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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인 꽃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조지아 오키프<1887-1986>를 아시지요? 그녀는 독특한 작품세계 뿐만 아니라 뉴멕시코 사막에서 독립적이고 전설적인 삶을 개척한 여성으로 유명한데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녀의 긴 생애가 그녀의 신화를 완성시켜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의 반 세기에 걸쳐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으며 시력이 약해진 77세 이후에는 흙으로 작업을 하고 96세까지 세계여행을 다니고, 98세에 생을 마감했으니 말입니다. 위의 사진은 90세 때의 사진입니다. 90세에 저만큼 꼿꼿하고 강인하면서도 우아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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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그림들은 아주 독창적입니다. 커다랗게 확대된 꽃그림들은 성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녀 자신은 그런 의미를 거부했다고 하는데요, 20세기 미국의 사회 분위기와 프로이트의 최신 이론에 매료되어 있던 뉴욕 대중 덕분에 그녀는 아주 유명해집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칼라’- 실제 제목은 ‘붉은 바탕의 한 송이 백합’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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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미술가가 ‘우리의 백합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그린 캐리커처입니다. 자기 세계에 심취해있는 고집스러운 예술가의 이미지가 드러나 있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녀는 거의 벌과 나비와 같은 접사시점에서 꽃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녀가 선택한 표현방식이 세상의 흐름과 맞아떨어져 유명해집니다만, 그녀는 그런 세상에 곡학아세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더욱 키워 나갑니다.

나는 혼자이며 전적으로 자유롭다.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것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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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스트랜드라고 하는 사진가의 작품인데요,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기존의 형태가 추상적 구성으로 전환되는 동시에, 관능적인 선이 살아납니다. 오키프 자신이 스트랜드와 일치감을 느껴 편지까지 썼다고 하는데요, 나역시 이 사진을 보면서 그녀의 꽃그림들을 이해했습니다. 벌과 나비에게 꽃처럼 관능적인 것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표현방식이 세상의 흐름과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예술’이 됩니다. 전에 잠시 유화를 그릴 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예술이 되다 말면 쓰레기다” 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예술과 쓰레기를 구분짓는 시대 사조 혹은 대중의 위력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그런 면에서 오키프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키프는 사진가 스티클리츠와 30년간 영육의 일체를 맛본 것 같습니다. 23세 연상의 스티클리츠는 이혼을 하고 그녀와 결합합니다. 그는 그녀의 몸과 피부의 촉감, 광대뼈 그리고 아름답고 긴 손을 계속해서 사진으로 탐구했고, 오키프는 스티글리츠의 사진에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그녀가 그리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구요. 


“우린 어떤 일에 대해서든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몇 년의 세월을 일주일에 압축했다. 지금껏 이런 경험은 없었다.” -- 스티클리츠

“그를 인간적으로 사랑하긴 했지만 그와의 관계를 유지시켜준 것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 오키프


30세때 뉴멕시코의 깊은 협곡과 울창한 산을 처음 본 후 곧바로 매혹된 오키프는,  

나는 곧 그곳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이후 줄곧 그곳으로 돌아가는 여정 가운데 있었다 고 합니다. 그 여정은 62세에 끝납니다. 그녀는 62세인 1949년에 뉴멕시코로 이주하여 여름은 고스트 랜치에서 겨울은 아비키우에서 보내게 됩니다. 커다란 작업실 창문으로 차마 강이 보이고, 그녀가 탐닉했던 얼마 안 되는 사치품의 하나인 수많은 고전 음반집이 있었던 벽돌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여생을 마칩니다.  그곳은 오키프의 내면 풍경과 일치하는 곳이었습니다.  어두운 메사로 이루어진 붉은 모래언덕은 그녀의 강인한 자화상을 완성해 줍니다.


77세에 그린 마지막 그림은 자신의 그림 중에서 가장 큰 그림이기도 했습니다. 가로 7미터에 세로 2.5미터의 구름 위의 하늘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화가는 고스트 랜치의 차고를 작업실로 개조하여 매일 아침 6시부터 밤 9시까지 작업했다고 합니다. 이 열정적이고 강인한 예술가는 98세에 타계하여 그녀의 바람대로 그토록 사랑했던 고스트 랜치 근처에 뿌려집니다.


자신의 독특한 형태 언어에 천착한 50년 세월, 1세기에 가까운 독자적인 삶에서 삶의 원형을 봅니다. 그토록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한 가지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던 열정, 자신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 기획에 직접 관여할 수 있었던 행운이 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보통 사람들도 그녀의 삶에서 하나의 지향점은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 표현과 창조에 대한 몰입,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걸출한 개성,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연소하는 열정으로 그녀의 삶은 신화가 됩니다. 그저 연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원형이 됩니다. 사후에도 아시아의 변방에 사는 나에게까지 영감을 주어, 언제고 뉴멕시코의 산타페이에서 그녀의 자취를 찾아보고 싶게 만듬으로써, 유한한 인간의 생을 가지고 무한에 도전합니다.



** 참고도서 , 브리타 벵케, 사막에 핀 꽃 조지아 오키프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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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탄님.^^

    저 잘 보내고 왔어요.
    동서랑 재미있게 보내고 1박 2일이 어찌나 아쉽던지요.

    동서랑 전 항상 "자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자유롭고 싶고 당당하고 싶고....

    아직 알아가야할 것이 참 많고 느껴야 할 것이 참 많네요.
    내가 자진 나를 표현하는 것!!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어느분야에서든 진정 아름다울 수 있기를..

    2008.09.15 10: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동서라는 관계가 자칫 미묘하기 쉬운데,
      깊은 이야기를 나누신다니 참 보기 좋네요.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토마토새댁님에게서 느껴지는
      건강한 적극성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뭐. ^^

      2008.09.15 23:35 [ ADDR : EDIT/ DEL ]
  2. 조지아 오키프. 그림 쪽은 문외한이어서 처음 들어본 이름입니다.
    그래도 순식간에 기억하게 되네요.
    요즘 '소진'이란 단어가 자꾸 머리속에 맴도네요.
    소진 혹은 완전연소.

    2008.09.17 06: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녀의 확대된 꽃그림을 보면 아마 본 적이 있을 거에요.
      화가에게 의도가 있든 없든, 시대적 기호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의 엄청난 의미를 생각하게 하네요. 사실은 그조차도 아주 실력이 없이는 어렵지만요.

      2008.09.17 07:4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