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사진의 힘2016. 9. 22. 11:28

 

 

 

 

 

 

 

 

이천 원 짜리 과꽃 화분에 나팔꽃씨 세 개가 묻어 왔나 보다.

실처럼 가는 줄기를 뻗어갈 때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참을 나팔꽃 보며 놀았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크는 것이 보이겠다 싶을 정도로

놈은 부쩍부쩍 자랐다.

그 얇은 손길로 바득바득 올라 천장에 닿자 이번에는

사방으로 뻗치고 지들끼리 얽히며 선의 음율을 보여주었고

오늘은 몇 송이가 피었나 세어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무채색 거실에 찍힌 몇 점의 색깔을 보려

컴퓨터 하다 설거지 하다 우정 화분을 바라본다.

똥폰을 버리고 디카를 꺼낸다.

 

내일 피겠다고 돌돌 말린 봉우리의 날렵한 약속과

오전이 지나기전 오무라들고 마는 결벽과

이파리를 만지면 파삭 느껴지는 솜털의 기품....

 

갈라진 줄기마다 일일이 맺힌 꽃봉오리에 이르러

! 숨이 멈춘다.

그래, 모든 고비가 다 기회였다.

 

나의 지오그래픽, 나의 자기계발.

나팔꽃이 죽어가고 있다.

 

시든꽃도 아름답다.

 

 

 

** 지오그래픽 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지라도

    나팔꽃 한 송이에서 자연과 세계에 대해 느낀 것이 너무 많아 꼭 쓰고 싶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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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2. 9. 16. 12:58

 

 

 

 

 

 

 

두번 째 사진 너무 맘에 든다. 이국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이 곳은 홍대앞이다. 얼마전 딸과 함께 합정동 카페촌에 놀러 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전화가 와서 생뚱맞게 3대가 홍대앞에서 놀았다. 합정역에서 내려 슬슬 올라가며 골목골목, 상상마당 건너편으로도 또 골목골목 어찌나 오밀조밀한 업소가 많은지, 거대한 규모에 살짝 놀라다.

 

화덕으로 피자를 굽는다는 컨셉으로 우아한 정원을 거느린 레스토랑이든, 화덕에 돼지고기를 굽는 소탈한 술집이든, 사람들로 가득찬 풍경 자체가 볼 거리였다. 왁자한 분위기 만으로도 후끈 살아있음의 열기가 느껴지고, 나도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가 스물거리는 이것이 홍대앞의 멋이겠구나 싶었다. 거기에 좀 더 파고들면 개성있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나 아티스트, 내로라 하는 멋쟁이는 또  얼마나 많으랴. 사람이 사람을 부르고, 활기에 활기를 더 하는 홍대 앞 을 비로소 발견했다. 관광자원으로도 어디에 내 놓아도 꿀릴 것 같지 않은, 멋과 젊음의 특별구가 거기 있었다.

 

곧 연구소 카페가 오픈할 예정이지만, 나도 발품을 팔아서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라이브카페 한 두 군데 개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쿄쿄쿄.... 그 날 우리는 족발을 먹었다. 워낙 업소가 많으니까 어리둥절하여 가 본 곳으로 간다는 것이, 내가 늘 수업장소로 활용하는 카톨릭회관 옆까지 내려 온 것이다.   2년 넘게 드나들었어도 세미나실만 사용하다가, 거리에 놓인 벤치에 앉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진으로 찍힌 '카톨릭회관'이라는 명칭에 반가움이 와락 달려들 정도다.  그러니 익숙하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막걸리까지 한 잔 하며, 삼모녀의 오붓한 시간이 흘러 갔다.

 

 

 

 

 

 

어느새 하루가 저물고, 야경이 더욱 화려한 시간이 되었다. 엄마는 들어가시고 우리는 조그만 라이브카페에 들러 맥주 한 잔을 더했다.

 

 

 

 

 

 

 

 

 

 

 

이번에는 언니가 대구에서 올라왔다. 요즘 홍대앞을 발견했으므로 당연히 홍대앞에서 만났다. "니네 엄마 바쁘면 너 애기 낳았을 때 내가 미역국 끓여줄 수도 있잖아"  언니가 딸에게 살갑게 말을 건넨다. 나는 생각도 하지 못할 친근한 시각이다.

