춘 완벽한 사회기업모델이었다.


‘노리단’http://noridan.haja.net 은 하자센터의 빅프로젝트에서 독립한 문화예술기업이다.

그들은 자신의 몸과 페트병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공연하며, 각종 재활용품을 악기로 디자인해내는 설치미술을 한다. 학교운동장, 놀이터, 빌딩 옥상, 기업연수원 어느 곳에든 파이프와 알루미늄, 자동차휠과 타이어 등을 재활용한 악기를 설치한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지역아동센터 연계 주민참여형 마을공동체미술 소집단 공모에 선정되어 경기도 내 4개 권역을 대상으로 지역 쉼터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는 등 실적도 좋다. 호주의 '허법'을 벤치마킹했다.


무엇이든 두드리면 음악이 되고, 무엇이든 상상하면 악기가 되며, 언제 어디서 누구든 함께 어울려 음악을 공연하며 공동체적 감성을 일깨우는 그들의 방식에 나는 매료되었다. 하자센터가 단일색깔의 폭력적인 학교현실에 대안문화가 되었듯이, ‘노리단’은 획일적인 놀이터에 색깔을 입힌다. '노리단'은 하자센터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화해나갈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나는 종종 서드에이지를 위한 ‘하자센터’ 같은 공간을 꿈꾼다. 서드에이지 또한 청소년기 못지않은 변화와 재조직의 단계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가치관을 재정비하고, 전직에 대해 체험하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모든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서드에이지는 청소년보다 더 소외되어 있다.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인디고서원'은 부산시 남천동에 있는 작은 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점으로 유명하다. Indigo는 검푸른 색깔을 말한다. 운영자 허아람의 이름에도 쪽빛(藍) 이 들어가는데다 청소년을 상징하는 것으로 손색이 없는 네이밍이다.





2004년에 문을 열었다니 빨리 자리를 잡은 셈이다.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입시에, 대학에 들어가서는 취업전쟁으로 획일화되어 있는 우리 교육현실에서,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접하게 한다는 방상이 참 신선하다.





허아람은  창조적 부적응자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부산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논술강사를 할 때, 갖은 실험적인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자신을 찾았다. 그 작업의 확장으로 인디고서원을 시작해서 그런가 열정이 대단하다. 매월 '주제와 변주'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독서토론회에 유명저자들이 참가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대단한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성심껏 편지로 요청하면 대부분이 응해주더란다. 얼핏 봐도 박원순, 도정일, 최재천, 성석제, 장영희, 박홍규, 진중권, 강수돌, 김선우 등 화려한 얼굴들이 다녀갔다. 내가 좋아하는 책 '쾌락의 옹호'를 쓴 부산대 이왕주교수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





좋은 인문학 서적을 공급하고, 독서토론회와 청소년잡지 발행을 통해 청소년의 대안문화를 모색하는 본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유기농 식당을 겸하여 수익금을 네팔의 도서관 기금으로 기부하고, 나무기증을 받아 서점 뒤에 숲을 조성한다. 허아람이 '인디고서원, 내 청춘의 오아시스'라는 책을 펴냈으며, 독서토론회의 내용을 정리한 '주제와 변주'도 책으로 나왔다.
올해 8월에는 전 세계에서 45명의 작은 실천가들이 모여 '2008 인디고청소년북페어'를 가질 계획이다.  6개 대륙에서 문학, 역사·사회, 철학, 교육, 예술, 생태·환경을 대표하는 실천가들이 모인다.

그러나 인디고서원의 의미가 내 안으로 들어온 것은 이런 활발한 활동보다,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잡지 Indigo+ing 의 기자 윤한결의 인터뷰에서였다.
-- 2008. 2. 16일자 부산일보, '김수우의 아름다운 인터뷰' 에서 --





중학교 3학년 어느 하루, 맨 뒷자리 창가에 앉아있었죠. 한순간 고요해지며 영화처럼 교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뭔가를 설명하는 선생님, 하나 같이 뭔가를 쓰고 있는 아이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군요. 모든 게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창밖에는 벚꽃이 지고 있었죠. 문득 난 왜 여기에 있나. 왜 모든 아이들이 공부해야 하나, 하는 의심이 생기더군요.

