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느라 3시간을 머물렀습니다. 그동안 6명의 손님이 다녀갔는데, 놀랍게도 모두 단골이었습니다. 미용실주인은 작은 체구에 전형적인 또순이로 보이는 인상인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참 편안해보였습니다. 운전면허를 반납했다느니, 와이프랑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느니 하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 머리를 만져주면서  속이야기를 들어주는 직업은 수요가 꾸준히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6명 중에 4명이 남자였습니다.

이번에는 치과에 갔습니다. 여의사는 나를 아기다루듯 합니다.

“바람나가요. 좀 시립니다. 딱 다섯 셀 동안만 할게요. 하나, 두울...”

하는 식입니다. 조근조근 낮은 목소리로 설명도 자세히 해 줍니다. 젊은 의사의 조치를 도와주는 손길에서 관록이 묻어납니다. 나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데 몇 십 년동안 다른 사람의 입을 들여다보면서 지겹지도 않을까, 보통사람의 치아고장이 거기에서 거기일테니, 아주 한정된 기능을 가지고 전문가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닐까.... 벼라별 생각이 다 듭니다.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살고 있나 살펴보는 중입니다. 나이들어서 깨닫는 것이 참 많지만, 그중에 최고는 ‘일의 발견’입니다. 일은 나의 정체성이고, 존재의 구현이며, 소일거리이며 품위유지의 원천입니다. ^^ 일할 수 있는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을 때는 일의 중요성을 모르고 지겨워만 하다가, 이제 와서 일의 절대성을 깨닫는 것 역시 인생의 묘미일듯 합니다.

구본형님은 일을 네가지로 분류합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 : Project

중요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일 : Hobby

중요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 일 : Challenge

중요하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 : Junk

그는 Project 에 50% 이상의 비중을 두고 전심전력하라고 조언합니다. 기질적 특성이 받쳐주는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반드시 기회를 맞게 된다는거지요.  Challenge 에 30% 정도,  Hobby 에 20% 정도 할애해서 꾸준히 관리하면 블루오션을 포착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나의 자산과 가능성, 나의 기질과 꿈을 총망라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입니다. 작든 크든 저 미용실 주인이나 치과의사처럼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인정받는 나의 시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하고싶은 일 하면서 먹고살기, Project로 나아가는 대장정! 그것이 삶인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Posted by 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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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ject로 나아가기. 제게도 화두입니다.^^
    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비슷한 분류가 기억나요.1-좋아하고 잘하는 일, 2-좋아하지만 못하는 일, 3-싫어하지만 잘하는 일, 4-싫어하고 못하는 일, 이렇게요.
    1은 없어서 괴롭고 2는 너무 많아 괴롭고 3은 씁쓸하고, 4는 뭐 생각조차 안하게 되더군요.^^

    2008.07.16 19:21 [ ADDR : EDIT/ DEL : REPLY ]
    • 미탄

      '인문학적 성찰, 디지털 리트러시, 경영마인드' 정도를 내걸고 뭉치는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괜찮을듯 싶은데요? 팀블로그, 온라인비즈니스, 제3의 공간 공유...

      '연결에 기회가 있다'지 않아요?
      또 성공하는 사람들의 최대 특징은 실행력이라고도 하고...

      류한석님 표현대로,
      철학과 전략이 맞다면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것도 괜찮을듯 한데 당최 비빌 둔덕이 없네요. ㅠ.ㅜ

      2008.07.17 06:38 [ ADDR : EDIT/ DEL ]