 

저녁먹고 산책하다가 이번에는 놀이터에서 '사운드박스'의 공연을 보았다. 장비가 얼마나 많은지 대여섯 명이 한참을 나르고 있었다. 악기 세팅을 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그들이 하고자하는 활동과 작업의 이면을 모를 뻔했다. 그 노고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보통 홍대앞 인디밴드라면 짐작하기 쉬운, 현란하고 전위적인 복장을 한 사람이 한 명도 없고, 회사원보다 더 평범한 복장과 인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이 취향이나 겉멋이 아니라 이미 생활이 된 사람들이라는 느낌에 더욱 신뢰하는 마음이 커졌다. 

 

음악에 젬병인 내 귀로 듣기에도 섬세한 연주의 품격이 느껴졌다. 오프닝 무대인 탭댄스도 대단했지만, 노래 한 곡만 듣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언니의 기차시간에 맞춰 등을 돌려야 했다.

그러니 조만간 그들의 연주를 들으러 또 가 볼 참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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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2. 8. 17. 01:26

 

인천 영종도서관에서 강의의뢰를 받은 날짜인지라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공항철도 씩이나 타고 운서역에 내리니 공기가 다른 기분,   높지 않은 건물이며 넓은 도로가 어찌나 한적한지  햇살조차 이미 가을이 된 것처럼 가볍고 투명했다.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아 물어가며 걸어가는데 잘 지은 주택들 사이로 나무가 울창하여, 살아 본 적도 없는 외국의 교외 주택가가 이렇겠거니 하는 생각마저 든다.

 

도서관은 앙증맞도록 작았다. 4,50대 여성 10여 명이 모인 독서모임이라고 듣고 왔으니 부담될 것도 없고, 담당자가 점심식사하고 들어오는 중이라기에 신문을 보며 기다리는데, 이게 웬일!  낯익은 얼굴이 성큼 들어 선다.  J를 필두로 대학동창들이 죽 나타난 것! 알고보니 영종도에 사는 J가 평소에 활동하던 도서관 독서모임에 강사로 나를 추천하고, 연락이 되는 동창들을 불러 모았다는 것이다.

 

이 중 세 명은 자주 어울리던 팀이라고 해도 어쩌다 보니 얼굴 본 지 7년이 되어 오는 터였고, 나머지 둘은 졸업한 후 처음으로 보는 것이니 무려 32년 만의 대면이었다.  세월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한 자리에 놓일 만한 어떤 기억도 공유하고 있지 못한 사이였다. 제일 왼쪽에 앉은 친구로 말하자면 허리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를 찰랑이는 멋쟁이로 손톱이 하도 길어 새의 부리처럼 휘어진 것을 신기하게 보았던 기억, 축제 때 송승환을 파트너로 데리고 왔던 것이 기억의 전부요, 세번 째 앉은 친구는 날렵하고 활달한 이미지 한 컷이 남아 있는 정도였다.

 

 

 

 

아직도 말괄량이 삐삐 같은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친구는 20년을 땡! 채우자마자 고교 교사를 그만 두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사 읽었다는 내 첫 책에 사인해 달라며 들이미는데, 순간적으로 30년 이쪽 저쪽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어이가 없어, 사인 문구는 저절로 "이 세월을 어쩔꺼나!"가 되었다.

 

졸업하자 마자 결혼한 오른 쪽 친구는 딸이 33세라니 놀랄 노짜다. 조용조용 나긋나긋 할 말 다 하는 품새가 학생 때와 똑같다. 예쁜 덧버신을 신고 있길래 짚히는 것이 있어 물어 보았더니, 아니나다를까 집에 들어올 것 같아 갖고 왔단다.  아침에 스타킹에 조금 올이 나간 것을 보면서도 어디 들어갈 일 없다며 그냥 신고 온 나와의 극심한 대비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제일 오른쪽 친구는 같은 학과를 졸업한 후 다시 대학입시를 거쳐 의대에 진학했던, 의지의 한국인이다. 의대에서 연하의 동급생을 만나 결혼했으니 막강한 의사부부이다. 그 시절, 26세에 인생역전을 시도했던 그녀가 대단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데 26세라는 나이를 많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녹색 티셔츠를 입은 친구가 오늘 모의의 주동자 J, 그녀의 녹번동 옛집이 생각난다. 시멘트로 발라진 조그만 마당이 있는 집에 살다 가 본 그녀네 집은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파초며 키 큰 꽃나무가 가득한 넓은 정원에 정작 조그맣게 지어진 붉은 벽돌집이 그림같았다. 멋대가리 없는 내가 서운하게 군 적도 많았을 텐데 일편단심 나를 기억해 주고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가상하다. 나머지 친구들도 그렇다. 겨우 이름만 기억할 정도인 아무개를 만나러  이렇게 모였다는 것이 재수없을 정도로 곁을 주지 않는 나로선 신기할 따름이다.