생각할 줄 아는 아이라면 누구나 질문할 수 밖에 없는, 그러나 대다수 아이들이 질문조차 않고 떠내려가는 우리네 교실현장에서 한결은 분명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인디고서원에서 그 대답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살면서 뭐가 중요한지를 배웠어요. 가장 기본적인 것, 보는 것, 듣는 것, 걷는 것까지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어려웠어요. 표현하려면 내가 나를 잘 알아야 하는데, 나 자신을 잘 모르니 내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도 잘 몰랐죠. 그 다음엔 나를 알아도 표현하는 법이 어려웠어요. 진실한 나를 드러내는 데는 진실한 용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뭘 하든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있기 위해 깨어있어야 하겠죠. 정신 안 차리면 휩쓸려버리니까요. 잠시라도 깨어있지 않으면 손이 금세 거짓말을 써버린다는 걸 인디고잉 기자를 하면서 배웠습니다.

시인 김수우가 썼듯이 나역시, '학교도 사회도 경쟁체제로 치닫는 시대에 순수한, 진실한, 그리고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어린 철학자 윤한결 군에게서 진정한 삶의 용기를 발견한다.'  인디고서원이 한결에게 그만한 의미가 되었다면, 더 많은 친구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한결이로 해서 내 안에 인디고서원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열정만을 믿기에는 너무 세상을 알아버린 오후, 조금은 심란한 내게 한결이가 최근 읽었다는 책의 구절 하나를 건넨다.

 난 살아있는 것 이외에는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 마르케스, '기적을 파는 착한 사람 블라카만' 중에서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탄님 그동안도 잘 지내고 계셨네요.^^
    모처럼 들러 오늘도 글 잘 보고 갑니다.
    두어 달 사이 아이가 생겨 임신초기 증상으로 자고 먹고 울렁증으로
    정신없이 보내고나니 벌써 5월이에요.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그저 기쁜 마음으로 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디고서원, 참 많이 들어 봤었는데 청소년을 위한 곳이라는 것은
    오늘 미탄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참 많은 분들이 상처 많은 지구 위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보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인디고서원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어요. ^^
    오늘도 좋은 글, 좋은 정보 읽고 갑니다. 또 들르겠습니다.

    2008.05.01 15: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완성모험가님 오랜만이에요. 안그래도 어제 뜬금없이 모험가님 생각을 했는데 무언가 통했나보네요~~
      그동안 큰 일이 있으셨군요. 축하드려요.
      그럼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맘껏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인디고서원에 이끌리시나 봐요.
      저도 일상 속의 문화를 창조하는 제3의 공간에 관심이 많은데, 수익모델이 문제네요. ^^

      2008.05.01 20:40 신고 [ ADDR : EDIT/ DEL ]
  2. 트랙백을 걸었습니다. 인디고에 관심있으신 분을 뵙게되어 기쁘네요^^

    2008.05.17 0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젊고, 다시 놀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분이군요. ^^

      2008.05.17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 이렇게 멋진 글을 쓰시면서 별것도 아닌 제 글에 칭찬을 해주시니 원... 부끄럽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2008.05.17 21:01 신고 [ ADDR : EDIT/ DEL ]

 

배우지않으면 버틸 수 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자기계발비즈니스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 부와 성공을 추구하는 자기계발시장의 주된 흐름과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비실용적인 문화예술에 대한 교육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것 같다. 그중 한겨레문화센터가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면, 심산스쿨은 파워풀하면서도 다양하고 감칠맛이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2008/02/08 - [펌글창고] - 학습시대 학습인을 위한 문화예술철학학교 -서울경제 2008.1.24


