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석의 writingsutra2010. 10. 7. 10:59
 크게 성공한 분 중에 직접 아는 분이라곤 변화경영전문가인 구본형선생님 딱 한 분 밖에 없다. 하지만 선생님 한 분을 집중탐구해 보는 것만으로도 성공의 공식을 캘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과일에는 비타민이, 모든 곡식에는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듯이, 모든 성공의 요인은 일맥상통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나의 역할모델이다. 글 속에서 언듯언듯 비치는 기질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끼기에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를 선생님에게서 본다. 물론 이 때의 ‘성공’이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나는 2006년에 2기 연구원으로 선생님과 인연을 맺었다. 선생님을 알아온 지 5년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뵐 일은 거의 없었다. 공저 작업을 하거나 연구원들과 함께 어울릴 때도 나는 선생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편이 못 된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원래 그렇다. 친구들하고도 시시콜콜 일상을 공유하며 밀착하는 것을 잘 못한다. 마음깊이 신뢰하고 인정한다 해도 적절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고나 할까. 그 때문에 친분이 있는 분이라고 해도 이 글은 문헌연구나 관찰법에 의해 쓰여졌다. 선생님의 글을 읽거나 연구원들과 지내는 모습을 옆에서 뵈면서 각별하게 내게 다가온 것들을 연결하고 감정이입하여 쓴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을 이미 이룬 한 개인의 경로를 낱낱이 해부함으로써, 나를 포함한 후진들에게 귀감이 되게끔 하려다보니  선생님의 인생을 평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이 글은 당연히 나의 개인적인 소견이며, 행여라도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선생님의 성공여정에서 추출한 키워드는 다음의 일곱 가지이다.


1. 단절

선생님께서는 16년 동안 IBM에서 근무하던 기간에는 우리처럼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어느 날 그는 더 이상 삶이 빛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짬이 나면 무협지를 읽으며 시간을 죽이고, 세월의 흔적을 뱃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직장인으로 늙어죽는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그는 돌연 지리산에 들어 가 한 달 단식을 시도한다. 무심히 반복되는 일상을 멈춰 세우고 안락함에 길들여진 육신에게 불편함을 주고 싶었다. 사냥감을 구하지 못하면 굶어야 하는 초원의 수렵민처럼 동물적인 상태로 돌아가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다. 생각보다 단식은 할만했다. 이제껏 너무 많이 먹으며 살고 있었다는 생각,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발견이 상쾌했다.


그는 무심히 반복되는 일상에 쐐기를 박아 멈추게 했다. 16년 동안 굴려오던 바퀴였다. 이제 큰 힘을 주지 않아도 바퀴가 알아서 돌아가고, 오랜 세월 가속도가 붙어 멈추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바퀴 주변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더욱 커져 있었을 것이다.  너무 익숙하여 편안해진 것을 멈추려면, 그 안락함을 뛰어넘는 가치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야 한다. 아직은 이 편안함과 바꿀만한 가치가 무엇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면서 그는 돌연  일상의 바퀴를 멈추었다. 음식이 무엇인가? 안락함과 풍요로움의 상징 아니던가? 단식을 선택함으로써 그는 기름지고 호의호식하는 생활에 제동을 걸었다. 그 해의 첫 번째 단식 이후로 그는 요즘도 수시로 단식을 한다. 그로써 내 몸을 내 맘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훨씬 조금 먹고도 살 수 있다는 자긍심을 회복한다. 이 상징성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애쓰기보다 더 좋은 것을 추구하게끔 해 준다.


2. 도전과 실행

단식 중이던 어느 날 아침, 배가 고파서 일찍 눈이 떠졌는데  ‘책을 쓰자’는 생각이 섬광처럼 스쳐갔다. 그 전까지 일기나 편지 밖에 써 본 적이 없지만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에 돌아 온 그는 예전처럼 회사생활을 계속 했지만 달라진 것이 있었다.  새벽 두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글을 썼다. 그것 밖에 길이 없으므로 있는 힘을 다 해 썼다.


책을 쓰자는 목표를 떠올린 그 순간은 구본형이라는 커다란 강물이 시작된 시점이므로 상당히 의미가 깊다. 나는 그 순간을 상상할 때마다 그 목표가 무척이나 직관적이었다는 것에 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에 정확하게 부합되는 것이었다는 사실에 거듭 놀란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책을 쓰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90년대 후반에는 그런 사례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여러 사람이 걸어가서 확연히 자리가 난 길을 걸어가는 것보다 몇 배의 힘이 필요하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게 개척자라는 명예를 부여하고 칭송한다. 보통사람들도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직관에 부딪치지만 오직 소수만이 그 직관을 붙들고 씨름한 끝에 무언가 만들어낸다.  성공하는 사람의 조건은 ‘목표설정과 실행’뿐인지도 모른다. 수많은 위인들이 온 몸으로 가르쳐주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그 많은 자기계발서를 다 읽고, 그 많은 강좌를 모두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대의 잠재력에 부응하는 적절한 목표를 세울 것, 그리고 자나깨나 죽으나사나 그 길을 갈 것!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목표’에서 한 말은 어찌나 명료하고 확신에 차 있는지 아름답기까지 하다.