 

J네 집으로 몰려 가 수다를 떠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록새록  신기하다. 도저히 한 자리에 앉을 일이 없을 것 같던 동창들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도 신기하고, 그런데도 조금도 위화감없이 금방 소통의 물길을 트는 것도 신기하고, 진정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일을 하면 인생 최고의 전성기가 열린다는, 강의 중에 한 내 말을 기억하고, 그렇다면 자기는 카지노 딜러가 땡긴다는 한 친구가 신기하다. 잊지 않고 내 첫 책을 가져 와 사인을 받은 것으로 보나, 늦게 온 사람에게 내 강의를 요약전달하는 것으로 보아  쉰에 출발하여 작은 연못을 이룬 '나'의 발걸음이 자극이 된 듯하여 뿌듯하다.

 

그나저나 이럴 때는 내 특유의 담담함이 밉살맞다. 이만한 사건이 흔한 것도 아닌데  너무나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말지 않았는가?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내밀 때 "Oh! My God!"  입버릇처럼 되뇌었을 뿐, 반가움을 드러내는 데 너무 인색하지는 않았을까?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중후한 거야! ^^ 

 

돌아보니 오늘 일은 내 인생 최초의 서프라이즈였다. 그저 남의 일로 드라마에서나 보던 장면에 접하고 보니, 내 사전에 서프라이즈라는 어휘가 슬그머니 끼어든다. 가끔은 일부러 공을 들여 깜짝 놀랄 만한 일을 만들어봐야겠다. 그러면서 좋은 일에 접하면 좀 더 크게 활짝 웃고, 좀 더 반갑게 드러내는 훈련도 해 봐야겠다.  누군가 겨울에 사위를 얻는데 연봉이 2억이니, 3억이니 하는 말에 거리감이 들더라도 이번에는 내 쪽에서 판 깨지 말고 오래도록 지켜봐야겠다. ㅋ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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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2. 7. 11. 12:49

 경산의 반곡지.

인터넷 검색으로 간 곳 치고는 아주 만족.

포도와 천도복숭아 밭을 지나 구불구불 평범한 시골길에 숨어 있는 작은 저수지인데

저수지 방제둑에 심어진 나무 만은 평범하지 않았다.

 

지나는 분에게 여쭤보니 '정자나무'라고 하시는데 정자나무라면 느티나무 아닌가?

느티나무는 비교적 보던 나무인데

축축 늘어진 가지들이 물 위에까지 닿을 정도로  품이 너른가 하면,

수피가 한 방향으로 쏠려 거친 파고를 연출하는 놈에,

나무 둥치가 텅텅 빈 놈 등 유독 수형이 자유분방하여  잘 알아보지 못하겠다.

 

언니 말로는

물 속에 심어진 버드나무며 안개가 절경이라 출사지로 유명한 청송 주산지도 저수지 규모는 이와 비슷하다고 한다.

모두가 아는 관광지 말고 곳곳에 숨어 있는 좋은 풍광을  발굴하여 각별한 추억을 심어놓고,

혼자 가만히 꺼내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일진대, 이 날은 그런 여행가라도 된듯 아주 기분이 좋았다.

 

물 위로 드리워진 짙푸른 녹음이 초미니 정글을 연상시키고,

길을 덮을듯 뻗어나간 가지 아래 두터운 그늘로 연신 바람이 불어와  언제까지나 앉아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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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2. 5. 28. 12:58

 

 

 

1박2일로 대구 언니네 다녀 왔다. 언제나처럼 완벽한 언니의 손님맞이 플랜을 보며 내가 다시 돌아 봐졌다. 26일 밤 농장에서의 바베큐 장면. 이럴 때 나는 불판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요리와 정리정돈처럼 깔끔하고 부지런해야 하는 일에는 영 젬병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학원할 때 어쩌다 걸레라도 집어들면 강사들이 안 어울린다고 했을까.

 

 

대신 이튿날 오전 밭일 할 때는 내가 한몫했다. 어디로 놀러갈까 코스를 의논하는 사람들에게, 도시사람들은 전원으로 왔으니 이미 놀러 온 거고, 주변이 한창 이쁘니 농장을 충분히 즐기자, 모처럼 밭일을 해 보는 것도 재미아니냐고 얘기하여, 여럿이 달려들어 참깨 세 두둑을 심고, 마늘밭 세 두둑의 풀을 뽑아 주었다.