신촌에 있는 심산스쿨은 시나리오 작가 심산이 2005년에 개설한 사회교육센터이다.  ‘비트’, ‘태양은 없다’의 작가 심산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오랫동안<7년정도?> 시나리오파트를 이끌어왔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독립하게 되었고, 자신은 물론 쟁쟁한 시나리오작가들의 강좌를 개설하였다. 심산스쿨의 시나리오강좌는 완전히 틀이 잡힌 것 같다. 심산스쿨 수료생들이 2007년 내노라 하는 시나리오 공모전 4군데를 모조리 휩쓸었다니 말이다. 그 소식을 전하며, 심산은 ‘두렵다’는 표현을 썼다. 대한민국 시나리오 작가양성을 도맡고 있다는 책임감의 발로인 것으로 보이며,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산스쿨 개설 2년만에 회원이 900명을 돌파했을 때도 ‘숨가쁘게 가파른 증가세’라고 했다. --지금은 1000명 넘어--  그러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산스쿨에는 시나리오 파트외에 자신의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디라이터반, 여행에세이, 사진, 재즈, 신화, 와인반으로도 모자라 탱고반까지 있다. 이 중 와인반은 심산이 직접 이끈다. 새로운 강좌를 시작하는 기준에 대해 그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강좌를 개설한다고 말한다. 시나리오, 산악활동, 와인 분야에 통달한, 자타가 공인하는 1급한량의 거침없는 행보이다.



나는 심산스쿨에서 명로진의 인디라이터반 3기를 들었고, 지금 강헌재즈반 1기를 수강중이다. 나의 주된 관심사가 학습시장인 만큼 심산스쿨이 부럽기 그지없다. 자신이 잘하는 것, 즐기는 것과 수익모델을 일치시킨 심산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다. ^^ 강의실 하나에 사무실, 강사실 정도의 비교적 단출한 투자로, 7-8가지의 강좌가 핑핑 돌아가니, 수익도 상당할 것 같다. 이 성공은 시나리오 강좌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낸 ‘심산’이라는 브랜드에서 비롯되었다. 한 파트의 성공은 다른 파트로의 전이, 확장을 수월하게 한다.



        서울경제 2008. 1.24 기사에서


가령 인디라이터반 수료생 중에서도 현재 두 명이 단행본 출판계약을 마쳤다. 또 최근 바른 번역 국내출판팀과 에이전시 계약을 함으로써, 수료생들이 생산하는 컨텐츠를 제작지원할 준비를 마쳤다. 시나리오 파트에서 쌓은 성공경험과 노하우가 단행본 팀의 성공도 앞당길 수 있으리라.


심산이 만들어놓은 놀이터에는 오늘도, 심산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지하는 한량지망생들이 그득하다. 강좌는 주로 16주에 걸쳐 이루어지지만 수료생들끼리 활발한 커뮤니티가 유지된다. 시나리오반이 합동으로 ‘시나리오마스터’를 번역출간하는가 하면, 산행을 주로 하는 SM클럽에 밴드활동까지 한다. -- 미안하다 뺀드한다, 줄여서 미뺀 -- 그러니 회원 수가 계속 증가하고 개성파들이 집결함에 따라 동호회활동은 더욱 다양화하고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빡센 공부방! 신나는 놀이터!”를 내세운 심산스쿨을 위시하여, 사회교육센터를 집중탐구해봐야겠다. 평생학습시대에 아주 매혹적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인디라이터반 4기에 배우 엄지원이 등록하여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엄지원은 다른 곳에서 와인과정을 마쳤고, 글쓰는 것도 좋아한다고 한다. 보너스로 엄지원의 사진 몇 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 인생의 후반부에 대한 구상은 ‘창조’와 ‘커뮤니티’로 축약된다. 이는 ‘혼자 놀기’와 ‘함께 놀기’라고 바꾸어 말해도 좋을 듯하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 삶에 실망할수는 있어도 너무 심각해지지는 말아라. 인생은 한 바탕 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잘 노는 사람들이 잘 사는 사람들이다. ‘창조’는 ‘자기표현’이다. 나는 자기표현을 위해 글을 쓰고, 블로깅을 하며, 그림이나 춤에도 관심이 있다. ^^  자기표현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꾸준히 훈련하여 기량을 키우고, 의미있는 성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이제 좋은 커뮤니티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자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지만,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


나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해 좋은 커뮤니티가 무엇인지를 알았다. 사람마다 관심분야에 따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택하겠지만, 좋은 커뮤니티를 이루는 요건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연구소에서 추려낸 좋은 커뮤니티의 요건을 적어본다.

