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9. 2. 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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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했습니다. 산책로 옆에 도서관이 있는 이 곳이 워낙 좋아서 불과 10분 거리로 옮겼는데도, 동네의 느낌이 아주 다릅니다. 특히 재래시장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전에 살던 곳에서 다니던 재래시장은 해산물이 많고 사람이 많아서 번화한 느낌이었는데, 이 곳은 아주 색깔이 다르네요. 유독 천장이 낮고 자그마한 가게에 물건들을 아기자기하게 배열해 놓은 풍경이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돌아간듯 복고풍입니다.

두 집 걸러 한 집일 정도로 많은 떡집에서는 막 쪄낸 떡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새알심을 가득 넣은 팥죽과 호박죽도 푸집합니다.  오곡밥을 한 그릇씩 담아 놓은 것도 재미있고, 손두부집도 많습니다. 계란판 위에는 천연덕스럽게 닭모형이 올라앉아 있습니다. 두루두루 어찌나 볼 것이 많고 신기한지 여행이라도 온 기분입니다.

다음은 우리 동네 시장에서 제가 뽑은 top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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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하하, 글쎄 돼지껍데기라네요.
껍데기를 위주로 하는 요리가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옷감처럼 둘둘 말아놓은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너무 재미있지요?  어찌나 낯설고 재미있는지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니까요.
얼마냐구요?
3,000원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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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총떡' 이라는 것도 처음 보았습니다. 수수부꾸미와 같이 팔고 있었는데요, 수수부꾸미에는 팥이 들어가고, 메밀총떡에는 만두속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칼칼하게 양념한 만두속이 맛있었습니다. 그다지 넓지 않은 나라에서 반평생 넘어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 아주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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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올망대묵, 깨묵도 처음 보는 것들입니다. 올망대는 논에서 자라는 잡초입니다. 그걸 가지고 묵을 쑤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깨묵에 대해서는 설명을 들었는데 잊어 버렸네요. ^^  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그 깨묵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청포묵과 구분할 수가 없더라구요.

깔깔거리며 시장구경을 하다 또 하나 깨달았습니다. 그저 시장구경에도 단박에 빨려들어가 마냥 기분이 고조되는 나를 다시 한 번 발견했다고 할까요?  반드시 화려하거나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내게 오는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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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한동안 블로깅을 잘 못하다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미탄님, 안녕하셨어요^^
    이사하셨군요~ 가까운 거리라 해도 살림들을 모두 옮겨 새로 정리하는 것이 큰 일이었을텐데.. 고생많으셨겠습니다.
    새로운 동네에서 벌써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발견하셨네요, 역시 미탄님답다~ 생각했습니다^^
    일상, 우리 동네.. 익숙한 것같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도 많은것같아요.
    여행하는 마음으로.. 새롭고 아름다운 구석을 찾아주면서 살면 좋을것 같습니다.
    재래시장 여행에는 저도 동행하고 싶네요. 메밀총떡도 나란히 앉아 한부치씩 먹고요~^^
    날 따뜻해지면 똑순이델꼬 수원화성 구경하러 가도 될까요?

    2009.02.24 11:51 [ ADDR : EDIT/ DEL : REPLY ]
  2. 앗앗! 뒤늦게 아래 포스팅들을 읽고보니.. 집필중이시군요~! 아자아자!!!! 힘내셔요~!^^
    멋진 책 기대하며 저도 설레어하고 있겠습니다.
    놀러가는건 책 나온뒤로 미뤄야겠네요~~ㅎ 미탄님, 건강 조심하시고 화이팅~~!!!!

    2009.02.24 11:5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안그래도 요즘 성장한 아이들과 무슨 엠티라도 온듯 생활하면서, 여행하듯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은 언제고 떠나갈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나니, 적절한 돌봄과 예의를 견지하고 또 요구하고,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더라구요. ㅎㅎ 지금의 똑순맘에게는 너무 아득한 얘기지요?^^

      작년 봄에 수원화성에 벚꽃 화사할 때, 번개 한 번을 못하는구나~~ 하고 여유없음을 자책한 적이 있어요. 올해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미리미리 절정 개화기를 알려 드릴게요. 어스름 땅거미가 내려올 때 잔디밭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했구요.

      총떡 같은 것들을 세는 단위가 '부치'인가요? 참 정겹네요.

      2009.02.25 05:04 [ ADDR : EDIT/ DEL ]
  3. 돼.......돼지 껍질!! 헉!! 저걸 어떻게 먹죠? 막 그대로 씹어먹나??

    2009.02.28 19: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설마요,^^ 잘라서 갖은 야채를 넣고 칼칼한 양념해서 볶습니다. 나름대로 기호층이 있는 음식일 것 같은데요.

      2009.03.02 00:42 신고 [ ADDR : EDIT/ DEL ]
  4. 앨리스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들렸지요?^^ 한 동안 여유가 없었네요. 업무 스트레스는 좀 과중되었고...오랫동안 자신있게 진행했던 일은 결국 사소한 일로 제가 스스로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네요. 나만 능력있고 똑똑하다 하다가 결국엔 제 실수였어요. ㅋㅋ 이제 좀 지나고 나니 그냥 제것이 아니었나 해요. 인연이 아니구나..하구요. 암튼 오랜만에 들려서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참, 수원 화성 근처 어느 시장인가요? 혹시 지동시장인가요? 사실 저희 어머니께서 정말 시장 및 시골 장터 매니아시거든요. 알려드릴려구요. 어딘지 좀 알려주세요. 집이 수지라서 지동시장을 자주 가시더라구요...저는 그냥 겉에서 보고 시장 안에는 안가봤거든요. 산책로옆 도서관은 혹시 선경도서관인가요?? ㅎㅎ 그냥 한번 얘기해봤어요. 왠지 거리적 동질감이 느껴져서요 ^^ 암튼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이 행복/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2009.03.11 12:07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앨리스님. 업무상 무슨 일이 있었군요. 그만한 의미를 이끌어내셨으니 다행이네요. 내게 일어난 어떤 일에서도 배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언제까지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아! 이 쪽을 잘 아시네요. 지동시장은 제가 이사오기 전에 다니던 시장이구요. 위의 시장은 화서시장인데요. 지동시장에 비해 훨씬 작고 더 예전 같아요. 마치 70년대의 어느 소읍에라도 온 듯 그래서 저는 더 재미있었지만요. 영화촬영해도 되겠더라구요.

      선경도서관도 맞구요, 요즘은 도서관을 활용하는 가정이 많아져서 주말이면 무슨 공원처럼 북적댄답니다.

      2009.03.12 01:36 신고 [ ADDR : EDIT/ DEL ]
  5. 허.. 돼지껍데기의 모습에 눈이 번쩍이는군요..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생각나면 궈먹는.. ^^;

    2009.04.02 2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예? 저야말로 새로운 요리방법에 눈이 번쩍 뜨이네요? 하하, 어느 동네 어떤 시절에 그렇게 해 보기라도 하신건지요? 그럼 연료는 무엇을 사용하나요? 어쩐지 그 옛날 농활시절이 떠올라 잠시 그리워지네요.

      2009.04.04 11:06 [ ADDR : EDIT/ DEL ]
  6. 아.. 제가 그랬다는 게 아닙니다. 그러고 다니면어떨까~하는 말이었지요. 하하

    2009.04.04 22: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