거기 자주 가 계시는 엄마는, 여럿이 하니 정말 빠르다고 연신 감탄하셨지만 진짜 농사를 지어 본 내게는 껌이었다.^^ 엄마와 세 딸, 사진만 찍자고 하면 "늙은이가 뭘..." 하며 슬슬 피하던 엄마가 그런 말씀 한 마디없이 호미를 번쩍 들어 포즈까지 취하신다.

 

간밤에도 큰올케의 어깨동무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사진촬영에 임하시던 모습이 짠하다. 아버지 말씀도 두 어 번 하신다.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시절은 엄마가 인생의 현역으로서  눈 앞의 생을 장악하던 시기이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소주 한 잔 하신 탓이겠지만 엄마의 표정이 애잔하다.

눈 깜박할 새 사라진 것은 엄마의 삶 만이 아니었다. 잘해야 일 년에 두 어 번 보는 형제들의 모습은 때로 낯설기도 하다. 나는 오빠의 얼굴이 미묘하게 달라져 아주 낯설었는데 언니는 남동생이 그랬다니, 나 또한 어찌 피해갈까. 한 부모에게서 나서 한 울타리에서 자랐으나 이제 서로 다른 기질 만큼이나 달라진 형제들의 모습은 깊은 감회를 주었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저절로 되는 일이 없듯이 형제관계도 세심하게 배려하며 물을 주어 키워야 한다는 것, 이제 엄마라는 구심점이 없어지면 더욱 빠르게 멀어질지도 모르는데, 혈연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지 않다면 다른 관계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자 맏딸답게 일일이 조카들 대소사까지 챙기는 언니가 새삼 고마워졌다. 농장에서 바베큐파티는 못할지라도, 아침은 전복죽에 저녁에는  완벽 한정식을 차려놓지는 못할지라도 나도 가족들을 초대하여 파티가 하고 싶어진다. 쟤는 조금 이상한 애... 라는 반쯤은 제쳐놓은 둘째딸에서, 클 때부터 조금 특이하더니 자기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 돌아보면 우리 집안을 받치는 기둥은 언니내외이다. 기꺼이 자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언니와 형부도 힘들거나 외로울 때가 있지 않았을까, 그 부담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참 일찍도 깨닫는다, 이 나이에.^^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꼭 보정한 사진처럼 색이 선명하다. 멀리 보이는 유럽풍 전원주택의 주인이 그냥 돈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매사에 조심하고 성실한 사람일 꺼라는 생각이 드니 이제야 인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나 보다.

장미울타리 옆에 돗자리를 깔고 한참을 누워 있었다. 코스모스 싹이 부지런히 가을을 위해 크고 있고, 돋나물 꽃이 별처럼 번져가고, 나무잎사귀들이 바람에 떨며 반짝이는 것을 보노라니 완벽한 충만감이 올라와 나도 땅을 갖고 싶어진다. 널리 인용되는 인디언의 편지 중에, 어찌 인간이 땅을 소유할 수 있고 더군다나 사고 팔 수 있느냐는 구절도 있지만 속인의 세계에선 그게 아닌 거다. '내 것'이라는 것은 내맘대로 할 수 있는 전용권을 넘어 이제껏 잘 못 살지 않았다는 증표이기도 하니 볼 때마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내가 나에게 자랑스러우면 된 것 아닌가!

이리하여 올해 청도행은 형제도 열심히 가꾸지 않으면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것, 주변사람이 자랑스러워하는 삶이 성공이라는 것, 그리고 땅을 가진다는 것의 의미로 다가왔다. 다음에 모이면 데면데면한 성격에서 벗어날 생각도 해 보게 되니, 늦게라도 철이 들고 있나 보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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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엇. 저희 큰아버지댁도 그 근처에 계시는데요 ㅎㅎ 함께 모여서 땅을 일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2012.05.31 0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디제이님도 가끔 가서 땅 일구잖아요.
      사과밭...ㅋ

      2012.06.02 10:59 [ ADDR : EDIT/ DEL ]
  2. 구름너머

    사진만 보아도 푸근함과 부러움이 밀려오네요.
    어딜가시든지 무엇을 하시든지 사색을 멈추지 않는 쌤~
    어머님뿐만 아니라 고향 그 자체도 큰 구심점이 아닐까 싶어요.
    저처럼 도시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줄곧 이사다닌 사람들은
    나이들어 어디를 찾아가야 할까요?

