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온 퀴스텐마허 부부, 단순하게 사랑하라, 갤리온, 2007
 

파트너들이 도달하는 세 번째 단계는 ‘장원’이다. 밭을 가꾸고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단계이다. ‘사랑’만이 강조되고, 현실적인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크나큰 적응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가령 혼자 독립한 적이 없는 남성을 경계하라. 어머니의 보호로부터 여자친구의 우산 밑으로 그대로 이동한 남성은, 사회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 책에는 가정을 가꾸기 위해 부부가 노력해야 할 여러 가지 지침들이 수록되어있다. 모

두가 정곡을 찌르는 금과옥조이다. 이처럼 폭넓고 이처럼 실제적인 조언을 본 적이 없다.

내가 골머리 썩고있는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거쳐왔고 해답과 오답이 누적되어 있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그 문제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감정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문제를 더 키우는 대신, 냉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부부가 부딪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여기에 망라되어 있다. 이 예상문제집만 마스터한다면, 당신은 결혼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다!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대화하며 서로 배워라.

파트너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마라, 필요한 것은 성급한 충고가 아니라 친밀감이다.

집안정돈문제를 우습게 여기지마라

당신과 파트너가 함께하는 삶을 보여주는 공간을 잘 꾸미는 것은 당신 자신을 개발해 나가고 파트너와의 관계를 좋게 유지,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코 우습게 볼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저자들은 집안팎의 수선작업을 통해, 영혼이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도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라고 권한다. 그냥 놔둬도 저절로 낫는 상처가 있는가 하면, 친구나 심리 치료사를 찾아가 도움을 받아야만 치유가 되는 상처도 있다. 이런 경우 치료는 집을 손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낭비나 사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이 심란해한다 싶어도 부탁하지도 않는 충고를 하는 건 삼갈 일이다. 남자는 너무 일찍 도움을 받거나 너무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경우 자신의 힘과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 결과는 게을러지거나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족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건 아주 나쁜 방식이다. 부부가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점검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아내가 자기 자신을 위해 가끔 가족을 떠날 수 있는가. 아이를 맡길 곳과 식사를 미리 준비해 놓지 않고도 그럴 수 있는가. 이때 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가

2. 남편이 가끔 직장 일과 관계없는 시간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일에 쓸 수 있는가.


사람마다 영혼을 확대하려는 욕구의 정도가 다르다. 작은 방 몇 개에 만족하는 사람은 상대의 방이 너무 많아서 자신이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반면 복잡한 쪽은 계속 더 많은 방을 갖기를 원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파트너가 어느 방향으로 더 발전하면 좋을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통적인 결혼생활에서는 사고를 요하는 부분에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얹혀살고, 정서적인 면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얹혀 살았다.  현대의 부부 관계에서는 이 역할 분담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저마다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복잡한 쪽과 단순한 쪽이 서로 노력해야 할 부분, 심지어 재혼으로 만난 부부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들은 위기에 다다른 부부에게도 송곳같이 날카롭고, 현자처럼 지혜로운 처방을 아끼지 않는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남자, 당신의 책임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감정 발달을 너무나 도외시 해 왔다. 자신의 느낌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여자, 당신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당신은 꼭 붙잡고 있어야 할 외부 세계와의 연결고리를 놓쳐버렸다.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당신의 욕구를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 책의 섬세하고도 실용적인 지침을 자꾸만 옮겨적고 싶다. 이 책은, 결혼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법전이다. 고르고 골라서 몇 가지 놓칠 수 없는 요점을 정리해 본다.

좋은 관계라면 서로에게 숨 쉴 틈을 준다.  당신의 파트너와 자녀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쉴 새 없이 당신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잘해줌으로써 그들을 조종할 생각은 버려라 그리고 당신이 정말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하라. 언젠가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기쁜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말이다.

현명한 부부싸움을 하라. 성공하는 부부는 ‘당기기’와 ‘밀기’라는 양 극을 함께 갖고 있으며, 평화제안을 금방 알아듣는다. ‘나중에 말하지’하며 총알을 차곡차곡 쌓아놓지 말아라, 용서하라, 용서는 과거의 상처를 놓아버릴 수 있는 용감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행동이다.

외도를 할 때 당사자에게 매혹되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에 홀리는 수가 많다. 아내가 너무 ‘엄마’ 역할에만 충실할 경우 ‘여자’에게 이끌리는 식이다. 즉 부부간의 고착된 역할 놀이에 염증을 느끼고 도망쳐 버린 것. 저자들은 묻는다.

부부관계를 통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가, 정말로?


이제 슬기롭게 ‘어두운 숲’을 통과한 부부는 ‘왕궁’에 도달한다. 인생에서 주어지는 최고의 선물이다. ‘왕궁’에 사는 부부는 전체를 볼 줄 아는 거시적 안목을 갖고 현실을 폭넓은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있고 유연하게 그리고 힘차게 행동하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점점 더 외교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왕궁’에 도달한 부부는 서로 상반된 요소를 융합한다. 자율성만 강조하다 보면 관계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관계에만 집착하면 자아 상실의 위기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말에 대한 반대를 수용한다. 반대는 선물이다. 반대를 수용할 때 그 사람의 존재는 확대된다.

훌륭한 궁수는 결코 과녁 한가운데를 맞히지 않는다. 자꾸 정곡을 찌르면 파트너와의 사이가 정말 나빠질 것이다. 상대의 과녁을 슬쩍 스치는 것으로 족하다. 대개 최적이란 가득찬 것이 아니라 약간 적은 것이다.


이제 그들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자유롭고 넓게 통찰하면서 사랑할 수 있다. 그들은 드디어 삶의 핵심만을 붙듬으로써, 성공하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즉 단순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함은 성숙의 결과이다. 특히 우리 여자들이 터득해야할 관계의 묘미를 음미하며, 리뷰를 마친다.


“당신을 결코 붙잡지 않음으로써 나는 당신을 꼭 붙든다. -릴케”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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