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맥미킨, 창조적인 여성들의 12가지 성공비결, 시그마북스 2007


때로 삶은 아주 구태의연해 보인다.  이제 더 이상 마음이 뛰는 일은 없으며 아침에 벌떡 일어날 일도 없다. 내가 삶에서 맛볼 것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참 재미없다. 모든 것이 익숙하고 모든 것이 낡았으며 모든 것이 지나간다. 한 때 나를 사로잡았던 열정이 사라졌을 때, 그것은 새롭게 다가올 열정까지 미리 빛바래게 만든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외모는 거의 공포를 준다. 사람들은 내 안의 호기심과 발랄함을 보지 않고, 나이 들어가는 어른 대접만 한다. 나는 여전히 독특함을 사랑하고 모험에 혹하는 '젊은이'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계속해서 한 박자 제쳐놓는 노땅 대접을 받으면 어리둥절하다. 이 어리둥절함은 곤혹스러움을 지나 상처가 되고, 다시 나를 규정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들여 나조차 내 안의 뜨거움을 믿지 못하게 될 때, 그 때부터 늙기 시작하는 것이리라.


그나마 나는 아주 씩씩한 편이다. 나의 씩씩함은 세 가지 기질에서 나온다. 첫째, 마음이 가는 것에 몰입할 수 있는 기질이다. 이 ‘단순한 열정’은 타고난 것이겠지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마음을 치고 들어오는 구절 하나이든, 수없이 밑줄을 그어댄 책 한 권이든, 닮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든, 무엇엔가 열중하는 순간 나는 커진다. 그 대상을 받아들여 내면화하면서 나의 영토가 넓어진다.


둘째, 나는 자기중심적이다. 어려서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으로부터, 성장해서는 남을 돌보아야 하는 역할로부터 자유로웠다. 언제고 나는 스스로 생각해서 내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늘 나의 선택은 ‘황당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낯선 것이었지만, 자기중심성 역시 소중한 자산이다. 오랜 세월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도록 요구받다 보면,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자기’라는 것이 없어진다.


셋째, 나는 생각하는 동물이다. ^^  달리 말하면 ‘의미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늘 내게 일어난 일의 의미를 짚어 본다. 무언가 미심쩍은 기분이 들면 계속 파고들어 그 기분의 뿌리를 찾아내는 식이다. 이런 습관이 들다보니, 어지간한 시행착오에서도 교훈을 찾아낼 수 있다. 실패에 족쇄 잡히지 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많은 여자들이 자기 재능을 확신하지 못하거나 잡다한 대소사에 묶여 ‘자기위주’로 생활하지 못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또 어느 정도의 성찰습관을 가지고 있다 해도 나 역시 강력한 출발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삶을 설계하고 성취할 수 있다. 내면에 강요된 ‘보조자의식’과 ‘패배의식’을 일소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따라가면 말이다. 창조성의 변덕을 견디고, 불확실한 것을 버티면서, 지지집단과 함께라면 말이다.


이 책은 진심으로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창조적인 여성이 되기 위한 관문’은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잠들어있는 창조성을 깨워라.

두려워말고 도전하라.

행동으로 구체화하라.


언뜻 보면 너무 당연한 명제들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당연한 명제들을 재기발랄하고 생생한 사례로 가득 채웠다. 그래서 저자의 강령은 당연히 ‘좋은 말’에 그치지 않고,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꿈을 흔들어 깨울 만큼 강력하다. 몇 년에 걸쳐 창조적인 여성 수 십 명을 인터뷰하여, 핵심요소를 끌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장력도 아주 좋아서 저자의 속삭임이 마치 세례받는 것처럼 나를 적신다.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당신의 직관을 따라가라’이다.


모든 일은 이끌림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조적인 영감은 자석 같은 힘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참으로 유혹적이고, 매력적이며, 순식간에 넋을 잃게 만든다. 그게 생각이든, 의견이든, 예감이든, 변덕이든, 견해든, 직관이든, 감각이든, 혹은 감정이든 간에 한번 떠오른 영감은 우리의 창조적인 자아를 이끌어내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 그것이 설령 변덕으로 끝난다 해도 이끌림을 따라 가지 않는다면, 무엇을 따라갈 수 있단 말인가?  충동을 사랑하고 직관을 붙들어라.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포기하지 마라. 이 책은 자기 안의 열정을 발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원칙은 이끌림을 따라가는 것이다.


매혹은 우리를 헌신적이고 자극적으로 만들어주는 대단한 힘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인 열정을 따르고 필요한 모험을 감수하면 반드시 발전할 것이다.


자, 이제 내가 원하는 삶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치자. 그 길을 가는 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 안의 두려움이나 게으름일 수도 있고, 잘못된 결혼일 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한 가지 사례는 그 장애물이 무엇이든 그것을 떨쳐버려야 하는 이유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메릴린 벨트롭은 첫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갈등의 순간에 혼자서 메인 주에 있는 커다란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최대의 절경을 보았고, 인생을 전환시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이 황홀경을 더욱더 만끽할 수 있는 삶을 살 테다.

이처럼 진정 광활한 관계와 에너지, 그리고 독립적인 삶을!”


이것이야말로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의 기본이 아닌가. 무엇이든 나를 축소시키고, 침묵하게 하고, 시들게 하는 것은 잘라버려라. 나를 계속해서 확장시키고 활기차게 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접하라.


