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새알심2008. 11. 2. 23:28



 

1990년도에 나온 ‘아메리칸퀼트’라는 영화가 있다네요.  이 영화에 이런 장면이 나온대요. 할머니들이 모여앉아 한 할머니의 손녀딸 약혼선물로 퀼트를 만드는 거지요. 한 주제를 놓고 한 사람이 한 장씩 이어붙이는 공동작품인데, 여기서의 주제는 ‘사람이 머무는 곳’이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하자센터에는 이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는데요, 이름하여 ‘스토리퀼트’.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주제를 정해 놓고 퀼트를 만들어 완성하는 거지요. 그 때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대요. 그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고 싶은 음악도 같이 듣구요. 꼭 심각한 고백일 필요는 없답니다.


그저 들어주는 연습이래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 속으로,‘ 이 얘기는 이렇다는 거겠지, 저 얘기는 저런 거야’ 하기가 쉽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작 이야기는 난무하지만 진정한 울림은 없는 세상이 되었지요. ‘스토리퀼트’에서는 그저 한 사람을 느끼고 들어줌으로써, 삶의 조각그림을 함께 맞추어보는 시간을 갖는 거지요.


어제 도서관에서 이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스토리퀼트 같은 모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퀼트를 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 시간 자체가 음악과 인생이 엮어내는 빛깔고운 조각보일 테니까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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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싸..일빠로 손 들었습니당.
    ♪♬요기요기 모여라~~
    전 말도 이야기도 몬 해요, 근데 잘 들어용..
    저 끼워 주삼~~

    편안한 밤 되새요~~

    2008.11.02 2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새댁님이 '말'과 '이야기'를 나누어 놓은 것이
      참 흥미롭네요.
      나는 이제껏 '말' 밖에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아요.
      아니 '말'도 하기 싫어하는 귀차니스트였지요.
      이제 '이야기' 에 눈뜨는 내가 참 신기하네요.

      새댁님은 내가 가고자 하는 '마을'에 이미 살고 있잖아요.
      새댁님이 주최하고 내가 놀러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요. ^^

      2008.11.03 07:13 [ ADDR : EDIT/ DEL ]
  2. 제비꽃

    '아메리칸 퀼트', 이야기 구성이 좋았던 여성영화로 기억합니다.
    한참 여성문제에 관심있을 때 보았었죠. 유사한 영화로 중국여인들의 삶을 다룬(으...뭐더라?) 스토리짜임도 기억나네요. (요즘 급 심해진 건망증, 기억상실증, 실단어증 때문에 글쓰기도 힘드네요.^^)
    아, 생각났어요. '조이럭클럽'이네요. 여기 여인들은 카드놀이를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쨌든, 저는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임보다는 무언가를 함께 작업하면서 말하고 듣는 모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영양가없는 수다가 될까 염려되지만, 수다가 주는 치유의 힘도 믿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조금 더 나이들면, '조각보클럽'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조각보자기 만드는 일이거든요. 그 색색의 천조각을 각자의 심상에 드는 걸로 골라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여인들을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2008.11.03 00:3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아, 조이럭클럽과 아메리칸퀼트가 그렇게 연결이 되는군요.
      동감이에요.
      워낙 제대로 듣기 전에 마음 속으로 예단이 횡행하니까 듣기 연습이라는 상징이 필요한 거지,
      표현하는 것이 더 좋지요.

      조각보클럽!
      제비꽃님한테 잘 어울려요!
      아주 작은 영감이라도 아주 작은 아이템이라도
      끌고가기에 따라서
      필생의 기회도 되고 사업도 되는 것 같던데?

      2008.11.03 07:18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