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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의 전체  사진  by 안삼화


충북 괴산군에 행복숲이라는 곳이 있다. 지난 주말에 한 모임에서 그 곳으로 엠티를 다녀 왔다. 마을에서 행복숲으로 올라가는 소롯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껏 내가 본 하늘 중에서 가장 높은 가을하늘에 부드럽게 풀린 구름이 한가롭게 산책하고 있었다.  햇살이 어찌나 투명한지 그 햇살 아래 몸을 말리고 있는 밭 작물까지 말갛게 속이 비칠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청명한 공기에 나 자신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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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숲은 김용규씨가 공동체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다. 그는 최근에 숲에서 얻은 깨달음을 '숲에게 길을 묻다'라는 책으로 펴냈으며, 산나님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http://bookino.net/300
수려한 괴산호의 모습과 열강하고 있는 용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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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용규님의 도움말을 들으며 행복숲을 탐방했다. 숲을 사랑하여 드디어 숲의 말을 알아듣고, 숲과 정을 통하게 된 산사나이의 통찰력은 놀라웠다. 숲이 인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인간의 말로 번역하는 그의  '생태경영'이 성공하리라는 믿음이 갔다. 그의 숲은 아름다웠고,  그의 강의와 에너지는 감탄스러웠지만, 여기에서는 그가 주도한 두 가지의 '생태놀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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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놀이는 통나무를 활용한 것이었다.  시키는 대로 기다란 통나무에 죽 올라선 우리에게 그는 '모자 쓴 사람이 오른 쪽으로 가라'거나, '연령순으로 서라'거나 하는 다양한 미션을 던진다. 떨어지면 악어가 득시글거리는 늪으로 추락한다고 생각하란다.

우리는 혼연일체가 되어 옆사람을 넘겨주기 위해 꾀를 모으고 힘을 보탰다.  자리를 바꾸기 위해서는 서로의 팔을 단단히 엮거나 지지해주면서 서로 의지하고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그 단순한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 했다.  부등켜 안은 채로 땅으로 떨어질 때면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통나무라는 간단한 도구 하나 만으로 대단한 집중과 흥취를 이끌어낸 통나무놀이는 놀이 그 자체로도 훌륭했다. 하지만  내게는 "서로 껴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더욱 강렬했다.

나중에 진행된 의자놀이는 더욱 강렬했다.  우리는 둥근 형태로 서로의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깝게 붙어 섰다. 그리고 우향우를 한 후, 리더의 구령에 맞춰 일시에 뒷 사람의 무릎에 앉았다. 앉아 보니 의외로 편안하고 견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때  리더가 사인을 한 가지 보내겠다고 말한다. 사인이라고 말한 것은 조심하라는 신호였을 뿐, 리더는 둥글게 서로의 무릎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슬쩍 밀었다.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옆으로 무너졌다.  바닥에 널부러진 순간 부딪친 팔이 아픈 것도 아랑곳없이 탄성이 새어 나왔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전부 무너진다!"

이 생태놀이의 메시지는 몇 시간에 걸친 강의나 몇 권의 책보다도 위력이 컸다. 애초에는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고안되었겠지만,  내게는 역시 관계성에 대한 깨달음으로 왔다! 개인주의를 독립적인 태도라고 여기며 마치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살아 온 내게는 충격적인 액티비티였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모두 속절없이  무너질 정도로 우리가 단단히 연결된 존재라는 것이 피부로 다가왔다.

인류라는 것은 수없이 많은 가닥으로 이루어진 로프와 같은 것이다.

'메이킹 머니 해피'에서 읽은 한 구절이 비로소 내 것이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로프의 가닥이다. 로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건 긴 가닥들과 단단한 꼬임이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당신이 긴 가닥이라면 당신의 동료 가닥들과 단단히 꼬여야 한다. 그것이 인류라는 로프의 가닥을 강하게 만들 수 있게 하는 당신의 역할이다.


사람에게 다가가고 사람을 배려하는 습관과 기술이 치명적으로 약한 나, 결과적으로 취약하기 그지없는 내 관계망에 대해서 한숨이 나왔다.  설마 늦지는 않았겠지. 지금부터라도 정성을 다 해 사람에게 다가서고, 사람을 키워야 한다. 사람들과 엮여서 살아야 한다. '메이킹 머니 해피'의 또 다른 구절이 무시무시한 협박으로 들리지 않도록 말이다.

당신이 남들과 더불어 꼬이지 않은 짧은 가닥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먼지와 같이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지푸라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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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괴산에 다녀오셨군요. 제가 갔을 땐 좀 추워서, 나중에 볕좋은 날 오면 더 좋겠다 생각했었는데..여태 못가고 있네요.
    근데 드디어 <100호>를 쓰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큰 것 한 방 하는 사람보다 뭔가를 장기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저는 제일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100호 발간,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실만한 일이어요~

    2009.10.20 1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집짓기 전에 가 보고 두 번 째 간 것이었는데,
      아기자기하고도 멋스러운 산방에 홀딱 반하고,
      숲은 물론 주변 풍광도 훨씬 멋있어 보였어요.
      산주의 눈썰미가 다시 보이더라구요.

