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바움 2004



 인도출신의 영문학교수로 미국에 건너가 블루마운틴 명상센터를 설립, 30년 넘게 영적 자유를 설파하고 있는 저자의 책. 진솔하고 극진한 문체가 최고이다. 자신이 꾸준히 힘써왔고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얻은 방법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고 애쓰는 간절함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군데군데 시치미뗀 유머감각까지 곁들여져, 아주 읽기 쉬우면서도 우리들 마음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놓치는 법이 없다.



먼저 마음의 속도에 대한 저자의 처방은 ‘늦추기’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잠 속에서 생각하고 말하며 살고있다고 진단한다. 우리가 영위하는 파편화된 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을 생각한다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우리의 생각들이 우리를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무슨 일을 하든 깨인 마음으로 mindfully 행한다면, 갖가지 긴장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마음이라고 하는 엔진을 우리 스스로 통제할 정도로 천천히 가라. 그러면 자극과 반응 사이에 숨쉴 틈이 생긴다. 사별, 파산, 질병 같은 극단적인 자극도 우리를 흔들지 못한다. 그 틈에 가서 쉬면서 나를 회복하고 나오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수칙들은 모두 금과옥조이다. 딱히 새로워서가 아니라, 저자의 간곡함 덕분이다.

일찍 일어나라 -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시계로 재는 시간을 조금 더 버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 침착하고 격하지 않은 속도에 행동을 맞춰놓는다면 그날의 가속을 잡을수있다.

하루를 꽉 채우지 말라 - 칼라일이 말했듯 ‘좋은 책은 인간 영혼의 가장 순수한 정수’ 이다. 저자가 그 안에 쏟아부은 모든 것을 흡수하기 위해 천천히 정신을 집중해서 양서를 읽어라.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라.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거나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져라 -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목록을 만들어라. 만약 당신이 목록을 직접 작성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의 압력이 어렵잖게 당신 대신 만들어 줄 것이다.

관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라 -고속생활에서 제일 먼저 희생되는 것이 이 시간, 우리는 시간을 내어 혹은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작은 오아시스를 창조함으로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숙고할 시간을 확보하라 -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시간은 바로 우리의 삶을 만드는 소재이다. 우리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했듯, 시간을 허비하면 반드시 영원을 해치게 된다.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게 하라 - 참을성있게 반응하라, 인내야말로 사랑의 핵심.

마음을 늦추어라 - 빠른 마음은 병들어있다. 느린 마음은 건강하다. 고요한 마음은 거룩하다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 옛 시절의 언잖은 기억에 사로잡힌 사람을 위로할 때 묻는다

“이 싸움이 언제 일어났습니까?”

“7년전 미니애폴리스에서요.”

“당신은 이제 미니에폴리스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여기 캘리포니아에 있어요. 게다가

지금은 1995년이에요. 이런 식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지금 그 사건에 대해 우리가 기울이는 주의입니다. 주의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그 사건도 더 커 보입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거의 허깨비에 불과합니다. ”



저자는 마음의 질량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요가철학에 따르면 인성은 무기력, 활력, 조화의 항구적인 상호작용이다.

무기력 상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원기왕성한 상태는 그보다 바람직하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시간만 허비하여 우리를 곤경에 빠뜨린다. 조화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삶의 상태.

무분별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분별력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떤 일에 뛰어들어야 할 때와 거기 얽히지 않아야 할 때를 알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에너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에너지로 인하여 벗어나기 어렵고 고통스런, 곤란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상황에 말려들기 쉽다.



통제되지 않는 에너지는 서두름과 걱정을 불러온다. 걱정은 서두름과 잘 어울린다. 서두르는 사람은 분명하게 생각하고 명석하게 판단할 시간이 없어서 늘 결과를 걱정하기 때문. 서두르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의 결과에 전혀 자신이 없기 쉽다.