“성공이 곧 목표이고 그 외의 모든 것은 주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단히 목표 지향적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하루하루 오로지 그것을 이루는 데에만 전념한다.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은 성공의 최대 기술이다. 목표는 긍정적인 정신을 깨우고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해방시킨다. 목표가 없으면 삶의 풍랑 속에서 표류하며 흘러갈 뿐이다. 목표가 있으면 마치 화살과도 같이 표적을 향하여 곧장 날아간다. 사실 우리는 백 번의 생을 살아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큰 잠재력을 타고 났다.”


3. 성과

그렇게 쓴 첫 책이 1998년에 나온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그 책은 20만 부가 팔렸고, ‘90년대의 주목할만한 책 100선’에 선정되었다. 그는 두 권의 책을 더 쓴 뒤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저술과 강의를 주로 하는 1인기업의 선두주자가 된 것이다. 그가 자신의 키워드로 내걸었던 ‘변화경영’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으며 고정팬을 가지고 있는 인기 저자이자 섭외 1순위의 인기강사이다.  공부 잘 한 두 딸 덕분에 신문의 ‘자녀교육에 성공한 명사’란을 장식하기도 하며, 미모의 부인과 함께 강연여행을 즐기는 진정한 성공의 표상이 되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고, 많은 후학들이 그 길을 따라가는 위대한 리더의 반열에 올라 섰다.


책을 쓰고 싶어하는 후진들을 모아 연구원제도를 만든 지 6년이 되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제자들과 여행을 가서  에너지를 충전한다. 올해는 그리스로 다녀 왔다. 그는 연구원을 무료로 지도한다.  세상의 화폐로 얻을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상의 정열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연구원 출신 저자들의 책이 출간되면 그는 당사자보다도 더 기뻐한다. ‘정신적인 자식들’이니 그럴 법도 하리라.  이 모든 것이 첫 책이라는 성과물에서 비롯되었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도 일정한 성과물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까? 우리는 성과를 통해 작은 성공을 맛본다. 이 만족감을 딛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에, 작은 성공은 큰 성공을 불러 온다. 한 분야에서의 성공이 다른 분야로 전이되기도 한다. 따라서 꾸준히 한 길을 가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성과물이 필요하다.  만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너무 커다란 목표를 설정했거나, 실천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목표를 잘게 쪼개어 정기적인 성과물을 낼 수 있도록 배치하고, 방법론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4. 진화

그는 성공한 저술가요 강연가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국면을 열어 나간다. 연구원제도만 보더라도 계속 새로운 조항이 첨부되고 있다. 2005년에 시작된 연구원 1기는 스무 페이지의 미스토리만 받아보고 선발하였지만 2기에는 거기에 한 달 간의 인턴 과정을 추가하였다. 3기에 해외연수과정을 신설하였으며, 그 즈음 출판관계자를 초대하여 연구원들의 출간기획안을 발표하는 ‘프리북페어’가 생겼고, 5기부터 면접과정을 신설하는 식이다.  그는 수시로 공저나 창조놀이 아이템을 생각해내는데  어떤 젊은이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참신하고 역동적이다. 연구원들의 출간경력이 쌓여 역량있는 작가클럽이 되면 더욱 멋지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나오리라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재정의를 하고 있다. 전에는 마음 속에 염원하는 것이 있으나 혼자 불타오르지 못하는 사람에게 불씨를 나눠주는 ‘우연한 불쏘시개’라고 지칭하더니, 최근에는 ‘다른 삶으로 내 모는자’로 바꾸었다. 좀 더 뜨겁고 적극적인  의지가 느껴진다. 전에는 연구소를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간이주막’이라 했는데 앞으로는 ‘1인기업들의 항공모함’으로 키우고 싶다 한다. 나는 ‘간이주막’이라는 네이밍이 참 좋았다. 자기실현이라는 종착지를 찾아가는 여행자들이 잠시 쉬면서 목도 축이고, 방향이 같은 동지를 만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실제로 연구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다가오거나 멀어지곤 한다. 그 모습에서 지극히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리듬이 느껴져 ‘간이주막’이라는 별칭이 잘 어울리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1인기업들의 항공모함’이라는 네이밍은 더 좋다. ‘간이주막’에서 한숨 돌리던 여행자들이 연륜이 쌓여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에 모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1인기업을 꿈꾼다. ‘항공모함’에서는 1인기업들이 수시로 착륙하여 휴식을 취한 후, 연료를 보충받고 다시 떠나가는 역동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는 이 곳에서 1인기업의 장점은 충분히 살리되 서로 연대함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시로 이합집산하여 혼자서는 못 하는 일에 도전하고, 서로 지지집단인 동시에 고객이 되어주고, 재능을 맞교환하여 화폐처럼 사용한다든지 다양한 실험도 가능하다.


