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펌글창고2009. 6. 12. 12:15

봉하는 이미 작은 마을이 아니다
--정토암을 다녀온 촌노인의 단상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society:001016&uid=6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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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은커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간 못하고, 수모를 당하면서도 수모인줄을 모르는 인간들이 많다. 수치심이 없기에 절망도 모르고, 내일이 있음을 모르기에 희망도 없는 인간들도 많다. 오직 물질에 대한 욕망을 선으로 여기며 가진 돈을 지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 민족도 안중에 없고 역사도 모르면서 이 나라의 지식인이요 지도자인체 하는 인간들, 염치없이 살면서도 그것을 꿋꿋한 삶이라고 우기는 인간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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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 받은 민주 권력의 정도(正道)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새로운 권력의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했음에도 나는 그를 알기는커녕 이해조차 못했던 것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상식에서 벗어나 대통령을 조롱하고 그 정부를 좌파정부라고 내리찍는 언론조차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며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나는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소신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권력 기관을 떡 주무르듯 해서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의 본심을 못 읽은 채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사이비 언론이나 권력의 주구 노릇에 익숙한 검찰, 그리고 한나라당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다른지 못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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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은 줄줄이 잡혀가고, 가까웠던 사람들의 계좌는 물론 그가 생전에 찾았던 식당마저 권력의 촉수가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보통사람도 그 모멸감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방궁” “논고랑으로 사라진 1억짜리 시계” 등의 근거 없는 말을 여과 없이 흘리고 그것을 사실인양 보도하는 언론의 작태가 자신과 관계있다면 보통사람들도 절망감을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배후에 전임자에 대한 예우를 운운했던 인물과 그 주변 사람들이 버티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죽고 싶었을 것이다. 더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길에서 그는 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 말대로 “꿋꿋하게” 사는 것이 더 구차하기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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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디지털 시대에 삽질이나 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묻고 또 묻는다. 과연 당신은 전임 대통령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당신이 믿는 신의 이름으로 맹세할 수 있는가?그러면서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한다. 그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을 한 사람의 국민으로 강력하게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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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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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경

    오랜만이지요? 잘 지내시죠? 이 글에 댓글이 없어서 인사하고 가려구요~^^
    봉하, 그 작은 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죠...
    그날 이후로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함을 어찌할 수 없어요.
    무언가를 향해 줄곳 달려왔는데 한 순간에 내가 어디를 향해 이렇게 정신없이 뛰고 있었나 싶어졌습니다...

    건강하시구요, 좋은 글 많이 쓰셔서
    빨리 선생님 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멀리서 응원할께요!!

    2009.06.17 10:17 [ ADDR : EDIT/ DEL : REPLY ]
    • 나경씨,
      지난 주 5기 연구원 모임에 꼽싸리 끼었을 때,
      수업주제가 '나와 관련있는 역사 3가지'였던 만큼
      노통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왔는데요,
      그 때마다 눈물이 흘러서 아직 낯선 사람들 앞에서
      너무 민망했답니다.
      그 날 하도 울어서 이제 눈물이 덜 나오는군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밤샘 발표와 토론 끝에 새벽 5시에 벌어지는 가무에서,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축제를 보는듯 했어요.
      문턱까지 왔다가 되돌아간 나경씨,
      언제라도 다시 이 곳의 구성원으로 들어오기를 권할게요.

      2009.06.17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2. @햇살

    시간이 지나도 그 분이 잊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미탄님~ 잘 계시죠? 여전히 글 쓰고 행복한 분이시겠지요?
    요즘 전..
    작은 일들이긴 하지만, (회사)
    이겨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 힘을 내야 할 것 같아요~ ^^

    2009.06.18 19:30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음... 햇살님.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나봐요.
      생각깊은 저자들이 하는 말에는 일련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모든 일에는 메시지가 있다'
      '자극과 반응 중에는 틈이 있다, 내게 오는 일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지요.

      나는 굳게 믿어지던 걸요.^^
      요즘은 연습도 하고 있구요.
      크고 작은 장애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이것이 왜 내게 왔을까,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하는 거에요.
      그것 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니까요.

      편안한 주말을!!

      2009.06.19 08:09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