그에 비해 조화상태는 당신의 욕망을 잃는 것이 아니고 당신의 의지가 항상 통제권을 쥐고 있는 것을 뜻한다. 욕망이 통제권을 쥐고 의지는 뒤처져 있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감정장애, 정신신체, 질환, 인간관계의 불화, 이들은 에너지가 통제를 벗어난데서 생기는 문제이다. 그러나 의지와 욕망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완벽한 운전상태에 들어간다. 파워 스티어링, 파워브레이크...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삶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남을 앞세우기’ 전략은, 마음의 방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숱한 기복을 훌륭히 헤쳐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인간관계를 통해서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간적 접촉이 필요하며, 모두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를 우연에 맡겨두는 경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저절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대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늘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자기방어수단을 갖추게 된다. 의심이라는 해자, 소심이라는 조교, 아집이라는 성벽, 몇 가지 드러나지 않은 함정문들, 이 모든 것을 갖추어두고  방해받지 않고, 성안에 앉아 자기 땅의 군주 노릇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이다.  방어수단이 많을수록 불안감은 더 커진다. 이들 방어수단이 우리가 남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가로막기 때문.

우리가 상대의 태도와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에게 우리가 가진 최상의 것을 줄 때, 그들도 자신의 방어벽을 낮추기 시작한다. 조금씩 한 치 한 치, 성벽들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그들도 염려나 불안 없이 최선을 다 해 관계에 임하게 된다.

어떤 관계에서도 경쟁compete하지 말라.

반대로 서로를 완성complete하는 길을 찾으라.


의견차이가 생기면 반드시 반대할만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여유를 갖고 전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들어보라. 반대하는 이유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크지 않을지 모른다.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저자의 또 하나의 처방은 ‘기호뒤집기’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엄밀히 가리지 않도록 훈련하라. 호불호의 감정은 돌에 새겨진 것이 아니고 물에 새겨진 것이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대신 그들에게 더 가까워지기 위해 자신의 기호를 뒤집는 것.

호불호는 단지 마음의 문제에 불과. 어떤 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도록 길들여져서 자기만의 습벽을 갖게 되면 거기서 놓여날 생각을 못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습벽에 매달리는 사람을 만나면 마찰이 일어난다.


대체로 우리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멀어져간다. 하지만 우리의 기호를 가볍게 처리하는 법을 배워, 이 기술이 가져다주는 자유를 맛보고 나면 정말 즐거워진다.

우리가 자신의 기호라는 옷을 헐겁게 입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은 많다. 우리가 영화나 음식을 선택할 때 덜 완고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다른 분야들에서도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직장에서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해야하는 일을 감당하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고,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쉽게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게 될 것이며,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더 쉬워질 것이다.

결국 기호의 문제이지 가치의 문제가 아니다. 이 처방은 내게 눈이 번쩍 뜨이는 영감을 주었다. 아무도 이런 측면에 대해 언급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관계의 핵심이다. 이 부분 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명상에 대해서도 좋은 소개를 받았다. 오늘 한 걸음을 딛었으므로, 다음에 다시 기회가 되면 친근하게 명상에 입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의 주옥같은 문장을 몇 가지 옮기며, 글을 맺는다. 세상에는 좋은 저자도 많고 좋은 책도 많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 우리는 비둘기처럼 빵 부스러기나 쪼며 돌아다니려고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니라고 람다스가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날아오르는 것. 운 좋은 몇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비상하기 위해 태어났다.

 - 인생은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인생살이의 핵심.

- 우리가 일념집중을 실천하고 좋고 싫은 것에 대한 고집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생활의 속도를 늦추어왔다면 우리는 모든 관계에서 지금쯤 새로운 유형들의 혜택을 보기 시작했을 것.

- 자비심, 친절, 호의, 용서야말로 진정한 생활필수품. 

 - 나는 날아가는 기쁨에 흔쾌히 입맞추며 이렇게 말한다.

그래, 이 순간이 아름다워. 하지만 붙잡진 않을거야. 가게 내버려둘거야

그러고는 평온한 마음으로 여여하게 살아갑니다.

Posted by 미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