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조금씩 못된 여자가 되는 법, 우테 에어하르트, 북하우스 2000


“여자들은 어디서든지 그리고 언제든지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무언가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부탁을 한다.”


“여성들은 관계가 지속되려면 혹은 직장에서 제대로 지내려면 자신이 요구하는 바를 오로지 귀엽고 상냥하게 제시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도예강좌를 찾아다니면서 그곳에서 자신을 발견한다고 믿는 여성들도 자신의 장애는 보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자문하는 대신 점토를 주무른다.”


만약 당신이 이 부분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건 어떤가?


“나는 성공에 이르는 확실한 길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확실하게 실패에 이르는 길은 알고 있다. 모든 이의 마음을 만족시키려고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그래야 할 의무가 없을 때는 부탁한다.

어떤 것을 바랄 때는 부탁한다.

그러나

당신에게 마땅히 그런 자격이 있을 때는 요구한다

당신이 어떤 것을 절대적으로 원할 때는 요구한다.“


“설득력을 키워라. ‘나는 원한다’는 것이 그러기 위한 내적인 열쇠다. 부탁을 하거나 요구한 것이 성취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신 자신과 당신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신념을 가지고 강력하고 확신에 찬 자세로 내면에서 우러나와 ‘나는 원한다’고 하는 것이 최고의 전제조건이다.”


“많은 여자들의 경우, 싸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에게 중요한 문제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위장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쯤이면 ‘못된 여자’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못된 여자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보다 자기 자신의 일을 이루어가는 것에서 기준을 찾는 여자입니다. 생의 기쁨을 느끼고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여자, 못된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불친절하지 않습니다. 못된 여자는 우선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지요.”


 
저자의 세미나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좀더 분명하게 인식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우물쭈물하지 않고 “노”라고 말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나처럼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세미나까지 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같은 아웃사이더가 아니고, 사회의 운행법칙을 수용하여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이 책을 번역한 신교춘이 그런 심경을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다.


“역자의 말’ 의 자판을 두드리는 동안 무심코 ‘약자’라고 쓰게 되었다. 무심코라고? 아니었을 것이다. 무심코 그런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실수는 더더욱 아니었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놀랍게 확인하게 되는 이런 불쾌한 진실, 그렇다. 종종 깊은 진실은 방심한 순간에, 사회에서 인정하는 미덕만을 보여주려던 이제까지의 나의 노력을 무시하며 크게 모습을 나타내 쓴웃음을 웃게 한다. 이 순간 나의 깊은 진실은 내가 약자라는 것이다!


나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나를 비겁하게 하는 강자는, 내 마음 깊은 속에 질긴 덫을 놓은 사회라고 하는 거대한 조직이다. 그러나 내가 진짜 약자인 이유는, 사실은 나 스스로 비열하고 나약하고 무기력한 약자의 역을 떠맡고, 자신감 있고 만족스러운 삶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사회가 규정해놓은 ‘착한 여자’의 역할을 거부하고, 나의 꿈과 욕구를  따라가면 ‘못된 여자, 못된 아내, 못된 엄마’라고 불리울 수도 있다. 여성성과 모성신화는 너무 오래되고 너무 강력해서 그것이 ‘덫’이라고 말하기도 두려울 정도였다.  아무리 똑똑한 여자라도 가장 못난 남자가 누리는 자유를 포기해야 했으며, 오랜 시간 주어진 역할을 감내하다보니, 독자적인 개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능들이 쇠퇴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당연한 독자성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잘못된 겸손과 무력감과 가상적인 두려움에서 벗어나 나를 긍정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자는 부추김이다. 그동안 사회적인 보조자로서 살아오느라 내면화한 잘못된 행동기제들을 하나하나 교정해주기도 한다. 저자의 지적이 어찌나 실제적인지 모조리 알짜배기 조언이다. 가령 이런 부분. 


여성은 ‘상호주의’에 취약하다. 오랫동안 남을 돌보아야 하는 역할을 배정받은 탓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당신도 상대방에게 대가를 요구하라.

직장 동료들 사이, 이웃과 아이들과 배우자와의 사이 등 모든 생활영역에 걸쳐서,  상호주의는 정당한 것이다. 공정한 거래를 하라.


많은 여자들이 자기 의견에 상대방이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지 않으면 그만 물러나고 만다. 가령 남편이 당신의 휴가계획에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치자. 그가 “글쎄 나야 뭐”하고 중얼거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가 당신 계획에 대해 찬양을 하거나 기뻐하지 않아도 된다. 진력나도록 긴 설명을 덧붙여 일을 그르치지 말라. 반만 긍정해도 충분하다


 

내게 덧씌워진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내가 젊어서도 이렇게 무력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억울할 때, 내가 가진 재능에 확신이 없을 때, 생의 기쁨이 결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면 좋겠다. 못된 여자가 된다는 것은, 나를 긍정하고 나의 느낌과 감정을 제일 선두에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의 결론은 인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일을 매일 하라는 것이다.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면 성공하고 싶은 의욕은 자동적으로 생겨나게 마련이라고 하면서.


"단 막강하게 흘러넘치는 기쁨들을 찾지 말라. 그런 것들은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조금밖에 얻지 못하게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수많은 작은 것들이다. 작은 즐거움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 좋은 느낌을 갖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원천이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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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쿠 깜짝이야...
    화들짝 놀라 잘못 왔나 다시 봤네요..^^
    너무 새로와요..
    잘 보내고 계시죠?
    내일은 어떤ㄴ즐거움을 느낄까를 생각하는 것에 더 즐겁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2009.01.04 0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나도 아직 낯설어요. 다른 집 같지요?
      토댁님 오늘 어째 찌부드 하다더니,
      나도 그렇네요.

      그래도 누구 말처럼
      "전문가란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은 날에도 하는 사람이다."
      마음만은 전문가처럼 걸어 가려구요.

      2009.01.04 08:23 [ ADDR : EDIT/ DEL ]
  2. 제비꽃

    새해의 포스팅은 새롭네요. 주로 여자 얘기?
    저도 님도 여자임을 다시 인식합니다. 현실에 둔감한 저를 다시 돌려 놓네요.
    역자의 말을 읽으니, 아! 깜짝. 제 선배네요.
    잠자리 안경을 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기억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살던 고장에 와서 함께 차를 마셨던 그녀.
    그녀는 이제 강자가 되었을까? 독일에 있을 그녀가 보고 싶습니다.

    2009.01.07 01:2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와우! 짧지만 역자의 글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반갑네요.
      내가 주체성이 지나치다보니 ^^ 내 글에도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들이 쓴 책을 집중적으로 훑어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2009.01.07 07:14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