    2012.06.08 09: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ㅋㅋ 식사준비나 설거지를 외면하고 사색만 해서 탈이지요.
      이번에 보니 아주 쪼끔 나아졌더라구요.
      전원주택을 목표로 매진해 봐요!
      구름너머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데요.
      서로 존중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끼리 이웃할 수
      있다면 그 곳이 고향이겠지요.

      2012.06.08 11:06 [ ADDR : EDIT/ DEL ]

좋은 삶/사진의 힘2011. 11. 14. 22:28



한옥마을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한옥이 700여 채라던가?  한옥이 낯선 세대도 아니고, 인사동이나 헤이리 분위기가 나는 관광지에 불과할 지라도 소풍나온 아이처럼 마냥 좋았다.  기와지붕 너머로 보이는 전동성당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카페 유리창에 비친 모습인데 너무 선명해서 꼭 안쪽에서 찍은 사진같다. 주락, 이번에 사진 좀 건졌다. ㅎㅎ
아래 사진도 유리창에 비친 한옥이 단정해서 마음에 든다.
 
왼쪽의 단풍든 꽃나무는 '남천'이다.  도서관 뜰에서 처음 보았을 때부터 눈에 들었다. 어쩌면 이 조그만 식물에도 표정이 있네,  평범해 보이면서도 날렵한 몸매와 이파리에서 풍기는 단아함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름까지 잘 어울렸다. 만만치않은 실력과  성깔을 동시에 지닌 서예가의 호라도 되는양 똑 떨어지는 발음이  선명하고 품격이 있다. 남천... 기억해 두었는데 한옥마을 화단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음,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어.  혼자 좋아라 한다.





이런 풍경을 보면 무조건 좋아서 가슴부터 뻐근해진다.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익숙한 사람들끼리 모여사는 마을의 원형적인 모습이다. 자연과 마을에 대한 이 그리움 때문에 젊은 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농촌으로 내달았을 텐데, 한 시절 살고 보니 자연에 대한 내 그리움에는 이중성이 있다. 내가 우선순위에 놓는 가치는 환경이나 포용력같은 자연의 속성이라기보다,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젊음의 가치이니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이다. 자연 속의 마을에 살되 전에 없던 혁신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 내 비전의 전제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안 뜰이 있는 집에서 채소밭을 일구며 살고 싶었는데, 이젠 다 꿈이 되어 버렸어" 
엄마의 말씀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엄마, 우리 거기다 대나무도 심자"  
얼마나 무게를 두고 하는 말인지 몰라도 딸네미도 거든다. 
 



 









최명희문학관의 전경과 내부, 그녀는 글쟁이로 태어나 전형적인 문인의 모습으로 살다가, 죽음까지 그렇게 맞았다.  여고시절부터 전국의 유수한 백일장을 석권하고 신춘문예를 거쳤으며, 거액의 고료 당선작이자 조선말을 잘 살려낸 대작으로 평가받는 '혼불'로 더욱 원숙한 기량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불현듯 꺾이고 마는 ... 불과 50대 초였다.

조촐하지만 오직 문학을 위해 살다 간 한 문인의 생애를 기리기에 충분한 문학관을 둘러보다, 그녀의 장례를 전주장으로 치렀다는 문구를 읽는다. "나는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  수없이 고친 육필원고를 보며 그녀의 음성을 듣는다. 쓴다는 것의 엄정함과 그 지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데 문득 눈물이 차오른다. 죽어서도 누군가에게 결의를 다지게 할 수 있다니, 이만하면 좋은 삶이 아니었는가!














갈수록 이뻐지는 딸네미의 '모델 포스' 작렬하는 사진과^^   복원된 동헌 마루에 앉아있는 삼대.








전주향교의 380년 된 은행나무, 남아있는 푸른빛과 노란색이 섞여있는 색감이 좋다.  여기서 '성스'를 촬영했다고.^^
7시 기차를 타고 갔다가 밤 12시에 도착, 일요일에는 보통 10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는데 하루를 꽉 차게 채운 느낌이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휘이 돌아 콧바람을 쐬어주면 기분전환이 되는 것을 잊지 말자. 