좋은 커뮤니티가 되려면 우선 구성원의 자기실현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무의식중에 늘 나아지기를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소모적인 여흥에는 한계가 있다.  프로그램은 조금도 심오하거나 복잡할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의 제안자와 참가자간에, 선배와 후배 간에 진실된 방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

 연구소에서는 1년간의 자기학습을 통해 2년차에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 목표를 골간으로 한다.  단순할 정도로 명쾌한 이 목표를 위해서도 해마다 몇 십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1차 서류심사는 스무 페이지의 ‘나의 이야기’이다. 그 정도 분량을 꾸려낼 수 있는 기본적인 성찰능력을 본다고 할까. 그 다음 최종심사는 몇 주에 걸친 인턴기간이다. 약 한 달간 지원자들은 한 주에 한 권의 필독서를 읽고, 리뷰와 함께 그 책에서 건진 주제를 가지고 한 편의 컬럼을 써야 한다.

그런데 그 책들이라는 것이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한 철학, 경영서로 꽤 두껍고 딱딱하다. 책깨나 읽어왔다는 사람들도 재미가 없어서 ‘구토가 날 지경’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그렇게 어려운 책을 소화하기도 버거운데, 주제 하나를 채택하여 컬럼을 쓴다?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이론을 펼쳐놓느라 어깨에 힘이 바싹 들어가고, 마치 덜익은 밥처럼 문장이 서걱거린다. 대부분 직장인인지라 주말을 다 바치고도 모자라 밤을 새우기가 일쑤이다. 맘에 드는 문장 하나를 얻기위해 동네를 몇 바퀴 돌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기 안에 이런 열정이 남아있는 것을 감탄하고 무한한 몰입과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그런데 지원자들은 결코 다른 지원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바로 ‘어제의 나’와 경쟁을 한다.  따라서 현재 도달한 수준보다도 얼마나 변화에 절실한가가 당락기준이 되기도 한다.


2007년 제 3기 연구원의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다. 더러 얇은 시집이나 가독성이 높은 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어려운 사회과학 서적이다. 직장과 병행하며 1주일에 한 권 이런 책을 읽으려면, 거의 여유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책에서 읽은 주제를 어떻게 일상생활과 연결시켜 글감을 찾을까 끊임없이 궁리해야 한다. 그런 후에 또 쓰기연습. 연구원들은 이렇게 1년간 읽고 쓰는 훈련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훌쩍 크게 된다. 이제 어지간한 책은 조금도 겁나지 않는다. 뚝딱 읽고 리뷰 한 편, 컬럼 한 편을 써 낼 수 있게 된다. 연구근육이 강화된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좁혀온 자신의 관심사를 확정짓고, 자신의 책을 갖기 위한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2007년 2월부터 연구원 출신 저자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소에서는 누군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지 않는다. 연구원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통해 스스로 커 나가며, 평생 혼자 갈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된다. 자기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의 자기학습을 통해 자기실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실현 프로그램은 어렵거나 대단할 필요는 없지만, 자체적으로 완결적이며 지속적일 필요가 있다. 연구소의 ‘매년 책 한 권씩 출간하기’ 처럼 분명하고 지속적인 성장목표가 필요하다.


연구소가 뛰어난 점은 단지 지적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이는 구본형의 철학에서 시작되어 일거수일투족에서 완성되는 알짜배기 생활원칙이다. 어떤 목표, 어떤 활동도 그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것. 이 때의 사람중심이란 추상적인 인본주의가 아니라, 바로 눈 앞에 서 있는 구체적인 인간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절대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구본형의 생활철학은 그대로 연구원들에게 전이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 연구원 몽골연수 중, by 김도윤

