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11. 1. 1. 13:41

나는 원래 촘촘하게 짜여진 계획표만 보아도 숨이 막히는 스타일이었다.  ‘TV편성표’같은 일과에 묶여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워낙 자유를 신봉하고 즉흥성을 사랑하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내가 생활하는 방식은 한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뼈대로 두고 다른 것들은 그때그때 마음을 따라가는 식이었다. 요즘으로 따지면 책쓰기와 프로그램에 대한 느슨한 계획만 있을뿐, 다른 것들은 모조리 열외가 되는 셈이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낀 건 시간관리 때문이었다. 시간이 줄줄 새고 있었다. 푹 자야 머리가 제대로 회전되는 편이므로 기상시간 같은 것에는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다. 시간관리보다는 성과물관리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같다. 일 주일에 책 세 권 읽기, 글 세 편 쓰기... 이런 식의 목표를 수없이 세웠다. 엄밀히 말하면 목표도 아니었다. 마음먹고 다짐만 했을 뿐, 시한을 둔 적도, 과정을 기록한 적도,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한 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뭉텅뭉텅 사라지기 시작했다. 분침이 휙휙 돌아가는 것이 보일 정도이다. 푹 자고 일어나서 아침 해 먹으면 열 시, 주말에는 열 두 시도 좋았다. 그 때부터 단골사이트 한 바퀴 돌고 새글 읽고 댓글 달다보면 두 세 시간이 후딱 갔다. 기분전환도 할 겸 간식좀 챙겨먹고 산책을 하거나 가사돌보기, 아주 가끔 TV 조금 보면 또 서너시간이 날아가고 없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그 때부터 짐을 챙겨 도서관에 가기도 했다. 저녁 7시에 집을 나서면서 그래도 서너 시간은 책을 읽을 수 있어! 했던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다보니 성과물도 적고 제대로 놀 수도 없었다.  늘 숙제 안 한 아이처럼 조바심이 나 쉬면서도 온전히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백수에게는 주말이 없다’는 말이 딱 맞았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거꾸로 속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하루 작업양을 오전에 해놓고 저녁에는 맘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아침기상이며 습관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었구나!  뒤늦은 깨달음이 왔다.


변경연 새벽기상프로젝트 단군의 후예 http://www.bhgoo.com/zbxe/dangun_intro


오늘 아침 8시 경에 눈을 떴다. 2011년이라구? 휙휙 바뀌는 연도며 내 나이며 회한이 스치려는 틈새로 일지를 쓰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너무 빽빽하지 않은 선에서 시간관리와 습관만들기를 하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표현에도 '의식적인' 노력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100일만 써 봐야겠다.


 

               시간관리, 강좌2년차, 사람!  2011  나의  하루

  시간

  오전


  식사


 오후


  식사


 저녁


  식사


  가족

  엄마


 주락


  홍삐


프로그램


  관계

  훈련


  운동


  곳간

  수입


  지출


  기타



 

일지 양식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올해의 주요 키워드가 잡혔다. 강좌2년차이니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야겠고, 시간관리를 통해 두 번째 책을 비롯한 성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계!  이제껏 내 관계전선은 사회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백치수준이었다. 그렇게 된 원인을 따져보면 혼자놀기에 능하여 물리적인 외로움을 타지 않는 편인데다가 마음먹은 것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기질 탓이지만, 거만함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그 거만함은 ‘너 없어도 살 수 있어!’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 설령 살 수 있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제 조금 안다.  그리고 ‘밥’^^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건강을 위해 조금씩 덜 먹어야 하리라. 하루중 식사량을 모두 기록함으로써 식사습관개선에 도전한다. ‘식사’도 웃기고 ‘식사량’은 더 웃기고,  ‘밥’이라고 쓸 수도 없고... 결국 '식사'가 당첨되다. 지극히 초보적인 형태지만 내 삶을 통털어 일상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첫 시도이니 감개무량하다.


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변경연 후배연구원 박미옥 덕분이다. 그녀의 전략적인 사고에 살짝 충격먹었다. 나는 그동안 자유와 무계획을 혼동하고 있었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나를 관리하고 하루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겨우 알았다.  자발적 규제와 성취의 기쁨이 진정한 자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기쁜 마음으로 그녀의 가정경영일지를 소개한다. 결혼 7년차 워킹맘의 리얼더큐 가정경영일지,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다. 참고가 되기를!

박미옥 블로그 : 스스로의 기쁨으로 세상을 기쁘게 하라 http://blog.naver.com/myogi75


자기경영 일지 (2010. 11 . 18 , 목)

오늘 한 일

내일 할 일


No.1   일지

No.1   일지

No.2   논어 북리뷰

No.2   논어 북리뷰

No.3  

No.3   박남준시인 만나러..

No.4  

No.4  

나의

필살기

읽기

두통으로 아무것도 못했다. --;;

자료조사

The Boss, 혼자 놀기, 꿈꾸는 아내, 남편&아내 사용설명서 등 후르륵!