길을 나서면 숨어있던 내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발견하게 된다. 음식을 주문하는 장면에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길게 쓰기 싫어 넘어가지만, 이런 에피소드가 쌓여 삶을 이룬다, 추억이 된다. 한옥에 관심이 많은 아들에게도 모종의 암시가 되었기를 바란다. 한옥! 제대로 파고들면 막강한 분야인데 말이쥐~~  아까운 사진 중에서 두 장만  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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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1. 11. 7. 01:13

 

 



 








 



오후 세 시나 되어서 경복궁에 도착,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포함하여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어지간한 수목원보다 더 친절하게 나무 이름을 붙여 놓아서, 나무 이름 익히며 슬슬 걷다.   사람 키 정도의 잡목으로만 봐 오던 뽕나무가  2층 건물 높이까지 크는 나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시에 자주 나오는 회화나무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서인지 이렇다할 인상을 받지 못했다. 붉은 단풍이 좋은 화살나무, 서리맞아 허옇게 죽은 이파리가 무성해도 아직도 이름과 어울리는 자태를 하고 있는 미선나무...  ㅎㅎ 머리도 감지않고 나선 길이지만 그래도 기록이니까 사진 한 장 올려주고.^^










왕의 처소인 강령전의 위용과 왕비의 처소인 교태전의 아기자기한 후원. 갈수록 한옥이 좋아진다. 궁궐이 민가는 아니지만 가까이 가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며 무언가 그리워지는 기분에 살짝 놀라다.  좋다, 그렇다면 다음 주에는 전주 한옥마을엘 가는 거다. ^^   딸애가 토요일까지 알바가 있어 멀리 못 가서 여행이 고팠나 보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하고,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도 말이 짧은 내가 여행만은 혼자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다.  그런데 애들이 독립해 갈 것이 명백한 지금, 여행을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엄마와 언니, 아이들뿐이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절감하다.

인사동에서 저녁메뉴로 고른 만두도 성공적이었고, 딸애도 아주 마음에 드는 모자를 하나 샀다. 내 눈에 들어  사라고 부추겨댔더니 아저씨가 웃으며 2천원을 깎아 주었다. 오가는 전철 안에서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을 다 읽어서 흐뭇하다.  바이올리니스트가  화가와 음악가를 연결해서 쓴 에세이인데, 기본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깊숙히 알고 싶고, 전혀 문외한인 음악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나에게 딱이다.  우아하고 화사한 발레리나를 많이 그린 드가, 글쎄 이 책에 의하면 당시의 무희들은 지금의 발레리나와 개념이 달라 대부분 노동자 계층이었고, 공연 외에 몸을 파는 일을 겸할 정도로 하층계급이었다고 한다.  무희들은 한껏 치장을 하고 스폰서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림 속에서 발레리나를 지켜보고 있는 남자들이 바로 그들이었다니 놀랍다. 드가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무지에서 오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에 가벼운 전율. 어디 그런 것이 드가 뿐이겠는가!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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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사진의 힘2011. 10. 27. 14:54












 


 



대구 '클럽리'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내 책에 사인을 해 드렸다. 
한 분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셔서 사진이 많기도 하거니와, 동작들이 재미있어서 남겨 본다.
성함이나  요즘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여쭤 보느라 귀를 기울이는 내 모습, 환하게 웃는  분들의 모습이 좋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사인을 줄서서 받아주시는^^ 분들을 보노라니, 진짜로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손 끝까지 짜릿해 진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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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언니는 진짜 중요한 분 맞아용!!^^
    글로써 힘을 주고 인생을 바꾸게 하는 힘을 주는 중요한 분!!!^^

    대구찍으시면서 어찌 연락도 안 주시공!!!^*^
    건강하시죠?

    2011.10.30 23: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어이쿠! 응원의 말씀 고마워요!
      말은 위처럼 했어도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산답니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란 없다"
      "우리 삶은 지극히 일상적인 동시에 신화적이다"

      2011.10.31 11:22 [ ADDR : EDIT/ DEL ]

좋은 삶/사진의 힘2011. 5. 9. 11:27





엄마 모시고 서울대공원에 갔었다. 엄마는 호숫가에서 쑥을 뜯으시고 나는 미술관에서 김종학전시회를 보았다. 가정도 떠나고 싶었고, 사회도 떠나고 싶었단다. 설악에 들어간 지 30년이 되어 오는 노작가의 색감이 어찌나 강렬한지 연배를 의심하게 만든다. 분홍색 물감을 더께칠하여 흐드러진 벚꽃 구름을 표현한 화폭에는 봄이 들어 있었고, 백화가 만방한 그림의 타오르는 붉은 빛에서는 한여름 작열하는 햇볕이 느껴졌다. 그의 그림은 비슷한듯 다 다르다. 유치찬란하게 선명한 원색의 향연이 계속되다가 문득 보여주는 중도! 몇 점이 마음에 들었다.




