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9. 4. 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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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모임에 멤버 하나가 18개월된 딸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부인과 모임이 겹쳐서 자신이 아기를 보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아이는 낯가림을 전혀 하지않고, 누구의 품에나 담뿍담뿍 안겨 주어서 사랑을 독차지했지요.
회원 한 사람에게 안겨있는 지오의 모습입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젊은 아빠의 손길이 어찌나 익숙한지,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을 짐작할 만 했는데요. 과연 사실확인은 할 수 없어도,
"밥하고 빨래하는 것이 제일 쉬워요~~" 라구요.^^

아기엄마와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던 이 회원은, 나이트에 간 부인을 새벽 두 시에 픽업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기는 모임을 마치고, 호프집을 거쳐 오뎅사케집에까지 우리와 동행했지요.

그런데 이 꼬마, 적응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호프집 테이블 위에 편안하게 앉아서는 생맥주를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 봅니다. 먹을만했는지^^ 이번에는 스트로우를 척 꽂더니 입을 갖다 댑니다. 물론 빨아먹는 것이야 제지했지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제가 갖고 다니는 비스켓을 맥주에 찍어서 먹는 거에요. 가로세로 3센티미터나 될까 싶은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긴 비스켓은 꼭 바둑알만 했지요.

고 작은 손으로 고 작은 비스켓을 맥주에 찍어먹는 천연덕스런 동작이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낯선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탐색전을 거쳐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응용력으로 보였거든요. 커나가면서 세상이 더 넓어지더라도 변치않을 실험적이고 실천적인 정신을 훔쳐본 것 같아 너무 예뻤습니다. 그래서 저절로 글 한 편이 쓰여졌네요.

아기가 너무 예쁜 걸 보니 손주볼 때가 되었나 봅니다. ^^

생맥주를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 보더니

입맛에 맞는가 이내

스트로우를 꽂고 입을 갖다 대고

바둑알 만한 비스켓을 맥주에 찍어 먹는

18개월된 아기에게 화들짝 놀란다


천사같이 부드럽고

땅콩같이 단단하고

누구에게나 안기는 넉넉함만으로도 좋았는데,


햐!

낯선 것을 두려워않고 달려들어

즉각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저돌성과 담대함에

그만 반해 버린다


그 작은 몸에 숨어있는

자기다움과 독특함과 모험의 유전자를 보고야 만다

호프집 테이블 위에

제 집인 양 편하게 앉은

작은 얼굴, 작은 눈, 더 작은 코와

작은 몸매, 앙증맞은 팔다리의 엄지공주 지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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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고난건지, 길러진건지 낯섬에 다가가는 모습이 애들마다 다른듯 합니다.
    어떤 애는 천연덕스럽고 어떤애는 조심스럽고 어떤 아이는 에비하며 멀리하고.
    많은 어른들 사이에서 귀여움 받으면서 맥주맛까지 터득한 아이가 웃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탄님, 손주보실때 된거 맞네요. ^^;

    2009.04.05 00:4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앗! 이누잇님, 바쁘실텐데 어인 행차이신지요?^^
      제 1차 관심사는 아니지만 이누잇님이 쓰신 책이라면 기대가 됩니다.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선전하시기를!!

      2009.04.05 10:55 [ ADDR : EDIT/ DEL ]
  2. 멋진 아이예요~!
    멋진 아빠와 엄마구요..^^
    똑순이도 커서 저렇게 모험심과 응용력을 보여줄까요? ㅎㅎ
    아이는 부모보다도 '사회'를 닮는다고 하던데 똑순이가 호흡할 세상이 더 새롭고 멋진 곳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은 엄마아빠부터 그런 세상의 일단을 집안에 만들어야겠지요~

    2009.04.10 2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