쓰기

성과

o 일지

* 소요시간(210분, 10:00~13:30)

오문오감

일기 

1. 과거 긍정 경험

남편을 사랑하고 있구나. 확신하게 되었던 순간.

만난지 하루만에 결혼을 결정했다. 그 때 알았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에는 참 여러 가지 의미가 숨어있다는 것을. 물론 그는 참으로 훌륭한 신랑감이었다. 당시 내 주변에서 만나던 다른 대상자들속에서 그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그게 사랑이었을까?

결혼한 지 6년 만에, 그것도 그가 생각지도 못하던 좌절에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면서 ‘사랑’이라는 느낌을 알게 되었다. 그건 그동안 내가 ‘사랑’이라고 착각하던, 그가 만들어준 안락한 그늘에 대한 고마움을 너머선 무엇이었다. 이 사람이 아프면 내가 더 아프구나. 이 사람이 힘들면 나는 더 힘들어지는구나.

그 순간 아마 나는 인간적 성숙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지 않았을까?


2. 감사할 일

오후내내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휴직하고 처음으로 낮잠을 잤다. 하지만 잠을 자면서도 내내 묵직한 무언가가 집요하게 머리를 자극하는 느낌을 벗어버릴 수가 없었다.

오후에 받은 두 통의 전화덕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대문밖을 나갈 수 있었다. 정비된 길을 따라간 한강공원의 야경. 6시에도 멋진 야경을 선사하는 겨울이 참 고마웠다.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찬바람을 머금고 있어서 더 고마웠는지 모른다.

전화 때문이었는지, 한강때문이었는지, 겨울바람 때문이었는지 상쾌한 마음으로 아이들과의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고마운 하루였다.


3. 오늘의 선택

내 안의 묶은 고민을 해소하라. 내가 책을 써야만하는 가장 설득력있는 이유.

그러고 보면 내내 ‘관계’가 화두였다. 여름에 썼던 미스토리의 키워드도 ‘관계’였다. 잘 달려가던 길을 벗어나 새 길을 찾고자 했던 것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존재’가 아니라 ‘관계’라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때만해도 그저 ‘이게 아닌데..’하는 애매한 느낌이었지만, 찬찬히 돌아보면 관계의 재발견이 방황의 단초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참 민감한 편이다. 미묘한 감정의 지형도를 그리는데 능하다. 그게 객관적 사실인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내 머릿속에선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지형까지 디테일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떠오른다. 문제는 당췌 가보고 싶은 지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은 너무나 분명했다. 길의 모양과 방향은 물론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와 그때 그때 날아드는 바람의 느낌까지도 꼼꼼히 디자인해놓고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찾아다녔다. 내가 꿈꾸던 길을 가진 사람을.


사람들속에 있으면서도 늘 외로울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나는 세상에 없는 것을 찾아다녔던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양면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내 마음은 좋아하는 총각선생님이 화장실에서 나오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던 여중생에서 한치도 자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문제가 다 지나간 것 처럼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아직도 ‘관계’가 제일 어렵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관계가 없어,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야 많고도 많지만 그래도 우선 순위를 정하자면 그건 단연 남편과의 관계가 아닐까? 첫책을 계기로 남편과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존재'를 너머서 '관계'의 세계로 들어서는 첫 동반자로 남편을 선택하겠다는 말이다. 성공한다면 남편은 세상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주는 도라에몽의 ‘어디로든 문’이 되어주는 셈이다. 넘 이기적인 거 아니냐구? 걱정 안 해도 된다. 내 책의 첫 독자인 남편도 금방 알게 될테니까. 아내 역시 남편의 ‘어디로든 문’이 될 준비를 마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4. 새로운 깨달음

내가 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자유’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질서’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한 안전장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다시한번 내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내가 갖고 있는 질서를 꼼꼼히 점검해보자. 자유를 만드는 질서인가? 자유를 해치는 질서인가? ‘질서’를 위한 질서를 취하고 있지는 않는가? 또 더 취하려하지는 않는가?


5. 원하는 미래상

2010.12

까만 원피스, 까만 자켓. 깊은 눈빛, 샤이니한 피부. 스키니하면서도 볼륨있는 라인. 꿈꾸는 미소. 경쾌한 목소리. 따뜻한 마음.


6. 출간 일기

각자 서문과 목차를 준비해서 만나기로 했다.

밸런스

(몸)

기상시간

4:26

운동

한강공원 산책 * 가는 길을 정비해선지 한결 쾌적한 분위기였다. 자주 이용해야겠다.

식사

아침 : 빵&밥  점심 : 밥 저녁 : 밥

* 아침을 좀 과하게 먹었더니 하루종일 컨디션이 별로였다.

가족

남편

감동포인트

존재 자체가 감동.