누구보다 창조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과의 만남은 거의 감격스러웠지만, 그 중 제일 고마운 것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하나는 ‘창조성의 주기 버티기’ 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창조성이 변덕맞게 출렁이며, 그것을 이렇게 버틴다지 않는가.

묵힌 땅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면서 힘을 재분배하고 뿌리를 내릴 새로운 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적당한 때가 되면 다음 할 일이 떠올라줄 것이니까요.


두울, 장애물은 장벽이 아니라 이정표이다. 패배는 일시적인 상황일 뿐이다. 그러나 포기가 그 상황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


상징적인 이야기가 아니에요. 무척 현실적인 이야깁니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더 행복할 수 있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될 거에요. 장애물은 진정 방향을 가리켜주는 존재라는 것만 인지하면 말입니다.


셋, ‘매혹에 사로잡혀 삶의 진화를 이루어낸’ 사례들은,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난 것처럼 생생한 자극을 주었다. 저자가 인터뷰한 많은 사람들이 창조적인 워크샵을 하고 있고, 그 성과를 책으로 쓰고 있었다. 모두 제목부터 예사롭지가 않았다. 네이밍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모조리 부럽고 훔쳐오고 싶은 것들이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삶을 사는 방법’,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우리가 미치도록 바라는 것’, ‘천사와 씨름하기, 위대한 글쓰기를 향한 영혼의 여행’.... 같은 책제목들과, 집중 전문가, 창조성 전문가, 관계형성 전문가, 성공 팀... 같은 워크샵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주 작은 틈새라도 사업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 혹은 하고 싶다는 열망을 다시 확인했다.


오랜만에 흥겨운 절정경험을 준 이 책의 끝 구절은 이것이다.


창조성은 실천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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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기중심성과 창조지향, 얼떨결에 남들하는대로 하는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향등등 미탄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와 미탄님의 성향이 비슷한데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반가움을 느낍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01.10 18:16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정말 그렇네요. ^^ 자주 오셔서 진솔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2009.01.10 22:16 신고 [ ADDR : EDIT/ DEL ]
  2. 아이 돌보는 짬짬이 미탄님 블로그 열어놓고 읽습니다.
    이끌림.. 매혹.. 정말로 가슴뛰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새롭게 마음 다잡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게 됩니다.
    분주하고 번다한 마음때문에 자주 댓글 못달고 있는 요즘입니다만
    열심히 써주시는 고마운 글들(꼭 저를 위해 써주시는것같다는 착각이 들만큼 좋아요^^;), 꼭꼭 챙겨 잘 읽는답니다.
    감사해요..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

    2009.01.11 08:32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분주한 줄은 알지만 번다하기도 한가요? ^^
      토댁님 아들 블로그에 갔다가, 아들의 옛 일기를 포스팅하면서, 똑순이 생각도 했네요.
      세 점을 연결해 보면,
      똑순이와 똑순맘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나는 오래도록 혼자 고립되어, 전체를 본다거나 길게 보는 훈련을 못 한 것 같아요.
      요즘에서야 비교적 그게 되는데요~~
      똑순맘처럼 명민한 분은 블로그만 잘 활용해도 깨닫는 것이 많을 것 같아요~~

      2009.01.11 12:37 신고 [ ADDR : EDIT/ DEL ]
  3. 창조성,도전,실천....자꾸 자꾸 생각해서 창조성을 깨우고 도전하고 실천하고...
    제 삶이 가야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언젠 미탄언냐와 밤새워 이야기하고 싶어집니다..^^^
    즐건 하루 되세요^

    2009.01.11 0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토댁님처럼 활기차고 외향적인 분들은, 이미 삶 자체가 도전이고 실천으로 보여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가치관과 삶을 일치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건강함이 느껴져요!

      2009.01.11 12:42 신고 [ ADDR : EDIT/ DEL ]
  4. 푸른퀴리

    미탄님.
    요즘 애들 말로 "님 좀 쨩인 듯".....^^(새로운 스킨 넘 밝고 좋아요. 이제사 인사?! )
    이른 봄 온 듯, 화사~~하고. 일취월장, 부럽, 부럽!
    대단하십니다.
    매일매일, 꾸역꾸역, 군말없이, 손으로(몸으로) 쓴다-노동을 즐긴다!-의 진수를 보여주시
    는군요.

    나를 보라. `습관의 힘`을..... 기얻어 갑니다. 두주먹 불.끈. 쥐고 , 홧팅~~!!!!! ㄱ.ㅅ.ㄱ.ㅅ.
    창조성은 실천이다.<윽, ㅠㅠ>
    오늘도, 좋은하루^^ 여세요.

    2009.01.11 09:56 [ ADDR : EDIT/ DEL : REPLY ]
    • 푸른 퀴리님의 추임새, 감사합니다.
      책 속에서 한 줄 짜리 문장이라도, 평소에 내가 느끼던 고충을 발견할 때의 기분은,
      정말 눈 앞이 환해지는 기분이에요.

      지극히 평범한 명제를 가지고 책 한 권을 쓴 이 저자도 글쎄,
      자신이 책으로 쓸 만한 아무 것도 지니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괴로웠다네요!

      이 책 강추합니다!

      2009.01.11 12:4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