 



 미술관에서 건너다 보이는 앞산과 미술관 앞 뜰의 모습, 신록의 절정이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을 받아 연두빛깔도 환하게 빛나고 있다. 신록이 활활 불타고 있다.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초록색 뭉게구름들,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드러나는가 하면 감춰주고, 선명한 것과 모호한 것이 주장하는가 하면 배경이 되어주는 색깔의 향연에 눈을 빼앗기다. 내가 조금만 진득했더라면 저것을 화폭에 옮기고 싶어 안달이 났으리.




정갈하고 세련된 정원도 아주 좋았다. 뭘 하느라고 입때껏 미술관에 첫걸음이라니, 앞으로 자주 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혼자도 좋고 여럿도 좋을 것 같다. 이슬비 참하게 내리는 날 혼자 걸으며 맘껏 고적함을 즐기고 싶고, 급할 것 없는 약속이라면 그닥 멀지 않은 곳에서 자연의 여유에 흠뻑 취할 수 있으리라.  

 

자연의 색깔은 튀는 것이 없고, 자연의 모양은 거슬리는 것이 없다. 작고 소탈한 것은 그것대로, 크고 화려한 것은 또 그것대로 자기다울 뿐이다. 그래서 자연 - 스스로 있음인가.  -- 요즘 어떤 꽃들은 공장에서 만든 것처럼 인공적인 색깔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가끔 만져봐도 조화같은 꽃들이 있다. --

저 작은 제비꽃 이파리마다 줄무늬까지 넣어 일일이 흰색 섞인 보라빛으로 염색한 신의 손길을 보라,  아래의 겹꽃은 위로 올라가면서 일정한 비례로 꽃잎이 작아진다. 너무나 정교한 신의 마름질에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우아하게 궁글려진 이파리 모양이며, 가장자리로부터 점점 연해지는 색깔에 눈이 팔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꽃을 들여다본다.


 

 


 





동물원은 인산인해였다. 젊은 연인들이 3/1, 아기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3/2, 엄마 말마따나 어버이날인데 어른은 없고 순전히 애들 잔치였다. 유모차가 얼마나 많은지, 뒤뚱뒤뚱 걷는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또 아이들이 왜 이렇게 이쁜지!  요즘 애들이 이뻐 죽겠다. 3살에서 5살 정도의 아이가 지나가면 자꾸 말을 시키게 된다. 가까이 지나가는 애들을 똑바로 바라보며 활짝 웃어주었더니 3살쯤 된 여자아이는 저도 활짝 웃으며  관심을 받아들이고, 같은 또래의 다른 남자아이는 세모눈을 하고 나를 흘겨본다. 아직도 두 아이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아기들이 이토록 이쁜 이유는 내가 점점 생명에서 멀어지고 있어, 역설적으로 생명의 신비를 찬미하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초록색 숲에 밝은 색깔 옷을 입은 아이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순간적으로 셔터를 눌러 놓고 좋아라 하고 있다. 아주 마음에 든다. 초점 같은 것에 상관없이 막대기 하나씩 들고 무언가에 다가가고 있는 아이들의 동작이 살아있어서 좋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라는 것이겠지. 아이들이 몰두한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지고, 살짝 긴장한 아이들의 동작에서 느껴지는 비밀스러움도 좋다.  전혀 모르는 아이들일지라도   나는 저 아이들이 마냥 이쁘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사진도 순간을 잡아채서 의미를 부여하고 영구보존하는 일이로구나,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이었구나, 마음 속에 불 하나가 지펴진다. 아기들을 비롯하여 이쁜 것<?>들을 사진으로 찍는 일에 땡긴다.  조금씩 사진에 다가가고 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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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님께서 한창 마음이 끌리신다는 4살 된 남아 여기 하나 있습니다.^^ (미탄님 뵙고 싶어서 유혹하는 중이에요.ㅎㅎㅎ) 서울대공원에 자주 오시고 싶으시다는 말씀에 힘입어, 오시기 편하시다면 저희 서울대공원에서 봄나들이 해요~ (이젠 마구마구 조르네요. 히힛~) 연수엄마 아이 낳기 전에 우리 봄나들이해요~~~ 아~ 4살 남아, 연수까지 둘있습니다! ㅎㅎㅎ

    2011.05.10 12:1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별 특징없는 노땅과 놀아주려고 하는 마음은 기특하나^^
      내가 요즘 살짝 정서불안이라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면 그 때 보기로 해요.
      아무리 늦어도 두번 째 책이 나올 때까지는 내 연락하리다.
      고향 후배처럼 이렇게 편하게 말 걸어주니 참 좋네요.