그를 쉬지않고 걸어가게 하는 것은 새벽시간의 탐구심과 제자들에 대한 애정일 것이다. 그는 요즘도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10년 이상을 계속 해 왔으니 이제 몸에 잘 맞는 옷처럼 더욱 편안해졌을 것이다. 연구원을 키워온 지 6년이 다 되어 온다. 월1회 진행하는 오프수업이 70회가 되도록 그는 한번도 수업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선생님께서는 개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전달수업이 아니라 발표위주로 수업을 하신다. 미리 제시된 아젠다에 대해 연구원들이 준비한 내용을 듣고 간략하게 코멘트해주는 방식이다. 앞장서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발표시간은 연구원 한 명당 최소 한 시간이 걸린다. 연구원이 보통 10명 내외이니 발표시간만 열 시간을 후딱 넘는다. 그런 마라톤식 수업을 6년 동안 한 번도 어김없이 엄정하게 그것도 무료로  해 왔다는 것은 그가 무서울 정도로 성실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가끔 후배연구원들의 수업에 참관해 보면 갈수록 그의 코멘트가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연구원의 내면 깊숙이 들어있는 가능성과 발표내용을 연결하여 좀 더 큰 시야를 열어주는 예리한 감각에 정신이 번쩍 날 정도이다.

그가 진화하고 있는 것은 변화경영 분야만이 아니다. 그는 무엇이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연습에 연습을 거쳐 자기 것으로 만들어 왔다. 몇 년 전에는 그가 유머를 시도했는데 아무도 몰라주는 경우가 많았다. 시쳇말로 ‘썰렁’했던 것이다. 요즘에 그의 유머는 일취월장하여  시도했다하면 백전백승이다. 같은 방식으로 노래와 춤을 비롯한 수많은 것들이 그의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무엇이든 좋다고 인정한 것에 전력투구하는 스타일이다.  ‘변화경영전문가’를 거쳐  ‘변화경영사상가’를 자처하더니, 다음 목표는 ‘변화경영시인’이라고 하는 구본형,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5. 균형 

한 번은 기차 안에서 옆에 앉은 사람이 계속 전화통화를 하더란다. 강연에 다녀오는 길이라 피곤했고 워낙 긴 시간 계속되었기에  한 마디 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고 한다. 작은 일이 큰 일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적을 만들지 않는다! 그의 행동수칙을 하나 또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는 과욕이 없다. 힘써 추구하되 집착하지 않는다. 연구원들을 대하는 태도만 보아도 최선을 다 해 가르치되 앞장서서 끌고 가지 않는다. 연구원 본인의 절실함이 없이는 스승이 아무리 이끌려고 해도 무망한 노릇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인 잇속을 뛰어넘은 진솔하고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지향하면서도 ‘백프로 솔직해서는 안 된다. 20% 정도는 남겨두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그의 풍류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연구원들과 함께 간 크로아티아 여행 중에 거리의 광장에서 가장무도회를 벌리고 노는 것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주었을 정도이다. 그는 누구보다 풍류를 사랑하여 춤과 노래와 시를 즐기지만 결코 지나치지 않는다. 어디쯤에서 끝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같은 균형감각 또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숨은 비밀이 아닐까?


6. 가치창조

나는 요즘들어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어 사람들에게 유익을 선물하게 되면 부와 명예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지, 부와 명예가 먼저가 아니다. 글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란, 새로운 표현, 새로운 개념, 새로운 사상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낸 표현을 널리 사용하며, 내가 만들어낸 사상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으랴.

구본형은 자신의 모든 경험을 프로세스화하여 후진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음식공급을 중단함으로써 생각없이 진행되는 일상에 제동을 걸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새벽 두 시간은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 다른 사람이 아닌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 책쓰기를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아라, 직장인의 생명은 필살기다, 인생을 시처럼 살다... 이런 생각들은 전에도 있었을 것이나 구본형이라는 탁월한 실험맨으로 하여 우리에게 각인되었다. 그가 재창조한 것이다. 수많은 후학들이 그가 창조한 가치를 수용하고 자기화하려고 애쓴다. 이것은 구본형이라는 한 개체가 무수한 조각으로 나뉘어 다른 사람들의 내면으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의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읽고 전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사람들을 여기저기서 많이 보았다. 연구소에 모이는 사람은 물론 블로그 이웃이나 내 수강생 중에 여러 사람이 그의 책을 읽고 유학을 가거나 중요한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불타는 배의 갑판에 그대로 서 있을 것이냐, 바다로 뛰어들 것이냐의 결단을 요구하는 그의 엄정한 질문에 화답하여 불확실성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런 사람을 접할 때마다 책 한 권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에 놀라곤 했다.