그 결과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연구소에 포진하게 되었다. 어떨 때는 인종전시장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령과 경험, 관심과 기질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특이한 것은, 지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이 제각기, 개방적이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 제각기, 20대의 휴학생과 환갑의 역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존귀함을 증명받으며 제 목소리를 내고있다는 사실이다. 적지않은 나이에 흔치않은 경험을 한 나역시 이 곳에서 부딪치고 깨지며 나의 고질적인 습관을 버릴 수 있었다. 사람을 평가하고 분류하고 좋은 사람만 좋아하는 버릇을 놓고 비로소 사람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 구본형의 라이프스타일 덕분이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재료로 실험하며, 그 결과를 프로그램화한다.  시처럼 살고싶다는 신조를 조용히 전파한다. 요컨대 종이 위에는 아름다운 싯귀를 쓰고, 거리에 침을 뱉는 류의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써 나를 항복시켰다.


이렇게 해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커뮤니티란, 자기실현을 위한 방향성과 관계맺기의 훈련이 되는 시공간이다.


관련 글 바로가기 2008/01/29 - [좋은 삶/잘 노는 사람들] - 구본형, 그의 메시지 2006.12.20

 

■ 2007년 연구원 커리큘럼 ■

3월 - 시작하는 달

에릭 홉스봄, 미완의 시대

구본형, 코리아니티 경영

조안, B, 시울라, 일의 발견

알랜, B, 치넨,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4 월 - 무엇이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 ?


저자들에 대한 서치를 단단히 할 것. 적어도 2 페이지 이상 준비할 것.

책방에서 아래 저자의 책 중 본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골라 읽고 정리할 것.


제레미 리프킨의 책 한 권

엘빈 토플러의 책 한 권

페이스 팝콘의 책 한 권

자크 아탈리의 책 한 권


5월- 지나간 것의 의미 : 묶어 매는가 ? 아니면 찾게 해 주는가 ?


‘역사란 무엇인가’, E.H.카, (길현모 역 - 역자가 중요함)

‘가자, 아메리카로’, 리오 휴버만

‘역사속의 영웅들’, 윌 듀란트

‘한국사 신론’, 이기백


6월 - 그들은 누구일까 ?


'난중일기‘, 이순신

‘백범일지’, 김구

(나머지 세 권 미정: 추사, 다산, 처칠, 일연, 루즈벨트, 간디등 고려 혹은 하워드 가드너의 책들 중 )


7 월 - 나는 누구일까 ?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마커스 버킹엄등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폴 티저외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나머지 한 주) * 20 페이지의 개인사를 50 페이지의 개인사로 만들 것


8월- 경영자를 만나다


‘위대한 승리’, 잭 웰치

‘영적인 비즈니스’, 아니타 로딕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혹은 ‘영혼이 있는 승부' , 안철수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 칼리 피오리나


9월 - 경영학의 세계


피터 드러커의 책 한 권

톰 피터스의 책 한 권

찰스 핸디의 책 한 권

짐 콜린스의 책 한 권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 구본형


10 월 생각 - 삶을 비추는 빛 1


‘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 고병권

‘호모 루덴스’ J. 호이징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집 한 권 혹은 신동엽의 시집 한 권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갬벨


11 월 생각 - 삶을 비추는 빛 2


‘강의’, 신영복

‘관자’, 관중

‘동방 견문록’ 마르코 폴로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장파


12월 문화를 찾아서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컬처 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 4권중 각자의 취향에 맞는 시대 1권 선택)

‘금빛 기쁨의 기억’, 강영희

(나머지 한 주 ; 내가 생각하는 Coreanity 10 가지와 이를 증명하는 사례)



2008년 1월 -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1)


Off-line 과제물 ‘나의 관심사, 책의 주제’ , 주제들과 관련된 3개의 꼭지글


'뼈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 각자가 고른 관심영역 좋은 책 3권


2월 -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2)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연결)

Off-line 과제물 ‘나의 책 서문과 목차, 그리고 4 개의 꼭지글


* 각자가 고른 관심영역 책 3 권



3월- 나는 무슨 책을 쓸 것인가 ? (3)


Off-line 과제물 ‘ 나의 책 서문 수정, 목차 수정, 그리고 다시 4개의 꼭지글’



* 각자가 고른 관심 영역 책 4권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