      2011.05.10 22:21 [ ADDR : EDIT/ DEL ]
  2. 아. 저도 저 사진이 참 좋아요.
    살짝 흔들린 것이 오히려 여자아이가 어떤 '비밀의 정원'에라도 서있는듯 설레고 긴장된 느낌을 주는것 같아서요. 앞으로 숙여진 아이들의 자세도 좋고요.
    저맘때의 세상은 온통 다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언제라도 마법의 세계로 변할 수있는 그런 세상이겠지요.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 특히, 자연은요.

    나란히 유모차에 앉은 큰 발(그래도 여전히 작은), 작은 발의 아이들도 뭉클합니다.
    잘 뛰어논, 그래서 따끈따끈해진 어린 발들이 시원한 오후 공기속에서 쉬고 있는 픙경이 너무 예뻐요.
    이런 순간이 좋아서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의 날들이 힘들어도 웃으며 견디는 것인가보다.. 싶어요.

    살림님이 제 몫까지 열심히 졸라주셔서 저는 그저 좋네요~. ^^
    두번째 책이 나오면 꼭 뵐 수 있기를... 아, 그러나 저는 6월 초에 출산이랍니다. ㅎㅎ
    언젠가. 맞아요. 꼭 뵐 수 있겠지요.

    2011.05.11 15: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관심사도 비슷하고 아이들도 같은 연령대이고
      두 분 다 지순해 보이고
      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렇게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출산이라는 말이 기적으로 들리네요.^^
      늘 생명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의 신비를 느껴왔지만
      내가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것이 아득할 정도로
      그렇게 낯설고, 낯선 만큼 더 신기하게 느껴져요.

      이번 원고마감을 지킨다해도 또 시간이 걸리지요.
      평화 백일은 넘기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를 시작해야겠네요.^^

      2011.05.12 09:51 [ ADDR : EDIT/ DEL ]

좋은 삶/사진의 힘2010. 3. 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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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주홍락 - 광교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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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산에 갔었어.
머지않아 온 산에 진달래가 가득하리라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진달래 꽃길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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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맺힌 것을 풀어주는 햇살이었어.
한없이 따사롭고 한없이 투명하고 그 누구에게나 가 닿는 햇살아래 그냥 걸어 다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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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나는,
살진 봄쑥 한 번 뜯을 생각않는 한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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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좀 찍어보렴...
아들에게 피사체를 권하고, 사진을 함께 보는 역할이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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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산수유 꽃송이부터, 조그만 다랭이논 그루터기까지
참 평화로운 햇살이 골고루 내려앉은 날이었어.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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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에 느껴보는 좋은 봄햇살이었습니다.
    사진에 봄내음이 물씬나네요... 바로 곁에 있는 듯 합니다.

    2010.03.28 21:18 [ ADDR : EDIT/ DEL : REPLY ]
    • 나도 어제 느부지게 쉬었는데, 젠느님도 그랬던 것 같네요.
      사진을 이렇게 좋아하면서도, 디카에서 한 발도 나가지 않으려는 내 모습이라니!

      2010.03.29 08:12 신고 [ ADDR : EDIT/ DEL ]
  2. 진달래가 나오기 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넘 이쁘네요 .. ^^
    정말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예요~
    저희 어머니도 봄이 오니, 달래든 쑥이든 캐고 싶다고 하시던데..
    이번 봄은 여느때와 다르게 좀더 조용하고 잔잔했으면 하네요.. ^^

    2010.04.01 02: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조금 쉬고 싶으신가 보네요.
      원하시는 대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꽃피면 공연히 분주하더라구요.^^

      2010.04.02 12:07 [ ADDR : EDIT/ DEL ]
  3. 다랭이논의 물기가 톡!하고 튀어오를 것 같아요.
    봄이 다 왔나 싶다가 또 춥고 또 춥고 그럽니다.
    2기 마치신 것 축하드리고요, 3기의 힘찬 출발도 미리 응원할께요.
    아드님 사진의 느낌들도 참 좋은데요. 어머니와 봄날 산책길 동무하는 큰 아들.. 얘기만 들어도 평화롭고 따뜻한 풍경.

    2010.04.01 13: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춥고 또 춥고... 이 부분이 마치 똑순이에게 말해주는듯정겹네요.
      똑순맘도 사진 잘 찍지요. 나는 보는 것만 좋아하지 조금만 더 다룰 줄 알아도 좋을 텐데, 아쉽네요.

      2010.04.02 12:09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