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11. 7. 14:22



 

블로그이웃 박요철님이 만든 잡지를 보내주었다. 이름하여 ‘오스티엄’! 라틴어로 문이라는 뜻이란다. 뜻을 모르고 읽어도 혀 끝에 올려지는 리듬감이 좋아서 기억하기가 좋다. 게다가 ‘문’이라니 좋은 네이밍이다. 나는 실질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문’의 의미를 좋아한다.


문이 있어 모든 집은 표정을 얻는다. 문은 개방과 폐쇄의 경계이다. 문을 열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고, 문을 닫아야 편히 쉴 수도 있다. 문은 단절과 성장의 단계이기도 하다. 문 하나가 닫히면 반드시 다른 문이 열리게 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각설하고 잡지는 아주 예뻤다. 도톰한 유백색의 종이가 고급스럽다. 꼭지마다 다르게 디자인된 페이지가 아주 감각적이다. 사진은 많지만 광고가 없어서 품위가 있다. 

서둘러 몇 꼭지를 읽어본다.


에세이와 이벤트, 인터뷰와 설문지, 블로그에 올려진 결혼일기...  등 다양한 시도가 좌르륵 펼쳐진다. 너무 무겁지 않게 많은 것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편집진의 노고가 묻어나는 듯하다. 꼼꼼하게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  그러다 문득 이 잡지의 주요 독자층은  'Pre Marriage'일까  'Post Marriage' 일까 궁금해진다.  그 두 부분을 균형있게 다룬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판매부수를 올리려면 좀 더 초점이 집약되어야 하지는 않을까.  책값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다. ^^
 

오스티엄은 인생을 드라마로 보지 않고 다큐멘터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책이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마침 ‘결혼은 다큐멘터리다’라는 꼭지에 이런 글이 있다.


"드라마는 Fiction이고 다큐멘터리는 Non-Fiction이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는 극과 극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하기 전에 상상했던 그대도 살고 있다면 드라마 같은 결혼생활이고, 대본과는 다르게 살고 있다면 다큐멘타리 같은 생활이다. 다큐멘터리는 ‘증거나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기록된 것’을 뜻한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document가 어원이다. documentary라는 용어는 그 밖에도 교육, 훈계, 경고 등의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48쪽


이 단락을 읽는데 문득, ‘연애는 달콤한 오해이고, 결혼은 참혹한 이해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굳이 참혹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달콤한 오해에서 한 걸음 더 나가보자는 취지인가보다. ‘여러 사람의 진솔하고 생생한 삶의 기록을 통해 인생의 지혜와 지식을 전해 드리고’ 싶다니까 말이다. 특히 잡지시장이 소비와 환타지를 양산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면, 오스티엄의 시도는 아주 소중해진다. 결혼, 친구, 휴식, 사랑... 같은 인생의 메가톤급 주제에 대한 매거진북을 기대해 본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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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팔릴 만한' 대중적인 주제는 아니지만 분명한 needs가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지 못한 건 저희들 역량 부족이겠지요?^^
    친구, 휴식, 사랑... 정말이지 다음 호 주제에서는 좀 더 역동적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여러모로 도와주세요^^ 다시 서평 감사드립니다~

    2008.11.11 14:30 [ ADDR : EDIT/ DEL : REPLY ]
    • 제가 잡지를 많이 읽거나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서, 무슨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웠어요. 박요철님의 댓글에 백프로 동감합니다. 죽어라 글쓰고 원없이 잡지만드는 쟁이로 거듭나시기를 기원합니다. ^^

      2008.11.12 07:2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