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14. 5. 24. 03:15

 

 

만약에 그가 타고난 음감 만큼이나 삶에도 정통하여

모든 껍데기를 배격하는 순정과

자유롭게 본능을 따라 가는 확신을 가졌다면

만약에 그가 자신의 사랑으로 상대를 잡아당기는 인력을 가졌다면

 

만약에 그녀가 진심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면

교활한 처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젊은날 잠재워둔 사랑의 늦은 도착에 감사하고 있었다면

게다가 스무 살의 욕망을 도발할 미모까지 갖췄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 그런 사랑도 가능하리

그러나 리얼이 아니어도 충분하니

이토록 우아한 선동, 정성주의 상상력만으로 충분하니

 

그게 아니야, 그건 사는 게 아니야, 한번쯤 뒤집어봐

다들 까불지마, 음악이 갑이야!

불륜과 클래식, 어디에도 없는 황홀한 이종교배에 막귀가 열린다

음악이 들린다, 마음이 열린다,

나는 잘 못 살아도 한참 잘 못 살았구나

정교한 드라마 한 편에 담긴 노고에 절로 무릎이 꺾인다

 

악기라는 건 내가 소리 내 주기 전에는 아무 것도 아니야

사람끼리도 그렇잖아

지금 당장 네게 있는 것을 진심을 다 해 아끼고 사랑해 주기 바래

 

이건 차라리 한 편의 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프로패셔널의 혈서,

 

정성주가 가만히 내 어깨를 부축인다.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밀회 15회, 16회를 보았다. 탈린의 올드시티가 딱 영어마을보다 조금 큰 규모더니 리가도 비슷했다. 도대체 무얼 가지고 발트3국의 이름을 얻은 거야? 심심한데 추적추적 비까지 내리고, 밀회는 실로 앗쌀했다. 잠시 느껴본 지 아주 오래 된, 쓸쓸함이라고 불러도 좋을 기분이 들었지만 고개를 흔들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4.05.24 0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