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경린은 서른 세 살 즈음에  남들처럼 살기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살아지지가 않았던 그 때의 심정을 그이는 ‘세상이 발 밑에 가만히 드러누웠다’고 쓰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삶의 양식을 버리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그이 자신에게도 놀라운 비밀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녀의 변신은 세상의 호응을 얻습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당선을 시작으로 96년 한국일보문학상, 97년 문학동네소설상 99년 21세기 문학상을 석권하며, 90년대의 대표작가로 자리잡은 것이지요. 귀기어렸다는 평까지 듣는 그이의 글을 읽으면, 욕망을 따라 세상 끝까지라도 가고 싶어 몸이 달뜹니다.


  

뉴욕 조계사 주지인 묘지 스님은 마흔 넘어 출가했습니다. 그 때까지 평범한 여자로서 앵앵거리면서 사는 것이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슨 짓을 해도 마음 깊숙한 곳의 공허를 메꿀 길이 없었습니다.  아니다, 이건 아니다... 라는 의구심을 견디던 어느 날 그이는 가족에게서 2주 휴가를 얻어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 기도를 하러 갑니다. 그리고 그 길로 속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무난한 남편과 세 아이와의 인연은 그의 삶에서 끊어졌습니다. 당시 그이는 불자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삼천배씩 기도를 하면서 오체투지 하는 끝에 자신이 머물러야 할 곳을 찾은 것입니다.


때로 삶은 우리에게 전면적인 변혁을 요구합니다. 상식과 안락의 일상을 뚫고 울려나오는 내면의 목소리는 두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이 목소리를 거부하려는 안간힘에 이유없이 여기저기 아프기도 합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간다고 해서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혹독한 고난이 닥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생에 타고난 나의 운명, 나의 소명, 나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처럼 살 수도 없고 돌아갈 집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기꺼이 그 길을 따라갑니다. 어떤 주홍글씨를 달고라도 거부할 수 없는 그 길이 ‘나로서’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나를 찾기위해 몸부림치는 당신에게 묘지스님이 말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목욕하면서 밥을 꼭꼭 씹어 먹으면서 지혜를 만들어보자.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삶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무엇에든 백 프로 미쳐봐라. 뭐든지 할 수 있다. 뭐든지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뭐든지 할 수밖에 없다. 미쳐야 산다. 온전히 미쳐야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길이 나온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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