20분대화록

내년 초부터 해외근무를 할지도 모른단다. 이기 왠 날벼락인지. 내 회사도 있고 애들도 그렇고 다같이 나가긴 어려울 것 같으니 만약에 가게 되면 혼자 나가겠단다. 머리가 복잡하다. 우리야 어떻게든 살겠지만 남편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하긴 남들은 못가서 안달인 곳이긴 하다. 살기도 좋은 곳이긴 하다. 하지만..남편이 정말 원하는 삶의 모습이란 어떤 걸까? 운이 좋아서 남들보다 좀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을 갖게 되었다 해도 기본적인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퇴직하고도 적어도 30년은 더 살아야한다는 말이다. 그 옛날의 영화를 그리워하며 그 30년을 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 그의 현실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함께 연구해봐야겠다.


이렇게 말했더니 갑자기 버럭 화를 낸다. 지금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30년후를 생각하게 되었냐고. 남편말도 맞는 것 같긴한데..그렇지만 그래도...


후~ 아직 잘 모르겠다. 자신의 소신대로 삶을 이끌어가도록 지켜봐주는 게 좋은 것인지, 내가 찾은 혹은 찾았다고 생각하는 지혜를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하여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삶’으로 보여주는 것 뿐이다. 남편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나의 명료한 선택지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게 내가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내조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기타


창훈

놀이종류

트리케라톱스 놀이

놀이양상

아기 트리케라톱스의 모험. 우리끼리 붙인 놀이의 이름이다. 일종의 역할극. 창훈이는 아기 트리케라톱스 역할을 맡은 나의 대사에 열광한다. 뭐 그냥 시시한 이야기뿐이구만. 틈만 나면 이 놀이 하자고 졸라댄다. 한번 하기 시작하면 끝낼 줄을 모른다.

표현재능


눈높이놀이

모두 함께

기타


서영

놀이종류

트리케라톱스 놀이, 떼떼놀이

놀이양상

창훈이랑 놀이하는데 계속 주변을 맴돈다. 아니 안으로 들어와 세워놓은 동물들을 자꾸만 망가트린다. 그러니까 창훈이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창훈이가 화가 났는지 돌고래 한 마리를 서영이에게 휙 던져준다. 지켜보던 나는 창훈이의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나고 말았다. 나도 코끼리를 하나 집어 창훈에게 던지며 “창훈아, 엄마가 너한테 뭘 던지니까 기분이 어때?” 물을 것도 없다. 창훈이 눈엔 벌써 눈물이 가득하다. 섭섭했던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던 서영이가 제 코닦던 손수건으로 오빠의 눈물을 닦아주려하지만 창훈이는 아직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손수건마쳐 휙 뿌리쳐버린다. 놀란 서영이가 엄마랑 오빠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창훈이의 울음소리가 더 커져만 간다. “봐! 서영이가 오빠 놀리잖아! 그런데도 엄마는 맨날 나만 혼내키구. 엄마도 나쁘고 서영이도 나빠!”

우짠단 말이냐. 재미있자고 시작한 놀이가 울음바다로 끝나고 말았으니.. 쩝..

하지만 또 금새 언제 그랬냐는 듯 다같이 맛있게 밥을 먹었다. 가족이란 참 신기한 조직이다. 단란한 식사시간의 즐거움으로 창훈이의 마음에 난 오늘분의 금이라도 메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표현재능

여자아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곱다. 뭐든 나눠먹으려고 하고 오빠가 울고 있으면 달래주려고 애쓴다.

눈높이놀이


기타


기타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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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미옥씨 블로그가 있었군요. 칼럼에 몇번 올라오는 글을 보며 생활을 통한 자기관리가 대단하다 여겼는데... 저도 한번 봐야 겠군요.
    아침기상.. 남들이 좋다 좋다 할 때는 확실히 뭐가 있긴 있더군요. 한선생님의 2011년이 꽉 찰 것 같습니다. 새해 뜻한바 이루시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2011.01.01 17:5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일지를 써야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하고 자꾸 돌아보게 되니
      '의도'와 '목표', '각성'의 위력에 새삼 놀라게 되네요.

      우리가 저마다 전문성을 가진 1인기업가로 우뚝 서서
      주도적인 자기성장을 거듭하며, 때로 어울려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젠느의 새해야말로 기대되는 걸요
      맘껏 쭉쭉 뻗어나가기를!

      2011.01.02 09:30 [ ADDR : EDIT/ DEL ]
  2. 알레프

    선생님. 가정경영일지..
    정말 계획적이고, 실속있는 하루를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리까지 말끔히
    하지만 보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 지는 건 왜 일까요...ㅠ.ㅠ
    성격유형중에 계획적 유형과 즉흥적 유형이 있는데 전 완전 후자쪽이거든요.
    차별화 포인트는 더 고심해 보겠습니다.
    감사해요

    2012.05.02 13:38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나도 알레프와 비슷한 기질이고
      당사자도 얼마 못 썼어요.^^
      차별화에 포인트가 있는 것만 잘 입력했으면 됐어요.

      2012.05.02 17:35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