      축하 감사드립니다.
      그것이 모여 책 한 권이 되었네요.
      생각하면 감격스러운 일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책이 한 달 만에 퇴출될 것을 생각하면 기운이 빠지기도 한답니다.^^

      2009.10.21 09:10 [ ADDR : EDIT/ DEL ]
  2. 수꾸

    100호 글쓰심 축하~~!!드려요.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 깊이 와 닿습니다. 제가 추구했던 그리고 추구하는 삶이 '행복 숲'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미탄 선생님 체험을 통해 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옥동자를 탄생시키셨다니 더없이 축하드리며, 함께 기뻐합니다. 기운 많이 내시구여~ 다음 대작 기다립니다.^^

    2009.10.21 15:2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수꾸님의 격려, 감사드립니다.
      책은 나온 건 아니구요,
      제목만 정하면 됩니다.

      오늘은 어째 좀 우울해서 그림판에서 한참 놀았더니
      좀 나아졌어요.
      평화롭고 따땃한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2009.10.21 23:01 [ ADDR : EDIT/ DEL ]
  3. 시이라젠느

    미탄님, 저도 용규님의 몸을 쓰는 놀이 2가지에 나름 느낀점이 많았답니다.
    또, 그가 설명하는 숲의 생명체들의 서로를 견제하면서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 또한
    가슴에 와 닿더군요.

    요즘은 갑작스런(^^) 여러가지 경험으로 제 사고의 패러다임도 저 개인에서 너와나, 우리로 조금씩 바뀌는것 같습니다.

    '개인주의를 독립적인 태도라고 여기며 마치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살아 온 내게는 충격적인 액티비티' 라고 표현하신 부분이 전 참 공감이 됩니다.
    이번주 들어서 읽기 시작한 '유러피안드림'의 주 맥락과도 닿아있다는 생각입니다. 미탄님께서는 '관계'로 해석하셨고, '유러피안드림'에서는 조금 더 사회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있긴 하나, 본질에서는 같은것 아닌가 하네요.

    언제 한번 그림판 그림 블로그에 올려주세요. 한동안 못본거 같아요.
    미탄님의 열린마음이 형상화된 그림을 보고싶은데요 ~

    2009.10.22 07:19 [ ADDR : EDIT/ DEL : REPLY ]
    • 시이라젠느

      댓글쓰고 아카데미 게시판봤더니, 미탄님의 그림이 올려져있네요.. 이거 웬지 이심전심 통하는 기분인데요 ~

      2009.10.22 07:21 [ ADDR : EDIT/ DEL ]
    • 미탄

      독립성과 친밀감의 균형이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그만큼 중요하기도 하구요.
      저처럼 '뚱~~'한 사람도 가끔은,
      더 나이가 들고 고립되게 되면 친밀감을 얻기 위해
      목매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요.^^

      강독회에서 일 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는 건가요?
      굉장히 도움이 되겠는걸요.

      ㅎㅎ 유치찬란한 그림이나마
      스토리를 구상하며 손을 놀리다보면
      조금은 기분전환이 된답니다. ^^

      2009.10.22 10:18 [ ADDR : EDIT/ DEL ]
  4. @햇살


    너무 오랫만에 들렀네요.
    가을소풍 다녀오셨군요~^^
    저는 근무가 맞질 않아 참석 못했습니다. ㅎㅎ
    즐거운 분위기 너무 좋아보여요 !!

    풍성한 가을 보내고 계시죠?

    2009.10.22 15:58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햇살님, 잘 지내지요?
      꿈벗모임에 간 것이 아니고, 작은 모임에서 따로
      갔어요. 용규님도 일정이 겹쳐서 아주 바빠보였어요.

      2009.10.22 22:11 [ ADDR : EDIT/ DEL ]
  5. 뷰티오키드

    미탄님, '100호' 저도 축하드려요.
    미탄님의 최근 글들이 엠티 후기이면서 용규님얘기면서 관계에 관한 것들이어서
    제겐 귀에 마음에 쏙쏙 들어옵니다. 읽으며 함께 설래고 함께 진지해지고 함께 한숨
    쉬어지는 제 에너지가 느껴지시길....^^

    2009.10.23 10:39 [ ADDR : EDIT/ DEL : REPLY ]
    • 뷰오님, 축하 고마워요.
      어쩐지 댓글이 마음에 와서 '착' 달라붙는 느낌인데요.^^
      에~~ 설레는 이유 진지해지는 마음 한숨쉬어지는 내막에
      대해 비밀댓글로 다시 부탁해요~~^^

      2009.10.24 07:47 신고 [ ADDR : EDIT/ DEL ]
  6. 언냐 100호를 추카추카~~~
    저 오늘 me갑니다. 부부..서로 소통하기 하러...
    맞아요, 서로 껴안지 않으면 죽음이다!!..

    저 숲에 아이들과 한 번 가 보고 싶네요.
    전 바다 보다 숲이 좋더라구요~~~

    즐건 주말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2009.10.23 1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부지런하세요.
      ㅎㅎ 토댁님은 부군과 '건강한 소통'을 이루는
      대표주자일 것 같은데, 오히려 신선하네요.^^
      소기의 목적을 이루시고, 잘 다녀오세요~~

      2009.10.24 07:4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