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12. 1. 06:50


'백수에게는 휴일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날마다 노는 것 같아도, 정작 마음편하게 쉬는 시간은 없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요즘 내 꼴이 딱 그 짝입니다. 워낙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이라, 가진 것 없고 이룬 것 없어도 편안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요즘은 좀 편안치가 않네요.

연말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가만히 올해를 돌이켜보니 가슴이 철렁합니다. 원, 일년내내 한 일이라곤, 남은 것이라곤 이 블로그 밖에 없군요. ㅜ.ㅜ  그것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겨우 할 뿐, 다른 분들 블로그를 방문하는 일에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형편이구요. 마냥 놀지는 않은 것 같은데, 목표를 수행하는 데 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성과를 내기도 하는 건데 너무 여유있게 지낸 거지요. 


광교산에 갔는데 기분이 가라앉아서 오래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도승처럼 검박한 겨울나무 아래 발이 푹푹 빠지는 낙엽을 밟다가 일찍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도 당최 뭐가 손에 잡히질 않는군요. 떡볶이 해 먹고 이것 저것 조금씩 건드리며 시간을 죽이는데, 머리와 가슴이 무겁습니다. 휴일답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어느새 짧은 겨울해가 훌쩍 저물었습니다.
여전히 머리는 둔중하군요. 군대 간 아들이 전화를 해서 제대기념으로 뭘 하나 만들어주고 싶다네요. 시설대에 있거든요.

그래서 다용도 코너장을 구상해 보았는데 너무 딱딱하군요. 곡선을 넣을 생각은 못 한 거에요. 상판은 분리할 겁니다. 위의  두 칸은 열려있고, 제일 아래칸만 서랍이구요.



그리고는 핸폰 장난을 시작했습니다. 내 핸폰이 액정이 나가서, 딸애 것을 바꾸고  딸 애가 쓰던 것을 물려받았거든요.

이내 핸폰 카메라의 특수기능에 푸욱 빠졌습니다. 볼펜이며 연필을 꽂아놓은 조그만 항아리가 너무 예뻐요. ㅎㅎ 본드와 송곳!






잔뜩 어질러놓았을수록 예쁜 색감이 나오는 효과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금방 구두짓는 난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배경이로군요. 나의 늘어놓는 습관이 순식간에 동화의 세계로 바뀝니다 .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불 속에서 환상을 보듯, 동화 속 세계로 빨려가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삽화를 넣어서 동화를 써 보면 재미있겠군요. 당분간 핸폰 카메라 가지고 노는 재미가 쏠쏠하겠는걸요.

딸애가 핸폰에 저장해 놓은 영화 '스텝업'까지 보고서야 일요일의 막이 내렸습니다. 평소에는 그 작은 화면으로 무얼 보느냐고 궁시렁댔는데 말이지요. 

또다시 새해의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이로군요. 휴일 제대로 찾아먹기!  원칙 하나를 세웠습니다. 주중에 좀 더 강도높은 생활을 함으로써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즐기고 싶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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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비꽃

    혹시 '백수,과로사하다!'라는 말도 아시는지요.
    이 백수, 길에서 죽을 것 같아요.^^
    직장인의 휴일이 그리운 백수의 과로(또는 피로), 동감합니다.
    제대선물을 제안한 의젓한 아드님을 곧 보시겠네요. 4가지 아들놈을 둔 저에게는 부러운 풍경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눈에 띄어요. 워드 그림과 핸폰 특수기능, 그 핸폰은 영화도 다운받을 수 있다니...참 좋은 세상-아니 참 편리한 세상-을 봅니다.
    맨끝의 사진은 어느 곳을 찍었기에 저리도 재밌는 장면이 나왔을까.
    디지털 세상은 '동화의 나라' 맞습니다.
    사진에 저도 빨려들어가 한참 보았습니다.
    저 바구니의 빨간 것들이 사과인지, 털실인지?
    저 남비 속에선 마법의 비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지?
    아, 인생이 동화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08.12.02 01:12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ㅎㅎ 사과입니다.
      많이 늘어놓아서, 면과 색이 다양할수록 예쁘게 전환되네요.

      '마법의 비약'!
      제비꽃님 역시 낭만의 화신임이 증명되는 어휘로군요. ^^
      동화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너무 변경연 얘기를 많이 해서 좀 그렇지만
      구소장님의 소원은 '시처럼' 사는 것이고,
      잘 성취해가고 있으신 것처럼요.