그는 네이밍을 참 잘 한다. 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인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는 아무리 보아도 좋다. 책이나 영화의 제목이 커다란 역할을 하듯이, 이 캐치프레이즈도 연구소를 널리 알리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을 것 같다. 나의 글쓰기강좌 타이틀은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이다. 내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고 선생님께서 어느 글에선가 언급한 것이 너무 좋아 허락도 받지않고 내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선생님의 경험이 잘 축약된 표현이다보니, 선생님을 역할모델로 따르는 내게도 깊이 다가온 것이 당연하다. 이렇게 작은 예에서 보더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충분히 보람있는 일이다.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다른 사람에게로 스며 들어가는 기분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7. 매혹


‘언젠가 나는 내가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준 좋은 선물입니다.

그동안 나는 나를 포함하여 평범한 사람들의 초라함이 싫었어요. 그리고 잘난 사람들의 오만도 싫었지요. 그러니 갈 곳이 나 밖에 없었습니다. 나를 데리고 여러 실험을 하다 보니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만한 사람에게는 그 뒤의 외로움이 있고, 평범한 사람에게는 그 뒤에 위대함에 대한 꿈이 있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불완전함이 귀여워졌어요. 그래서 나를 받아들이게 되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요.’


묵은 노트를 뒤적이다 메모를 하나 발견했다. 문체로 보아 선생님께서 홈페이지에 가볍게 쓴 글을 옮겨 놓은 것 같다. 1인기업의 선두주자, 인기있는 저자이자 강연가 구본형,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의 위대한 점은 ‘자기로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재주가 없어도 자신이 타고난 기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능란한 사회생활보다 읽고 쓰고 느끼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삶을 집중탐구할만 하다. 무릇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처럼 살아야 한다고 그가 자신있게 말하고 있는 만큼 그의 행보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구본형, 그의 실험은 ‘사람’에서 완성되는 것 같다. 연구소에 모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별성을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의 삶을 일구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어제의 나’와 경쟁하고, 추상적인 성공이 아닌 ‘어제보다 아름다운 하루’를 기획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 무한경쟁에 지쳤던 사람들이, 타고난 기질에 따라 직업을 창조하고 성공을 재정의한다. 스스로 만든 세상에서 우정의 정원을 가꾸는 리틀구본형이 되기 위해 오늘도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 사람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구본형의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사람을 비교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최선의 나’가 되도록 독려한다. 오직 ‘사람’ 그 자체가 목표인 삶을 보여준다. 그의 라이프스타일은 방사선처럼 주위로 퍼져나가고, 그는 갈수록 아름다워진다. 


사랑없이 위대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 있었던가! 사람에 대한 그의 탐구는 ‘공헌력’이라는 키워드를 탄생시켰다. 무엇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세상에 많이 내 줄 수 있는 사람이 부자라는 것이다. 연구소에서는 크고작은 소모임이 생기면 그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공헌할 수 있는지 고심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 되었다.  누구는 장소를 제공하고 누구는 호두과자를 사 오고, 누구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한다. 바로 눈앞에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퍼주는 스승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에서 훈련된 사람들은 어딜 가든 받을 생각만 하거나 무심히 분위기에 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곳을 위해 무엇을 공헌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 같다. 그들의 자세에서 주변 사람들도 배우는 것이 있을 것 같다. ‘공헌력’이 철학적으로 옳고 우리들 인간의 본성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갈망하되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을 대신해서 끄집어 내 주는 사람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함으로써 인류의 경험을 확장시켜 준다. 내가 가진 것이 있다면 최후의 1분까지, 최후의 살 한 점까지 불사를 사람들, 그리하여 죽음이 빼앗아갈 것은 뼈와 가죽 밖에 없도록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기에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끌릴 수 밖에 없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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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의 1인 주식회사라는 책에서 만나고 미탄님 글에서도 만나고 ^^

    2010.10.08 12: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책으로만 접하는 것보다 훨씬 신뢰가 가지 않나요?
      이것이 바로 '입소문'의 위력일 꺼구요.^^

      2010.10.08 16:08 [ ADDR : EDIT/ DEL ]
  2. 비밀댓글입니다

    2010.10.09 19:28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부 사이를 오래 가게 하는 방법은 '모의 이혼'을 체험해보는 것이라고 하네요. 미리 헤어져본 경험이 숨통을 틔워주어, 어지간한 것은 문제삼지 않고 받아들이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회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지요?
      님도 이야기했듯 회사의 비중을 줄이는 것,

      사소한 것은 넘겨라!

      ㅋㅋ 나도 못했지만서두...^^

      2010.10.10 10:2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