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동안 하고 싶은 일 100가지’를 적어 보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갖고 싶은 것, 닮고 싶은 가치... 로 나누어서 적기 시작했다. 우선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니 3, 40가지에 불과했다. 애개개~~ 너무 상상력이 빈곤한 것 아닌가 싶어 그 뒤부터 기를 쓰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 대신 생각보다 아주 재미있다. ^^ 사흘 정도 되었나? 쉬고 싶을 때마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상상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슨 일을 할 때 내 마음이 뛰는가?

이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여러 번 놀라고 있다. 처음에는 전지전능하다는 가정이 있는데도 하고 싶은 일이 많지 않아서 놀랐다. 그런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무언가 떠오르는 것에 다시 놀랐다. 100개를 채우기 위해 궁리 또 궁리하다 보니 자꾸 꿈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책을 두 권 정도 펴낸 후에 그것을 경력 삼아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예전의 꿈이었다면, 평생교육원 전임교수로 업그레이드 되는 식이다.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말할 수는 없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갔다! ^^

‘보물지도’의 저자가, 꿈은 언제고 이루어지니 지금 상황을 기준으로 너무 자잘하게 잡지 말고 원대한 꿈을 꾸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정말 그래? 어디 지금부터 하나씩 체크하며 살아볼까?^^  아하~~ 하고 싶은 일 100개를 꼭 채워야 하는 이유를 알겠다. 더 세심하게, 더 크게, 더 심층적으로, 더욱 다양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가운데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 스스로 한계 지었던 경계가 허물어져 내린다.  내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 한계라고는 오직 나의 상상력과 열정뿐인 것이다.

아, 내가 이렇게 아는 것이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효과도 크다. 아는 것이 없으니 그만큼 상상의 세계도 축소된 것 같았다. 긴가민가 두루뭉실한 지식이 아니라 내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퍼즐을 모으는 심정으로 지식을 쌓아나가야겠다.


빈 자리가 8개 남은 순간 조금 긴장되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써 놓은 것을 다 이룬다 해도, 이것이 내 인생의 전부인가? 싶어 조금 숙연하고 억울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그러자 마치 도시 구경하고 싶은 시골처녀처럼 자꾸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며 들 뜬 기분이 되었다. 평소에 슬럼프가 올 때면 만사가 귀찮고, 축축 늘어지던 때와 딴판이다. 오호라~~ wish list 100개 쓰기에 이런 효과가 있었구나!


조심조심 신중하게 4개를 더 써 넣었다. 바로 그 때 ‘내 세상의 건설’이 떠올랐다. ‘신화의 힘’에 나오는 “이 세상에 내 세상도 하나 있어야겠다. 내 세상만 가질 수 있다면 구원을 받아도 좋고, 지옥에 떨어져도 좋다” 바로 그 대목이다. 가장 포괄적인 소원인 것 같아 그것을 100번 째에 미리 써 넣었다. 그리고는 야금야금 나머지 3개를 마저 채웠다. 그 3개가 모두 정신적인 가치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살짝 공개하자면, ‘큰 경지와 작은 기쁨’과 ‘유머감각’이었다. 나는 ‘큰 경지와 작은 기쁨’이라는 표현을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에서 읽었다. 이 표현에 접했을 때  나도 모르게 아! 하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인생의 비밀 하나를 전수받은 기분이었다. 그 부분을 조금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큰 경지란 일시적인 좋고 나쁨에 연연하지 않고 코앞의 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일시의 오해나 공격에도 개의치 않는다. 이기는 것도 참을 수 있고 지는 것도 참을 수 있으며 시류를 따를 수도 있고 고독과 고립을 이길 수도 있다. 공평하고 사욕이 적고 두려움이 적으며 커다란 포부를 가져 선하고 호연한 기개를 떨칠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광명을 보며 전환의 기회를 찾으며 희망을 찾고 교훈을 발견하는 것을 철저한 낙관주의라고 한다.

