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12. 11. 09:06




'슬픔을 참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 누구나 가라앉을 때가 있고, 남들은 그런 순간을 어떻게들 견디는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에서는
'이기지 못할 술을 마셔~~♬'
요 부분이 일품이다.

볼 일 보러 서울에 갔다가 전철이 끊겨
신촌의 찜질방에 간 적이 있다.
몇 층짜리 찜질방을 젊은 친구들이 가득 채워
유스호스텔에라도 온 기분인데 그 중의 몇몇 아가씨들은
무슨 술을 그렇게 마셨는지 인사불성이었다.

채 수면실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락카룸에 널부러진 청춘은 에곤 실레의 그림보다 더 고혹적이었다.

젊음은 만취해서 고꾸라져 있어도 아름다운데
노인은 씩씩하게 제 할 일을 다 해도 측은하다.
그렇다고 젊은 날만 추억하며 자기연민에 빠진다면
또 다른 문이 열리는 것도 놓치는 결과가 될 것이지만,
오늘 날씨는 흐리고,
나는 우울하다. ^^

'우울에서 벗어나는 세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나의 만병통치약인 산책을 해야겠지
그리고 낮술을 한 잔 하고 ^^
음악을 듣다가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흐린 날도 저물어 있을 것이다.

이런 나의 하루가
오직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한 달'이 소원인 직장인이나
어린 아기와 씨름하는 아기엄마에게는 사치일 터이니
그리 오래 가지는 말기를 바랄 뿐,

나의 흐린 날...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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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흐린 날의 무드를 나름 즐기셨을거라 믿어요.
    낮술, 산책, 음악...
    음악도 글도 좀 낯선듯한 미탄님의 또 다른 면.
    우울아 물렀거라~~훠이

    2008.12.11 16:57 [ ADDR : EDIT/ DEL : REPLY ]
  2. 제비꽃

    한선생님, 힘내세요!
    쌤을 믿고 좋아하는 우리가 있잖아요. +.+ (하트를 어떻게 그린담^^)

    2008.12.11 18:0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제비꽃님 덕분에 챙피한 마음이 덜하네요. ㅜ.ㅜ
      뭔 맘 먹고 조따우 소리를 했는지. ^^
      한 낮에는 날씨가 확 개어서 포스트를 지울까 말까 하다가
      잠깐 외출했었어요.
      낮술은 어제 마셨는데 오늘까지 속이 안 좋아서
      울렁울렁~~

      2008.12.11 21:35 [ ADDR : EDIT/ DEL ]
  3. 우울을 벗어나는 제 방법도, 한잔술에 후~하고 털어버리는 방법을 주로 쓰는데..^^
    흐린날이 있어야 맑게 개인날은 더 고맙고 감사하겠죠??

    제가 요즘 블로그를 너무 좋아하면서 생긴 버릇입니다...예전에 힘들었던 시간들덕에 지금이 더 고마운거 아닐까 하는 마음 말이죠..^^
    오늘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전 하루만에 감기덩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살짝 힘들지만, 그래도 신나게 블로깅중입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꼭 감기 조심하세요~!

    2008.12.11 19: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맑은 날만 있었더라면 세상은 사막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라는 말도 있듯이 대체로 잘 지내는 편인데, 주기적으로 다운될 때가 있지요.

      명이님이 잘 숙달했듯이 우울에서 벗어나오는 방법 중에 블로깅도 들어 있는 셈입니다. 댓글 고마워요~~ ^^

      2008.12.11 21:39 [ ADDR : EDIT/ DEL ]
  4. 사유를 정지시키는 법을 사용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이성을 맡기는 것도, 술에 몸을 맡기는 것도,
    망각이라는 수단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전 미드를 하나 골라잡아 몇일이고 죽 보던지, 술친구 순례탐방을 하곤 하지요=0=
    최근엔 닥터 하우스를 끝장냈습니다. ㅎㅎ
    아니면 극으로 달려 슬픔에 정점에 서는 것도.....ㅎㅎ

    노래 잘 듣고 가요.
    따듯한 차(혹은 정종과)와 함께 저녁을 만끽하시길...

    2008.12.12 14:17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끝장' 이라거나 '극으로 달려'라는 표현에서
      햅메이커님의 방식이 보일듯도 하군요. ^^
      의도적으로라도 정점에 도달해 보아야만
      떠나보낼 수도 있고, 잊을 수도 있는 경우가 있지요.
      정종은 없고 따뜻한 차는 한 잔 마셔야겠네요.

      2008.12.12 22:23 [ ADDR : EDIT/ DEL ]
  5. 앨리스

    우울한 날 강남역 Mix&Bake의 '키리쉬 케이크' 강추임다! ^^

    2008.12.12 14:3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맞아요. 우울한 날에는 달콤한 케이크가 생각나더라구요. 강남은 좀 멀고 ^^
      나도 단골 빵집의 쵸코케잌 먹었답니다.

      2008.12.12 22:26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