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11. 1. 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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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작가와 PD는 좋겠다. 슬쩍 지나쳐가는 상상을 완벽한 환타지로 형상화할 수 있으니. 거기에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티홀’ 등 연이은 성공으로 흥행을 담보하게 되었다면 더 말해 무엇하랴. 드라마 제작상의 재량이 부쩍 늘어났을 것은 현빈의 집만 보아도 명확하다. 그 집은 부와 감각을 갖춘 차도남에게 벌어질 기이한 일의 배경으로 손색이 없었다.

딸 옆에서 건성으로 ‘시크릿 가든’을 보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현빈이었다. 그는 애교스럽게 과장된 ‘사회지도층’의 역할에 완벽하게 어울렸다. 게다가 어찌나 열심인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질식하는 장면 같은 것은 정말 감탄스러웠다. 자기 분야에 자부심을 갖고 선택한 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서른, 어느 정도 세상을 알 나이기는 하지만 그는 유독 영리해 보인다.

우선 목소리가 그렇다. 연기자에게 보이스는 특히 중요하다. 윤상현의 깨방정 목소리를 보라. 그가 연기폭을 넓힐 수 없는 데에는 보이스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김태평 시절부터의 단정한 이목구비는 영낙없는 수재의 모습이자, 경찰대학에 가고 싶었으며, 해병대에 지원한 강단과 절도가 엿보이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가 아주 똑똑하다는 결정적인 증거 한 가지는 그가 연기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이다.

김은숙작가가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단다. “인생에는 마법 같은 순간이 옵니다. 그 때 준비된 사람은 자기 인생을 마법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가난한 작가지망생에서 황금거위를 낳는 인기작가로 부상한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리라. 현빈이 피곤에 겨워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을  보며, 반쯤 쉰 목소리로 조심스럽고도 애틋하게 부르는 ‘그 남자’를 들으며, 그가 자기 인생의 마법을 시작한 것을 알았다. 연기자 현빈 보기 좋다. 자신의 일에 치열하게 몰두하는 사람은 보는 사람에게도 생의 의지를 북돋워 준다.  그래서 나는  ‘만추’를 보러 갈 것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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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멋..
    지금 그남자 듣고 있는대요. 무한반복 중입니다.
    다시 봐도 멋지고 노래도 왜 이리 잘 하는건지....ㅎㅎ

    늘 다른 분위기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참 연기자인 것 같아요.
    그래도 잘 생겨서 좋다능..ㅋㅋ

    2011.01.22 2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 현빈의 그 조심스러운 발성이 숱한 여자들에게
      잠시라도 자신이 그 노래의 주인공인듯한 느낌에 빠지게
      한 것을 생각하면, 참 대중문화의 위력이 대단하지요?
      그 음원 수입만 해도 굉장할 것 같네요.^^

      2011.01.23 10:08 신고 [ ADDR : EDIT/ DEL ]
  2. 비밀댓글입니다

    2011.01.23 13:47 [ ADDR : EDIT/ DEL : REPLY ]
    • 도서정보 고마워요.
      아주 느낌이 좋네요.

      저자든 드라마작가든 반복되는 작품을 보면서
      커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자극이 되더라구요.
      '파리의 연인'의 닭살스러운 설정에서 '시티홀'의 사회성이 나오고
      똑똑한 환타지로 대히트를 하기까지
      돈받아가며 훈련한 거지요.

      우리에게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막혀있는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인생을 마법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준비를 계속하면서 깨어있어 기회를 나꿔채고
      인정받을만한 성과물을 내는 작업을 계속하는 자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가는지 길게 보고 싶다는 것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동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사는 것이 꽤 재미있지 않나요?^^

      2011.01.23 10:0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