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람한 외모에 어울리지않게 은근히 예민한 구석이 있습니다. ^^ 잔혹한 사건에 접하면 자꾸 상상이 되어서 진저리를 치기도 하고, 어떤 특정단어들은 아예 사용하기가 싫을 정도입니다. 노인, 노화, 치매... 같은 단어도 거기에 속하는 걸 보면, 나이드는 것을 엄청 두려워하는 모양입니다.


어떤 책에서 50대를 노인으로 칭한 것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수명 90세시대의 서드에이지를 칭하는 용어가 새로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노인이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계학적으로 65세를 기준삼고 있는 것은 너무 편의적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소노 아야꼬는 ‘계로록’에서, 누군가 베풀어 주기만을 요구하는 사람이 노인이라고 정의합니다. 진정한 성년이란 육체적 연령과 관계없이 베푸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구요. 설령 불운한 병을 앓고 있어 주위의 보살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주위에 진정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고도 하구요.


어디서 보았는지 메모를 안해두었지만, 누군가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더 이상 인생을 수정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에 노화가 우리를 추격해버린다구요. 노년의 특징을 전환의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본 것이지요. 젊음이란, 불행한 시기에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에 그 말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내 생각에는, 자신의 일상사를 스스로 처리할 수 없을 때부터 노인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싶습니다. 경제적인 자립을 비롯해서 의식주를 남의 손을 빌어 해결할 수 밖에 없을 때, 그 때부터 늙는 것이라구요.

위에 거론한 기준을 수용하든 않든, 노화가 시작되는 시점이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일정연령이 넘었다고 해서 싸잡아 ‘노인’대접을 하기보다, 그 사람의 자립지수나 변화하는 능력, 문화를 생성하는 힘을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생물학적인 나이’가 무색해질 만큼 다양하고 젊어진 이 시대에는요.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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