작은 기쁨이란 작은 일도 거절하지 않고 추진하는 중에 인생의 기쁨을 만끽한다는 뜻이다. 쾌락도 가치이다. 쾌락은 생활의 궁극적 목표와 원대한 이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쾌락은 구체적이며 소소한 생활에도 있다. 쾌락은 목표에 도달해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쾌락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전 과정에 있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보통 사람이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보통사람이 누리는 기쁨을 향유하며 보통사람의 생활을 한다. 당신의 한 해 하루를 소중히 하고 당신의 일상과 담소를 나누는 기회, 사업의 기회, 땀을 흘리는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는 장관으로 있을 때 언제나 이른 아침이면 장에 나가 아침거리를 샀다.


wish list 100개 쓰기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훈련하는 데 아주 훌륭한 도구였다. 100개를 채우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동안, 엔돌핀이 마구 솟아나는 기분이었다.  나는 wish list 100개를 쓰자마자, 그 중 몇 개를 이루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0개를 다 채웠는데도 하고싶은 일이 계속 생각나고 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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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 방안입니다.
    제목을 보고 처음 고민은 100개를 적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100개가 넘친다면 무었을 줄여야할지 고민하는 상상에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좋은 툴을 하나 배웠습니다. GTD와 같이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2009.07.11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줄이긴요^^ 100개가 하한선이지 상한선은 아닐 것 같은데요? 저만 해도 100개 이후로 하루에 하나씩 더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이 '열망'을 회복시켜 주는 것 같아요. '열망'없이 인생이 너무 아무 것도 아니지 않나요?^^

      2009.07.13 18:59 신고 [ ADDR : EDIT/ DEL ]
  2. 푸른퀴리

    미탄님!
    늘어진 맘을,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속삭여주고 계십니다..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었어요.
    담주, 아이의 방학이고 오늘은 놀토라 아이를 꼬드겨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 놓곤,
    노는 중이랍니다. 부추부침개 부쳐먹으며.
    과제로 독서포트폴리오가 있길래, 내가 읽히고 싶은책을 슬금슬금 끼워넣느라 눈치보면
    서요. ㅋ ㅋ ㅋ ㅋ
    `보물지도`를 읽고선, 곧 누군가 빌려가서 잊고있었는데, 되찾아와(?? 새로 사야하나
    ㅠ ㅠ) 아이와 추억쌓기의 방학을 계획해야겠네요..
    고마운 wish list 100개를 채우면서.......요!
    글, 올리시니 참으로 블로그가 꽉 차, 좋아요.
    일요일, 또 하늘이 뚫린듯 비가 퍼붓는다는데, 그래도 즐건 주말 보내세요!!!

    2009.07.11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 푸른 퀴리님, 제 포스트를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아요. 어제 새벽 하늘이 뚫린듯 비가 내렸지요. 한낮에 산책을 갔다가 글 한 편 건졌습니다. 근데 블로그는 아직 시작하지 않으셨나요?^^

      2009.07.13 19:01 신고 [ ADDR : EDIT/ DEL ]
  3. wish list... 란 말을 읽자마자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기'가 떠올랐습니다.
    제 위시리스트의 1번은 이 녀석이 차지했네요.
    100개까지 만약 생각해보게 된다면 100번째는 뭐가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 ^^

    무더위와 장마비가 오락가락하는 날들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북한산이 구름속에 숨었다가 깨끗하게 다시 나타났다를 반복합니다.
    저를 위한 어떤 것, 제 꿈을 향한 실천의 키를 들었다 놨다, 만지작거리기만 하며
    7월도 벌써 많이 살았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또 소식 궁금할때 찾아오겠습니다. ^^

    2009.07.13 13: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들놈도 wish list 이야기 듣자마자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기'를 말하던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라도?^^
      그래요. 시간이 너무 빠르지요?
      나는 아주 조금씩 목표중심형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성공이 곧 목표이고 그 외의 모든 것은 주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단히 목표 지향적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하루하루 오로지 그것을 이루는 데에만 전념한다.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은 성공의 최대 기술이다. 목표는 긍정적인 정신을 깨우고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해방시킨다. 목표가 없으면 삶의 풍랑 속에서 표류하며 흘러갈 뿐이다. 목표가 있으면 마치 화살과도 같이 표적을 향하여 곧장 날아간다.

      사실 우리는 백 번의 생을 살아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큰 잠재력을 타고 났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목표 그 성취의 기술-

      2009.07.13 19:0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