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펌글창고2009. 5. 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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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전에 발매된 조용필 1집 앨범에 <한오백년>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소름끼칠 만큼 절창이었다고 평가받는 곡입니다.
당시 20대였던 한 주부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한오백년을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다시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작정 그 음반을 샀다네요. 그걸 들을 수 있는 전축도 없으면서요.

깊은 음악적 소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오디오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자기의 감으로 절창이다, 확신한 거지요.
그녀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며 아직도 그 LP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사람에 대해서도 그런 감(感)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바닷물을 모두 마셔봐야 짠 맛을 알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모든 사람을 다 만나봐야 진짜 이 사람인가 보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첫 사랑의 상대가, 심리적 이유에서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최상의 파트너인 경우가 있잖아요.

수많은 이들에게 운명처럼 그런 ‘감’을 주었던 한 사내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삶의 매순간이 절창(絶唱)같아서 전축도 없이 판을 산 주부처럼,
그를 받아들일 심리적 쿠션도 없이 많은 이들이 무작정 끌어안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노.무.현.은 아직도 ‘단 한 사람뿐’인가 봅니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함께 길고 깊게 손모으며...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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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여고생 조문객 하나가 나무에 매달린 노란 리본에
    "내 마음 속 단 한 분의 대통령"이라고 쓴 것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무어라 말을 보태지 못 하던 차에
    정혜신의 그림에세이가 그야말로 절창이라 옮겨 봅니다.

    그림에세이 블로그에 그에 대한 글을 옮겨놓은 부분에서, 각별한 추모의 자세를 배웁니다.
    http://blog.naver.com/mindprism/80069004024

    2009.05.27 1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햇살

    그분이 없으니 따뜻함이 조금 덜 합니다.
    계신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희망이였는지
    빈자리가 너무 크게 와 닿습니다.
    허전함에 계속 맴돌게 하는 그분의 글과 사진이네요~

    미탄님 잘 계시죠?
    너무 오랜만이네요~

    2009.06.01 12:4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 햇살님. 잘 지냈는지요?
      꿈벗 참여 이후 원하는 만큼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요? 지난 주말 전체 프로그램에는 다녀 왔구요?^^

      예, 누군가 없어져봐야 그 존재감을 확인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정치적 무관심이 얼마나 커다란 폭력과 비인간화를 가져 오는지, 슬픔과 무력감이 분노를 일으키네요.

      2009.06.01 18:23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