      2008.12.02 08:59 [ ADDR : EDIT/ DEL ]
  2. 미탄언냐~~~
    좋은 하루보내시고계시졍??
    언냐가 하신 블러그의 새상중에서 이토댁이도 한 몫하는 건가요??히히히
    제가마구 늘어 놓는 것이 언냐를 닮아서 그렇군요..ㅋㄷㅋㄷ

    즐거운 12월 되세요^^
    언냐 감기조심~~~

    2008.12.02 23: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토댁님 말이 맞아요.
      애서가의 만담 릴레이에 대한 이누잇님의
      뛰어난 분석 포스트에 의하면
      토댁님이 각 집단을 연결하는 핵심역할이잖아요. ^^

      우리가 확실하게 닮은 점이 하나 있는 셈이네요. ㅎㅎ

      2008.12.03 07:37 [ ADDR : EDIT/ DEL ]
  3. 맨아래 그림도 미탄님이 그리신 것? 우와~~~

    2008.12.03 00: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하하, 그리고 싶은 그림이지요. ^^

      2008.12.03 07:37 [ ADDR : EDIT/ DEL ]
  4. 푸른퀴리

    `시`처럼 산다는 메시지는
    조용한 듯 하지만, 타오르는 불길은 너무 강력한 것같네요.
    델 것처럼...

    조용한 혁명,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러나 폭발적인 힘!

    세상을 바꾸다.
    셰계가 바뀌다.
    새로운 역사로!!!!!!미탄님을 만나 행복합니다.......제꿈 꿔줘용~~~~~~~~^^^

    2008.12.03 19:01 [ ADDR : EDIT/ DEL : REPLY ]
    • 푸른퀴리님,
      너무 글이 안써져서 눈이 빠지도록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몸부림치다 겨우 포스트 하나를 올려 봅니다.
      사실 블로그에 글쓰기는 조금 짧고 가벼워도 되는데, 내가 스스로 버릇을 잘못 들인 셈이에요.

      사실은 나부터도 낯선 블로그에 방문했을 때, 길고 진지한 글에는 손이 안 가면서두요.
      사진에세이나 살아가는 이야기... 처럼 짧고 경쾌하고 재미있는 글에 먼저 클릭하게 되더라구요.

      나도 글을 좀 밝고 짧게 올리는 쪽으로 궁리 좀 해보려구요.

      푸른퀴리님,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이렇게 제 글을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푸른퀴리님 블로그를 방문해서
      댓글로 추임새도 넣어드리고 싶네요.

      댓글 다시는 정도의 준비면 얼마든지 블로그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블로그 돌아다니는 재미며, 험준한 산 올라가는 이야기며, 딸네미 입시이야기 올려보셔요. 시작이 반이랍니다.
      티스토리 초대장 필요하시면 이야기하시구요.

      2008.12.04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5. 푸른퀴리

    그렇게 하려구요.
    미탄님 말씀 넘 맞아요, 맞구요...
    저 젊어 한땐,
    폭탄?같은 유머가 있던 분위기 메이커였답니다.ㅎㅎㅎㅎㅎㅎㅎ

    `내 나이가 어때서?` 황안나님의 챽을 잠실 교보문고에서
    한시간?만에 훌렁 읽곤, 재밌어 눈물까지 흘렸지요.
    쉽게 읽히는 글의 향기!
    수시로 귀찮게 해도 갈켜 주세요.ㅎㅎ
    아침밥지으러 가요. 맛있게 해야지~~~~~!

    2008.12.04 06:21 [ ADDR : EDIT/ DEL : REPLY ]
  6. 푸른퀴리

    미탄님, 행복한 아침드세요~~
    아침밥지으러만 가고, 인사를 제대로 못해서요.

    12월은 새로 시작하는 달!
    좀 서둘러 새해를 맞는 기분, 맘, 좋은거죠?

    2008.12.04 08:22 [ ADDR : EDIT/ DEL : REPLY ]
    • 황안나님의 책을 읽고 눈물까지 흘리셨을 정도이면, 푸른퀴리님의 내면에도 어떻게 살고싶다는 욕구가 상당하겠는데요. ^^

      좋은 책과 좋은 저자의 기운을 최대한 흡수하되, 언제까지나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생산자가 될 수 있다! 그 첫출발은 블로그이다!
      ㅎㅎ 블로그 전도사 다 되었네요.
      비오고 조금 추워진다네요.
      감기 챙기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2008.12.04 09:48 신고 [ ADDR : EDIT/ DEL ]
  7. ^^
    우와~ 하루 천명 가까운 독자가 찾는 블로그를 쓰시는 미탄님..
    미탄님의 올해 성취는 결코 적은게아니지 않을까....
    미탄님을 마구 부러워하며 뭘 잘 모르는(미탄님의 고민의 깊이를 잘 모르는것같아요ㅠㅠ) 새댁 혼자 생각했답니다.
    행복한 12월 되셔요!

    2008.12.04 16: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요 며칠간 방문객 수가 좀 이상하네요.
      상당부분 허수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격려가 되기도 해서
      조금 더 블로그의 틀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똑순맘의 위로 고마워요. ^^

      2008.12.05 16:07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